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최소한의 삶조차 보장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은 단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만의 고민이 아니라 예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던 문제이다. 특히 당말(唐末) 오대(五代)의 혼란한 시대를 살아갔던 담초(譚峭)는 수많 ...
사람들이 최소한의 삶조차 보장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은 단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만의 고민이 아니라 예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던 문제이다. 특히 당말(唐末) 오대(五代)의 혼란한 시대를 살아갔던 담초(譚峭)는 수많은 사회적 모순과 갈등을 해소하고 인간의 개체 생명이 보장받을 수 있는 화합적인 사회를 추구했으며, 이러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본 연구의 목적은 바로 이와 같은 담초의 생명사상을 탐구하고 그 현대적 가치를 밝히는 것이다.
담초는 당 말의 도교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군웅(群雄)이 할거(割據)하고 환관이 권력을 독점했으며,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백성의 생활은 매우 피폐했다. 특히 붕당집단 간의 이익 충돌은 당 말기 사회동요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시기에 사인(士人)이 선택할 수 있는 인생길은 이전보다 좁아지고 위험해졌다. 붕당, 파벌의 다툼은 생활의 각 방면으로 스며들었다. 동일한 진영에 속하지 않는 사람과 교류를 했다는 이유로 벼슬길이 막힐 수 있었고, 황제에게 듣기 좋은 말 몇 마디 했다는 이유로 재상(宰相)이 될 수도 있었다. 아침에 권력을 장악한 사람이 저녁에 평민이 될 수도 있었고, 어제 가무를 즐기던 사람이 오늘 형장에서 통곡할 수도 있었다. 담초는 바로 이러한 시기에 태어났으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살아갔다.
다시 말하면 담초가 처해있었던 사회 환경은 그의 생명의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방식은 개체 생명을 보존하는 것이다. 당시 사회에서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사인(士人)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변태적으로 권력을 추구하거나 혹은 명리(名利)를 멀리하고 재야인사로 살아가면서 사회를 품평하거나 수신양생(修身養生)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이러한 좁은 인생의 길에서 담초가 선택한 길은 바로 후자였다. “나의 운명은 나에게 달려있는 것이지 하늘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도교의 이러한 사상은 도교경전에 심취해있던 담초의 사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담초는 진사(進士)가 되기를 원했던 부친의 뜻을 따르지 않고 집을 떠나 수신양생의 길로 나아갔으며, 자신의 독특한 깨달음에 의거해서 『화서(化書)』를 저술하게 되었다.
『화서』는 도화(道化), 술화(术化), 덕화(德化), 인화(仁化), 식화(食化), 검화(儉化)의 6장 1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주로 도교의 철학사상과 유가의 윤리 관념을 운용해서 도를 닦아 신선이 되는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사회혼란의 원인을 탐구하고 태평치세(太平治世)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도화(道化), 술화(术化)편은 주로 도를 닦아 신선이 되는 길을 이야기 하고 있고, 덕화(德化), 인화(仁化)편은 사회혼란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으며, 식화(食化), 검화(儉化)편은 사회혼란을 극복하고 화합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도교는 원래 사람의 개체 생명에 특별히 관심을 가진다. 도교 경전인 『화서』의 초점 역시 사람의 개체 생명과 평민의 삶에 맞추어져있다. 그러나 개체 생명의 관점에서 사물의 변화 및 인간 사회의 흥망성쇠를 이야기하는 것은 도가 사상 및 기타 도교경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특징이다.
대체적으로 보면 『화서』에서 드러나는 담초의 사상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면에서 그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그는 인간의 개체 생명이 지니는 가치를 중시하며, 개체 생명의 관점에서 인간사회의 내재적인 모순을 탐구하고 있다. 둘째, 개체 생명을 보장하는 것이 사회화합의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제시하고 있으며, 개체 생명을 보장하는 기본 전제가 되는 “식(食)”의 의의와 가치를 중시한다. 셋째, 절검(節儉)과 균식(均食)의 도덕적, 윤리적 의의를 중시하고, 이 두 가지가 화합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본 연구자는 이러한 견해에 의거해서 담초의 생명사상을 고찰할 것이며, 특히 그가 개체 생명의 의의와 가치를 어떻게 논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혼란한 시대를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를 고찰할 것이다. 이러한 고찰은 단지 도가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오늘날 물질문명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