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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 상세정보

근대 동아시아 우생학 담론의 형성: <우생>ㆍ<優生月刊>ㆍ<優生運動> 잡지의 비교를 중심으로
A Study of Eugenics Discourse in Modern East Asia: A Comparative Analysis on 'Eugenics'ㆍ'Eugenics a monthly magazine'ㆍ'Eugenics Movement' Magaz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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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학문후속세대양성_학술연구교수(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6S1A5B5A02024681
선정년도 2016 년
연구기간 3 년 (2016년 07월 01일 ~ 2019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유연실
연구수행기관 전남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근대 동아시아 삼국(한ㆍ중ㆍ일)의 대표적 우생학 잡지인 <우생(1934-1937)>ㆍ<優生月刊(1931-1937)>ㆍ<優生運動(1926-1931)>을 중심으로 서구 우생학의 동아시아 수용을 검토하고, 이것이 각국의 근대적 젠더 질서 확립과 민족주의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생학은 19세기 후반 영국의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에 의해 제창되었다. 우생학은 유전적 적격자(the fit)와 부적격자(the unfit)를 선별하여 전자에게는 출산 장려를, 후자에게는 출산 억제 혹은 단종을 실시함으로써 유전형질의 개량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우생학은 20세기 초반 일본을 시작으로 동아시아에 소개되기 시작하여, 1920년대에는 선종학(善種學)ㆍ인종개량학ㆍ민족위생학 등의 명칭으로 중국과 한국에도 널리 수용되었다. 이는 우생학이 우승열패의 세계 질서 속에서 동아시아 각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민족개량의 수단으로 인식되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 동아시아에서 우생학은 인종간의 우열을 과학화하여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성별의 서열화를 통해서 여성 차별적 섹슈얼리티를 창출하는 기제로도 작용하였다. 본 연구는 우생학을 민족ㆍ젠더ㆍ계급 등의 기제들과 연계지어 검토함으로써, 그 사상적 영향력과 한계를 역사적 측면에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

    첫째, 우생학과 동아시아 민족주의 형성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
    본 연구는 우생학과 민족주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생학이 부국강병과 구국(救國)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역사적 맥락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성과 생식은 개인의 사적영역이지만, 국가와 사회의 공적영역과도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그러므로 부부의 침실은 민족의 미래가 결정되는 신성한 장이며, 신중한 결혼과 건강한 자녀의 출산은 국가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결부된다. 1920-30년대 삼국의 지식인들은 우생학을 통해 개인의 몸과 생식, 특히 빈곤층과 유전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의료적 관리를 정당화했다. 그 결과 개인의 성(性)적 욕망은 오로지 출산에 한정되고, 근대적인 국가건설을 위해 희생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어갔다. 그리하여 출산의 목적은 국민국가 기획의 일환으로 전환되었고, 건강한 인종의 출산과 분리된 개인의 욕망(쾌락)으로서의 성은 논의되기 어려웠다.

    둘째, 우생학과 동아시아 젠더 질서 형성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
    우생학은 연애ㆍ출산ㆍ결혼ㆍ성(性) 등과 같은 젠더와 밀접히 연계된 영역에서 중요한 지식 담론을 형성하였다. 또한 동아시아 국민국가는 건강하고 우수한 인구의 확보를 위해서 현모양처를 육성하고, 여성의 모성을 수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동아시아의 근대적 젠더 질서가 구축되는 맥락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우생학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동아시아의 국민국가 기획 속에서 여성의 신체가 어떻게 국가화 혹은 식민화되며, 여성이 국민국가 기획에 어떻게 포섭되는가의 문제는 우생학 담론에 대한 젠더적 분석을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근대 동아시아 출산통제 시스템의 확립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
    근대 이후 동아시아에서 부국강병의 중요한 요소로서 인구의 ‘질’적 관리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일본에서는 1938년 후생성을 설립하고, 조선에서도 후생국을 개설하여 인적자원에 대한 관리를 본격화하였다. 아울러 1940년 <국민우생법>을 공포하여 악질 유전자에 대한 출산통제를 단행하였다. 중국에서는 1945년 <민족보육정책강령안>을 발표하여, 유전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의 출산을 제한하였다. 이처럼 1930-40년대 동아시아 근대국가는 인구의 질적 관리를 목적으로 국민에 대한 출산통제를 정당화하고, 개인의 ‘몸’을 대상으로 하는 생체권력의 작동을 가시화했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동아시아 국민국가의 인구정책, 몸에 대한 규율권력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우생학 담론을 분석함으로써, 근대 동아시아에서 몸-생식-국가의 권력관계가 형성되는 측면을 탐구해 보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첫째,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위한 상호인식 방법 모색
    본 연구는 근대 동아시아 각국의 우생학 담론을 비교 분석하여, 동아시아의 상호인식을 심화ㆍ확충시키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동아시아 각국의 자국사 인식의 기반을 뛰어넘어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 필요한 상호인식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아시아 공동체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근대 동아시아가 경험한 공통의 문화적ㆍ사상적 측면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고, 역사를 둘러싼 각국의 갈등과 불신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ㆍ중ㆍ일 삼국의 국민국가 건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우생학 담론을 탐구함으로써, 이에 기반을 둔 배타적 민족주의와 식민지배의 정당화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동아시아 우생학과 우생운동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하여, 한ㆍ중ㆍ일 삼국의 평화공존이 가능한 타자 인식과 자기 인식의 방법을 모색하는데 학문적 기여를 하고자 한다.

    둘째, 비교문화사의 방법론 및 분석틀 제시
    최근 역사학 연구는 ‘근대적 분과 학문 넘어서기와 일국사적 인식 넘어서기’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자국사 중심의 역사 서술 방식을 뛰어넘어 동아시아 각국의 상호관련성ㆍ상호의존성의 관점에서 사상과 문화의 교류를 살피려는 연구가 시급하다. 때문에 본 연구는 기존의 시각에서처럼 “서구의 우생학 담론이 동아시아에 어떻게 수용되고 변용되었는가”라는 문제를 연구의 중심으로 삼고 있지 않다. 이는 서양을 기준으로 동양의 우생학 담론이 서구의 그것과 얼마나 다르며, 그 차이는 무엇에서 기인하는가를 밝히는 것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본 연구는 양자를 비교하여 그 차이를 논하고 그 차이가 어떻게 생성되고,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적 상황에서 어떻게 의미화 되는지를 보다 중요하게 다룰 것이다. 즉 담론 수용 주체의 내적인 욕망ㆍ의지, 그 주체가 서 있는 객관적인 상황에서 연구를 시작할 것이다. 또한 우생학 담론의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에 주목하며, 이것이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적ㆍ사회적ㆍ문화적 맥락에서 재구성되는 양상을 주목하여 동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의 지적 교류와 공동체 인식의 장이 형성되는 측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요컨대 본 연구는 동아시아 각국의 담론을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비교 고찰함으로써, 동아시아적 보편성과 국가별 특수성을 명확히 하여 동아시아 내 담론이 어떻게 교류하고, 혼성되며, 전유가 이루어지는지를 규명하는 참신성을 지니고 있다.

    셋째, 학제 간 융합연구를 통한 생명윤리학 패러다임의 구축
    우생학은 과학이란 이름으로 1930-40년대 국가 권력에 의한 재생산 관리를 정당화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작용하였다. 현재에도 우생학은 ‘자발적 우생학(Voluntary eugenics)’이란 이름으로 유전상담 이나 양수검사 등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다. 또한 인공수정과 시험관 시술 등 재생산 보조 의료 기술과 몸을 대상으로 하는 바이오 공학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생학이 정치 혹은 의료 자본과 결합하여 개인의 생식을 통제하는 강제성을 띄고 인권을 침해해 온 역사에 대한 반성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즉 국가 권력과 생의학적 연구가 몸과 생명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이에 대한 역사적ㆍ윤리적 제언을 해 줄 수 있는 인문학적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본 연구는 우생학을 중심으로 생명공학 지식의 사회적 효용성과 역할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를 시도함으로써, 학제 간 융합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역사적ㆍ인문학적 요구에 기초한 생명윤리학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우생>ㆍ<優生月刊>ㆍ<優生運動> 세 잡지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삼국의 우생학 담론의 특징과 성격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에 대한 비교사적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특히 서구 과학 지식의 전파와 수용이라는 서구 중심주의에서 출발하는 비교 연구에서 탈피하여,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적 경험 속에서 우생학 담론이 어떻게 다양한 층위를 갖는가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서양과 동양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삼국의 문화적 교섭, 사상 교류의 다층적 면모를 드러내고자 한다. 또한 동아시아 삼국의 우생학 담론이 젠더ㆍ인종ㆍ민족주의ㆍ계급 등의 기제들과 어떻게 충돌하고, 식민지의 지배 혹은 저항의 헤게모니 속에 포섭되고 굴절되는지를 살피고자 한다. 아울러 우생학이 동아시아 국민국가의 인구정책, 몸에 대한 규율권력의 형성에 미친 영향을 살피고, 근대 동아시아에서 몸-생식-국가의 권력관계가 생성되는 역사적 맥락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1년차 연구내용: 서구 우생학의 선택적 수용-멘델의 유전법칙을 중심으로-
    <우생>ㆍ<優生月刊>ㆍ<優生運動>의 우생학 담론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유전학이다. <우생> 잡지의 편집장인 이갑수(李甲秀)는 일본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으며, 유전적 우생학을 중시하였다. 판광단[潘光旦]은 미국의 우생운동가이자 그의 스승인 데이븐 포트의 유전적 우생학을 수용하였다. 때문에 그는 환경개선 보다는 명망 가문의 우수한 혈통을 결혼을 통해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케다 시게노리[池田林儀]도 정신병자ㆍ범죄자ㆍ매춘부ㆍ빈곤자를 결혼 불능자로 분류하고, 이들의 생식통제를 주장했다. 그러므로 1년차 연구에서는 멘델 유전법칙의 수용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삼국의 우생학 담론이 환경개선보다는 유전적 통제를 지향하게 되는 사상적 측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2년차 연구내용: 근대 동아시아의 우생학적 ‘결혼’ 담론
    2년차 연구는 이갑수ㆍ판광단ㆍ이케다 시게노리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들의 혼인관을 살피고자 한다. 이들의 우생학적 사유 속에는 결혼=생식, 생식=민족이라는 범주가 공통적으로 설정되어 있다. 때문에 이들은 남녀의 결혼과 생식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추구하고, ‘성(性)’을 국가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이들의 혼인관에 대한 검토를 중심으로 우생학이 근대적 가족 질서와 젠더 질서 확립에 미친 사상적 영향력을 살펴 볼 것이다. 2년차 연구방법은 인물사에 대한 검토뿐만 아니라, 이들의 해외유학 경력을 중심으로 동-서양 혹은 한-중-일 지식인의 사상 교류, 지식 네트워크의 형성이라는 측면도 함께 검토해 볼 것이다.

    3년차 연구내용: 근대 동아시아의 우생학과 출산통제
    3년차 연구는 <우생>ㆍ<優生月刊>ㆍ<優生運動>의 출산통제 담론을 산아제한, 결혼상담소 설치, 결혼 전 건강진단, 단종 등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동아시아 삼국은 1930-40년대 인구의 질적 관리에 보다 심혈을 기울인다. 서구에서 산아제한 운동이 하층민과 부적격자의 출산을 제한하는 방편으로 피임법을 보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는 1930년대 산아제한진료소를 설치하여 이들에 대한 무료 상담과 시술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에서는 우생결혼상담소와 국민우생결혼상담소가 성립되어 결혼 전 건강진단과 성교육을 추진하였다. 성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우생운동의 일환으로 강조되었던 것은, 성병이 모성 보호 및 차세대의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에 의한 출산통제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단종’의 실시였다. 일본에서는 1940년대 <국민우생법>이 만들어 지면서 유전적 부적격자에 대한 단종이 추진되었다. 중국에서는 1940년대 <민족보육정책강령안>이 공포되면서 유전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출산통제가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우생학 담론이 동아시아 출산통제 시스템 구축에 미친 사상적 영향력을 검토하고, 이것이 몸에 대한 규율권력으로 작동되어지는 측면을 일상생활과 정치의 양대 영역에서 중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근대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 우생학 잡지인 <優生(1934-1937)>ㆍ<優生月刊(1931-1937)>을 중심으로 서구 우생학의 동아시아 수용을 검토하고, 이것이 각국의 근대적 젠더 질서 확립과 민족주의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았다. 우생학은 19세기 후반 영국의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 1822-1911)에 의해 제창되었다. 우생학은 유전적 적격자(the fit)와 부적격자(the unfit)를 선별하여 전자에게는 출산 장려를, 후자에게는 출산 억제 혹은 단종을 실시함으로써 유전형질의 개량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우생학은 20세기 초반 일본을 시작으로 동아시아에 소개되기 시작하여, 1920년대에는 선종학(善種學)ㆍ인종개량학(人種改良學)ㆍ민족위생학(民族衛生學) 등의 명칭으로 중국과 한국에도 널리 수용되었다. 이는 우생학이 우승열패의 세계 질서 속에서 동아시아 각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민족개량의 수단으로 인식되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 동아시아에서 우생학은 인종간의 우열을 과학화하여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성별의 서열화를 통해서 여성 차별적 섹슈얼리티를 창출하는 기제로도 작용하였다. 본 연구는 우생학을 민족․젠더ㆍ계급 등의 기제들과 연계지어 검토함으로써, 그 사상적 영향력과 한계를 역사적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 영문
  • This study examined the acceptance of Western eugenics in East Asia focusing on eugenics magazines, <優生 (1934-1937)> and <優生月刊 (1931-1937)>, which are representative eugenics magazines in modern Korea and China, and examined how this affected the establishment of gender and formation of nationalism in each country. Eugenics was advocated by Francis Galton (1822–1911) of the late 19th century in England. Eugenics sought improvement of genetic traits by selecting the fit and the unfit to encourage childbirth for the former and to suppress or discontinue childbirth for the latter. This eugenics began to be introduced to East Asia in the early 20th century, and in the 1920s it was widely accepted in China and Korea. In Korea and China, eugenics is generally translated into Chinese characters such as good breeding(善種學), racial improvement(人種改良學), and national hygiene(民族衛生學). This means that eugenics was recognized as a means of national improvement that can survive in East Asian countries in the world order of the survival of the fittest. On the other hand, eugenics in East Asia has justified colonial rule by scientificizing racial superiority and acted as a mechanism to create female discrimination sexuality through gender sequencing. This study examined the ideological influence and limitations of eugenics in the historical aspect by examining it in connection with the mechanisms of national, gender, and clas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한ㆍ중ㆍ일 삼국의 대표적 우생학 잡지인 󰡔우생󰡕ㆍ󰡔優生月刊󰡕ㆍ󰡔優生運動󰡕을 중심으로 근대 동아시아 우생학 담론의 형성을 살피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서구의 우생학이 중국ㆍ한국ㆍ일본에 수용되는 양상뿐만 아니라 우생학이 동아시아의 민족주의ㆍ계급주의ㆍ섹슈얼리티 등과 연계되어 어떠한 복잡한 지형을 형성하는지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조망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1년차 연구에서는 1920-30년대 중국에서 진행된 유전과 환경의 논쟁을 중심으로, 우생학 수용의 다양한 루트, 우생학 수용 주체의 상이한 지적 배경과 우생학과 사회이데올로기의 관계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시도하였다. 그 결과 중국의 우생학은 일본ㆍ미국ㆍ프랑스로부터 수용되었으며, 유전적 측면을 중시하는 멘델리즘과 환경적 측면을 중시하는 신라마르크주의가 혼재하였음을 밝혔다. 또한 지식인들의 우생학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 따라 우생학의 사회적 실천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존재하였음을 밝혔다. 이러한 입장차이는 결국 생식과 성을 어떠한 방식으로 국가가 통제하고, 개인의 신체를 관리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근대적 주체로서 개인의 해방을 보장해 줄 것인가 아니면 개인의 性을 민족 혹은 국가에게 종속시킬 것인가에 있어서 근대적 섹슈얼리티의 창출의 갈등과 대립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2년차 연구는 󰡔우생󰡕ㆍ󰡔優生月刊󰡕ㆍ󰡔優生運動󰡕의 세 잡지를 비교하여 동아시아 우생학 담론의 형성을 검토하는 첫 걸음으로써, 중국의 󰡔우생󰡕 잡지에 대한 담론 분석을 시도하였다. 2차년도 연구의 결과는 2018년도 “호남사학회” 춘계 학술대회(2018년 3월 23일)에서 “1930년대 潘光旦의 우생학 담론: 󰡔優生(1931-1932)󰡕 잡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또한 이를 수정 보완하여 󰡔중국사연구󰡕 113집(2018년 4월 30일)에 같은 제목으로 게재하였다. 2년차 연구 결과 첫째, 기독교청년회 및 新月社와 연계된 潘光旦의 인적 네트워크가 우생학 담론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음을 밝혔다. 둘째, 󰡔優生󰡕 잡지의 우생학 담론에는 맨델리즘적 유전주의와 신라마르크주의가 지향했던 환경개량이 공존했음을 밝힐 수 있었다. 셋째, 1931년 만주사변을 계기로 우생학적 民族病態論의 등장하면서 우생학적 민족주의 언설에 변화가 발생하였음을 규명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생󰡕 잡지는 우생학을 중화민족의 ‘열등성’과 ‘퇴화’ 혹은 ‘발육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민족주의적 수단으로 전용하였다. 그러나 󰡔優生󰡕의 우생학 담론은 개인주의를 배제하고 가족주의를 옹호했으며, 여성의 賢母良妻적 역할을 강요하고, 전통적 문벌주의나 門堂戶對식 결혼과 같은 전통 문화를 부활시켰다는 점에서 중국 본위의 문화론에 바탕을 둔 서구 우생학의 재해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3년차 연구는 중국과 한국의 󰡔優生󰡕과 󰡔優生月刊󰡕 잡지를 분석하여 “근대 한ㆍ중 우생학 담론의 비교 연구”를 진행하였다. 우선 두 잡지 모두 한국과 중국의 기독교청년회가 주도한 잡지인 만큼 기독교청년회와 우생학 운동의 연계성을 검토하였다. 또한 기독교 지식인들의 우생학에 대한 인식이 우생학 담론의 구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윤리적, 문화적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둘째, 한국과 중국의 우생학의 사회적 실천 방식의 차이를 혼인상담소와 斷種法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셋째, 동아시아의 우생학은 근대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중요하게 작용하면서 동시에 강력한 국가수준의 억압기재로 동원되었다. 그 결과 성(sexuality)과 생식(reproduction)이 구별되지 않고, 이에 입각하여 국가-부부-개인을 잇는 위계적 통제기제가 형성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를 통해 동아시아 각국의 국민국가 수립과 더불어 국가권력이 인구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개인의 몸과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생체권력(Bio-Power)의 메커니즘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사상적으로 추적하였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첫째, 동아시아 공동체 건립을 위한 정책 자료 활용
    오늘날 한ㆍ중ㆍ일 삼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의 문화적ㆍ경제적 교류가 갈수록 긴밀해 지고 있다. 한류의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인적ㆍ문화적 교류도 활발해 지고 있으며, 무역과 기술 교류 등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각국 간에 있었던 과거 정치적ㆍ군사적 갈등에 대한 역사적 기억과 문화적 편견, 배타적 민족주의 등은 동아시아 지역공동체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동아시아 민족주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우생학과 전체주의적 국가 기획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동아시아의 평화공존을 위한 중간다리로서의 민족국가 경계를 넘는 상생적 ‘공동체’를 건립하는 이론적 기초를 형성하고, 이를 대안적인 동아시아 관계 형성을 위한 국가 정책개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학제 간 융합연구를 통한 생명윤리학 패러다임의 구축
    우생학은 과학이란 이름으로 1930-40년대 국가 권력에 의한 재생산 관리를 정당화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작용하였다. 현재에도 우생학은 ‘자발적 우생학’이란 이름으로 유전상담 이나 양수검사 등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다. 또한 인공수정과 시험관 시술 등 재생산 보조 의료 기술과 몸을 대상으로 하는 바이오 공학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생학이 정치 혹은 의료 자본과 결합하여 개인의 생식을 통제하는 강제성을 띄고 인권을 침해해 온 역사에 대한 반성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즉 국가 권력과 생의학적 연구가 몸과 생명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이에 대한 역사적ㆍ윤리적 제언을 해 줄 수 있는 인문학적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본 연구는 우생학을 중심으로 생명공학 지식의 사회적 효용성과 역할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를 시도함으로써, 학제 간 융합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역사적ㆍ인문학적 요구에 기초한 생명윤리학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대학 학부 수업 및 대중 인문학 강좌 교육자료 활용
    본 연구 결과는 대학교의 교양 및 학부 수업에 활용할 예정이며, 이외에 인문학 대중강좌에도 특강 수업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우생학은 생명공학을 비롯하여 우리의 일상생활과 사상관념에 깊게 침투하여 있기 때문에 이를 비판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교양적ㆍ대중적 안목을 기르게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생학과 관련하여 신문에 실린 논설, 만화, 약품광고 등을 보여줌으로써, 건강ㆍ출산ㆍ신체의 일상적 영역에서 우생학이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생학ㆍ산아제한ㆍ성(性)과학ㆍ페미니즘 등과 같은 서구의 사상들이 동아시아에 전파되어, 어떠한 방식으로 논의되고 동아시아의 국민국가 구상에 투영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함으로써 동아시아의 근대적 규율과 민족주의의 형성의 특수성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때문에 본 연구 결과를 대학교의 수업 및 대중 인문학 강좌와 연계하여, 우생학이 우리의 일상적 영역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으며, 지금 우리의 삶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도록 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 색인어
  • 우생학, 유전, 자유연애, 산아제한, 단종, 젠더, 민족주의, 이갑수, 판광단, 이케다 시게노리, 프랜시스 골턴, 인구 정책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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