중세 왕조 모노가타리 중에는 기록에는 남아있으나 현존하지 않은 작품이 200여 편 있으며, 현존하는 것은 28개 작품이 있는데, 이들의 테마는 비련(悲戀), 출가둔세담(出家遁世譚), 남장(男裝)과 여장(女裝), 동성애, 전생(轉生), 여자주인공의 출세, 개작(改作), 선행 작품 인용(物語取り ...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 중에는 기록에는 남아있으나 현존하지 않은 작품이 200여 편 있으며, 현존하는 것은 28개 작품이 있는데, 이들의 테마는 비련(悲戀), 출가둔세담(出家遁世譚), 남장(男裝)과 여장(女裝), 동성애, 전생(轉生), 여자주인공의 출세, 개작(改作), 선행 작품 인용(物語取り), 계모담(繼母譚) 등 중고시대의 모노가타리와는 달라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본인은 최근에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평가의 일환으로서, 전체 28개 작품 중에서 계모담이 보이는 6작품에 주목하여 중세 계모담 모노가타리의 특징에 대하여 연구 중이다.
중고시대의 계모담 모노가타리의 대표작인 『오치쿠보 모노가타리』에서 중세 서민소설인 오토기조시의 수많은 계모담 소설을 이어주는 역할을 바로 이 시기의 계모담 왕조 모노가타리가 맡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고시대의 고본(古本)은 없지만 100편이상의 중세 개작본(改作本) 전본(傳本)이 현존하는 계모담 이야기 『스미요시 모노가타리』와 함께, 그 영향관계에 있는 계모담 혹은 계모담이 소재로 쓰인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 5작품, 『고와타노시구레(木幡の時雨)』,『사요고로모(小夜衣)』,『무구라(むぐら)』,『시라쓰유(しら露)』,『마쓰카게주나곤(松陰中納言)』속에서의 계모담의 수용, 변용, 새로운 취향 등에 대하여 고찰해봄으로써 일본의 계모담 모노가타리가 『오치쿠보 모노가타리』나 『스미요시 모노가타리』이후에도 꾸준히 만들어져서 이어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에 이어서 본인은 이번 연구과제에서 시기적으로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에 바로 이어서 등장하는 서민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오토기조시 중의 계모담 작품을 대상으로 삼아, 두 장르의 영향관계나 그 특징의 비교연구를 하고자 했다.
300개 여개의 오토기조시 중에서 계모담으로 분류되는 작품은 14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하치카즈키』가 널리 서민층을 중심으로 출판된「오토기조시 23편」속에 포함된 관계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연구도 많이 되고 있지만, 나머지 13개 작품에 대한 개별 연구는 그리 눈에 띄지는 않는다. 개개의 작품으로서의 가치보다는 계모담 작품 군으로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며, 그 중 몇몇 작품은『스미요시 모노가타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므로 시기적으로 오토기조시 바로 이전에 쓰여진, 그동안 연구되지 않았던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의 여러 계모담과의 직접적인 연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일본 중세시대의 귀족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의 계모담 이야기에서 서민 소설인 오토기조시의 계모담 이야기로의 영향관계에 대해 고찰하는 것을 본 연구의 주제로 삼았다.
오토기조시 중에서 계모담 화형(話型)의 작품으로는 『후세야노 모노가타리』,『비진쿠라베』,『아키쓰키 모노가타리』,『이와야노소시』,『히토모토키쿠』,『고오치쿠보』,『아사가오노쓰유노미야』,『하나요노히메』,『우바카와』,『하치카즈키』,『추조히메노혼지』,『쓰키히노고혼지』,『이즈하코네노혼지』,『하나미쓰』등의 14개 작품이 있다. 실제로 계모담 오토기조시에 관한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각각의 개별 작품에 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으며, 대부분이 14개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하치카즈키』에 치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14개 작품 중에서 왕조모노가타리 계통의 작품은 7개이며, 이 중에서『스미요시 모노가타리』의 직접적인 영향아래 있는 작품은 『후세야노 모노가타리』,『비진쿠라베』,『아키쓰키 모노가타리』,『이와야노소시』를 들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왕조모노가타리 계통의 작품 중에서 앞서 언급한 4작품, 즉 『후세야노 모노가타리』『비진쿠라베』『아키쓰키 모노가타리』『이와야노소시』를 주요 대상으로 하여, 이미 연구되어 있는 『스미요시 모노가타리』와의 연관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계모담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 작품으로부터의 영향관계에 대해서 새롭게 고찰해보았다.
이로써 기존의 연구 성과를 넘어서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군과 오토기조시의 영향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즉 지금까지의 학계에서 『스미요시 모노가타리』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졌던 왕조 모노가타리 계통 오토기조시 4작품에 대해, 『스미요시 모노가타리』뿐만 아니라 다른 계모담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계모담 중세 왕조 모노가타리가 새로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토기조시 이전에 만들어진 이 모노가타리들이 오토기조시 성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충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