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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례에 있어서 불상의 기능과 그 의미의 변천에 관한 연구
The Buddha Image; the change of its function and role in ritual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4S1A5A8019008
선정년도 2014 년
연구기간 3 년 (2014년 05월 01일 ~ 2017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주수완
연구수행기관 고려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1. 동아시아 불교의례에서 상 숭배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본 연구는 우리나라 불교의례에 있어 핵심을 이루고 있는 불상예불이 언제부터 성립되었으며, 어떻게 변화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가에 대한 연구이다. 종교의례에서 ‘상 숭배’는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지만, 인류4대 종교는 원래 상 숭배에 부정적인 성향을 보였다. 따라서 종교의례에 있어서 ‘상 숭배’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자들은 불상이라는 예배대상의 창안에 대하여 연구해왔지만, 이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상을 숭배하는 것의 기원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불상이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불상 안에 사리를 넣어 숭배하거나, 혹은 불상이 장엄하고 있는 불탑을 숭배하는 것은 불상 자체에 대한 숭배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불교의례에서의 불상 숭배는 불사리가 봉안여부와 무관하게 존숭되고 있다. 중앙아시아와 중국에 이르러서 불상들은 그 자체로서 기적을 일으키는 존재로서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순수하게 시각적 이미지에 대한 숭배라는 점에서 미술사 연구에서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시각 이미지 그 자체가 존재의미를 가지고 숭배되기 시작한 역사에 관한 연구이다.

    2. 종교의례에 있어서 상의 기능은 무엇인가?
    사찰과 성당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성상 앞에서 기도하고 소원을 빈다. 종교문화에 있어서 원래부터 성상은 사람들의 소원을 받아주는 존재였을까? 성상의 그러한 기능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지만, 원래 종교적으로 성상이 금기시됨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조금 다른 종교적 기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교에 있어서는 그 기능이 크게 ①공양(供養) ②기념(記念) ③관불(觀佛) ④현현(顯現) 이상 네 가지로 크게 구분될 수 있음을 밝혀보고자 한다. ①공양은 세속인들인 석가모니에게 주로 음식을 공양하던 관습을 석가모니 사후에도 지속하기 위한 것이다. 원래 이 기능은 불탑이 담당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마도 간다라 문화권에서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아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성상의 영향을 받아 추상적인 형태의 불탑보다는 시각적으로 생전의 붓다를 연상시키는 불상이 불탑숭배의 효과를 더 극대화시켜주었을 것이다. ②기념은 특정 장소가 붓다가 어떤 기적이나 설법을 행했던 곳임을 기념하기 위한 기능이다. 깨달음을 얻은 곳, 첫 설법을 행한 곳, 도리천에서 내려온 곳, 독룡을 위해 설법한 곳, 제석굴에서 설법한 것 등을 기념하기 위해 특정 장소에 상징적으로 세워졌다. ③관불은 명상의 도구로서의 불상의 기능이다. 관불이란 붓다를 열심히 머릿속에 떠올리면 실제로 붓다가 수행자 앞에 나타난다는 신념을 말한다. 불상은 그러한 수행의 결과로 드러나는 붓다를 형상으로 미리 만들어 이미지를 더 잘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④현현은 관불의 결과로 나타나는 이미지와 비슷하지만 보조적 존재로서 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상 자체가 현현한 붓다임을 믿는 것이다.
    대체로 이 기능들은 ①번에서부터 ④번으로 발전해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에서 행해지는 상 숭배는 ④번의 역할이 극대화된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상’ 기능의 발생과 변화에 대한 고찰이다.

    3. 무엇을 밝히고자 함인가?
    앞서 제시한 네 가지 ‘상의 기능’ 개념은 불상의 도상이 지니는 다양한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줄 수 있다. 마치 물리학에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힘’을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의 네 가지로 분류하여 보다 간명하게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것처럼, 다양한 불교도상을 이 네 가지 기능으로 설명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작적 정의가 필요한 이유는 흔히 종교미술은 엄격하고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상 종교미술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를 해석하기 위한 하나의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를 내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래 항마촉지인의 도상은 인도의 경우 보드가야에서의 붓다의 성도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동아시아에서는 ‘영산회상도’의 법화경을 설법하는 석가모니의 도상으로 사용된 것일까? 과연 이러한 현상을 ‘종교미술은 엄격하게 경전에 의거해서 제작된다’는 통념만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그러나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네 가지 개념 중에서 예를 들어 ‘기념’이라는 보다 근원적 기능의 측면에서 해석해보면, 항마촉지인 도상은 더 이상 보드가야의 성도상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석가모니의 특정행위를 기념하기 위한 도상으로 재해석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변화하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종교미술의 변용의 매커니즘을 발견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표이다.
  • 기대효과
  • 1. 도상해석학적 연구의 활성화와 고대 불교조각의 재해석
    지금까지 불교도상학은 성상의 존명을 밝히는데 집중되어 왔다. 석굴암의 본존불이나 반가사유상의 존명 문제는 한국불교미술사에 있어서 오랜 도상학적 과제였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작품이 지닌 원래의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새로운 작품이 발견되지 않고, 도상해석을 위한 문헌자료도 제약이 따르는 상황 속에서 고대 불교미술에 대한 도상학적 연구는 새로운 연구방향을 모색해야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전통적인 도상해석학을 종교의례와 연관시켜 고찰해봄으로써 불교조각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상의 기능’은 각각 도상학적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이를 통해 매우 다양한 ‘성상’ 앞에서 과거의 사람들은 어떤 의미를 읽어냈는지를 통해 작품이 지니는 원래의 의도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앞으로의 불교미술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현재의 불교미술은 전통미술의 범주에서 다루어지고 있고, 따라서 엄격한 규범이 요구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불교미술 창작자들은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불교미술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규범을 요구하는 이론가의 입장과 달리 불교미술은 규범에 얽매여 항상 같은 모습으로 제작되었던 것이 아니며, 또한 창작자들의 욕구처럼 개인적 취향에 따라 임의적으로 그려졌던 것도 아니었다. 전통의 고수와 개인적 취향의 반영이라는 양극단의 견해로는 이 시대에 요구되는 종교미술을 생산해낼 수 없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 연구는 종교미술의 규범이란 눈에 보이는 시각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매커니즘 자체에 있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작되는 도상이 정확히 의례에서 어떤 기능을 하기를 원하는가에 대한 분석이 요구된다. 따라서 창작자는 기존의 도상이 지니는 기능적 의미를 이해한다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에 따라 도상을 적절하게 결합시키고 조합시킴으로써 새로운 도상을 창출할 수 있다. 이들 간명한 네 가지 의례적 기능들은 불교미술에 있어서 마치 레고블럭 같은 기본단위이며, 생물학에서의 유전자와도 같은 가장 작은 의미단위들이 될 것이다.

    3. 한국의 불교미술은 고립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흔히 우리나라 불교미술이 독자적인, 혹은 독창적이고 고유한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조선시대와 같은 후대로 내려올수록 중국과의 교류관계는 적어지고 우리 민족 고유의 해학성이 가미된 미술로 변화한다고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조선시대라고 할지라도 명·청시기 중국 불교미술의 영향은 간과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불교미술의 영향력이 우리 불교미술을 중국 불교미술의 아류로 격하시키는 것은 아니다. 불교미술이 불교를 내재하고 있는 한 불교문화권에서는 강한 공통적 기반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불교미술과 외부 세계 불교미술의 차이점만 볼 것이 아니라, 그것이 기반하고 있는 공통의 기반 위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고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불교미술 보편의 이해에 기반을 두지 않고 우리나라 불교미술의 특수성, 독자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자칫 우리 불교미술은 불교의 본질에서 벗어나 고립된 상태로서 해석될 여지가 있다.

    4. 티베트·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접근
    우리나라에서 티베트 불교미술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동남아시아 불교미술사 연구는 근래에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전문연구인력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본 연구자 역시 인도, 중국, 한국 불교미술사의 범주에서 연구해 왔기 때문에 3년간의 연구를 통해 티베트, 동남아시아 분야 연구에 본격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존에서와 같이 인도-중앙아시아-중국-한국으로 이어지는 불교전파의 루트만으로는 우리 불교미술의 형성과정을 명확하게 인식하기 어렵고, 단지 전파론적인 입장에서만 바라보는데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일하게 인도에서 발생했음에도 티베트와 동남아시아에 나타나는 불교문화는 매우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때문에 우리 불교미술과 직접적인 영향관계가 보이지 않으므로 연구대상에서 소외되어 있었지만, 그 차이점을 통해 오히려 북방루트로 전해진 불교미술이 수동적으로만 전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 중에서 주체적으로 선택된 양식으로 수용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의 ‘상의 의미와 기능’이라는 국한된 부분이긴 하지만, 본 연구자가 접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들 지역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여 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가 활성화되는데 기여하고, 나아가 대학원생들을 연구에 참여시켜 추후 티베트·동남아 불교미술사 연구자가 배출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한다.
  • 연구요약

  • 1. 연구목적
    본 연구는 불탑 중심의 불교의례가 불상 중심의 의례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불교의 전파 루트인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 해양루트로 나누어 고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불상이 공양의 대상으로서 봉헌되었던 단계로부터 점차 특정공간에서 이식하여 전혀 다른 공간에서 기념하는 성격, 관불의 보조적 수단으로서의 성격, 그리고 현현을 상징하는 성격으로 변화·발전하는 과정을 미술사적으로 설명해보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이들 단순한 네 가지의 의미가 어떻게 새로운 의미로 확장될 수 있는가를 통해 시각적 의미, 혹은 문화적 기호가 재생산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2. 연구내용
    본 연구는 크게 두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보드가야의 마하보디 사당에서 시작된 “힌두사원 건축양식+항마촉지인 성도상”의 개념이 남인도를 거쳐 스리랑카에서 유행하고, 이어 버마,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크게 성행하게 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흐름이다. 두 번째는 파키스탄 스와트 지역에서 발견되는 마애불이 티베트,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국 감숙성의 석굴사원들에서 어떻게 대형 존상으로 발전하는가를 추적하는 흐름이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우리나라 불교미술에 있어서도 석굴암과 같은 항마성도상과 서산마애불과 같은 마애불이 유행하는데 기반이 되었다. 나아가 마애불은 일본에까지 영향을 끼쳐서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는 마애불들을 큐슈 지역에 새겨지게 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점차 대형화되다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대형 괘불화로 변화했던 것으로 보고 그 과정을 규명해보고자 한다. 항마촉지인 도상은 마하보디 사당이라는 장소성을 상징하는 것이었지만, 점차 그러한 신성한 장소를 자국으로 옮겨오고자 하는 개념이 강해지면서, 그 안에 봉안된 촉지인 불좌상은 보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제작되었으며, 이를 통해 장소성을 뛰어넘어 마치 항마촉지인 도상이 봉안된 장소가 어디이건 그곳이 바로 마하보디 사당이라는 강한 믿음으로 발전하게 된 과정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3. 연구방법
    전체 연구는 매우 방대한 내용이지만, 중국, 중앙아시아, 인도 등지에서 본 연구자가 이미 답사하고 조사한 지역은 중복해서 답사하지 않는다. 이번에 중점적으로 조사되는 지역은 3년에 걸쳐서 ①파키스탄 북부의 스와트 계곡, ②티베트, 동남아시아 중 ③스리랑카, ④버마·태국, ⑤중국 감숙성 석굴사원, ⑥일본 큐슈지역이다. 이들 지역을 6개 군으로 나누어 매년 여름·겨울 방학을 이용하여 답사한다. 특히 마애불 및 항마촉지인 도상의 발생과 확산에 중점을 두고 이와 관련된 유적에 대하여 조사를 집중할 예정이다. 마애불과 항마촉지인 도상은 ‘상 숭배’ 개념의 발전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속적으로 불탑 숭배가 불교의례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애불은 불상 단독으로도 암벽에 새겨져 기능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항마촉지인 불상은 불전도에는 자주 등장하지만, 단독상으로는 원래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당에 국한된 존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인도 외부로 전파되면서 점차 단독상의 주요 도상으로 차용되기 시작했다. 이 역시 ‘상 숭배’의 발전과정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보드가야 사당을 직접적으로 모방한 사원도 볼 수 있는데, 그만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마하보디 사당을 동경해왔고, 따라서 항마촉지인 성도상도 적극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의 조사를 위하여 이 지역에서 이루어진 ‘상 숭배’를 기록에 남긴 문헌들을 충실히 조사하여 그 내용을 추출하고, 현재 남아있는 유구 및 현장에서 실제 행해지고 있는 불교의례와의 비교를 통하여 이른 시기 불상숭배의 양상을 복원적으로 고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 연구에서는 불상의 불교의례적 기능이 크게 네 단계를 통해 발전했음을 밝히고자 했다. 첫 번째 단계는 “공양”의 단계로서 원래 석가모니에게 했던 공양을 석가모니의 입멸 이후 대신하여 받는 존재로서의 불상이다. 두 번째 개념은 “기념”의 개념으로서 원래는 각각의 성지를 상징하는 개념이었다. 즉, 성도지 보드가야를 상징하는 항마촉지인, 첫 설법을 행한 사르나트를 상징하는 초전법륜인, 열반지 쿠쉬나가라를 상징하는 열반상, 도리천에서의 강하를 상징하는 삼존불입상 등이 그러한 사례이다. 이러한 불상은 원래 그 지역에서 봉안되었을 때에만 의미가 있었지만, 점차 다른 지역에서도 봉안되어 마치 그 지역이 원래의 지역처럼 신성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데 상징적으로 작용했다. 세 번째 단계는 “관상”으로서 흔히 불교에서 말하는 염불수행을 위한 보조적 도구였다. 염불이란 열렬하게 부처를 보고자 하면 실제로 부처를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이며, 나아가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극락세계를 머리에 그려보는 연습을 하면 실제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에 맞춰 불상이나 극락세계를 형상화해놓고 이를 염불의 도구를 사용하여 보다 명료하게 이미지가 떠오르게 하는 도구로서의 불상이다. 네 번째 단계는 “현현”으로서 점차 불상이 스스로 기적을 일으키는 존재가 되었다. 근·현대적 불상의 이미지는 바로 마지막 단계를 대변한다. 즉 소원을 이루어주는 주체로서의 불상 개념이다.
  • 영문
  • This study tried to investigate the four stages in development of Buddha images for Buddhist ritual function. The first stage is a Buddhist statue as a object of "sacrificial service" that was originally given to Shakyamuni after the Nirvana of Shakyamuni. The second concept was "memorial", which originally symbolized each of the sacred places as Bodhgaya, Sarnath and Kushnagar. These Buddha images were only meaningful when they were originally encircled in the area, but they gradually became enshrouded in other areas, symbolically acting as if the area had a divine meaning as the original holy places. The third stage was an auxiliary tool for the Buddhist practice which is often referred to as “recalling Buddha image”. The fourth stage is the concept of "advent of Buddha", through which Buddha statues gradually become miracles themselves. The image of modern Buddha statues represent the very last stage. In other words, it is a Buddha image concept as a subject that makes people’s wishes tru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 연구는 우리나라 불교의례에 있어 핵심을 이루고 있는 불상예불이 언제부터 성립되었으며, 어떻게 변화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가에 대한 연구이다. 종교의례에서 ‘상 숭배’는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지만, 인류4대 종교라고 일컬어지는 기독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는 원래 상 숭배에 부정적인 성향을 보였다. 따라서 종교의례에 있어서 ‘상 숭배’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자들은 불상이라는 예배대상의 창안에 대하여 연구해왔지만, 이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상을 숭배하는 것의 기원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불상이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불상 안에 사리를 넣어 숭배하거나, 혹은 불상이 장엄하고 있는 불탑을 숭배하는 것은 불상 자체에 대한 숭배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불교의례에서의 불상 숭배는 불사리가 봉안여부와 무관하게 존숭되고 있다. 중앙아시아와 중국에 이르러서 불상들은 그 자체로서 기적을 일으키는 존재로서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순수하게 시각적 이미지에 대한 숭배라는 점에서 미술사 연구에서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시각 이미지 그 자체가 존재의미를 가지고 숭배되기 시작한 역사에 관한 연구이다.
    실제로 사찰과 성당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성상 앞에서 기도하고 소원을 빈다. 종교문화에 있어서 원래부터 성상은 사람들의 소원을 받아주는 존재였을까? 성상의 그러한 기능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지만, 원래 종교적으로 성상이 금기시됨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조금 다른 종교적 기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교에 있어서는 그 기능이 크게 ①공양(供養) ②기념(記念) ③관불(觀佛) ④현현(顯現) 이상 네 가지로 크게 구분될 수 있음을 밝혀보고자 한다. ①공양은 세속인들인 석가모니에게 주로 음식을 공양하던 관습을 석가모니 사후에도 지속하기 위한 것이다. 원래 이 기능은 불탑이 담당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마도 간다라 문화권에서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아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성상의 영향을 받아 추상적인 형태의 불탑보다는 시각적으로 생전의 붓다를 연상시키는 불상이 불탑숭배의 효과를 더 극대화시켜주었을 것이다. ②기념은 특정 장소가 붓다가 어떤 기적이나 설법을 행했던 곳임을 기념하기 위한 기능이다. 깨달음을 얻은 곳, 첫 설법을 행한 곳, 도리천에서 내려온 곳, 독룡을 위해 설법한 곳, 제석굴에서 설법한 것 등을 기념하기 위해 특정 장소에 상징적으로 세워졌다. 특히 께달음을 얻은 장소인 보드가야의 마하보디 사당에는 항마성도상이 봉안되었으며, 처음 설법을 했던 녹야원(사르나트)에는 초전법륜인을 한 상이, 열반한 장소인 쿠쉬나가라에는 누워있는 열반상이 각각 그 지역성을 상징하며 제작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들은 원래 문맥상 이와 같은 의미를 지닌 특정장소에서만 봉안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다른 곳에서 이러한 상이 봉안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불상의 기능이 확대됨에 따라 점차 특정 장소에서만 의미를 지니던 상들이 다른 장소에서도 의미를 지니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③관불은 명상의 도구로서의 불상의 기능이다. 관불이란 붓다를 열심히 머릿속에 떠올리면 실제로 붓다가 수행자 앞에 나타난다는 신념을 말한다. 불상은 그러한 수행의 결과로 드러나는 붓다를 형상으로 미리 만들어 이미지를 더 잘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이는 불상이 앞의 두 단계, 즉 공양의 대상, 혹은 특정 장소성을 상징하던 기능을 넘어 보편적으로 그 이미지의 재현이라는 속성 때문에 봉안되기 시작한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④현현은 관불의 결과로 나타나는 이미지와 비슷하지만 보조적 존재로서 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상 자체가 현현한 붓다임을 믿는 것이다. 특히 붓다 뿐 아니라 보살도 등장하여 본격적으로 이러한 상들이 기적을 일으키는 존재로 숭앙되기 시작했다. 현대의 종교에서 신상 앞에서 기도하고 소원을 비는 전통은 사실상 마지막 기능의 극대화된 양상이다. 신이 인간 사회에서 기적을 일으키는 설화는 물론 보다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상이 직접 기적을 일으키는 사례는 비교적 후대에 나타난 것인데,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는 삼국시대만 하더라도 부처나 보살의 기적이 관념적이고 비가시적으로 일어난 반면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러서는 상 자체가 기적을 일으키는 것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상을 보다 사실적 양식으로 제작되었다.
    대체로 이 기능들은 ①번에서부터 ④번으로 발전해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에서 행해지는 상 숭배는 ④번의 역할이 극대화된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상’ 기능의 발생과 변화에 대한 고찰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는 우선 불교미술의 도상해석학적 연구에 있어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석가모니의 초전법륜지인 사르나트를 대표하는 ‘초전법륜상’은 일본 호류지 금당벽화에서는 아미타불의 도상으로 사용되었고, 상키샤를 대표하는 ‘도리천강하상’은 관경변상도의 아미타내영도로 차용되었다. 엄격한 규범과 소의경전에 따라 제작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도상이라는 것은 하나의 존상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존격으로 변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도상해석학은 왜 초전법륜과 도리천강하를 상징하는 도상이 각각 아미타불과 아미타내영도를 상징하는 도상으로 바뀌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렇게 하나의 도상이 다른 의미를 가지고 변용되는 것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는 전제 하에 그 원인을 밝혀내고자 했다. 또한 그 원인을 이해하게 되면 몇 종류의 도상적 코드만으로도 수많은 도상적 의미를 재생산해낼 수 있다. 도상의 다양한 변용은 언뜻 규칙없이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엄격한 원리를 가지고 이루어진다. 그때 그 엄격한 보이지 않는 원리가 무엇인가를 도상의 가장 궁극적 의미에서 살펴보는 연구이다. 즉 ‘불상의 기능’을 추적하는데 있어서 도상해석학적으로 접근하여 궁극적으로 불교에서의 ‘상’은 ‘공양’, ‘기념’, ‘관불’, ‘현현’의 네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해 보았다.
    예를 들어 수많은 불상이 제작된 간다라 지역에서 나타나는 불상의 수인은 설법인과 선정인에 국한되어 있다. 반면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등지에서는 항마촉지인이 많이 유행했다. 왜 인도에서는 항마촉지인이 유행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를 밝히기 전에 이를 통해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인도에서의 상의 기능에서는 항마촉지인은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상학이 ‘상의 기능’이라는 궁극적 고찰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이는 앞서 ‘연구목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첫 번째 단계에서 상의 기능은 공양과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즉, 실제 신도들은 석가모니의 생전에 공양을 할 경우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석가모니로부터 법보시, 즉 설법을 들었다. 혹은 경전에 의하면 명상중인 석가모니를 찾아가 음식을 공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드가야에서 발생했던 항마의 장면은 공양을 하고자 하는 신도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전제를 배경으로 각 단계별로 상의 기능과 도상의 연관성을 통해 상의 네 가지 기능이 불교의 도상해석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되면, 보다 유용하게 수많은 불교도상의 변용된 코드들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궁극적으로 인간이 문화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창안해내는 매커니즘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성상의 두번째 기능인 기념적 성격은 초전법륜인의 불좌상 도상을 통해 살펴보았다. 원래 사르나트에서의 석가모니의 첫 설법을 상징하는 수인은 기존의 시무외인형 설법인과는 구별되는 사르나트만의 특별한 설법인으로서 고안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동아시아에 이르러 아미타불의 수인으로 차용된 이유는 석가모니가 중생구제를 위해 사르나트에서 첫 설법을 행했다는 사실과 아미타불이 중생구제를 위해 서방극락정토에서 설법을 시작했다는 의미가 서로 대응구조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았다. 이 수인은 "법륜을 굴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인데, 원래는 실제 법의 바퀴를 손으로 굴리는 모습으로 표현되었지만, 점차 손가락으로 바퀴 모양을 만들어 이를 대신하게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자세는 결국 "중생구제"라는 동일한 맥랙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법륜을 굴린다고 하는 것이 인도에서 전통적으로 의미해왔던 것에 대한 이해에서 이루어진 차용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세번째 개념인 관상의 기능은 이미 몇몇 논문에서 다루어진 바가 있기 때문에 네번째 현현, 즉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이 세상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불상으로서의 기능에 대해 연구를 집중했다. 특히 관음보살은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보살상 자체가 기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때문에 사람들에게 실제 눈 앞에 관음보살이 나타난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사실적인 표현기법이 필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 중국에서는 당대에 이르러 불상이 사실주의적 양식으로 표현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현현"의 기능을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실주의적 양식이 먼저 등장하고 나서 그러한 사실성 때문에 "현현"의 영험한 설화가 발생했는지, 아니면 영험설화가 유행하면서 사실주의적 양식이 유행했는지의 선후관계를 밝히기 어렵지만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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