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주제의 핵심어인 '버내큘라'는 아프리카 전통과 흑인미학이 담긴 미국흑인 구연예술을 충실히 뒷받침하는 개념이다. 버내큘라는 '주인의 집에서 태어난 노예'라는 뜻의 라틴어 '베르나'(verna)에서 파생했는데, 예술 표현의 용어로 쓰일 때에는 '어느 특정한 나라 ...
본 연구주제의 핵심어인 '버내큘라'는 아프리카 전통과 흑인미학이 담긴 미국흑인 구연예술을 충실히 뒷받침하는 개념이다. 버내큘라는 '주인의 집에서 태어난 노예'라는 뜻의 라틴어 '베르나'(verna)에서 파생했는데, 예술 표현의 용어로 쓰일 때에는 '어느 특정한 나라 혹은 지역에 고착한 고유예술'을 나타낸다. 미국흑인 구연예술의 전통에서, 버내큘라는 우세한 문화의 언어 즉 미국영어를 매개로 창조된 텍스트에 들어 있는 '흑인 경험의 표현'들을 가리킨다. 이는 흑인 노예 혹은 이주민들이 선대로부터 전수하고 학습한 아프리카의 전통과, 그것을 바탕으로 미국 땅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전통 간의 창조적인 상호작용에서 발생한 융합적인 표현양식이다. 따라서 이 버내큘라 전통에는 최근 국제예술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대륙의 예술문화와 오늘날 세계적 보편성을 확보한 미국흑인의 예술문화가 복합적으로 녹아 있다. 이러한 생성과정을 지나온 버내큘라 전통은 흑인들의 자기인식과 저항과 인고의 유산을 간직한 채 미국 문화에 새로운 독창성과 다양성을 부여했다. 흑인예술인들은 백인들이 강요하는 서구 중심의 윤리적 가치, 미적 기준, 그리고 세계관 등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에 버내큘라 전통을 활용하여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그들만의 방식을 만들었다. 1920년대 할렘르네상스와 '60년대 흑인예술운동 등 일련의 노력을 통해 흑인예술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던 중, 1980년대에 이르러 게이츠(Henry Louis Gates, Jr.)와 베이커(Houston A. Baker, Jr.) 같은 걸출한 흑인예술비평가들의 저술과 논의에 힘입어 '버내큘라'라는 용어와 개념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버내큘라'는 문화연구와 흑인예술비평에 있어 '디아스포라'(diaspora)와 더불어 주요개념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나, 국내 학계에서는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구체적인 소개도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의 패션 디자인과 건축 분야에서 '버내큘라 디자인' 혹은 '버내큘라 건축' 등 새로운 트렌드로 근래 들어 소개하기 시작했고, 영어학 분야에서 미국흑인들의 영어(AAVE: African American Vernacular English)를 언급할 때 '토착(어)' 혹은 '방언'으로 해석하여 이를 사용하고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버내큘라 개념이 본래 가지고 있는 인문학적 깊이와 미국흑인의 역사적 경험에 비해 다소 피상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토착(土着)'이 '이식(移植)과 정착'이라는 본래의 의미대로 사용된다면 버내큘라의 우리말 번역어로 가장 적절하겠지만, '고착(固着)'의 의미가 강조된 일반적 용례(예: 토착신앙, 토착세력)로 인해 혼란을 줄 우려가 있어 이에 관한 용어 정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렇게 정의와 개념, 그리고 번역어 등에 관한 기본적인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그동안 우리의 학계가 나날이 커지는 버내큘라의 학술적 가치와 국제적 위상에 관심을 덜 기울인 탓이기도 하다. 이에 본 과제는 이러한 학문적 불균형과 불충분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목적으로 미국흑인음악의 기저를 이루는 구연예술을 버내큘라 전통과 연계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탈식민주의나 다문화주의 이론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미국흑인 구연예술에는 "내부 식민" 상태의 지난한 역사 속에서 동화주의와 분리주의의 치열한 논쟁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 이는 근현대의 식민통치를 비롯해 오랜 굴욕의 역사를 지닌 우리에게도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버내큘라 전통은 세계성을 확보한 흑인예술의 기저를 이루고 있어, 이를 연구하는 과정과 결과는 우리의 구전예술뿐 아니라 전반적인 문화예술에 참고할 바를 제시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서구 중심의 시각에 함몰됨 없이 한국 연구자의 "글로컬"(glocal)한 관점을 유지하면서, 버내큘라 전통의 이론과 구연예술의 텍스트들을 다층적인 맥락으로 새롭게 해석하여 우리의 상황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연구결과를 음악교육을 위시한 예술교육과 문화교육의 자료로 활용해서 교육콘텐츠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재차 강조하는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기대효과
이번 과제의 연구결과는 국내외적으로 적잖은 학문적ㆍ사회적 기여를 하리라 기대한다. 우선 학문적 측면에서 볼 때, 구미 백인사회를 중심으로 한 소위 제1세계 학문에 침윤되어 있어 주변부 지역과 마이너 그룹에 대한 연구에 인색한 한국의 학문적 풍토를 개선하고, 그 ...
이번 과제의 연구결과는 국내외적으로 적잖은 학문적ㆍ사회적 기여를 하리라 기대한다. 우선 학문적 측면에서 볼 때, 구미 백인사회를 중심으로 한 소위 제1세계 학문에 침윤되어 있어 주변부 지역과 마이너 그룹에 대한 연구에 인색한 한국의 학문적 풍토를 개선하고, 그동안 학술적 가치에 비해 소홀히 다루어졌던 미국흑인 구연예술과 이를 이론적으로 포괄하는 버내큘라 개념에 대한 관심과 후속연구 의욕을 촉발할 것이다. 이들의 구연예술과 버내큘라는 전통적 고유문화의 특수성과 서구중심적 보편성이 타협점을 찾은 모범사례로서, 구전예술 및 비교문화 연구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즉, 미국의 흑인예술이론가들은 서구의 예술이론을 거부하지 않고 그것을 그들의 표현방식으로 바꾸고, 거기에 새로운 이름 혹은 개념을 부여하여 흑인 고유의 비평원리를 발전시키고 그것을 이용해 자신들의 텍스트를 설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학문적 태도는 아직도 심리적 식민 상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우리 학계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여 한국적 학술연구에 관한 새로운 담론을 요구하는 파급효과를 낳는다. 아울러 이번 연구결과는 실질적으로 음악을 위시한 예술계뿐 아니라 여러 언어의 구전문학 연구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자료와 연구방법론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아프리카 구전문학/예술 연구와 연계하여 그 원류가 미국 땅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하였는가에 관한 다양한 관점의 후속연구를 파생하리라 기대한다. 국외적으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구연예술을 미국과 "특수한" 관계에 놓인 한국인의 다중적인—어쩌면 미국흑인의 '이중의식'보다 더 복잡한—관점으로 연구하는 사례로서 대외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한ㆍ미간의 공동연구뿐 아니라 아프리카를 포함한 국제적 학문교류의 장에서 이 연구결과가 적잖이 공헌하리라 확신한다. 이러한 학문적 성과를 통해 흑인예술과 문화의 가치를 인식하고 버내큘라 전통이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이유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세계에서 흑인이 살기 가장 어려운" 한국사회에서의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간간이 들려오는 미국한인사회 안팎의 한ㆍ흑 갈등을 완화하는 데 있어서도 상호이해의 출발점으로서 사회적 기여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본 연구과제는 문학과 음악을 비롯한 예술교육콘텐츠의 다양화와 내실화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도 그 의미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 영문학교육에 있어 아프리카계 문학의 가치와 최근 국제학계의 동향을 반영한 재정전화(re-canonization)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도 미국흑인 구연문학 못지않게 풍부한 콘텐츠와 높은 완성도를 지닌 구전(구비)문학이 많이 있다. 따라서 미국흑인 문학가와 예술가, 그리고 학자들이 구연예술을 연구하고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과정과 방식을 면밀히 살펴보는 작업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와 여러 가능성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이번 과제의 연구 성과는 대중예술 특히 대중음악에 대한 예술적 정체성을 옹호하여, 그동안 학술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 분야의 종사자들이 예술인으로서의 자존감을 잃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이러한 학술적 분위기가 확산되면 흑인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대중예술인들의 미학적 정체성을 제공하는 후속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이 연구결과는 음악교육을 위시한 예술교육과 문화교육의 자료로 활용되어 교육콘텐츠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최근 여러 각도에서 논의되고 강화되고 있는 다문화이해교육의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데에도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연구요약
본 연구는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는 구연예술과 버내큘라 전통, 그리고 이와 관련한 하위 장르의 텍스트들을 비교문화적 분석방법을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즉, 텍스트를 단순히 평면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넘어, 텍스트가 생성되고 향유되는 역사적ㆍ사회적ㆍ문화적 맥락을 ...
본 연구는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는 구연예술과 버내큘라 전통, 그리고 이와 관련한 하위 장르의 텍스트들을 비교문화적 분석방법을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즉, 텍스트를 단순히 평면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넘어, 텍스트가 생성되고 향유되는 역사적ㆍ사회적ㆍ문화적 맥락을 다층적으로 분석하여 버내큘라 전통이라는 메타텍스트의 범주에서 상호 연계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할 것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버내큘라 전통의 독자적 체계를 구축한 학자와 예술가, 그리고 교육자들의 활동 방식에 관한 고찰도 함께 이루어질 예정인데, 이는 향후 연구결과를 학술적으로 연계하거나 실제적인 교육콘텐츠로 개발 및 활용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한 연차별 중점연구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 및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 1년차 (2013. 7. 1. ~ 2014. 6. 30.) : '버내큘라 전통과 음악시'를 중심으로 먼저 버내큘라 전통의 개념, 정의, 범주, 역사 등에 관한 기초자료들을 <참고문헌>에 제시한 관련 저서와 선집들을 통해 수집하고 정리한 후에, 구연예술 중에서 문학과 음악의 융합 양상이 충실히 반영된 음악시(music poetry)를 중심으로 텍스트를 분석할 것이다. 미국흑인 음악시는 노동요에서부터 힙합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연예술에 사용된 가사의 형식과 주제뿐 아니라 음악적 기법과 분위기 등 모든 요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차용하여 문학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1차 년도에는 음악시의 작품조사 범위를 노동요에서 재즈까지로 정하여, '문학의 음악화' 혹은 '음악의 문학화'의 여러 양태를 연구하게 된다. 나. 2년차 (2014. 7. 1. ~ 2015. 6. 30.) : '즉흥서술시와 민간속요'를 중심으로 음악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버내큘라 전통의 음악적 자산은 2차년도의 중점 연구대상인 즉흥서술시와 민간속요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미국흑인 민담은 대개 아프리카 고유의 언어유희적 어법인 '시그니파잉'(signifying)(cf. 구조주의 언어학에서 사용하는 '기표'와는 별개의 것임)을 사용한 즉흥서술시의 형태를 즐겨 취하는데, 이러한 음악적 구연방식을 '토스트'(toasts)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민간속요 즉 포크 발라드(folk ballads)는 운율이 있는 서사적 구전가요로, 대개 토스트에서 다룬 이야기를 보다 음악적으로 만든 경우가 많은데, 특히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남북전쟁과 노예해방, 그리고 흑인인권운동 등 전환기와 격동기의 사회상을 배경으로 흥미로운 서사와 캐릭터를 담고 있다. 본 과제의 2년차 연구는 즉흥서술시와 민간속요의 텍스트를 주요 주제 및 캐릭터에 따라 재정리하여 분석한 후 이를 버내큘라 전통의 사회ㆍ문화적 맥락과 연결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1차대전 이후 주류문화에 염증을 느끼고 흑인예술에서 문화적 대안을 찾고자 했던 백인들의 취향과, 이 기회를 민족적 자부심과 정체성 확립에 활용한 흑인들의 문화적 태도가 맞물린 '할렘르네상스'에 대하여 한국인 관점의 재해석 연구가 함께 이루어질 것이다. 다. 3년차 (2015. 7. 1. ~ 2016. 6. 30.) : '힙합시와 랩'을 중심으로 3년차는 구연예술의 버내큘라 전통을 재정리하고 마무리하는 단계로서, 버내큘라 예술의 모든 요소가 종합적으로 담겨 있는 힙합시(hiphop poetry)와 랩(rap)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는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도 한동안 용어상 힙합과 랩이 혼용된 적이 있으나, 엄밀히 말하면, 힙합은 하나의 종합적인 장르이고 랩은 연행의 표현방식이다. 글로벌문화로서 전성기를 구가하는 힙합음악의 랩은 한마디로 미국흑인 구연예술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고, 연행방식과 예술적 완성도에 있어서 우리의 판소리나 현대사설시조에 비견할 만하다. 여기에는 그들의 역사와 정치ㆍ사회적 현실이 고유의 전통적 구연방식으로 표현되는 특수성과 세계 곳곳에서 유행할 만한 보편성이 내재한다. 연구의 중점 내용은 1960년대 흑인예술운동을 전후하여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 혁신적 구연시(口演詩)의 텍스트 분석을 통해, 버내큘라 전통의 맥락을 탐사하고 힙합시와 랩으로 이어지는 변천과정을 추적하는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문학과 음악뿐 아니라 무용까지 곁들여 종합예술적 성격이 다분한 구연시가 1970년대를 거치면서 힙합시로 발전하고 힙합음악의 랩에 영향을 주거나 아예 랩 그 자체로 사용되는 과정을 작품의 다층적 비교분석을 통해 살펴볼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버내큘라는 '주인의 집에서 태어난 노예'라는 뜻의 라틴어 '베르나'(verna)에서 파생했는데, 예술 표현의 용어로 쓰일 때에는 '어느 특정한 나라 혹은 지역에 고착한 고유예술'을 나타낸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버내큘라 전통예술 중 구연예술(구전예술)과 관련이 있는 ...
버내큘라는 '주인의 집에서 태어난 노예'라는 뜻의 라틴어 '베르나'(verna)에서 파생했는데, 예술 표현의 용어로 쓰일 때에는 '어느 특정한 나라 혹은 지역에 고착한 고유예술'을 나타낸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버내큘라 전통예술 중 구연예술(구전예술)과 관련이 있는 것들로는 노동요와 민간속요, 영가와 가스펠, 그리고 블루스와 재즈를 거쳐 소울과 힙합 등으로 얽혀 이어지는 음악적 유형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퍼포먼스의 성격이 짙은 기도문과 설교문, 그리고 즉흥서술시와 민담 등의 서사적 유형이 있는데, 이처럼 구연예술은 버내큘라 예술전통과 대부분 겹쳐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편의상 음악적 유형과 서사적 유형으로 나눈 것도 사실 정확한 구분이 아니다. 왜냐하면 음악적 유형의 버내큘라에 서사적 요소가 다분하고, 서사적 유형의 버내큘라에도 음악적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국흑인의 구연예술과 버내큘라 전통은 서사와 음악을 함께 버무린 융ㆍ복합적 개념이다. 본 연구는 이처럼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는 구연예술과 버내큘라 전통, 그리고 이와 관련한 하위 장르의 텍스트들을 비교문화적 분석방법을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즉, 텍스트를 단순히 평면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넘어, 텍스트가 생성되고 향유되는 역사적ㆍ사회적ㆍ문화적 맥락을 다층적으로 분석하여 버내큘라 전통이라는 메타텍스트의 범주에서 상호 연계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버내큘라 전통의 독자적 체계를 구축한 학자와 예술가, 그리고 교육자들의 활동 방식에 관한 고찰도 함께 이루어졌는데, 이는 향후 연구결과를 학술적으로 연계하거나 실제적인 교육콘텐츠로 개발 및 활용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영문
The “vernacular” comes from the Latin - verna, a slave born in his master’s house. In the context of art, the term refers to traditional art that is received by a particular region or country. In the tradition of orally narrated African-American art, ...
The “vernacular” comes from the Latin - verna, a slave born in his master’s house. In the context of art, the term refers to traditional art that is received by a particular region or country. In the tradition of orally narrated African-American art, the vernacular is defined as the expression of African-American experience that is found in the texts that are created in the form of the predominant (i.e. white) culture including language and art. This style of expression springs from the creative interaction between the African tradition that has been transmitted and learned by African-American slaves or migrants from their ancestors and a new one that is locally invented based on their own tradition. Exploring African-Americans’ oral art and their vernacular tradition, which are organically connected to each other, this study focuses on music poetry (such as blues poems and hip-hop poems) and folk ballads, and reflects on the identity of the vernacular oral performances through a contextual consideration of their lyrics and words. The ultimate goal of this study is to raise awareness of the academic value of the vernacular and to contribute to enriching the integrated education content by encouraging the results of this research to be used as arts (music, above all) and culture education materials.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본 연구주제의 핵심어인 '버내큘라'는 아프리카의 문화적 전통과 미학이 담긴 미국흑인 구연예술을 충실히 뒷받침하는 개념이다. 버내큘라는 '주인의 집에서 태어난 노예'라는 뜻의 라틴어 '베르나'(verna)에서 파생했는데, 예술 표현의 용어로 쓰일 때에는 '어느 특정한 ...
본 연구주제의 핵심어인 '버내큘라'는 아프리카의 문화적 전통과 미학이 담긴 미국흑인 구연예술을 충실히 뒷받침하는 개념이다. 버내큘라는 '주인의 집에서 태어난 노예'라는 뜻의 라틴어 '베르나'(verna)에서 파생했는데, 예술 표현의 용어로 쓰일 때에는 '어느 특정한 나라 혹은 지역에 고착한 고유예술'을 나타낸다. 미국흑인 구연예술의 전통에서, 버내큘라는 우세한 문화의 언어 즉 미국영어를 매개로 창조된 텍스트에 들어 있는 '흑인 경험의 표현'들을 가리킨다. 이는 흑인 노예 혹은 이주민들이 선대로부터 전수하고 학습한 아프리카의 전통과, 그것을 바탕으로 미국 땅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전통 간의 창조적인 상호작용에서 발생한 융합적인 표현양식이다. 따라서 이 버내큘라 전통에는 최근 국제예술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대륙의 예술문화와 오늘날 세계적 보편성을 확보한 미국흑인의 예술문화가 복합적으로 녹아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버내큘라 전통예술 중 구연예술과 관련이 있는 것들로는 노동요와 민간속요, 영가와 가스펠, 그리고 블루스와 재즈를 거쳐 소울과 힙합 등으로 얽혀 이어지는 음악적 유형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퍼포먼스의 성격이 짙은 기도문과 설교문, 그리고 즉흥서술시와 민담 등의 서사적 유형이 있는데, 이처럼 구연예술은 버내큘라 예술전통과 대부분 겹쳐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편의상 음악적 유형과 서사적 유형으로 나눈 것도 사실 정확한 구분이 아니다. 왜냐하면 음악적 유형의 버내큘라에 서사적 요소가 다분하고, 서사적 유형의 버내큘라에도 음악적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국흑인의 구연예술과 버내큘라 전통은 서사와 음악을 함께 버무린 융ㆍ복합적 개념이다. 본 연구는 이처럼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는 구연예술과 버내큘라 전통, 그리고 이와 관련한 하위 장르의 텍스트들을 비교문화적 분석방법을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즉, 텍스트를 단순히 평면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넘어, 텍스트가 생성되고 향유되는 역사적ㆍ사회적ㆍ문화적 맥락을 다층적으로 분석하여 버내큘라 전통이라는 메타텍스트의 범주에서 상호 연계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버내큘라 전통의 독자적 체계를 구축한 학자와 예술가, 그리고 교육자들의 활동 방식에 관한 고찰도 함께 이루어졌는데, 이는 향후 연구결과를 학술적으로 연계하거나 실제적인 교육콘텐츠로 개발 및 활용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이번 과제의 연구결과는 국내외적으로 적잖은 학문적ㆍ사회적 기여를 하리라 기대한다. 우선 학문적 측면에서 볼 때, 구미 백인사회를 중심으로 한 소위 제1세계 학문에 침윤되어 있어 주변부 지역과 마이너 그룹에 대한 연구에 인색한 한국의 학문적 풍토를 개선하고, 그 ...
이번 과제의 연구결과는 국내외적으로 적잖은 학문적ㆍ사회적 기여를 하리라 기대한다. 우선 학문적 측면에서 볼 때, 구미 백인사회를 중심으로 한 소위 제1세계 학문에 침윤되어 있어 주변부 지역과 마이너 그룹에 대한 연구에 인색한 한국의 학문적 풍토를 개선하고, 그동안 학술적 가치에 비해 소홀히 다루어졌던 미국흑인 구연예술과 이를 이론적으로 포괄하는 버내큘라 개념에 대한 관심과 후속연구 의욕을 촉발할 것이다. 이들의 구연예술과 버내큘라는 전통적 고유문화의 특수성과 서구중심적 보편성이 타협점을 찾은 모범사례로서, 구전예술 및 비교문화 연구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즉, 미국의 흑인예술이론가들은 서구의 예술이론을 거부하지 않고 그것을 그들의 표현방식으로 바꾸고, 거기에 새로운 이름 혹은 개념을 부여하여 흑인 고유의 비평원리를 발전시키고 그것을 이용해 자신들의 텍스트를 설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학문적 태도는 아직도 심리적 식민 상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우리 학계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여 한국적 학술연구에 관한 새로운 담론을 요구하는 파급효과를 낳는다. 아울러 이번 연구결과는 실질적으로 음악을 위시한 예술계뿐 아니라 여러 언어의 구전문학 연구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자료와 연구방법론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아프리카 구전문학/예술 연구와 연계하여 그 원류가 미국 땅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하였는가에 관한 다양한 관점의 후속연구를 파생하리라 기대한다. 본 연구과제는 문학과 음악을 비롯한 예술교육콘텐츠의 다양화와 내실화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도 그 의미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 영문학교육에 있어 아프리카계 문학의 가치와 최근 국제학계의 동향을 반영한 재정전화(re-canonization)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도 미국흑인 구연문학 못지않게 풍부한 콘텐츠와 높은 완성도를 지닌 구전(구비)문학이 많이 있다. 따라서 미국흑인 문학가와 예술가, 그리고 학자들이 구연예술을 연구하고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과정과 방식을 면밀히 살펴보는 작업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와 여러 가능성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이번 과제의 연구 성과는 대중예술 특히 대중음악에 대한 예술적 정체성을 옹호하여, 그동안 학술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 분야의 종사자들이 예술인으로서의 자존감을 잃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이러한 학술적 분위기가 확산되면 흑인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대중예술인들의 미학적 정체성을 제공하는 후속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이 연구결과는 음악교육을 위시한 예술교육과 문화교육의 자료로 활용되어 교육콘텐츠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최근 여러 각도에서 논의되고 강화되고 있는 다문화이해교육의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데에도 기여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