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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미나 레자의 <우연의 남자>에 나타나는 독백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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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학문후속세대양성_시간강사(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1-35C-A00848
선정년도 2011 년
연구기간 1 년 (2011년 09월 01일 ~ 2012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이용복
연구수행기관 숙명여자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연극의 언어는 크게 대사와 지문으로 나뉘고 대사는 대화와 독백 및 방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 대화는 연극이라는 장르를 타 장르와 구별시켜주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프랑스 현대 극작가들 중에는 대화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진정한 대화라기보다는 독백에 가까운 대화를 도입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주의나 자연주의 극에서는 독백이 비현실적인 것이라 하여 배제되어 왔으나 현대에 와서 독백은 다시 유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현대극에서 이러한 예를 우리는 베케트(S. Beckett)와 같은 부조리극 작가로부터 콜테스(Bernard-Marie Koltès), 라가르스(Jean-Luc Lagarce), 그리고 레자(Yasmina Reza)와 같은 비교적 최근의 극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베케트의 『놀이의 끝 Fin de partie』(1957), 『오 아름다운 나날들 Oh les beaux jours!』(1963), 콜테스의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 La Nuit juste avant les forê̂ts』(1977),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Dans la solitude des champs de coton』(1986), 라가르스의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J'étais dans ma maison et j'attendais que la pluie vienne』(1994), 레자의 『우연의 남자 L'Homme du hasard』(1995), 『스페인 연극 Une Pièce espagnole』(2004) 등에서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일반적으로 연극에서 볼 수 있는 다소간의 짧은 대화체가 아니라 일종의 긴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작품들은 특별한 극적 갈등을 중심으로 대화를 통해 전개되는 전통적인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연극이 아니라, 특별한 갈등 없이 마치 대화를 가장한 긴 독백과도 같은 대사에 의해 진행되며 그 언어는 또한 시적이고 문학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이들 작품들 중 아직 국내에서 연구되지 않은 레자의 『우연의 남자』에서의 독백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 독특한 특징이 내적 독백이라는 것이며 이것은 전통적인 대화체의 방식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그것은 특히 의식의 흐름과 관련이 있으며 이것은 제임스 조이스와 같은 작가에 의해 소설에서 실험이 된 방식으로서 프랑스 현대 연극에서도 여러 주요 작가들에 의해 도입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독백의 유행은 언어에 대한 불신을 표현했던 부조리극 이후 프랑스 연극의 새로운 경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피에르 렝게르가 지적했던 것처럼 이야기체의 연극(théâtre-récit)은 분명 프랑스 현대극의 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으며, 우리는 이 연구를 통해 특히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에서 독백이 갖는 특성과 그 기능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 기대효과
  •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 작가인 야스미나 레자의 『우연의 남자』에 대한 본 연구는 프랑스 현대극의 중요한 흐름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 프랑스 연극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들, 예를 들면 베케트나 콜테스 그리고 라가르스 등의 작가들이 독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은 전통적인 대화체의 양식을 벗어나 소설과의 접목을 꾀하고 있는 새로운 형식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식의 흐름을 따른 내적 독백이나 누보 로망 식의 전개 그리고 초현실주의적인 우연성 등을 도입하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프랑스 현대극의 한 특징을 도출해내고 그것을 통해 국내나 해외의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요약
  • 야스미나 레자(1959~ )는 작가이자 배우 그리고 연출가 및 영화감독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크 르콕의 연극 학교에서 배우수업을 받기도 한 그는 『아트 Art』(1994)라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대살육의 신 Le Dieu du carnage』(2007)으로 두 번째 토니상을 획득하기도 하였다. 그의 작품은 일상의 사건들에 대한 철학적이고도 유머가 깃들인 성찰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아트』에서는 예술 작품을 바라보는 세 친구들의 다양한 관점을 통해 예술에 대한 감상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트』에서 작가는 독백과 대화를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독백은 특히 인물들의 심리 상태 및 극의 상황을 관객에게 전달해주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독백과 대화의 병행은 『스페인 연극』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서 극은 배우의 긴 독백과 극중극인 <스페인 연극>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이 극에서의 독백은 주로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한 독백으로서 이러한 것을 안느 위베르스펠트는 준모놀로그(le quasi-monologue)라고 부른다. 등장인물들은 작가나 연출가 혹은 의상담당자에게 상상의 대화를 건네는데 결국 이 솔리로퀴의 직접적인 수신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등장인물이 아니라 관객이 되고 있다. 요컨대 이러한 독백 형식의 희곡은 전통적인 대화체의 희곡 형식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매우 극단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으며, 소설과도 같은 이야기체를 도입한 새로운 형식의 연극(théâtre-récit)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우리가 분석하고자 하는 『우연의 남자』는 그 언어와 형식에 있어 매우 독특하다. 우선 이 극은 액자식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스페인 연극』 속에 극중극인 <스페인 연극>이 포함되어 있듯이 『우연의 남자』속에 또 <우연의 남자>라는 작품이 있는 것이다. 특히 작가는 대화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취하지 않고 극중 인물들의 내적 독백으로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 내적 독백은 그 특성이 논리적인 전개가 아닌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에 따른 무질서한 전개가 특징이므로 마치 수수께끼나 퍼즐을 맞추듯이 독자가 극의 내용을 맞추어 가야 한다.
    우리는 이『우연의 남자』에서 먼저 내적 독백(monologue intérieur)의 성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 극에서 내적 독백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 보이지 않거나 말이 없는 타인에게 향한 준모놀로그, 자아의 타자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고전의 모방과 변용이라는 관점으로 이해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이 극의 메타 연극 형식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우연의 남자』속에 <우연의 남자>를 읽는 여자가 있으며 이 여자는 그 책의 저자와 함게 우연히 파리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기차에 타고 있다. 작가와 독자의 관계에 있는 남자와 여자는 내적 독백을 통해 작가와 작품과의 관계, 작가와 독자 및 평론가와의 관계 등에 대해 성찰한다. 세 번째로는 누보 로망식 글쓰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 극의 작가는 누보 로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그리하여 인물이나 배경에 대한 사전 정보를 주는 것 대신 극이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알려주고 있어서 독자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한다. 독자가 수동적으로 극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물과 사건을 퍼즐 맞추듯이 맞추어 가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초현실주의의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극에서 '우연'은 매우 중요한 극행동의 기제가 된다. 우연은 사실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있어서 세계의 비합리성을 설명해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들에게 우연은 합리나 논리보다 세계를 지배하는 보다 강력한 요소이다. 그런데 레자 역시 우연의 힘을 이 극에서 역설하고 있으며 극의 진행또한 기승전결 식의 합리적인 방식이 아닌 무질서한 의식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우리는 『우연의 남자』에 나타나는 독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독백의 특성을 도출해 내고 또한 이야기체의 연극(théâtre-récit)이라고 하는 프랑스 현대극의 한 중요한 흐름 속에서 이 극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 한글키워드
  • 초현실주의,야스미나 레자,우연의 남자,의식의 흐름,메타 연극,우연,누보 로망,준모놀로그,내적 독백
  • 영문키워드
  • metatheatre,nouveau roman,quasi-monologue,stream of consciousness(courant de conscience),monologue interieur,l'Homme du hasard,hasard,Yasmina Reza,surrealisme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야스미나 레자의 <우연의 남자>는 다소간 짧은 대화체로 된 전통적인 연극의 형식을 다르지 않고 대부분이 등장인물들의 머릿속의 생각을 표현하는 내적 독백의 형식을 띠고 있다. 내적 독백은 인물의 사고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보통 비합리적인 전개를 특징으로 한다. 실제로 우리의 생각은 연상작용에 의해 하나의 소재에서 다른 소재로 비논리적인 방식으로 넘어가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격은 고전극에서 볼 수 있는 독백과는 다른데 고전극의 독백에서는 등장인물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혹은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내적 독백에 기초한 이러한 글쓰기는 누보 로망 기법과 유사하다.
    극의 구성에 있어서 이 극은 미 장 아빔(mise en abyme) 형식을 띠고 있다. 즉 하나의 극 속에 또 다른 극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원래의 극을 테두리극 혹은 전체극이라 한다면 그 안에 포함된 또 하나의 극은 극중극 혹은 삽입극이라고 할 수 있다. 미 장 아빔이 일반적인 극중극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테두리 극과 같은 제목, 같은 내용이 극중극에서 되풀이 되고, 같은 등장인물이 극중극에서 다시 등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연의 남자> 속에는 "우연의 남자"라는 극중극이 있으며 이 두 극은 같은 구조, 같은 줄거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 장 아빔 수법으로 작가는 작가와 작품, 작가와 독자 그리고 작가와 비평가와의 관계에 대해 숙고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극은 메타 연극의 형태를 띠며 이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등장인물을 통해 자기자신을 드러내는 야스미나 레자는 파르스키와 마르타라는 인물을 통해 작가와 독자,작가와 작품 그리고 작가와 비평가의 관계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이 극은 또한 우연이라는 테마를 포함하고 있다. 등장인물 남자(파르스키)와 여자(마르타) 즉 작가와 독자는 기차의 같은 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우연이란 내적 욕망과 외적 필연성의 만남이라고 했던 초현실주의자들 처럼 여자는 기차의 같은 칸에서 작가와 마주하고 앉게 된다. 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인생을 보냈던 여자에게 이러한 우연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 의미심장하다. 즉 우연 속에는 필연이 포함되어 있기도 한 것이다.
    내적 독백, 미 장 아빔 그리고 우연이라는 테마 외에도 이 극에서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의 삶의 공허함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 극의 등장인물이자 작가이기도 한 파르스키는 매순간 씁쓸함을 느끼는데 이것은 또한 이 극의 작가의 감정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요컨대 이 극은 인물들의 내적 사고의 형태를 무대 위에 보여주면서 동시에 메타 연극 형태를 통해 작가 자신의 자의식을 표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등장인물들의 긴 독백은 연극과 소설의 경계를 없애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20세기 후반 베케트, 콜테스, 라가르스 등으로 대표되는 프랑스 연극의 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한다.
  • 영문
  • <L'Homme du hasard> (The Man of chance) of Yasmina Reza does not abide by a traditional play structure which proceeds with short dialogues: it is composed of internal monologues which happen in the minds of the characters. The internal monologue shows the stream of consciousness of the characters not in the traditional method but in an irrational one. Evidently our internal thinking is not coherent, it passes without transition from one subject to another. This characteristic is very different from the monologue of the classic theatre in which the character reveals his emotions, his thoughts or his decisions to take in a logic and rational method. The writing based on the internal monologue resembles the nouveau roman or the automatic writing of the Surrealists.
    On the dimension of structure, this play is in mise en abyme, that is to say, inside of a play is circumscribed another play which has the same title and the same intrigue and the characters of the frame play appear also in the inner play. For example, a play whose title is “L'Homme du hasard” is circumscribed in L'Homme du hasard and these two plays seem to have the same structure and the same intrigue. By this structure of mise en abyme, the author of this play deliberates on the relations between the author and the work, the author and the reader, the author and the critic, etc. Therefore, it is concerned with the meta-theatre and composes the focal point of the play. Yasmina Reza who shows herself through her characters reveals her ideas about these relations through Parsky and Martha.
    This play includes also the theme of luck. The Man (Parsky) and the Woman (Martha), that is to say, an author and his reader, meet by chance in the compartment of a train. In the manner of Surrealists who believed that chance is a meeting of internal desire and external necessity, the Woman sits face to face with the author in the compartment that they happen to share: she spent her life reading his works.
    Apart from the internal monologue, the mise en abyme and luck, there is also the theme of the vanity of life that we can feel when noticing the time passing by with no return. Parsky, a character whose profession is an author, feels bitter all the time, which seems to be the same feeling with the writer of this play.
    In short, this play dramatizes the thinking operative of the characters through the internal monologues, reveals the self-consciousness of the author by the structure of meta-theatre and, at the same time, erases the frontier between the theatre and the narration. This joins, too, the vogue of theatre-narration in the French theatre of the second half of the 20th century, in particular, in Beckett, Koltès and Lagarc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야스미나 레자의 <우연의 남자>는 다소간 짧은 대화체로 된 전통적인 연극의 형식을 다르지 않고 대부분이 등장인물들의 머릿속의 생각을 표현하는 내적 독백의 형식을 띠고 있다. 내적 독백은 인물의 사고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보통 연상에 의한 비논리적 전개를 특징으로 한다. 실제로 우리의 생각은 일관성이 없이 하나의 소재에서 다른 소재로 넘어가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격은 고전극에서 볼 수 있는 독백과는 다른데 고전극의 독백에서는 사건의 진행이 잠시 중단된 가운데 등장인물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토로하거나 혹은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 반면 현대의 내적 독백은 인물의 의식의 흐름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무질서하며 사변적이고 시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내적 독백에 기초한 이러한 글쓰기는 누보 로망 기법과 유사하다.
    극의 구성에 있어서 이 극은 미 장 아빔(mise en abyme) 형식을 띠고 있다. 즉 하나의 극 속에 또 다른 극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원래의 극을 테두리극 혹은 전체극이라 한다면 그 안에 포함된 또 하나의 극은 극중극 혹은 삽입극이라고 할 수 있다. 미 장 아빔이 일반적인 극중극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테두리 극과 같은 제목, 같은 내용이 극중극에서 되풀이 되고, 같은 등장인물이 극중극에서 다시 등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연의 남자> 속에는 "우연의 남자"라는 극중극이 있으며 이 두 극은 같은 구조, 같은 줄거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 장 아빔 수법으로 작가는 작가와 작품, 작가와 독자 그리고 작가와 비평가와의 관계에 대해 숙고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극은 메타 연극의 형태를 띠며 이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등장인물을 통해 자기자신을 드러내는 야스미나 레자는 파르스키와 마르타라는 인물을 통해 작가와 독자,작가와 작품 그리고 작가와 비평가의 관계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이 극은 또한 우연이라는 테마를 포함하고 있다. 등장인물 남자(파르스키)와 여자(마르타) 즉 작가와 독자는 기차의 같은 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우연이란 내적 욕망과 외적 필연성의 만남이라고 했던 초현실주의자들 처럼 여자는 기차의 같은 칸에서 작가와 마주하고 앉게 된다. 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인생을 보냈던 여자에게 이러한 우연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 의미심장하다. 즉 우연 속에는 필연이 포함되어 있기도 한 것이다.
    내적 독백, 미 장 아빔 그리고 우연이라는 테마 외에도 이 극에서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의 삶의 공허함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 극의 등장인물이자 작가이기도 한 파르스키는 매순간 씁쓸함을 느끼는데 이것은 또한 이 극의 작가의 감정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요컨대 이 극은 인물들의 내적 사고의 형태를 무대 위에 보여주면서 동시에 메타 연극 형태를 통해 작가 자신의 자의식을 표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등장인물들의 긴 독백은 연극과 소설의 경계를 없애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20세기 후반 베케트, 콜테스, 라가르스 등으로 대표되는 프랑스 연극의 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를 통해 야스미나 레자의 『우연의 남자』는 전통적인 짧은 대화체로 진행되는 연극이 아니고 등장인물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내적 독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적 독백은 의식의 흐름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무질서하게 옮겨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은 인물의 생각이나 감정 혹은 앞으로의 계획 등을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고전극의 독백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극은 또한 격자식 구성 즉 미 장 아빔 형식을 통해 작품을 둘러싼 여러 관계에 대해 성찰하는 메타 연극의 특징을 지니기도 한다.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야스미나 레자는 극중 작가인 파르스키와 그의 독자인 마르타를 통해 작가와 작품, 작가와 독자, 평론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점이 이 극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내적 독백 혹은 의식의 흐름에 의한 극의 전개 및 미 장 아빔은 누보 로망의 가장 중요한 특징과 부합하는 것으로서 이 극의 작가가 이것에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극이 전통적인 대화체의 극형식이 아닌 서술 형식의 연극(théâtre-récit)으로서 연극과 소설의 경계에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영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내적 독백과 의식의 흐름에 의한 전개 그리고 미 장 아빔과 같은 특징 외에 이 극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삶의 무상성과 우연에 대한 성찰이다. 특히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삶의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끼는 등장인물 파르스키의 씁쓸한(amer) 감정은 작가의 감정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레자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느낌을 주는데 극중 인물 파르스키가 부정적인 세계관을 보이는 것은 작가 자신의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연에 대한 강조는 비합리와 우연을 이 세계의 주요한 동력으로 보았던 다다이스트들이나 초현실주의자들의 세계관과 만나는 것이며, 이것은 또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전개가 아니라 의식의 흐름에 따른 무질서한 전개를 보이는 극의 특성과도 일치하고 있다.
    요컨대 이 극은 내적 독백이라는 독특한 방법을 통해 등장인물의 내면을 보여주고, 메타 연극 수법을 통해 작가로서의 자의식을 드러내며, 서술 양식의 도입을 통해 희곡과 소설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매우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내용으로 “야스미나 레자의 『우연의 남자L'Homme du hasard』에 나타나는 독백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불어불문학연구』(제91권, 2012. 9)에 게재하였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 작가인 야스미나 레자의 『우연의 남자』에 대한 본 연구는 프랑스 현대극의 중요한 흐름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 프랑스 연극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들, 예를 들면 베케트나 콜테스 그리고 라가르스 등의 작가들이 독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은 전통적인 대화체의 양식을 벗어나 소설과의 접목을 꾀하고 있는 새로운 형식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식의 흐름을 따른 내적 독백이나 누보 로망 식의 전개 그리고 초현실주의적인 의식의 흐름 등을 도입하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프랑스 현대극의 한 특징을 도출해내고 그것을 통해 국내나 해외의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이해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색인어
  • 야스미나 레자, 우연의 남자, 내적 독백, 의식의 흐름, 누보 로망, 미 장 아빔, 메타 연극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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