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대 야담 잡지의 성립 과정과 그 성격
20세기로 접어든 근대 초기 야담의 존재는 대략 문학 잡지와 신문, 개별 단행서로 자신의 모습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1927년 결성된 <조선야담사(朝鮮野談社)>의 등장과 김진구를 중심으로 야담대회가 활기를 띄면서 ‘야담운동’의 기 ...
1. 근대 야담 잡지의 성립 과정과 그 성격
20세기로 접어든 근대 초기 야담의 존재는 대략 문학 잡지와 신문, 개별 단행서로 자신의 모습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1927년 결성된 <조선야담사(朝鮮野談社)>의 등장과 김진구를 중심으로 야담대회가 활기를 띄면서 ‘야담운동’의 기운이 일어났다. 근대 야담의 면모가 자신의 존재를 명확하게 등장시킨 순간이며, 그 야담 공연의 내용도 ‘동학란’, ‘대원군’, ‘김옥균’, ‘손병희’, ‘전봉준’, ‘이홍장’, ‘이등박문’과 같이 당대의 인구에 회자되던 인물과 사적들로 대상이 옮겨져 있었다.
이처럼 야담 잡지의 출현은 그 존재 자체가 아닌 그 전사로서의 근대 야담의 성격을 함께 고려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바로 조선후기로부터 이어지는 1910, 20년대 야담의 존재 양상을 감안함으로써 1930년대 월간야담과 야담의 성립 과정이 보다 입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의미망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소설과 단편소설의 작가들이 경주하였던 일정한 수준의 창작적 노력과는 성격을 달리하는 대목이 발견된다. 이들 야담 잡지는 소재적 측면에서 지난 왕조의 역사에 대한 회고가 주를 이루며 의식적인 창작의 차원과는 결을 달리하는 면모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두 잡지는 대중의 오락물로 자신의 존재를 규정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한편 월간야담과 야담의 등장과 간행에는 이전 시기 ‘야담(野談)’의 오랜 역사적 동력을 내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전서사로서의 야담이 근대의 새로운 시대와 야담운동이 식민지의 불편한 상황에 정착하지 못한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여기서 조선조 야담전통의 ‘득(得)’과 근대적 출판 상황의 ‘실(失)’을, 역으로 고전서사 전통의 ‘과(過)’와 언론매체와 작가들의 ‘공(功)’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할 필요가 있다. 이때 짧지만 급격한 격동의 변화 기류에 휩쓸렸던 야담 양식 안팎의 다기한 흐름을 세심하게 다루어 두 잡지의 성립 과정에 따른 성격과 위상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2. 야담 잡지의 근대적 기획과 근대 야담의 네트워크
야담 잡지의 출현은 언론매체라는 대중을 향한 근대적 출판 시스템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근대적 기획을 겨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야담 잡지의 경우 간행의 주체였던 윤백남과 김동인이 당시 유명세를 떨쳤던 영화인이자 소설가로서 문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야담 잡지는 월간의 정기적인 발간 형태와 전국의 지국을 통한 판매망을 갖춤으로써 보다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확보하고 있었다.
보다 주목할 야담 잡지의 근대적 기획은 야담이라는 양식에 당대의 저명한 문필가들을 집필진으로 구성하였다는데 있다. 윤백남과 김동인의 발간인 당사자는 물론이고, 월간야담의 경우 신청거(申淸居), 신정언(申鼎言), 윤효정(尹孝定), 이소정(李小汀), 춘금여사(春琴女史), 양백화(梁白華), 일파(一波), 신기원(申基元), 박민수(朴民樹) 등이, 야담에서는 차상찬(車相瓚), 유추강(庾秋岡), 신영순(申永淳), 정문택(鄭文澤), 임경일(林耕一) 등의 필진이 구성되어 정기적으로 혹은 단편적으로 기고하였다. 이들의 면면은 저명 소설가로부터 무명의 신원미상까지 다채롭지만 야담 잡지의 필진으로 구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대 문단의 독특한 네트워크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두 잡지의 집필진이 1910, 20, 30년대의 야담 운동과 흐름에 어떤 연관성을 맺고 있는가도 논의의 대상이다. 특히 이들 집필진 개개인은 저마다의 성향과 특색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나아가 이러한 개별 작가의 취향은 다시 월간야담과 야담으로 모아짐으로써 출간의 과정에서 각 권, 호별로 잡지의 성격과 특색을 달리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두 야담 전문 잡지의 성격을 이해함에 있어 발행자와 함께 집필진과 연계된 근대 야담 전개의 인적 네트워크로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