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적 진리’라는 용어를 엄밀하게 정의할 수 없더라도 ‘근사적 진리’를 사용하는 것은 정당하다. 왜냐하면 분명히 근사적으로 진리인 기술이 있고, 분명히 근사적으로 진리이지 않은 기술이 있으며, 근사적 진리에 대한 힐퍼닌(Hilpinen)과 루이스(Lewis)의 철학적 이론 ... 
          
          
            ‘근사적 진리’라는 용어를 엄밀하게 정의할 수 없더라도 ‘근사적 진리’를 사용하는 것은 정당하다. 왜냐하면 분명히 근사적으로 진리인 기술이 있고, 분명히 근사적으로 진리이지 않은 기술이 있으며, 근사적 진리에 대한 힐퍼닌(Hilpinen)과 루이스(Lewis)의 철학적 이론은 분명히 근사적으로 진리인 기술이 왜 근사적으로 진리인지 설명하고, 분명히 근사적으로 진리이지 않은 기술이 왜 근사적으로 진리가 아닌지 설명하기 때문이다. 근사적 진리에 대한 라우든(Laudan)의 비판은 근사적 진리로 과학의 성공을 설명할 수 없음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그의 비판이 보여주는 것이라고는 과학의 성공을 설명할 때 과학적 실재론자가 채택한 설명모델은 귀납-통계 모델이어야 한다는 것뿐이다. 과학적 반실재론자가 엄격한 방법 또는 근사적 경험적 적절성(approximate empirical adequacy)으로 과학의 성공을 설명할 때도 귀납-통계 모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근사적 진리가 쉽게 획득된다고 해서 근사적 진리로 과학의 성공을 설명하는 것이 공허한 것은 아니다.
수렴적 실재론(convergent realism)을 비판하기 위해 쿤은 두 개의 논증을 제시했다. 첫째, 아인슈타인 물리학이 뉴턴 물리학보다 아리스토텔레스 물리학에 더 가깝기 때문에 진리에 대한 대응론이 과학이론에 적용될 수도 없고, 과학이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고 말할 수도 없다. 쿤의 위 논증은 형식도 부당하고 전제도 그르다. 둘째, 옛 패러다임의 이론용어와 새 패러다임의 이론용어가 서로 다른 대상을 가리키기 때문에 과학은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고 말할 수 없다. 쿤의 이 논증은 지시에 대한 프레게(Frege)의 기술론(descriptive theory)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시이론에는 프레게의 기술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과론(causal theory), 의도론(intentional theory), 부분적 지시론(partial reference theory)도 있다. 부분적 지시론에 의하면, 옛 패러다임의 이론용어는 새 패러다임의 이론용어가 가리키는 대상을 부분적으로 가리킨다.
필수불가결 논증(indispensability argument)에 의하면, 과학이론을 구성하는 수학적 구성성분은 과학이론에서 뗄 수 없으며, 관찰증거는 과학이론의 물리적 구성성분만을 확증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구성성분도 확증한다. 퍼트남(1979: 347), 콰인(1980: 45), 베이커(Baker, 2005: 225), 콜리번(2006: 226-227)에 의하면, 이론대상이 존재한다고 믿는 과학적 실재론자는 수학적 대상도 존재한다고 믿어야 한다. 부쉬(Busch, 2012)는 확증에 대한 전체론(holism)이 키춰(Kitcher, 1993)와 씰로스(Psillos, 1999)의 보존적 실재론(preservative realism)과 양립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부쉬(2011a)는 수학의 역사에서 수학이론들이 채택되었다가 폐기되었고 다시 채택되는 등 불안정했으므로 현재의 수학이론들은 믿을 만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자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친다. 수학적 실재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베이커(2005, 2009)가 제시한 논증은 확증에 대한 전체론에 의존하지 않는다. 구조적 실재론(structural realism)에 의하면, 과거 과학이론들의 수학적 구성성분들은 안정적이었다. 상호작용적 실재론자(interactive realist)는 과학적 실재론을 수용하고 수학적 실재론을 거부할 수 있다. 콰인(1992: 15), 레즈닉(1997: 130), 콜리번(2001: 126)에 의하면, 신념체계와 경험이 충돌할 때 편리하기 때문에 수학적 진술들을 거부하지 않고 물리적 진술들을 거부한다. 본 연구자는 그들의 주장이 결과적 오류(consequential fallacy)를 범한다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