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과제 검색 >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구과제 상세정보

한국문학에 나타난 상품과 소비주체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commodity and the consuming subject appeared in Korea Literature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6S1A5A2A01024758
선정년도 2016 년
연구기간 2 년 (2016년 07월 01일 ~ 2018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류경동
연구수행기관 고려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이 연구의 목적은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문학에 등장하는 주요 상품의 종류와 가치를 조사하고 그것의 소비에 작용하는 주체의 태도와 욕망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는 문학 텍스트를 포함해 신문이나 잡지 등 다양한 매체에 나타난 상품의 종류와 가격을 조사하고 각 상품의 위계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상품의 가치와 위계는 비교 가능한 다른 상품들과의 관계망 속에서 가늠될 수 있기 때문에 당시 유통되었던 상품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와 정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령, 「레디메이드 인생」의 ‘P’가 구입한 ‘해태’(15전)는 ‘마꼬’(5전)나 ‘피죵’(10전)과 비교될 때, 「소설가 구보씨의 1일」에서 ‘구보’가 카페에서 마시는 ‘십 전짜리 커피’(10전)는 ‘기린 맥주’(35전)나 ‘사이다’(17전)와 대비될 때 그 가치를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상품의 가격과 위계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점에서 화폐 가치를 추계해보는 작업도 진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문학 연구는 화폐와 상품을 단순한 소재나 상징으로 다루거나 그 가치를 대강의 추측으로 짐작하는 데 머물렀다는 한계를 지닌다. ‘마꼬’(5전)와 ‘해태’(15전)를 구별하는 ‘10전’의 가치를 파악할 수 없다면, 문학연구의 피상성은 여전히 벗어나기 어려운 문제로 남는다. 만약 ‘10전’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텍스트의 미시적 분석은 물론이고, 소비에 작용하는 주체의 갈등과 욕망을 보다 구체적으로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에 이 연구는 생산자물가지수나 소비자물가지수, 금이나 쌀 같은 특정 재화의 가격지수를 이용해 1930년대 이후의 화폐가치를 추계해보고, 이를 텍스트 분석에 활용해보고자 한다.
    둘째, 이 연구는 상품의 종류와 가격, 그 가치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한국문학의 주요 작품에 등장하는 소비주체의 욕망과 태도를 분석하고자 한다. 현대의 사회 변동이 체제나 제도의 변화로 ‘인식’되기보다 상품세계의 변화로 ‘경험’된다는 점에서, 소비는 한국문학의 인식론적 변화를 드러내는 핵심기제가 된다. 이 연구는 일차적으로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 등의 사회변동이 상품세계의 변화로 현상하는 양상을 분석하고, 각 시기의 소비행위에 투영된 집단이나 계층의 취향, 유행과 보편심성 등을 분석할 것이다.
    이런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변동과 가치체계의 변화가 어떻게 소비주체에 굴절되어 나타나는지를 분석해볼 것이다. 이념과 가치관, 이데올로기는 상품의 형식으로 소비됨으로써 신체에 전이되며, 이 과정에서 주체의 의식과 욕망이 재구성된다. 문학사의 각 시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소비주체는 사회변동의 문화적 징후이자 한국문학의 인식론적 변화와 그 함의를 표상하는 기호라 할 수 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 연구는, 1930~50년대 한국문학의 주요 작품에 나타난 소비주체의 문제를 분석해봄으로써 한국문학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는 연구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셋째, 이 연구는 새로운 연구 대상과 주제 설정을 통해 문학연구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기존 문학연구에서 화폐와 상품, 소비는 근대성을 드러내는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여겨졌을 뿐, 주체를 구성하는 심층적인 기제로 다뤄지지는 않았다. 이 연구는 상품세계와 소비주체라는 새로운 문제의식을 통해 작품의 이면에 은폐되었던 심리적 갈등이나 욕망의 구조, 가치관이나 보편심성 등을 규명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새로운 연구의 영역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기존의 문학주의 연구방법과 사회학적 연구방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문학연구의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작품의 의미내용과 구조에 주목하는 문학주의 방법론이 해석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문화나 제도, 매체에 주목하는 사회학적 접근법은 구체적인 작품의 분석과 이해에는 취약한 문제점을 지닌다. 이 연구는 텍스트를 재구성하여 과거의 소비문화를 재현하는 방식의 피상적인 접근법을 지양하고, 작품의 서사와 미적 구조, 문학주체의 욕망과 태도 등을 사회․경제적 기호들과 연계해 분석할 것이다. 이는 미시적 차원에서 작품의 구조를 분석하는 작업인 동시에 거시적 차원에서 한국문학의 인식론적 토대를 새롭게 조망하는 시도가 될 것이다.
  • 기대효과
  • 첫째, 이 연구는 문학 텍스트에 나타난 상품의 종류와 가치를 조사하고 그것의 가치를 현재적인 것으로 환산하고자 한다. 신문과 잡지에 등장하는 주요 상품의 종류와 가격을 조사하고 그 가치를 추계해봄으로써 각 시기별 문학 텍스트에 나타난 주요 상품들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거시적인 경제 지표 속에서 이론적으로 논의되었던 근대적 일상성을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감각의 차원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문학에서의 근대성이 이제 개인의 의식과 욕망, 일상의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연구가 기획하는 화폐와 상품, 소비와 욕망의 문제는 한국 문학의 근대성에 대한 새로운 미시적 접근이 될 것이다.
    둘째, 이 연구는 소비라는 개념으로 문학 작품을 분석함으로써 한국 문학의 의미망을 새롭게 구성하고 심층적인 작가의식에 접근하는 단초를 마련할 것이다. 문학의 새로운 징후들은 사회적 변동과 상품세계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구성된 문학주체의 성격변화에서 기인한다. 이 연구는, 문학주체들의 위상과 역할이 이념의 생산자에서 상품의 소비자로 변화하거나, 상품의 소비와 교환 행위를 통해 이 세계의 본질을 파악하는 소극적 관찰자로 변화하는 것으로 보고자 한다. 문학 주체가 소비주체로 그 위상과 역할이 변화함에 따라 세태묘사나 통속, 갈등과 환멸의 서사, 생산문학 등 다양한 글쓰기로 표출되는 양상을 분석할 것이다.
    셋째, 이 연구는 경제사와 통계를 원용하고 역사학과 사회학의 방법론과 자료를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학제 간 연구의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연구는 경제사와 통계를 통해 문학 텍스트의 사회사적 맥락을 재구성하는 동시에 사회과학이 포착하기 어려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개인의 의식과 욕망을 복원할 것이다. 이것은 개화기 이후 한국 문학을 새롭게 규명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각 시대별 한국 사회의 인식소를 실제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넷째, 이 연구는 문학연구와 문화연구의 새로운 방법과 연구대상을 제시할 것이다. 삶의 구체적인 국면에서 형성되는 개인의 의식과 욕망을 포착하려는 이 연구는. 단순히 풍속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작품 해석과 작가에 대한 이해를 지향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소비행위 혹은 소비주체의 선택과 갈등의 문제를 사회 문화적 맥락이나 담론의 차원에서 기술하지 않고, 작품의 미적 구조나 서사를 연계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 연구는 문화연구의 문제의식과 방법에서 출발하지만 문학작품의 이해와 분석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 연구요약
  • 문학 작품에서 어떤 재화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분석 대상이다. 소비와 연관된 문학 텍스트의 기호들에는 사회적 가치 체계와 개인의 욕망이 교차한 흔적들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폐와 상품에 대한 과거의 접근방식은 추상적이고 표면적이라는 데 한계가 있다. 채만식의 『금의 정열』(1939)에서 “상문”이 사 먹던 “30전”짜리 설렁탕 한 그릇은, 해방 직후 “5원”(정지용, 「쌀」, 『정지용전집』2)이 되었다가 1948년에 이르러 그 가격이 “백원”(채만식, 「낙조」, 1948)으로 오른다. 10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30전”(1939)→“5원”(1945)→“100원”(1948)으로 급등한 설렁탕 값에는 일제말기로부터 해방과 단정으로 이어지는 한국사회의 격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시 작가들이 피부로 느꼈을 설렁탕 한 그릇 값을 복원하지 못한다면, 그 시대를 살아간 작가들의 고민과 갈등에 대한 이해 역시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 연구는, 문학 텍스트에 등장하는 상품의 종류와 가격, 그것의 현재적 가치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문학에 나타난 상품세계와 소비주체의 갈등 양상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연구의 1년차는 1930~40년대의 문학 작품과 문예지, 신문과 잡지, 광고 등의 매체들을 대상으로 상품의 종류와 가격을 조사한다. 중요한 상품의 경우 개화기와 1950년대 이후로 조사범위를 확장해 상품의 소비 양상과 가치변화의 추이를 살펴본다. 이를 토대로 1930~40년대 문학의 다양한 글쓰기를 상품세계와 소비주체의 갈등관계 양상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문학에서 상품과 소비는 환멸과 매혹이라는 상반된 태도를 수반하는 문제였다. 의식의 기저에 침전되어 있던 식민성와 근대성의 이중구조는 복잡다기한 지향으로 표출되었으며 다양한 문학적 모색의 동인이 되기도 하였다. 기형적인 경제구조가 소비주체의 내면에 침전되는 과정에서 소비는 정신질환의 형식으로 분출된다는 점은 흥미로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채만식과 이상의 소설에서 소비를 신경증적 소비와 분열증적 소비로 명명하고, 이 시기 소비주체로 전화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들의 내면의식과 심리적 갈등을 분석해볼 것이다. 또한 이념의 생산 혹은 유통과정에서 능동적이었던 발화주체는, 상품과 화폐의 교환구조에 급격히 편입되면서 무력한 소비자 혹은 수동적인 관찰자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김남천․한설야․최명익․유항림 등은 이념의 부재와 생활의 발견이라는 문제에 천착한다. 그들은 집과 거리에서 이념을 대신해 등장하는 화폐라는 물신을 발견하고 상품세계에 편입해야하는 갈등과 환멸을 그려낸다는 점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 연구의 2년차는 1940~50년대의 문학 작품과 문예지, 신문과 잡지, 광고 등의 매체들을 대상으로 상품의 종류와 가치를 조사한다. 이와 함께 물가지수를 이용한 종합적인 가격 환산 방식을 연구하고 193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화폐 가치를 환산함으로써 작품 분석과 작가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1940~50년대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상품세계의 변동과 소비주체의 대응 양상을 살펴본다. 해방기와 전쟁 이후 사회상과 세태의 관찰이 두드러지는 작품들과 상품의 궤적을 따라가며 근대적 욕망의 흐름을 포착하려고 한 작품들을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댄스’와 연애 열풍, ‘나일론’과 ‘계’의 유행으로 표상되는 1950년대 소비문화와 길항하는 것이 1950년대 신문소설의 인식론적 토대라 보고, 이 시기 신문소설을 대상으로 통속성의 본질을 밝히고 상품세계와 소비주체의 긴장관계를 따라 소설의 구조와 서사를 분석한다. 또 이런 통속의 구조를 1930년대 장편소설의 그것과 비교․고찰해보고자 한다. 1950년대를 근대적 소비문화의 확산과 소비주체로서의 자기 발견은 새롭게 주목해야할 한국문학의 동인이다. 특히 세태와 풍속묘사, 일상성과 생활의 발견 등 1930년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반복 변주되는 주제라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1930년대 소설과 1950년대 소설에 나타난 소비의 문제와 주체의 태도 문제를 대비적으로 고찰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 연구의 목적은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문학에 등장하는 주요 상품의 종류와 가치를 조사하고 그것의 소비에 작용하는 주체의 태도와 욕망을 분석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는 1930~50년대의 문학 텍스트, 신문과 잡지 등에 나타난 상품의 종류와 가격을 조사하고 각 상품의 위계를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소비를 통해 주체의 의식과 욕망이 재구성되고 취향과 가치관이 발현되는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종류와 가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품의 가격과 위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현재의 시점에서 화폐 가치를 추계해보고자 하였다. 지금까지의 문학 연구는 화폐와 상품을 단순한 소재나 상징으로 다루거나 그 가치를 대강의 추측으로 짐작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이런 문제의식에 이 연구는 생산자물가지수나 소비자물가지수, 금이나 쌀 같은 특정 재화의 가격지수를 이용해 1930년대 이후의 화폐가치를 추계해보고, 이를 텍스트 분석에 활용해보고자 하였다.
    둘째, 이 연구는 상품의 종류와 가격, 그 가치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한국문학의 주요 작품에 등장하는 소비주체의 욕망과 태도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현대의 사회 변동이 체제나 제도의 변화로 ‘인식’되기보다 상품세계의 변화로 ‘경험’된다는 점에서, 소비는 한국문학의 인식론적 변화를 드러내는 핵심기제라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일차적으로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 등의 사회변동이 상품세계의 변화로 현상하는 양상을 분석하고, 각 시기의 소비행위에 투영된 집단이나 계층의 취향, 유행과 보편심성 등을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 영문
  •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investigate the types and values ​​of goods in Korean literature from the 1930s to the 1950s. And analyzing the attitude and desire of the subject in consumption of the product.
    First, this research examines the products of literature texts, newspapers and magazines in the 1930s and 1950s. In order to analyze aspects of consciousness and desire of the subject through consumption and to express taste and values, it is necessary to investigate the kind and value of goods. To understand the price and hierarchy of commodities, we tried to estimate the monetary value at the present time. This study attempts to estimate the monetary value of the 1930s and later by using the producer price index, consumer price index, and price indices of certain goods such as gold or rice, and to use it for text analysis.
    Second, this study tried to analyze the desires and attitudes of consumers in the main works of Korean literature based on the investigation of kinds, prices, and values ​​of products. Consumption is a key mechanism to reveal the epistemological change of Korean literature in that modern social changes are 'experienced' by changes in commodity world rather than 'perceived' by system or institutional changes. This study primarily analyzes the developmental patterns of social changes such as liberation, liberation, war and division in Japan. And to analyze the tastes, fashion, and universality of the group or the class projected by the consumption behavior of each period.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 연구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문학에 등장하는 주요 상품의 종류와 가치를 조사하고 그것의 소비에 작용하는 주체의 태도와 욕망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 연구의 내용을 세분화하여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는 문학 텍스트를 포함해 신문이나 잡지 등 다양한 매체에 나타난 상품의 종류와 가격을 조사하고 각 상품의 위계를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소비를 통해 주체의 의식과 욕망이 재구성되고 취향과 가치관이 발현되는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종류와 가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상품의 가치와 위계는 비교 가능한 다른 상품들과의 관계망 속에서 가늠될 수 있기 때문에 당시 유통되었던 상품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를 진행하였다. 가령, 「레디메이드 인생」의 ‘P’가 구입한 ‘해태’(15전)는 ‘마꼬’(5전)나 ‘피죵’(10전)과 비교되거나, 「소설가 구보씨의 1일」에서 ‘구보’가 카페에서 마시는 ‘십 전짜리 커피’(10전)는 ‘기린 맥주’(35전)나 ‘사이다’(17전)와 대비됨으로써 그 가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상품의 가격과 위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점에서 화폐 가치를 추계해보고자 하였다. 지금까지의 문학 연구는 화폐와 상품을 단순한 소재나 상징으로 다루거나 그 가치를 대강의 추측으로 짐작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이런 문제의식에 이 연구는 생산자물가지수나 소비자물가지수, 금이나 쌀 같은 특정 재화의 가격지수를 이용해 1930년대 이후의 화폐가치를 추계해보고, 이를 텍스트 분석에 활용해보고자 하였다.
    둘째, 이 연구는 상품의 종류와 가격, 그 가치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한국문학의 주요 작품에 등장하는 소비주체의 욕망과 태도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현대의 사회 변동이 체제나 제도의 변화로 ‘인식’되기보다 상품세계의 변화로 ‘경험’된다는 점에서, 소비는 한국문학의 인식론적 변화를 드러내는 핵심기제라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일차적으로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 등의 사회변동이 상품세계의 변화로 현상하는 양상을 분석하고, 각 시기의 소비행위에 투영된 집단이나 계층의 취향, 유행과 보편심성 등을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이런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변동과 가치체계의 변화가 어떻게 소비주체에 굴절되어 나타나는지를 추출해보고자 하였다. 이념과 가치관, 이데올로기는 상품의 형식으로 소비됨으로써 신체에 전이되며, 이 과정에서 주체의 의식과 욕망이 재구성된다는 것이 이 연구의 관점이었다. 문학사의 각 시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소비주체는 사회변동의 문화적 징후이자 한국문학의 인식론적 변화와 그 함의를 표상하는 기호라 할 수 있다. 가령, 1930~40년대 한국문학의 새로운 변화는, 이념의 생산자이자 능동적인 발화자였던 문학주체가 상품세계로 진입하며 소극적인 소비주체로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파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해방과 전쟁이라는 정치․사회적적 격변을 상품세계의 변동으로 경험해야 했던 1940~50년대의 문학주체들 역시, 서구 소비문화의 발견과 향유를 통해 새로운 소비주체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이 연구는 1930~50년대 한국문학의 주요 작품에 나타난 소비주체의 문제를 분석해보고, 한국문학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는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셋째, 이 연구는 새로운 연구 대상과 주제 설정을 통해 문학연구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였다. 기존 문학연구에서 화폐와 상품, 소비는 근대성을 드러내는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여겨졌을 뿐, 주체를 구성하는 심층적인 기제로 다뤄지지는 않았다. 이 연구는 상품세계와 소비주체라는 새로운 문제의식을 통해 작품의 이면에 은폐되었던 심리적 갈등이나 욕망의 구조, 가치관이나 보편심성 등을 규명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새로운 연구의 영역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는 기존의 문학주의 연구방법과 사회학적 연구방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문학연구의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작품의 의미내용과 구조에 주목하는 문학주의 방법론이 해석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문화나 제도, 매체에 주목하는 사회학적 접근법은 구체적인 작품의 분석과 이해에는 취약한 문제점을 지닌다. 이 연구는 텍스트를 재구성하여 과거의 소비문화를 재현하는 방식의 피상적인 접근법을 지양하고, 작품의 서사와 미적 구조, 문학주체의 욕망과 태도 등을 사회․경제적 기호들과 연계해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는 미시적 차원에서 작품의 구조를 분석하는 작업인 동시에 거시적 차원에서 한국문학의 인식론적 토대를 새롭게 조망하는 유의미한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연구결과
    이 연구를 통해 소비문화가 맹아적 형태로 발견되기 시작한 1930년대 이후 최근까지 한국문학의 사회․경제사적 맥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현재 우리 삶의 지평과 현대문학사를 새롭게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정치․사회적으로 위축된 자아가 상품과 화폐의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거기에 순응/거부하는가의 문제는 지금 여기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금전이 지배하는 속악한 현실에 대한 문학적 인식은 항상 있어 왔지만 그것을 엄연한 현실원리로 인정하고 적응해 살아야한다는 환멸의 정서는 1930~40년대 문학에서 본격화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해방 직후와 단정 수립기의 문학 작품에 나타난 사회상에 대한 태도와 세태의 변화 등을 추출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해방에 대한 환멸과 욕망의 문제를 어떻게 기술하는지도 분석할 수 있었으며, 1950년대 신문소설을 분석해봄으로써 문학연구의 주변으로 밀려나 있던 대중소설의 미학적 구조를 재평가할 수 있었다.
    이런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1950년대 신문소설에 나타난 세대 간의 연애와 새로운 소비주체」를 󰡔열린 정신 인문학연구󰡕(18집 1호, 2017년 4월)에 게재하였다. 현재 「신경증적 소비와 분열증적 소비-채만식과 이상의 작품세계」(가제)와 「새로운 소비주체로서의 ‘아프레․걸’과 남성 지식인의 불안」(가제) 등의 논문을 집필 중이며, 이를 등재 학술지에 투고할 것이다.

    2. 연구결과 활용계획

    1) 연구 결과의 학문적․사회적 기여도
    화폐와 상품의 가치를 현재의 시점에서 추계함으로써, 식민지 시기 문학에 대한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이해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한국 문학의 생활사적 연구의 중요한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문학연구뿐만 아니라 역사학과 사회학의 연구에 보다 더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또한 가격과 가치연구를 문학사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특히 근대적 문물이 소개되기 시작하는 개화기나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시기인 1960~70년대의 문화현상을 이해하는 단초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가 감각물가를 완벽하게 복원하고 정확한 가격 환산 방식을 개발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연구가 시발점이 되어 다른 분야에 속한 연구자들의 관심과 참여에 의해 수정되고 보완된다면 보다 다양한 학문적인 성과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 인력 양성 방안
    본 연구는 한국 문학 연구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구체적인 인력 양상 효과를 들면 아래와 같다.

    ① 학문 연구 능력 강화
    국문학 전공 박사로서 이 연구를 통해 전공영역의 연구를 더욱 심화시키고 새로운 연구영역을 개척, 확대해 나가는 데 필요한 전문적인 소양과 경험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 연구과제에서 계획하고 있는 광범위한 기초연구자료의 수집은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심화시켜 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② 학제간 연구를 위한 사례 제시
    이 연구의 특징은 그 영역이 문학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사회문화적 현상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연구의 특성상 역사학, 사회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과를 넘나들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학제간 연구를 위한 실제 사례가 될 것이다. 또한 이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리된 자료는 국문학 연구자는 물론 한국사와 경제사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3) 교육과의 연계 방안
    ① 분과학문의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연구 방향의 개발
    이 연구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그 영역이 문학이라는 하나의 분과 학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연구는 국문학의 고유한 영역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인접 학문들과 연계해 그 연구 성과를 수렴함으로써 새로운 연구의 방향과 영역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② 새로운 학문적 성과를 분과의 틀을 넘어 전달할 수 있는 기초 마련
    이 연구는 전문적인 기초학문 연구에 속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연구의 성과는 궁극적으로 일제 강점기의 문학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는 국문학 이외의 연구자들에게도 참고사항으로 제공될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수정과 보완을 위해 다른 학문 분과와의 연계를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색인어
  • 한국문학, 생활사 연구, 소비, 소비주체, 소비성향, 상품, 욕망, 화폐, 가치, 가격, 가치 환산
  • 연구성과물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