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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음악의 패러다임 변화 연구: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담론과 현장을 중심으로
Paradigm Shift in Korean Contemporary Music from the 1960s to the Present, Focusing on Discourses and Fields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5S1A5A2A01010976
선정년도 2015 년
연구기간 3 년 (2015년 05월 01일 ~ 2018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이희경
연구수행기관 한국예술종합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이 연구는 20세기 후반 형성된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을 사회문화사적인 맥락 속에서 본격적으로 탐사해나가려는 기획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 분단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한국의 음악문화는 이전 세기와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서양음악의 유입으로 ‘작곡가’와 ‘작품’이라는 서구 근대의 표상이 음악 창작의 영역에 자리 잡게 된 후, 오늘날까지 수많은 음악들이 새롭게 창작되고 연주되었지만, 그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한국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그것이 단순한 생애 기술과 작품 분석을 넘어서 논점이 있는 작가론이나 작품론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시대에 대한 통찰과 사회적 맥락, 미학적 가치에 대한 해석이 면밀히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개별 작곡가나 작품에 대한 연구에서조차 한국 창작음악의 전반적 흐름에 대한 조망이 어느 정도는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도된 바 없다. 특히 20세기 후반의 한국 현대음악에 대해서는 이슈와 논점은 물론이고 정확한 자료조차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 천착하여,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현대음악의 지형도를 그려나가기 위한 기초 연구로서 기획되었다. 그 첫 시도로서 우선 한국 현대음악의 역사에서 두드러진 패러다임 변화를 모더니티(현대성), 정체성, 전지구화 라는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조명해보고자 한다.
    한국에 ‘현대음악’이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부터이나, 이 연구는 1960년대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여러 작곡가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의 ‘새로운’ 창작이 본격적으로 시도되었고,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납치 귀국한 윤이상으로 인해 현대음악에 대한 사회적 관심 또한 크게 촉발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1960년대는 한국 사회 전반에서 지적, 문화적 ‘현대성’이 형성되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 연구는 그 첫 과제로 한국 현대음악의 형성과정에서 모더니즘의 문제를 다룬다. 과연 한국의 음악 장(場)에서는 모더니즘이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내고, 전지구화 시대에 이르면 그 문제의식이 어떻게 변모되어 가는지도 함께 살펴보려 한다.
    한편 방법론의 측면에서 이 연구는 지금까지의 개별 작곡가나 작품 연구와 달리 그들을 가로지르는 사유와 담론을 통해 그 시대의 창작적 이슈와 화두를 찾아내고, 그것을 한국 현대사의 맥락 속에서, 타 예술들과의 연관 속에서 해석해보고자 한다. 모더니티와 모더니즘, 문화적 정체성, 전지구화 담론은 인문학 전반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바, 최근의 새로운 연구 방법론까지 포함하여,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을 심층적으로 논구하는 이론적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현대음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음악이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다른 분야의 특정한 전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연구가 그간의 창작 음악 연구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라면, 바로 음악 연구를 인문학적 지평으로 확장해보려는 시도가 아닐까 한다. 개별 작곡가나 작품의 음악적 측면은 각각의 주제 속에서 적절한 예시를 통해 충분히 다뤄질 것이다.
    이 연구는 다양한 시공간과 층위에서 벌어진 개별 작업들을 사유와 담론의 틀에 따라 연관 짓고 계열화함으로써 한국 현대음악의 역사적 내러티브를 재구성해 보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러한 내러티브(서사)들이 풍부해지고 두터워질수록 한국 현대음악은 음악계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속에서, 나아가 세계 음악의 현장에서 자신의 존재론적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1960/70년대 음악적 모더니즘의 형성과정, 정체성에 대한 작곡가들의 문제의식 변화, 전지구화의 흐름 속에서 벌어지는 융합과 분기의 현장을 살펴보는 것은, 결국 현재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 현대음악의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을 심층적이고 두텁게 이해하는 단초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21세기 현대 한국 현대음악의 모습을 반추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데 있다.
  • 기대효과
  • 한국 현대음악사 서술의 기초 작업이 될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학문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에 대한 역사적 서사를 재구성하고, 그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함으로써, 이후 한국 현대 음악사 연구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개별 작곡가나 작품에 대한 서술을 넘어 작곡가들이 지닌 사유와 담론의 측면에서 한국 현대음악의 지형을 파악해보고자 한 시도는 없었다. 이 연구에서는 우선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엮어나가긴 하지만, 그것을 토대로 이후 한국 현대음악사 연구의 다양한 이슈와 주제가 활성화될 수 있으리라 본다. 둘째, 작곡가의 생애와 작품 분석 위주의 기존 음악역사학의 관점을 넘어서는 여러 사회학적, 문화학적 방법론을 창작음악 연구에 적용함으로써, 음악 연구를 인문학적 지평으로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최근 늘어가는 학제 간 융합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한국 음악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의 한국 음악 연구자들에게도 기초적인 레퍼런스로서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한국의 현대 음악사를 전반적으로 조망하는 이 연구는 음악 뿐 아니라 한국의 현대 예술과 문화를 이해하는 기초 자료로서도 충분히 기능할 것이다.
    한편,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첫째, 한국 현대음악을 글로벌 시대의 사회 역사적 맥락 속에서 위치 짓고, 음악 담론을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인문학적, 예술적 흐름과 연계하여 서술함으로써, 개별적으로 이뤄져 왔던 작곡가들의 창작 활동을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작곡계나 음악계 전반에서 현대음악에 대한 비평적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국의 음악대학에서 아직 개설된 바 없는 ‘한국 현대음악사’ 강좌의 기초 자료로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서양음악사나 한국음악사 수업 어디에서도 20세기 후반 한국에서 벌어진 다양한 창작 활동에 대한 내용이 제대로 교육된 적이 없다. 자신이 서 있는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창조적인 음악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바, 이러한 연구가 축적될수록 ‘한국 현대음악’이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날도 앞당겨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셋째, 교육 현장은 물론이고 한국현대예술 아카이브 구축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이 연구는 실질적인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문화예술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의 문화기관에서 세계 속의 한국 예술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인데, 미술이나 연극, 영화, 춤 등과 달리 음악 분야에서는 축적된 자료와 정보가 부족하여 실질적인 사업 수행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을 조망하는 연구는 이렇듯 시급한 사회적 과제이기도 한 것이다.
  • 연구요약
  • 한국 현대음악의 패러다임 변화를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한국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조망해보려는 이 연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통적인 역사음악학의 방법론을 넘어 인접 학문들(철학, 미학, 역사학, 문화연구 등)의 논의들을 적절하게 원용할 필요가 있다. 모더니티(현대성)와 모더니즘, 문화적 정체성, 전지구화 시대의 로컬의 문제는 특히 최근의 변화된 인문학적 지형과 관점 속에서 제대로 분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구 중심적인 근대성 논의를 비판하며 제기된 복수적/다중적 근대성(multiple modernity)이나 서구 문명의 나머지 세계로의 이식사가 아닌 탈중심화된 교섭으로서의 지구사(global history)를 재구성하려는 논의들은, 한국 근현대 음악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 서양음악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창작자들에게 맞닥뜨린 정체성 논의 또한 탈식민주의 문화이론이나 세계화 혹은 전지구화 담론의 변화된 패러다임 속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론적 토대 위에서 지난 50년간의 한국 현대음악의 주요 논점들을 구체적인 사료와 현장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재구성해내는 것이 이 연구의 추진 전략이다.
    연구의 1년차는 “1960/70년대 음악적 모더니즘의 형성과정”을 주제로 하여, 1950년대부터 대두된 서양 현대음악에 대한 관심이 이 시기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정착되어 가는지를 구체적인 언술과 작품 및 음악 활동을 통해 심층적으로 논구해 보려한다. 한국 현대음악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의 형성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60/70년대 한국 작곡계의 주류로 부상한 현대음악 작곡가들이 추구했던 ‘현대성’의 내용이 무엇이었고, 그것은 어떤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수용되며 정착해갔는지를 당시 지식장의 주요 문화 담론이었던 ‘모더니즘’과 연관 지어 살펴볼 것이다. 방법론 면에서는 당시 문헌들(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기사나 평론 등)과 악보/음원 자료들은 물론이고 구술사 자료들과 필요에 따라 인터뷰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기억으로서의 역사’로 새롭게 주목받는 구술사는 이러한 시대의 가치관이나 음악관을 재구성하는 데 유용한 방법론이다.
    연구의 2년차는 “전통-민족-로컬, 정체성 담론의 변화”를 주제로 하여,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 작곡가들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시대에 따라 달라져왔고, 그것이 작품 속에 구현되었는지 밝혀볼 것이다. 수십 년 간의 일제강점기와 근대화/서구화를 절체절명의 과제로 삼았던 한국 사회에서 전통문화는 오랫동안 타자화된 존재였다. 1970/80년대 민족민중문화운동의 흐름과 맞물려 ‘한국적 음악’, ‘민족음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전통을 새롭게 사유하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전통에 대한 이러한 이념형적 접근에 비판적인 견해도 존재하며, 탈식민주의와 전지구화 담론에서는 정체성 문제가 글로벌-로컬의 역동적 과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정체성 문제를 전면에 내걸었던 1980년대 ‘제3세대’ 음악동인 뿐 아니라 그 이전과 이후 세대에게 나타나는 민족이나 전통 인식을 포괄적으로 다룰 것이다. 한국 작곡가들에게 이러한 ‘정체성’ 문제는 관점과 방식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피할 수 없는 핵심 화두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3년차는 “전지구화시대 문화적 융합과 분기의 현장”을 주제로 하여, 오늘날까지 수행되어 온 현대음악페스티벌과 현대음악앙상블의 활동을 중심으로, 서구 현대음악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소개되었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창작자들과 연주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개별 작곡가들의 창작음악 발표회와 달리 현대음악페스티벌은 당시 세계 현대음악계의 흐름과 국내의 관심사가 맞물려있는 현장이다. 또한 현대음악앙상블의 등장은 연주자들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레퍼토리를 찾아 창작의 주체로 나섰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음악 주체들의 활동 속에서 그동안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를 살펴보는 현장 사례 연구 또한 한국 현대음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읽어내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범음악제’, ‘대구국제현대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 서울시향의 현대음악 시리즈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등의 현대음악페스티벌과 ‘한국현대음악앙상블’, ‘TIMF앙상블’을 위시하여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몇 개의 연주단체를 사례로 삼을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 연구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을 주요 담론과 현장을 통해 살펴보며, 지난 반세기 동안의 한국 현대음악의 패러다임 변화를 추적해 보려는 시도였다. 1년차 연구가 1960~70년대 한국 현대음악의 형성과정에 주목하면서 ‘현대성’ 담론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다면, 2년차에서는 ‘현대성’과 더불어 한국 현대음악의 핵심 화두였던 ‘정체성’ 담론이 지난 50년 간 어떻게 변모해왔는지를 파고들었고, 마지막 3년차에서는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오늘날 한국 현대음악의 지형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현장 연구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1년차 연구는 두 편의 논문 “1960년대 한국 현대음악의 재구성”과 “1970년대 ‘범음악제’를 통해 본 한국 현대음악의 실험”으로 완료되었다. 1960년대 전사회적인 근대화 이데올로기와 모더니즘의 흐름 속에서 한국 현대음악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근대화와 모더니즘 사이에서 전후 미국문화의 영향은 어떤 흔적을 남겼고, 전통과 현대화라는 전사회적인 화두는 1960년대 작곡가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었는지, 윤이상의 등장과 실험적 현대음악의 부상은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검토했다. 1969년 시작된 ‘범음악제’의 1970년대 활동 또한 한국에서 음악적 모더니즘이 어떻게 시도되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료다. 당시 ‘범음악제’는 현대음악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현대성에 대한 열망이 응축되어 발현되었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공간사랑을 중심으로 한 예술장과 독일문화원의 적극적인 후원 하에 현대성과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라는 1970년대의 시대적 흐름을 역동적으로 담아내며,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현대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나갔다.
    하지만 현대성 추구는 1980년대 한국 사회 전반의 민족민중문화운동의 흐름 속에서 비판적으로 도전받는다. 서구 모더니즘은 한국 사회의 현실 속에서 녹아들지 못했고,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을 통해 극복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대두되었다. ‘한국적 음악’이나 ‘민족 음악’을 둘러싼 논쟁은 작곡가들로 하여금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고민하게 했다. ‘제3세대’ 창작동인을 비롯해 당시 중견 작곡가로 활동하던 1940년대 생 작곡가들은 한국 고유의 전통에서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찾으려 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사회가 본격적인 세계질서에 편입되면서 전통이나 민족에 대한 이념적 접근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려웠고, 다음 세대 작곡가들은 거대 담론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찾는 데 몰두했다. 글로벌 시대 로컬의 문제의식에 천착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2000년대 들어 서양악기와 한국 전통악기를 혼용해 작곡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국악기 연주들과의 협업이 급격히 늘어가는 것도 자신이 처한 구체적 현실에서 음악적 정체성을 찾고자 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 음악계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은 현대음악에 관심을 갖는 연주자나 연주 단체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개인 발표회나 실내악 연주회는 물론이고 대형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도 새로운 레퍼토리와 한국 작곡가 위촉 연주를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현대음악의 저변이 확대되고 질 높은 창작음악 연주가 늘어난 것은 여러 현대음악 단체의 지속적인 활동에 힘입는 바 크다.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결성되어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현대음악앙상블 CMEK’, ‘팀프 앙상블’, 현대음악앙상블 ‘소리’는 한국 현대음악의 현장을 풍성하게 만든 대표적인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이들의 활동 방식과 창작곡 연주 레퍼토리는 21세기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을 읽어내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 영문
  • This research attempts at exploring paradigm shift of contemporary Korean music since the 1960s through examining the changes in the discourses and musical fields.
    In the first year of research, I focused on the process of establishing the discourse of ‘modernity’ in the 1960s and 1970s. As a result, the following two papers were published: "Reconstructing Korean new music scene During the 1960s" and "The Pan Music Festival in the 1970s: Reconsidering Experiments in Korean Contemporary Music".
    In the second year, I sought for how ‘identity’ discourse, one of the core issues in the contemporary Korean music, has changed throughout the past fifty years. Since 2000s, the growing collaboration between composers and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alists and the surge in the combination of Western and Korean traditional instruments has resulted in the realization of the local identity of the global era rather than appropriating tradition and ethnicity ideologically.
    Finally, locating today’s contemporary music within the field’s paradigm shift, the third year research outlines the current topology of contemporary Korean music in the context of globalization, by exemplifying the three most representative contemporary music ensembles in South Korea: CMEK, Ensemble TIMF, and SORI.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 연구는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 현대음악의 주요 흐름들을 그 시대의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입체적으로 조망해보려는 시도였다. 여기서 ‘현대음악’은 ‘현대적(modern)’ 양식에 국한하지 않고, ‘당대에(contemporary)’ ‘새롭게(new)’ 창작된 음악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반세기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 사회는 전사회적인 근대화 이데올로기와 모더니즘의 시대를 지나 전지구화된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편입되었고, 그 과정에서 문화예술의 화두도 급격한 변화를 겼었다. 한국 현대음악의 패러다임 역시 마찬가지로 변화했다.
    1차 년도에는 한국 현대음악의 형성과정을 1960년대 한국사회의 문화지형 속에서 재구성해보았다. 음악적 모더니즘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작곡가들의 생애와 작품, 현대성을 추구한 단체 및 음악회와 음악제에 관한 자료를 검토하면서, 당시 음악계에서 ‘현대성’은 어떻게 이해되었고 어떤 모습으로 실행되었는지 추적했다. 또한 1970년대 한국 최초의 현대음악 페스티벌인 범음악제의 주제와 프로그램 및 그에 대한 비평을 통해, 그것이 당시 한국 음악계와 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2차 년도에는 정체성 담론의 변화가 지난 50년 간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았다. 1960~70년대 현대 작곡가들에게 전통은 현대성을 담보하는 계기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1980년대 ‘한국적 음악’과 ‘민족 음악’의 이념 하에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 주창되면서 현대성의 계기는 주목받지 못했다. 1990년대 후반 한국사회가 세계질서에 본격적으로 편입되면서 정체성의 화두는 전통이나 민족에 대한 이념적 접근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대 로컬의 상황에 대한 현실적 접근으로 변모했다. 2000년대 이후 두드러진 서양악기와 국악기의 혼합 편성 작품들과 국악 연주자들과의 활발한 협업은 그런 변화를 징후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3차 년도에는 2000년대 한국 현대음악의 현장에서 지속적인 활동으로 뚜렷한 흐름을 만들어낸 전문 연주단체들에 주목했다.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결성된 세 단체, 국악기와 양악기가 혼용된 ‘한국현대음악앙상블 CMEK’, 통영국제음악제의 상주단체인 ‘팀프 앙상블’, 한국현대음악앙상블 ‘소리’가 등장하게 된 시대적 배경과 음악계의 변화를 추적하고, 이들의 주요 활동과 창작곡 레퍼토리들을 분석해 오늘날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무엇인지 파악해볼 것이다.
    이 연구는 한국 현대음악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큰 주제 하에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이슈들을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다. 당초 계획이 다소 방대했던 터라 다루려고 했던 영역을 다 포괄할 수는 없었지만, 남은 주제는 후속 과제로 남겨 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현대음악의 패러다임 변화를 담론과 현장을 중심으로 살펴 본 이 연구는 이후 한국 현대음악사 서술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개별 작곡가나 작품에 대한 서술을 넘어 작곡가들이 지닌 사유와 담론의 측면에서 한국 현대음악의 지형을 파악해보고자 한 시도는 별로 없었고, 실제 음악이 수행되는 현장에 깊이 천착하며 이를 학문적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드물었다. 이 연구는 담론과 현장을 통합적으로 다루었기에, 이후 해당 분야 연구의 주제와 방법 면에서 하나의 시사점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에 대한 역사적 서사를 재구성하며, 그 패러다임의 변화를 현대성, 정체성, 지역성을 키워드로 살펴보았지만, 이후에는 한국 현대음악사 연구의 다양한 이슈와 주제가 활성화될 수 있으리라 본다. 본 연구자 또한 이번 과제를 통해 여러 주제들을 새롭게 탐색할 수 있었고, 이후 후속 과제로 관련 연구를 이어갈 생각이며, 그 성과를 토대로 한국 현대음악의 담론과 현장을 개관하는 연구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 음악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의 현대 음악사 전반을 조망하는 이번 연구는 해외의 한국 음악 연구자들에게도 기초적인 레퍼런스로 도움이 되리라 여겨지며, 음악 뿐 아니라 한국의 현대 예술과 문화를 이해하는 기초 자료로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기대효과를 예상해볼 수 있다.
    첫째, 한국 현대음악을 글로벌 시대의 사회 역사적 맥락 속에서 위치 짓고, 음악 담론을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인문학적, 예술적 흐름과 연계하여 서술함으로써, 개별적으로 이뤄져 왔던 작곡가들의 창작 활동을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작곡계나 음악계 전반에 현대음악에 대한 비평적 논의를 활성화할 수 있다.
    둘째, 한국의 음악대학에서 아직 개설된 바 없는 ‘한국 현대음악사’ 강좌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서양음악사나 한국음악사 수업 어디에서도 20세기 후반 한국에서 벌어진 다양한 창작 활동에 대한 내용이 제대로 교육된 적이 없다. 자신이 서 있는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창조적인 음악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바, 이러한 연구가 축적될수록 ‘한국 현대음악’이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날도 앞당겨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셋째, 교육 현장은 물론이고 한국현대예술 아카이브 구축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이 연구는 실질적인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문화예술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의 문화기관에서 세계 속의 한국 예술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인데, 미술이나 연극, 영화, 춤 등과 달리 음악 분야에서는 축적된 자료와 정보가 부족하여 실질적인 사업 수행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을 조망하는 연구는 이렇듯 시급한 사회적 과제이기도 한 것이다.
    한국 현대음악 연구는 단지 국내의 창작음악 활동은 정리해내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전지구화된 세계 현대음악의 흐름 속에 한국 현대음악도 존재한다. 주요 활동 공간이 어디이든 한국 출신의 작곡가와 그들의 작품은 한국이라는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 존재하며, 동아시아 현대음악의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이나 일본, 대만, 홍콩과 달리 한국 현대음악은 실질적인 활동의 비중이나 영향력에 비해 국제 학계에서 거론되는 경우가 매우 적다. 따라서 이 연구는 국제적인 학문 네트워크에서 한국 현대음악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촉발시킬 수 있도록 국제 학술대회 참가 및 국제 학술지의 논문 기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 색인어
  • 한국 현대음악, 한국 작곡가, 창작과 연주, 모더니티(현대성), 모더니즘, 전통, 글로벌리즘, 음악 담론, 문화적 정체성, 동시대성, 초문화성, 혼종성, 복수적-근대성, 범음악제, 윤이상, 나운영, 강석희, 백병동, 제3세대, 한국페스티벌앙상블, 한국현대음악앙상블 CMEK, 팀프 앙상블, 현대음악앙상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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