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지금까지 정리한 ‘현대지문연구이론’은 모니끄 마르티네즈 토마 (Monique Martinez Thomas)의 지문에 대한 규정, 즉 지문은 “상연을 위한 지시적 내용을 전달하는 발화체’라는 내용으로 간단히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지문은 첫째, 텍스트와 상연 사이에서 ...
연구결과:
지금까지 정리한 ‘현대지문연구이론’은 모니끄 마르티네즈 토마 (Monique Martinez Thomas)의 지문에 대한 규정, 즉 지문은 “상연을 위한 지시적 내용을 전달하는 발화체’라는 내용으로 간단히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지문은 첫째, 텍스트와 상연 사이에서 기능하는 것이고, 둘째, 작가와 배우, 작가와 연출, 배우와 관객 사이에서 기능하는 것이며, 셋째, 공연텍스트가 재영입된 극텍스트 내에서, 다시 말해 매개성과 수행성을 재수용한 극테스트 내에서, 텍스트와 가상적 상연의 관계 속에서 기능하는 것이다.
‘현대지문연구이론’은 극텍스트 자체에 내재해있는 바로 이 ‘상연성’을 읽어내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희곡텍스트가 상연성을 내포하는 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지닐수 있는 고유한 특성들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희곡텍스트의 상연성 내포라는 이러한 속성은 작가가 텍스트 내에서 가상의 연출가와 부딪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이도록 만들고, 또 작가가 가상의 연출가와 맞서게 되는 이러한 불가피한 양상은 무대를 지시하는 발화체들이 텍스트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나타나도록 만들고 있다. 작가는 이렇게 문학적이면서도 동시에 연극적인, 복합적 성격을 지닌 희곡텍스트 속에서 발화의 주체와 형태를 결정하게 되는 것인데, 그 결정은 결과적으로 희곡의 형태가 정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발화의 주체를 배우로 정하는가 또는 등장인물로 정하는가, 아니면 극줄거리 밖에 존재하는 제 3의 중성적 존재로, 그렇지 않으면 작가자신으로 정하는가에 따라 그 구축 형태가 정해질 수 있는 것이고, 또한 발화 내용이 배우 및 인물의 입을 통하여 무대 위에 표출되는 ‘대사텍스트’의 형태를 취할 것인가, 아니면 대사텍스트 이외의 모든 텍스트인 ‘파라텍스트’의 형태를 취할 것인가에 따라 그 구성적 특질이 결정될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어떤 방식으로 발화하는냐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인데, 그것은 작가가 상상적 범위에서 텍스트에 어떤 특정한 점을 강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특정한 형태의 극행위를 산출해내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극행위에 맞서 대응할 연출가와 관객을 상상하면서, 이들이 수용해가는 절차를 가상적으로 만들어 허구체를 산출하기 위한 것이다. 희곡텍스트에서 작가가 하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이해하는 방법으로써 지문접근의 연구방법론의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방법론은 지문이 대사와 맺는 상호연관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도와줌으로써 공연텍스트가 재투여된 희곡텍스트의 특질을 파악하도록 도와줄 것이고 또한 작가의 발화내용과 형태, 극의 구성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활용방안:
이 ‘지문연구이론’은 지문이라는 개념을 광의의 개념(공연학적 관점 내포 텍스트)으로 보면서 규범화(또는 코드화)로 일관된 연극의 법칙과 한계를 초과하는 희곡텍스트적 세계를 탐색하도록 길을 터주는 것으로써, 지문 및 파라텍스트가 텍스트와 상연 사이를 어떻게 연결하여주는지, 또 가상의 무대재현을 어떻게 텍스트 속에 재투여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이러한 연구방법은 텍스트 내적 차원과 외적 차원의 연극성을 텍스트 내에서 동시에 발현하고 있는 희곡텍스트들을 연구하는데 유용할 것이라 생각하고, 특히 인류학연극, 민속연극, 대중연극, 문화상호연극 등을 분석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연구이론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연극학적 관점과 공연학적 관점을 포괄하는 연극비평의 방법적 틀로써, 근원 미상이거나 또는 장르를 구분하기 어려운 새로 생겨나는 다양한 실험극들을 분석하는 연구방법론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