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연구 목적 및 방법
1. 당초 연구의 목적, 필요성 및 연구목표
2010년 들어 한국의 해외건설은 제2의 중흥기를 맞이하였다. 1998년 41억 달러(한화 5조원 규모)에 불과하던 해외 수주 규모는 2010년 이후 2014년까지 매년 600억~700억 달러(한화 65조~75조 규모) ...
Ⅰ. 연구 목적 및 방법
1. 당초 연구의 목적, 필요성 및 연구목표
2010년 들어 한국의 해외건설은 제2의 중흥기를 맞이하였다. 1998년 41억 달러(한화 5조원 규모)에 불과하던 해외 수주 규모는 2010년 이후 2014년까지 매년 600억~700억 달러(한화 65조~75조 규모)를 나타내며 15배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였다. 이러한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단일 상품으로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인 반도체, 자동차, 조선의 수출을 추월하는 것으로 해외건설이 한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향후 세계 건설시장의 규모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해외 건설시장에서 한국의 수주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해외건설의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 동안 한국의 해외건설은 양적인 측면에서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으나,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취약요인을 가지고 있다.
보통 3-5년 정도가 소요되는 긴 공사기간 동안의 계약관리에서 여러 가지 법률적 위험에 노출된다. 대표적으로 여러 원인으로 인한 공기지연에도 불구하고 건설 시공자는 공기연장을 부여받지 못해 과도한 지연 손해배상예정액(지체상금)을 물게 되어 손실이 발생하는 점, 계약상 허용된 발주자의 단독 공사변경(variations)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추가공사비도 보상받지 못하고 그로 인한 공기지연에 의해 지연 손해배상금을 물게 되면 고스란히 손실로 반영되게 된다. 그리하여 엄청난 수주규모와는 달리 계약관리 측면의 법률리스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수익을 내는 기업체는 불과 두 세 곳 정도라고 한다. 이는 결국 건설사들이 건설계약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대주제는 “해외건설 프로젝트에서 발주자와 시공자 간 계약상의 주요 법률적 쟁점”으로 하였다.
2. 당초 연구 내용, 범위 및 방법
2.1 1년차 연구주제
1년차 연구주제는 “국제건설계약 상 발주자 일방의 계약변경(variations) 권한”에 관한 것이다. 계약변경이란 당초 계약상 공사범위를 벗어나 추가공사를 발주자가 시공 도중 지시하면 시공자는 그에 따라 추가공사를 시공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계약변경은 공사도중 빈번하게 발생하며, 국제건설계약의 분쟁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이기도 하다.
2.2. 2년차 연구주제
2년차 연구주제는 “해외건설 프로젝트에서 분쟁재정위원회(dispute adjudication board: DAB)의 절차, 결정의 효력 그리고 유용성”이다. 상기 1년차 연구과제인 계약변경을 둘러싼 당사자들 간의 “클레임”이 해결되지 않으면, FIDIC 건설표준계약 상 그 다음 단계는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분쟁해결 단계는 분쟁재정위원회 -> 우호적 협상 -> 중재 세 단계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우리 건설사들은 이 중 분쟁재정위원회 절차에 대해 전혀 익숙하지 않다. DAB 결정의 핵심은 최종적이지는 않지만 당사자를 구속한다(bind)는 점이다. DAB 결정이 내려지면 당사자는 모두 그 결정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불복해 중재신청을 제기해도 중재판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DAB 결정은 여전히 쌍방 당사자를 구속한다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 이러한 절차과정 및 효력 등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2.3. 3년차 연구주제
3년차 연구주제는 “중동의 이슬람법(샤리아, sharia)가 FIDIC 건설표준계약에 미치는 영향”이다. 전 세계 건설현장 중 거의 50%를 차지하는 중동지역의 이슬람법은 우리 건설사가 체결하는 건설계약 상의 준거법으로 기능할 뿐 아니라, 준거법으로 지정되지 않아도 공사지국가의 강행규정(이때는 국제적 강행법규로서)으로서 적용되는 부분이 있기에 아주 중요하다. 즉 국제건설계약의 준거법이 중동 현지 국가의 법으로 지정되었을 때, 샤리아에 반하는 계약상의 합의는 효력을 잃게 된다. 또한 계약의 준거법이 가령 영국법이어도 공사지국가가 이슬람법이 적용되는 중동지역일 때,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이슬람법은 국제적 강행법규로서 강행적으로 적용될 경우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이유로 이슬람법의 연구는 대단히 중요하고, 이슬람법 중 어떤 내용이 FIDIC 건설표준계약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자 한다.
Ⅱ. 연구수행 내용 및 결과
1. 1년차 연구수행 내용 및 결과
가. 당초 연구계획에서 변경된 부분
당초 연구계획서에서 사용한 핵심용어인 “계약변경(variations)”은 관련 문헌조사를 통해 “공사변경(variations)”으로 수정하여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계약변경은 영어로 ‘amendment or modification’을 의미하며, 계약체결 이후 변경 당시 당사자들 간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다. 구두에 의한 계약변경 합의도 가능하나, 보통은 계약상 서면에 의해서만 계약변경이 가능하도록 약정한다. 이러한 형태는 ‘합의에 의한 내용변경’이라 칭할 수 있으며, 건설계약에서는 공사변경 뿐 아니라 다른 계약조건 변경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본다.
공사변경(variation)은 계약변경의 일종이면서 국제건설계약에서 특수하게 존재한다. variation은 당사자들 간 계약상 합의에 의해 공사도중 발주자가 일방적으로(unilaterally) 공사변경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형태는 ‘합의에 의해 유보된 일방적 변경권’이라 칭할 수 있다. 따라서 variation을 ‘계약변경’으로 칭하면 이것이 공사변경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계약내용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인지 혼동될 수 있기에 그 사용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공사변경과 계약변경은 엄밀히 구분되어야 할 개념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실적에서는 계획서 상 사용했던 “계약변경”이 아닌 “공사변경”이라는 개념을 쓰고자 하였다.
나. 연구수행 내용 및 결과/성과
(1) 문헌연구
FIDIC이라는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표준건설계약이 영국법을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졌고, 주요 건설사들의 사내변호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체결하는 국제건설계약의 절반 가량은 영국법이 계약의 준거법으로 지정된다고 한다. 설사 영국법이 준거법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국제건설 분쟁해결을 위한 국제중재 절차에서는 영국법을 참조하기도 한다. 영국법이 준거법이 아니면 현장이 소재한 공사지 국가의 법이 준거법이 지정되는데, 공사지국가는 너무 다양하고 개발도상국이 대부분이어서 몇몇 특정 국가의 법을 연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문헌연구 및 판례조사는 다양한 영국문헌과 영국판례를 중심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국제건설과 관련해 유명 국제저널인 International Construction Law Review와 Construction Law Journal에 게재된 논문들을 포괄적으로 조사해 검토하였다.
(2) 건설업계와의 미팅 등을 통한 실제 사례 조사
연구기간 동안 10대 건설사에 속하는 다양한 회사의 사내 변호사들과의 미팅 및 이메일 교신을 통해 실제 해외현장에서 발생하는 공사변경의 사례들을 조사하였으며, 발주자로부터 수권받아 공사변경권을 행사하는 엔지니어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였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국제건설계약 상 공사변경을 둘러싼 발주자와 시공자 간 이견이 상당히 많을 뿐 아니라, 시공자가 발주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클레임과 분쟁에 공사변경은 빠지지 않는 쟁점임을 알게 되었다.
공사변경을 둘러싼 분쟁에는 결국 발주자(혹은 발주자 대리인)의 지시가 계약상 공기연장과 추가공사비를 보상하도록 하는 유형의 공사변경인지, 그렇지 않은지로 모아지게 된다. 이 문제는 더 나아가 계약상 공사범위(scope of works)에 대한 계약해석으로까지 확대된다. 왜냐하면 유효한 공사변경이라 함은 계약상 기 합의했던 공사범위를 벗어난 공사변경 지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설업계와의 미팅조사를 통해 공사변경 이슈는 하나의 논문으로 정리될 수 있는 정도의 주제가 아님을 알게 되었고, 연구주제를 나누어 두 개의 연구논문을 쓰기로 하였다.
(3) 첫 번째 연구논문의 출간
상기 문헌조사와 실무계와의 미팅조사를 통해 파악한 것처럼 1년차 연구주제에 대해서는 두 개의 연구논문을 쓰기로 하였다. 첫 번째 연구논문의 제목은 “FIDIC 건설표준계약에서 발주자 일방의 공사변경(variations) 권한 – 준거법이 영국법인 상황을 중심으로”였고, 이 논문은 국제거래법학회가 발간하는 등재지인 『국제거래법연구』, 제24집 제1호 (2015. 7.)(57-88면)에 게재되었다.
(4) 두 번째 연구논문의 출간
상기 첫 번째 연구논문에 이어서 공사변경에서 중요한 다른 논점은 발주자의 공사변경 지시 시 이것이 계약상의 공사범위(scope of works)를 벗어난 것이냐 그렇지 않느냐 여부이다. 이 논점은 결국 국제건설계약 상 공사범위에 대한 계약해석의 문제로 옮아가게 된다. 왜냐하면 공사범위는 아주 길고 어려운 기술관련 문서들에 규정되어 있는데, 그들 문서들 간 불일치와 애매한 문구들로 인해 그 판단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상 공사범위 이내 혹은 벗어난 공사변경 지시인지 여부의 결정은 계약의 준거법 상 계약해석 원칙에 따른다.
두 번째 논문에서는 영국법상 계약해석의 일반원칙과 아울러, 영국판례들을 중심으로 건설계약 문서들 간 불일치와 오류 및 그 밖의 여러 가지 공사변경을 둘러싼 다툼을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실무에서 종종 혼용하여 사용하는 설계변경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설계위험을 어느 당사자가 부담하였는지에 따라 설계변경에 따른 책임을 어느 당사자가 지는지도 영국판례에 비추어 분석하였다. 영국법이 국제건설계약의 준거법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사범위 해석에 관한 영국판례는 아주 중요하다.
이번 논문은 “국제건설계약에서 공사변경에 따른 공사범위(scope of works)의 계약해석”이라는 제목으로 법조협회에서 발간하는 등재지인 法曹지, 통권 713호 (2016. 2.)(66-111면)에 게재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에 따른 연구결과문임을 밝히는 사사문을 포함하였다.
(5) 연관된 주제를 다룬 연차학술대회 기획 및 기조발제 담당
1년차 연구주제인 공사변경에 관한 학술대회 주제발표는 아니었지만, 본 연구자는 2015년 당시 국제거래법학회의 연구담당 부회장으로서, 그해 10월 20일 개최된 “해외 민자발전프로젝트(IPP)의 계약구조 및 실무적 쟁점”의 연차 학술대회를 기획하였고, 기조발제를 맡기도 하였다. 기조발제 제목은 “IPP 전반의 계약구조 개괄 및 핵심 쟁점들” 이었다.
본 세미나는 국내 건설사, 에너지 업체, 그리고 종합상사들이 해외건설에서 기존의 단순도급 위주의 수주에서 탈피하여 금융조달 역량을 갖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방향전환을 하려는 현재 추세에 맞추어 기획한 것이었다. 기조발제를 포함해 5개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발표/토론을 맡아 250여 명 이상의 실무가들이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루기도 하였다.
본 연구자는 기조 발제 이후 본 발표문을 좀 더 수정보완하여 등재지인 국제거래법연구, 제24집 제2호 (2015년 12월 31일 발간)(31-71면)에 게재하였다. 이 논문은 1년차 연구주제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연관되는 아주 중요한 주제이기에 추진실적 중 하나로 보고한다.
(6) 국제건설에너지법연구회 정기세미나 개최 실적
본 연구자는 연구기간 동안에도 국제건설에너지법 연구회 세미나를 격월 단위로 개최해 왔다. 연구회 회원들은 주로 대형 20대 건설사, 에너지 업체, 종합상사, 금융기관 들의 사내변호사들과 아울러 국내 대형로펌 및 글로벌 로펌의 국내외 로펌 변호사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때 당시 230명 가량의 회원들이 활동중이었다.
2. 2년차 연구수행 내용 및 결과
가. 당초 연구계획에서 변경된 부분
2년차 연구기간 동안에는 “분쟁재정위원회(DAB)”에 대한 연구를 하려고 했으나, 대형 건설사들의 법무관계자들과 협의해 본 결과 실제 국제건설계약에서 DAB를 통한 분쟁해결절차는 한국 건설사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표준계약조건에 들어가 있는 DAB 관련 규정을 삭제하여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DAB를 통한 분쟁해결의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해서 DAB에 대한 연구계획을 변경하여 보다 많은 실무가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국제건설계약 및 해외 에너지 투자개발 관련 단행본을 발간하기로 하였다.
나. 연구수행 내용 및 결과/성과
2년차 연구기간 동안 다음과 같은 연구수행과 결과를 달성하였다. 첫째 학계 최초로 국제건설계약 및 해외 에너지 투자개발 관련 단행본을 발간하였고, 둘째 FIDIC 표준건설계약조건에서 벗어나 보다 진일보하고 획기적인 표준건설계약조건인 NEC3에 대해 연구하여 논문 한편을 출간하였으며, 셋째 국제건설에너지법연구회에서는 해당 기간 동안 6번에 걸친 정기세미나를 개최하여 왔다. 그 상세한 내용은 하기와 같다.
(1) 단행본 출간
2017년 2월 10일, 정홍식 외, 『국제건설에너지법-이론과 실무』(박영사, 2017) 초판이 발간되었다(ISBN 979-11-303-2971-0). 본서는 국제건설에너지법연구회의 출범(2013. 09) 이후 3년 반 동안의 연구결과물을 집대성한 것으로, 본 연구자를 포함하여 14명의 저자들이 참여하였고 본문만 7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연구도서이다. 저자들은 연구회 세미나 발표자들로서 명망있는 교수, 국내외 로펌 변호사, 기업 사내변호사들로 구성되어 모범적인 산학협력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본서가 다룬 주제는 국제건설계약의 여러 주요 쟁점들을 망라하고 있으며, 국제 프로젝트 금융(international project finance) 일반론 및 해외 민자발전프로젝트(IPP)까지 포함하여 명실상부한 최고의 참고도서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본서의 대표 저자로서 전체 20개 챕터의 글 중 6개의 챕터를 집필하여 가장 많은 30%의 분량을 실었다. 본서의 초판 인쇄일이 2017년 2월 10일이었기에 대표 편저자인 본인은 2년차 연구기간 초반부터 도서발간 시점까지 단행본 집필 및 전체 원고의 수정/교정 작업에 거의 매달리다시피 하였다. 이 단행본에는 연구재단 지원을 알리는 사사문을 게재하였다.
(2) 관련 논문 발표 및 발간
정홍식·장건주, “NEC3 표준건설계약조건-관계적 계약(relational theory)의 요소를 중심으로” 국제거래법연구 제25집 제1호 (2017. 7) 논문이 동 연구기간 내에 발간되었다. 이 연구는 국제건설계약에서 발주자와 시공자가 대립적이고(adversarial) 서로 경쟁적인 이익추구만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형태의 표준계약조건에 기반해 건설계약체결은 불가능한 것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하였다. 해서 FIDIC과 같은 전통적인 건설표준계약과는 사뭇 다른 패러다임의 표준계약조건인 NEC3를 국내 최초로 연구해 보았다. 본고의 출간 이전에 본 연구자는 이 주제에 대해 국제건설에너지법연구회 제19회 정기세미나에서 발표하기도 하였다.
NEC3은 발주자와 시공자간 대립적 구도가 아닌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적(cooperation) 관계를 강조하고 있어, 발주자와 시공자가 계약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한 예상치 못한 위험사유들을 상호 협력하여 해결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NEC3는 소위 ‘관계적 계약이론(relational contract theory)’에 기반해 만들어진 것이다.
본고는 일단 기존 전통적 계약이론과 관계적 계약이론의 차이와 그 핵심개념을 간략히 살펴보고, NEC3 특징 및 전체구조에 대해 개략적으로 소개한다. 그런 다음 NEC3에서 관계적 계약관계의 요소가 무엇인지 그 핵심내용을 상세히 정리하면서 기존 FIDIC과 다른 점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NEC3가 하나의 대안적인 형태의 해외 건설공사계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3) 국제건설에너지법연구회 6번의 정기세미나 개최
본 연구자는 2년차 연구기간 동안에도 국제건설에너지법연구회에서 6번에 걸친 정기 세미나를 개최해 왔다. 연구회 회원들은 주로 대형 20대 건설사, 에너지 업체, 종합상사, 금융기관 들의 사내변호사들과 아울러 국내 대형로펌 및 글로벌 로펌의 국내외 로펌 변호사들로 이루어져 있고, 2016년 중반 시점에 300명 가량의 회원들이 활동중이다.
3. 3년차 연구수행 내용 및 결과
가. 당초 연구계획에서 변경된 부분
3년차 연구계획에서는 “중동의 이슬람법(샤리아, sharia)가 FIDIC 건설표준계약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자 하였으나. 최근 해외건설 경향의 급격한 변경으로 인해 이론적·실무적으로 보다 긴요한 주제를 다루게 되었다. 그것은 해외 인프라 투자개발 중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해외 민자발전소 투자개발에 관한 것이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08년 이후부터 해외건설 수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연간 400억불에서 700억불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유가하락에 따른 산유국 발주 감소 등의 외적 변수로 건설사들의 텃밭이었던 중동에서 계약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최근 수주실적은 2015년 460억불, 2016년 282억불로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이다. 이에 상위 건설사들은 위기타개책의 일환으로 해외인프라 개발에 나서면서 기존 건설계약상의 발주자 지위를 가지는 한편,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파이낸스(Project Finance) 역량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물론 동시에 발전소 건설을 위한 EPC 계약의 시공자로도 역할하려고 한다.
기존에 해외인프라 개발을 담당해왔던 주요 공기업들과 종합상사 및 에너지 기업들에 더해 건설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지원을 끌어들였다. 2016년에는 20억불 상당의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rea Overseas Infrastrcutre Fund)가 조성되었고, 한국투자공사가 이를 운용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는 유망한 해외인프라 개발사업을 선정해 투자추천을 하고 있다.
해외인프라 개발은 프로젝트 금융이 수반되며 발전, 도로, 철도, 신도시, 신재생에너지 등을 포함한다. 이중 해외 민자발전프로젝트(independent power project: IPP)는 변모하는 국제적 현실에 부응할 수 있는 유망한 사업형태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도로, 철도, 신도시 등의 인프라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따라서 한국기업들의 역량이 이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실제 그러하고 있다.
IPP는 대부분 개발도상국의 전력 생산 및 공급을 위해 외국 투자자가 투자유치국과의 실시협약(implementation agreement)을 체결함으로써 전력생산시설의 건설 및 운영에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즉 투자유치국이 자국 내 부족한 전력의 공급확대를 위해 외국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것이다. IPP 사업에는 프로젝트 금융이 수반되기 때문에 대주의 안정적인 원리금상환이 가장 큰 관건이 된다. 대주의 금융종결(financing closing) 없이는 어떠한 프로젝트도 성사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당사자들은 거의 대부분 대주의 요청을 따르게 된다. 결국 IPP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수반되는 여러 위험들을 제대로 파악한 후, 이를 경감하기 위해 어떻게 그 위험들을 당사자들 사이에 적절히 배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IPP에 수반되는 여러 프로젝트 계약서들 중에 핵심은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이다. 전력 매도인은 프로젝트회사가 되고, 전력구매자는 우리나라 한전과 같이 산업시설이나 가정에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독점적인 국영기업이 된다. 전력구매계약은 프로젝트회사가 약정한 발전소의 가동률 범위 내에서 일정량의 전력을 장기간 동안(20-30년) 공급하고, 전력구매자는 소위 말하는 ‘take or pay’ 방식으로 전력요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계약이다. 이 계약은 IPP의 프로젝트 금융조달을 위한 핵심 사항으로서, 이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금융이 이루어진다. 일단 발전소가 건설되어 상업운전이 시작되면 최소 20년 동안 발생하는 현금흐름에서 대출원리금을 상환하고, 발전소 운영비를 부담하며, 투자금에 대한 이익까지 보장하는 프로젝트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계약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전력구매자의 신용상태가 상당히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으며, 신용이 충분하지 못하다면 정부의 지급보증을 통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 IPP에서는 전력구매계약상의 여러 주요 계약조건들(예컨대 공사기간, 발전소 성능, 운영기간 등)이 먼저 결정되고 난 후, 이를 바탕으로 EPC 턴키계약, 운영관리계약, 연료공급계약 등 관련 계약들의 내용이 결정된다. 따라서 전력구매계약은 IPP 사업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계약이다.
이러한 이유로 당초 연구계획인 “중동의 이슬람법”에서 “IPP사업의 전력구매계약의 주요 법률적·실무적 쟁점”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나. 연구수행 내용 및 결과/성과
(1) 문헌연구 및 연구논문 출간
전력구매계약(PPA)상 중요한 쟁점으로는 PPA에 따라 발생하는 수입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실제 얼마의 전력이 공급되는지와 무관하게 전력요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무조건인수지급(take or pay)” 조건의 성격과 그 효과이다. 즉 무조건인수지급조건이 하나의 위약벌(penalty)로 간주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이에 대비되는 방식으로는 “인수조건부지급(take-and-pay)” 방식도 있다. 또한 PPA상 손해배상액의 예정(liquidated damages)으로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 지체상금으로서 공사가 지연되어 발전소의 상업운전일이 지연된 경우 부과하는 것, 둘째 실제 발전소 성능이 계약상 보장한 성능보다 미치지 못하는 성능미달에 따른 손해배상예정액, 그리고 셋째 상업운전일 이후 PPA 계약기간 동안 공급하기로 되어 있던 용량이 제공되지 못하거나 약정한 가동대기율(availability)에 미치지 못하여 프로젝트회사에게 부과되는 손해배상예정액이다.
첫 번째 두 가지는 하위 계약인 EPC 계약과 맥락있게 연동되도록 해야 하는 성격을 가진다. 기타 다른 주요 조항들로서 불가항력에 따른 이행불능의 경우 면책되도록 하는 불가항력 조항, 채무불이행과 계약해지, 대주와 전력구매자간의 직접계약(direct agreement) 및 대주의 개입권(step-in right) 등이 있다.
우리가 가입되어 있는 국제물품매매에관한유엔협약(CISG) 제2조에서 전력의 거래에는 CISG의 적용대상이 아님을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PPA에는 당사자가 합의한 계약의 준거규범 혹은 밀접한 관련지법이 적용된다.
본 연구자는 2015년 12월 국제거래법연구에 게재한 “해외민자발전프로젝트(IPP) 거래구조 및 각 계약별 핵심쟁점” 논문이 있으나, IPP에서 프로젝트 금융을 포함한 전반을 검토하였기에 PPA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불과 3-4페이지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IPP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전력구매계약(PPA)을 실제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IPP 사업으로 진행되었고, 한국전력이 해당 사업의 입찰에 참여함으로써 확보한 두 개 정도의 전력구매계약서와 입찰서류를 토대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또한 해당 사업을 추진했던 한국전력의 사업담당자들과의 미팅을 통해서도 전력구매계약상의 주요 쟁점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2018년 2월 말에 법무부에서 발간하는 통상법률에 “해외민자발전프로젝트에서 전력구매계약의 주요 쟁점과 관련 계약서들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간하였다.
(2) 국제건설에너지법연구회 6번의 정기세미나 개최
본 연구자는 3년차 연구기간 동안에도 국제건설에너지법연구회를 계속 운영하면서 6번에 걸친 정기 세미나를 개최해 왔다. 연구회 회원들은 2018년 초반 시점 기준으로 380명 가량의 회원들이 활동중이다.
Ⅲ. 연구결과 활용계획
1. 연구결과 활용계획
상기 연구수행 내용 및 결과는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의 활용계획은 이러하다.
첫 번째, 국제건설에너지법 연구회의 회원 숫자만 거의 400명에 육박하고 95% 이상의 회원들이 관련 산업체 및 국내외 대형 로펌 변호사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연구결과를 공유함으로서 회원들 뿐 아니라 회원들이 속한 기업들과 로펌의 수많은 구성원들에게 같이 공유되는 결과가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연구재단의 지원에 따라 도출된 논문, 단행본 및 세미나 개최에 따라 실무가들의 현업에 많은 참고와 좋은 자료로서 기능할 것이 기대된다.
두 번째, 이러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대한상사중재원과 공동으로 심층적인 유료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시행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6년 6월 21일, 28일, 그리고 7월 5일, 3일 동안에 걸쳐 “제1기 해외인프라투자계약 전문가과정-민자발전프로젝트(IPP) 중심”이라는 유료교육을 시행하였고, 50명 가까이 참가하였다. 또한 2017년에도 동일한 3일짜리 유료 교육과정을 진행하여 성료한 바 있다. 3년 연구기간이 종료한 직후인 올해 6월에도 “제3기 해외인프라투자계약 전문가과정-교통 부문을 중심으로”라는 유료 교육과정을 성료하였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연구재단의 지원에 따른 연구성과가 도출되었기 때문에 교육과정 기획과 실행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현업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세 번째, 연구기간 3년 동안에 걸쳐 본 연구자가 운영하는 국제건설에너지법 연구회가 개최한 세미나 목록에서 봤듯이 많은 실무가들이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의욕을 고취하여 실무와 연구를 병행함으로써 발표문을 준비하고 이를 세미나 때 발표 후 보완하여 학술지에 투고하는 선순환을 발생시키게 되었다. 그리하여 본 연구자는 “국제건설에너지법-이론과 실무”, 제2권 단행본을 대표 편저자로 해당 실무가들과 준비중이며, 2018년 연말을 전후로 해서 출간할 예정이다.
네 번째, 국제건설계약과 해외인프라투자에 대한 학계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후속연구자들이 본 연구과제의 결과물을 참조하여 학계의 후속연구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이렇듯 연구성과의 활용은 다방면으로 도출되고 있다.
다섯 번째, 이번 3년 동안의 연구과제 성과는 본 연구자로 하여금 최근 건설에너지 업계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민관협력(public-private partnership, PPP) 방식을 통한 해외인프라투자개발 사업에 대한 법적 쟁점을 연구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연결되었다. 그리하여 본 연구과제의 후속 과제로 “민관협력(PPP) 방식의 해외 인프라 투자개발에 따른 법률적·실무적 쟁점”이라는 3년 과제를 연구재단에 신청하여 올해 선정되기도 하였다. 앞으로 금번 연구과제였던 국제건설계약상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밑단의 연구가 토대가 되어, 윗단의 민관협력(PPP) 방식을 통한 해외인프라투자개발에 대한 후속 3년 연구과제를 좀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