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차년도 연구 내용 및 결과
자살에 대한 다큐멘터리 분석
본 연구는 자살에 대한 한국 사회의 지배적 인식이 갖는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하기 위해 현실을 재구성하는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목표로 한다. 이에 본 연구는 미디어가 생산하는 주류 사회의 ...
1) 1차년도 연구 내용 및 결과
자살에 대한 다큐멘터리 분석
본 연구는 자살에 대한 한국 사회의 지배적 인식이 갖는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하기 위해 현실을 재구성하는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목표로 한다. 이에 본 연구는 미디어가 생산하는 주류 사회의 인식이라는 학문적 틀을 토대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통해 재현되는 자살 시도자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KBS 1TV의 ‘행복 발전소: 포기 제로 프로젝트’를 분석 대상으로 토도로프와 채트먼의 서사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자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주류적 시각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자살에 대한 두 가지 지배적인 담론이 발견되었다. 첫째는 자살은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로 사회에 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개인적 책임 담론이었다. 다큐멘터리의 주인공들이 자살을 생각하게 된 원인이 모두 당사자들에게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며, 현재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은 그들 스스로의 의지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는 점들이 강조되고 있었다. 두 번째는, 정상적인 가족 안에서만 정서적 안녕을 가질 수 있다는 정상 가정 담론이 발견되었다. 자살 위기에 놓인 주인공들은 건강하지 못한 가정 속에 사는 사람들로 묘사되고 있었으며, 결손 되거나 해체된 가정 속에서는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담론이 반복적으로 생산되고 있었다.
건강신념모델을 통한 우울증 보도 내용분석
본 연구는 대중들의 건강행동에 미치는 미디어의 영향력을 고려하여, 국내 자살예방 뉴스를 분석하였다. 분석대상은 2014년 10월 1일부터 2015년 10월 31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게시된 자살관련 기사이며, 해당 기사는 데이터 웹크롤링을 통해 수집되었다. “자살”과 “우울증”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기사들 중 내용분석에 사용될 기사를 추출하기 위해 단순 무작위 표집방법을 사용하였으며, 결과적으로 246건의 기사가 추출되었다. 우울증 치료를 자살예방을 위한 행동으로 보고, 건강신념모델의 5가지 변인들을 분석을 위한 틀로 사용하여, 국내 뉴스가 우울증 치료행동을 이끌기 위한 정보를 충분히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취약성을 제시한 기사는 분석된 전체 기사 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으나, 심각성 요인은 거의 대부분의 기사에서 강조하고 있었다. 우울증 치료의 혜택이나 장애에 대한 정보도 거의 제시되지 않고 있었으며, 행위단서 역시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한다는 적극적 정보보다는 운동, 식이조절 등 소극적인 방법을 주로 제시하고 있었다. 심각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와 취약성에 대한 저조함, 심리적 장애 해소 요소의 부족 등은 자살 및 우울증 치료에 대한 낙인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울증 치료를 통해 자살예방이 가능하다는 혜택 요소와 전문가 상담을 유도하는 직접적 행위단서의 부족도 우울증을 치료 받아야 할 질병으로 인식시키지 못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살에 대한 일반인 인식 심층 조사
본 연구는 정상, 우울증, 자살 위기 상황을 설명하는 메시지에 노출된 참가자들이 우울증 및 자살 위기 상황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당사자들이 처한 상황을 도움이 필요한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는지, 위기자들에게 어떠한 조언들을 제시하는지를 조사하였다. 수집된 주관식 답변들을 토대로 의미 연결망 분석을 실시한 결과, 참가자들은 정상과 우울증, 자살 징후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한, 증상의 심각성 수준에 따른 걱정 정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고, 제안된 조언들의 유형도 대체로 소극적 수준에 머물렀다. 종합하면, 참가자의 정신건강 이해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으며, 우울증 및 자살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개입이 진행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 2차년도 연구 내용 및 결과
국내 자살예방 웹사이트의 내용분석
본 연구는 건강신념모델의 5가지 요인을 이론적 틀로 사용하여, 국내 자살예방 웹사이트를 분석했다. 웹사이트 첫 화면에 대한 분석결과, 자살과 정신질환에 대한 지각된 심각성, 취약성, 혜택, 장애 요인에 대한 정보제공이 매우 부족하였고, 단지 기관 정보를 언급하는 행위단서만 빈번히 제시되고 있었다. 자살과 정신질환 정보를 제공하는 세부 카테고리에 대한 분석결과, 자살과 정신질환에 대한 취약성에 비해, 심각성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애요소 개선에 대한 정보제공의 심각한 부족과 더불어, 우울증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오히려 높일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정부기관에 비해 사단법인이나 비영리단체의 정보제공 수준이 미흡하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국가적 차원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자살예방 웹사이트 운영을 위한 지침 마련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부정적 감정 수용과 자살 리터러시의 역할에 대한 탐색
본 연구는 집단주의라는 우리나라 문화적 특징을 바탕으로, 자살을 둘러싼 인식과 태도를 탐색하였다. 구체적으로, 부정적 감정 수용과 자살 인식과의 관련성을 검증하기위해, 성인 남녀 38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힘들고 어려움을 이겨냄으로써 개인이 더욱 성장한다는 부정적 감정 수용은 자살에 대한 책임 및 예방행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물론, 자살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반면, 자살에 대한 지식이 높을수록, 자살에 대한 원인을 개인의 나약함 때문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낮아졌으며, 자살위기 극복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청하는 것에 긍정적인 태도를 나타내었다. 자살 리터러시는 부정적 감정 수용과 자살에 대한 인식과의 관계를 조절하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사회 자본과 자살 낙인
본 연구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자살 낙인이 발생하는지, 사회자본의 어떠한 특성으로 인해 낙인에 대한 동조가 발생하는지 조사했다. 또한, 자살 낙인 감소에 미치는 자살 리터러시의 효과를 주목했다. 연구 1에서는 사회자본과 자살 낙인의 연관성을 탐구하기 위해 한국종합조사 데이터를 이용했다. 연구 2에서는 자살 낙인에 동종하게 만드는 집단 압력을 사회자본의 속성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사회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일수록 자살 낙인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사회적 관계에 대해 높은 신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살 낙인에 대한 인식이 낮아졌다. 특히, 본 연구에서 주목할 결과는 자살 리터러시의 조절 효과이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신뢰도가 낮을 경우, 자살에 대한 동조가 쉽게 발생했지만, 자살 리터러시가 높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동조 경향이 유의미하게 낮아짐이 확인되었다.
자살 시도자를 향한 사회적 낙인 척도 개발
본 연구는 자살 시도자를 향한 사회적 낙인 측정을 위한 척도 개발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자살 낙인은 자살 예방을 위한 주요 과제이지만, 국내에는 이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부재하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 사회의 문화와 가치가 반영된 자살 낙인 척도 개발을 시도하였다. 문헌 연구와 일반인 심층 조사를 바탕으로 항목을 구성하고, 일반 성인남녀 164명을 대상으로 탐색적 항목 추출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를 토대로, 일반 성인남녀 510명을 대상으로, 척도의 차원성, 신뢰도, 타당도를 확인하는 작업을 시행하였다. 탐색적 요인 분석 결과, ‘무능력’, ‘기질’, ‘부도덕성’, ‘연민’, ‘이기주의’, ‘찬미’, ‘사회적 배제’의 7가지 차원으로 46개 항목이 최종적으로 추출되었다. 각 차원의 세부 항목들은 모두 유의미한 내적 일치도를 보였고, 기존 척도들과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척도는 한국 사회의 자살 낙인을 체계적으로 측정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며, 자살 시도자를 향한 낙인의 구체적인 이해를 통해 한국적 상황에 맞는 맞춤형 낙인 감소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3) 3차년도 연구 내용 및 결과
자살 시도자를 향한 사회적 낙인 척도의 단축형 개발과 타당화 및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른 낙인 인식 검증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형 자살 낙인 척도의 타당화를 검증하고, 기존 항목들과 요인들을 재점검하여 실용성을 확보한 단축형 척도를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인구통계학적 특징에 따른 자살 낙인의 구조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자료 수집은 리서치 회사에서 대행하였으며, 일반 성인 남녀 3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확인적 요인 분석 결과, 46개 문항, 7가지 요인으로 구성된 기존 척도는 24개 문항, 6가지 요인으로 수정되었다. 최종적으로, “무능함”, “부도덕”, “이기적”, “연민”, “반사회적”, “찬미” 요인이 자살 시도자를 향한 한국 사람들의 인식에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인구통계학적 특성과의 관계에서는, 성별은 “무능함”, “부도덕”, “찬미” 낙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쳤으며, 연령은 “무능함”, “이기적”, “반사회적”, “연민” 낙인과 유의미한 관계를 나타냈다. 소득수준은 “무능함” 낙인에 정적인 영향력을 미쳤지만, “찬미” 낙인에는 부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교육수준은 6가지 낙인 요인 중 오직 “찬미” 낙인과 정적인 관계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자살 낙인 감소를 위한 목표 공중 설정과 대상별 맞춤형 전략 수립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적 변인과 자살 낙인의 연관성, 자살 낙인의 결과
본 연구는 문화적 요인과 자살 낙인의 영향 관계에 대해 조사해보았다. 한국형 자살 낙인 척도를 이용하여, 자살 낙인의 6가지 요인과 문화적 변인의 관계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적 변인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체면 민감성’과 집단주의 문화의 특성인 ‘상호의존적 자기(interdependent self)’ 및 ‘동조 경향’을 주목하였다. 또한, 자살 낙인이 전문적 도움 추구에 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체면에 민감한 참가자일수록 자살 시도를 하는 사람을 무능력하고, 부도덕이며, 이기적이고, 사회로부터 배제된 사람들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이 높은 참가자들일수록,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경향이 높은 참가자일수록, 자살 시도자를 향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자살 낙인으로 인한 파급효과와 관련해서 살펴본 결과, 자살 시도를 하는 사람을 부도덕하거나 영웅적이라고 생각하는 참가자일수록, 자살 관련 문제로 인해 전문적 상담을 받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자살 시도를 하는 사람을 부도덕하거나 영웅적이라고 생각하는 참가자일수록, 자살 관련 문제로 인해 전문적 상담을 받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반대로, 연민은 전문적 상담에 대한 태도와 정적인 관계를 나타냈다.
한국과 호주 비교문화적 연구: 자살 위기에 대한 반응 차이
본 연구는 한국과 호주 참가자를 대상으로, 의미 있는 타인의 자살 위기 표현을 대하는 문화적 반응의 차이를 조사하였다. 소셜 미디어의 이용이 건강 행동과 웰빙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이전 연구들을 참고하여,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살 위기와 관련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상황을 설정하고, 정상/우울증/자살 위기자에 대한 걱정 정도와 증상 이해 및 조언 유형과 관련한 참가자들의 반응에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는지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호주 참가자들은 메시지 유형에 따라 걱정 정도에 대한 차이를 보였다. 한편, 한국 참가자들은 걱정 정도의 수준이 메시지 유형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호주 참가자들의 답변을 살펴보면 자살 위기 상황과 정상 상황에 대해 구분을 명확히 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정상 메시지를 접한 참가자들은 대부분 메시지 발신자에게 이별의 원인을 제공한 상대에 대해 함께 비난하거나, 현재의 상황을 잊을 수 있는 행동에 대한 제안을 제시하였다. 반면, 자살 메시지를 접한 참가자들은 메시지 발신자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며 “너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등의 발언이 많이 발견되었다. 이와 달리, 한국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메시지 유형에 관계없이, “힘내”, “잊어”와 같이 메시지 발신자가 스스로 현재의 상황을 극복해야한다는 의미의 발언을 많이 제시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