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네팔에서 발견된 가장 초기형태의 Skandapurāṇa라고 추측되는 산스크리트 필사본을 검토함으로써, 이 문헌이 담고 있는 핵심적 서사의 내용(Skanda 신의 탄생: adhyāya 163-165)이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類似 판본의 내용과 비교하여 해명하는 작업이다.
1990년 ...
이 연구는 네팔에서 발견된 가장 초기형태의 Skandapurāṇa라고 추측되는 산스크리트 필사본을 검토함으로써, 이 문헌이 담고 있는 핵심적 서사의 내용(Skanda 신의 탄생: adhyāya 163-165)이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類似 판본의 내용과 비교하여 해명하는 작업이다.
1990년 초에 발견되어 국제적으로 ‘원본 Skandapurāṇa(Original Skandapurāṇa)'라고 명명된 이 필사본은 기존의 학계에서 유통되던 인쇄본 Skandapurāṇa와는 내용이 완전히 다른 것이고, 고대 인도인들이 인용해왔던 “진정한 의미의 Skandapurāṇa”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 필사본의 발견은 학계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비유하자면, 마치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왔던 호머의 <일리아드>가 사실은 본래 그리스인들의 입 속에서 회자되던 <일리아드>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발견에 비견할만큼 심대한 연구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원본 Skandapurāṇa'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학자들 사이에서 유통되었던 기존의 인쇄본 Skandapurāṇa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제작된 것인지 알 수 없는 “근거없는” 원전이 되어 버렸고, 시간이 갈수록 고대 인도의 뿌라나 연구의 대상에서 거의 제외되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기존의 Skandapurāṇa 연구를 토대로 이루어졌던 고대 인도의 역사와 종교, 철학에 관련된 연구들은 새롭게 시작해야할 단계에 이른 것이다. 1990년대 초반 그로닝엔Groningen대학의 팀원들이 원본 Skandapurāṇa(Original Skandapurāṇa)'를 발견한 이후에 최근까지 4권의 교정본이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이 작업은 십수년을 더 기다려야 10권으로 예상된 비판교정본 완본이 마련될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시도하고자 바는 원본 Skandapurāṇa의 adhyāya(chapter) 163-165를 판독하고 이를 기초로 이 속에 담겨있는 서사의 발전과정을 파악하는 것인데, Skandapurāṇa 163-165장은 Skandapurāṇa의 이름이 말해주듯 고대 힌두교의 대표적인 신앙대상인 Skanda의 출생과 전투신으로의 등극에 관한 핵심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이번 연구로 adhyāya(chapter) 163-165로 한정한 것은 원본 Skandapurāṇa가 본래 그 분량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Skanda의 탄생에 관한 유사 판본들이 여러 문헌 속에서 동시에 발견되기 때문에 이 유사한 신화적 서사들이 서로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파악하기에 적당한 대상이 된다.
adhyāya 72는 156개의 śloka를 통해 스깐다가 탄생하는 계기를 비교적 길게 설명하고 있는데, 신들의 요청에 따라 쉬바가 빠르바띠와 함께 아들을 낳기 위해 Vindhya산으로 가는 내용과 자신의 기운(tejas)을 아그니에게 전이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아그니는 다시 그 기운을 메루산 정상의 갈대 속에 방출한다.
SPBh 서사구성의 특이한 점은 adhyāya 72의 내용이 여기에서 그치고 그 다음의 뒷 이야기는 훨씬 뒷쪽으로 가서 다시 이어진다는 점이다. adhyāya 163, 164, 165에 가서 우리가 다른 스깐다 신화의 판본에서 흔히 대하는 스깐다 신화소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 즉, 스깐다의 출생과 사령관으로 임명되는 일, 데바와 아수라의 전투, Tāraka의 처살 등이 그려지게 된다. 하지만 사령관으로 임명되는 에피소드나 따라까와의 전투는 Skanda 탄생의 계기를 말하는 것과는 다소 동떨어진다.
이러한 구성상의 특이점 뿐만 아니라 SPBh에서만 나타나는 스깐다 탄생신화의 특이점도 발견된다.
여러 Purāṇa 속에 散在하는 기존의 Skanda 탄생신화는 여러가지 변형본들이 있지만, 그 변형본들을 거의 일관되게 관통하는 중심 모티브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데바들을 위해 악마를 물리칠 운명의) (쉬바) 아들의 탄생 필요성, 대리자 아그니, 쉬바의 정액, 정액의 轉移, 뜨거운 정액의 물(강/호수)의 안착, 끄리띠까의 (아그니와)부적절한 행위/양육, 스깐다 탄생, (따라까와의 전투) 등이다. 대체로 Skanda의 탄생신화는 이러한 ‘블록’화된 모티브들로 구성된다. SPBh에서도 이러한 사정은 예외가 아니다.
SPBh adhyaya 72는 아그니가 신들의 대표자로 선발되어 Śiva와 Parvati가 있는 vindhya산으로 찾아가 아들의 생산을 종용하는 임무를 맡는 것으로 시작한다. Śiva와 Parvati의 거주처는 문지기 Nandi가 지키고 있으나(72.66-73), 성공적으로 Śiva를 만나게 된다. Agni가 Śiva에게 신들의 걱정을 이야기하고 아들의 탄생을 목적으로 찾아왔음을 밝히자(72.88-98) Śiva가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72.115) 다만 tejas를 방출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열기로 인해 세상이 파괴되지 않도록 자신의 tejas를 견딜 수 있는 자를 요청하고, 신들은 그 대리자로 다시 아그니를 선택한다(72.106-110). 여기서 이야기는 끊어졌다가 이 두 adhyāya 사이에는 다른 수많은 신화들, 대표적으로 Andhaka신화, Hiraṇyākṣa신화, Amṛtamanthana신화, Prahlāda신화, Vāmana신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Andhaka신화도 Hiraṇyākṣa신화에 의해 중단되었다가 다시 여러신화가 소개된 뒤에 다시 이어진다.
adhyāya 163에서 話者인 Vyāsa가 tejas를 받은 아그니가 어떻게 되었는지, Skanda는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지를 묻게 되면서 이야기는 다시 이어진다. 이 tejas를 받은 Agni는 열기에 의해 그을리고 견딜 수 없게 되고 Agni는 tejas를 Gaṅgā에게 감언이설로 받아들이게끔 한다. tejas는 갠지스에 버려진다.
SPBh에서 이후의 Skanda탄생의 직접적인 이야기는 마치 잘 알고 있는 내용을 축약하듯이 간단히 설명하고 지나가 버린다.
예를 들면, 버려진 진 곳이 갈대숲인 설정(163.14) ++++i++i++śarastambhābhirājite / sotsasarja tadā tejo harasyograṃ śubhehani //
과 그 곳에 버려진 tejas로부터 6面12肩의 형상을 한 황금빛의 소년이 등장하는 설정(163.15) śaramadhyāt samabhavad bālo bālaparākramaḥ / ṣaḍvaktro dvādaśabhujaḥ sūryokoṭisamadyutiḥ //
을 보여주는데 이에 대한 전후 설명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소년에게 Kṛttika가 乳母로서 접근하는 이야기(163.17) kṛttikāstaṃ tadā dṛṣvā prasnutorupayodharāh ājagmurantikaṃ tasya++++++++ //
를 매우 짧게 보여줄 뿐이며, tejas의 방출부터 Skanda의 등장까지 별다른 각색의 장치(아그니와 끄리띠까의 부적절한 관계, Arundhati의 정절 등)가 보이지 않는다.
SPBh에서 돋보이는 Skanda 탄생신화의 특징을 몇가지 들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어휘선택의 특이성인데, 제의적 용어와 아그니가 잘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그니를 중심으로 한 제의적 내포를 담고 있는 단어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아그니에게 쉬바의 정액이 옮겨질 때 이것을 단순히 ‘준다’는 표현이 아니라 ‘공양’의 의미가 있는 hu동사를 많이 사용한다(예: 72.109 juhudhyetatparantejo mayi deva trilokapa / juhāvagnau tatastejastadā svīyaṃ paraṃ bhavaḥ //
). 뿐만 아니라 아그니는 대부분 그의 제의적 별칭으로 지시된다(예: (공양물을)옮기는 자=vahni(72.115); 공양물을 먹는 자=hutāśana(72.60, 81), hutabhuj(72.121), havirbhuj(72.142), 공양물을 옮기는 자=havyavāhana(163.8) 등). 다른 Purāṇa에서도 아그니의 이러한 별칭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유달리 SPBh에서 이 별칭들은 아그니를 대신해 사용되는데 이는 SPBh의 古形的 경건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이러한 점은 전반적으로 SPBh에서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적은 것에서도 추론된다. 다른 Skanda 탄생신화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精液retas이라는 표현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정액을 대신해 熱氣tejas를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다. tejas는 의미의 외연이 매우 넓은 단어인데 Durgā의 탄생이나 神的 무기의 등장과 같이 성적인 의미와 동떨어진 맥락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이와 함께 노골적인 성애의 묘사도 거의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BrP나 VmP는 retas를 Agni가 입으로 삼키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SPBh는 이러한 장면도 눈에 띠지 않는다.
두 번째의 특이점은, 내용의 구성이 독특한데, 특히 adhyāya 72와 163사이의 간격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두 adhyāya 사이의 내용상 일관성을 유지되지만 그 사이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異種의 신화들이 삽입되어 있다. 이러한 경우는 다른 문헌들의 스깐다 탄생신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경우이다. 이러한 점은 ‘SPBh의 통일적 혹은 완결적 구성’을 시사하는데 SPBh 전체 내용을 구상한 상태에서 Skanda 탄생신화를 삽입하지 않았다면 굳이 독립된 신화를 분리시켰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분절된 지점은 ‘Śiva의 tejas 방출’(adhyāya 72)과 ‘Skanda의 탄생’(adhyāya 163) 사이이므로 서사의 흐름상 결정적인 분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은 SPBh 속의 Andhaka신화도 동일하다.
세 번째는, 많은 Skanda 탄생신화들 속에서 등장하는 Kṛttika의 요소가 여기서는 거의 탈락되다시피했다는 점이다. Kṛttika 모티프는 Skanda 탄생신화를 구성하는 가장 오래되고(이것은 Skanda탄생신화가 Śiva신화 속으로 편입되기 이전에 이미 등장한다), 필수적인 모티프로 보이는데, SPBh에서는 이 요소가 극히 간략히 처리되었다. Kṛttika 모티프는 이와 연결된 다른 Skanda 탄생신화의 구성요소들(Arundatī의 정절, Agni와의 부적절한 관계 등)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모티브가 축소되었을 때 탄생신화의 긴장감과 흥미는 경감하게 된다. 분량으로 보건데 아마 SPBh는 다른 Purāṇa의 스깐다 신화보다 가장 긴 구성을 갖는데(물론 이 속에는 군더더기 같은 신의 찬양이 포함되어 있다) 어떤 사연으로 Kṛttika의 모티브가 축소되었는가는 자못 의문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