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과제 검색 >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구과제 상세정보

예이츠의 후기 연시: 놓친 여인과 기억의 승화
Late Love Lyrics of W. B. Yeats: Sublimated Memories of a Woman Lost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6S1A5A8018367
선정년도 2016 년
연구기간 1 년 (2016년 05월 01일 ~ 2017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김재봉
연구수행기관 동아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는 1937년 에세이 「작품 총론」(A General Introduction for my Work)의 모두에서 “시인은 후회, 실연, 혹은 단순한 외로움 그 무엇이든 개인적 삶의 비극을 다룬 가장 훌륭한 작품에서 언제나 자신의 개인적 삶에 관해 쓴다. ... 언제나 주마등 같은 환영(phantasmagoria)이 있다”(E&I 509)고 밝혔다. 이 내용은 실연과 같은 비극적 정서를 시에 충실히 반영해 온 예이츠 문학세계의 본질을 잘 대변한다. 그의 사유 속에서 부침하는 환영은 오랜 시간에 걸친 상상의 여과와 정제를 거쳐 아름다운 시상으로 치환돼 노정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예이츠의 작품관은 그의 대표작에 잘 투영돼 있다. 시인은 노령과 육체의 쇠락을 노래한 후기 시 「탑」(“The Tower”)의 2부를 마감하며 한 가지 중요한 의문을 던진다. “상상이 가장 잘 머무는 것은/ 마음을 얻은 여인인가 혹은 놓친 여인인가?”(Does the imagination dwell the most/ Upon a woman won or woman lost?)(CP 222) 이 질문은 되풀이되는 시인의 내적 집착을 드러낸다. 산문의 “주마등 같은 환영”이 “상상”과 “기억”(memory)으로 변환돼 나타나고 화자의 내면세계에 잠재해 있는 사유에 관한 서술임을 숙고하면 두 인용부분에서 실로 밀접한 상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명제는 시인의 일생, 생애 전반의 교제, 여성과 사랑에 대한 생각을 고도로 압축해 제시한다. 상상력이 실연의 고통을 안긴 “놓친 여인”에게 더 머무를 것이라는 이 질문은 결국 그의 연시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가와 연관된다.
    “놓친 여인”은 시인의 사랑을 외면한 모드 곤(Maud Gonne)으로 시인에게 변하지 않는 주제, 사랑의 모든 스펙트럼을 선물하였다. “곤은 그가 자신의 모든 시에 직조해 넣은 “놓친 여인”이 된다.”(Martyniuk 30) 실제 예이츠는 암스트롱(Laura Armstrong), 티넌(Katherine Tynan), 셰익스피어(Olivia Shakespear), 파(Florence Farr), 그레고리 부인(Lady Gregory), 러독(Margot Rudddock), 웰슬리(Dorothy Wellesley) 등 다양한 분야의 여러 여성과 인생의 여러 단계에서 교제했고 그 교제는 그의 작품에 직간접의 영향을 미쳤다. 그렇지만 청년기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그의 시심을 자극한 인물은 오직 한 인물이다. 이 점은 시인이 「등장인물」(Dramatis Personae)에서 밝힌 생각이 논증해 준다. “낭만주의가 그 마지막 불꽃을 태울 때의 낭만주의자인 나는 아내든, 애인이든 혹은 정신적 사랑으로 이끄는 이든, 한 여성이면 한 생애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Au 431) 사랑의 문제에 있어서 시인의 생애 전체에 한 여성이면 충분하다는 신념의 표명이다.
    예이츠의 청년기에 홀연히 나타나 그에게 무수한 번민과 고통을 남긴 모드 곤은 그의 시에서 변모에 변모를 거듭해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의 작품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 문학적으로 재탄생한 시적 화신이므로 이 인물에 대한 관심은 전기적 문화적 문학사적 장르적 관심이 된다. 여신과 비교되는 미모에 혁명적 정신으로 무장한 모드 곤은 예이츠에 대한 배려와 이해 부족으로 그를 혹심한 고통에 빠뜨린다. 그 고통이 시인의 시심을 자극해서 아름다운 연시들이 태어나게 하는 동인이 되지만, 시에서 그를 닮은 여성은 사실 엄격하게 말하면 모드 곤이 아니다. 현실의 모드 곤은 시인을 아프게 하지만 시의 모드 곤은 시인의 상상과 비유와 상징으로 새 생명을 얻고 영생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예이츠의 모드 곤은 그의 작품에서 실재 인물보다는 시적 관념이었다(Martyniuk 29). 그래서 그의 후기 연시에 그려진 연인의 모습은 초기의 여러 좌절과 고통을 극복한 새롭게 승화된 놓친 여인의 기억이다. 예이츠는 자신의 기억 속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의 대상에 대한 승화를 이뤄 시에서 상상의 산물로서의 연인을 선보이게 된다.
    이 논문은 산문과 시를 통해 발현된 이러한 일련의 생각을 연결해 예이츠의 후기 서정 연시에 적용된 연인에 대한 승화된 기억을 탐색할 것이다. 한 여성에 대한 시인의 넓은 상상의 진폭과 그 산물인 다채롭게 승화된 연인에 대한 기억을 추적한다. 즉, 시작(versification)을 통해 승화된 연인의 기억, 실연(lost love)과 “놓친 여인”(a woman lost)을 잇는 시적 테마를 탐구하는 것이 이 논문의 주요 목적이다. 이 탐구를 위해 1919년에서 1936년 사이에 창작된 시편들, 「노령의 싸움」("Quarrel in Old Age"),「사유의 결과」("The Results of Thought"),「무절제한 말의 후회」("Remorse for Intemperate Speech"),「그의 확신」("His Confidence") 및 「청동 조각상」("A Bronze Head")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한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시에 산재한 의미를 추적하는 이러한 맥락의 연구는 예이츠의 후기 시를 새롭게 조명하는 유용한 시도가 될 것이다.
  • 기대효과
  • 시인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의 삶과 문학에서 연애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 일찍이 파킨슨(Thomas Parkinson)은 예이츠의 연시가 지닌 가치에 대해선 거의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전제한 후, 현대 시인들 중에서 오직 로렌스(D. H. Lawrence)만이 그 중요성과 성취에서 비교할만한 일군의 서정 연시를 창작했다고 주장했다.그의 연시는 청년기의 희망 없는 동경에서부터 과거의 실패와 노년의 성취에 대해 똑같이 희망 없는 몽상에 이르는 완전한 연대기적 범위에서 사랑을 다룬다고 본 것이다.(121) 즉 예이츠의 연시는 시인의 삶 전반과, 그의 꿈과 실생활에서의 몰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그가 사랑을 통해 겪었던 절망과 환멸, 마음의 평정과 육체의 관능적 반응, 추억과 추억의 확대와 같은 다채로운 정서와 기분을 망라하고 있다. 그래서 컬링포드(Elizabeth Butler Cullingford)는 자신의 저서에서 예이츠(W. B. Yeats)의 연시를 “연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연인이나 연인의 심리상태를 그린, ‘예이츠’나 다른 허구의 등장인물(persona)의 직접적인 정서적 표현“으로 정의했다.(3) 그리고 예이츠는 자신의 연시를 이렇게 구분했다. “「어쩌면 노랫말로」("Words for Music Perhaps")에 담긴 시들은 먼저 격정적 사랑을, 다음 젊은 남녀의 통상적인 사랑을 그리며 그 다음엔 연시가 아니지만 사랑을 다룬 시들이, 또 다음엔 몰개성적 열락의 시들이 뒤따른다. 그리고 모든 시들은 특정 주제를 공유한다.”(Finneran 27)
    그의 연시는 온전히 그의 시문학의 한 주기를 형성한다. 이러한 예이츠 연시의 근원에는 “끊임없는 모디즘(Maudism)이 있고 모드 곤은 영시에서 가장 완벽하게 실현된 연인”(Parkinson 121)이다. 그녀는 예이츠 시세계 전반에 여러 모습과 양상으로 등장한다. 초기에 그녀는 시인이 쉽게 닿을 수 없는 막연한 동경과 애절한 연심의 발로였다. 그러나 후기로 갈수록 그녀로 인한 이루지 못한 사랑의 고통은 시인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점점 무의식과 꿈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주요한 여러 시편에서 그의 추억이 다채롭게 승화돼 나타난다. 현실의 한 여성이 시의 주제고 제재였지만 실제 모습 그대로 시에 투영된 것은 아니다. 특히 결혼 후 시인의 사랑에 대한 시각은 여러 변모를 거쳐 승화된 이상적 여성상을 창조하기에 이른다. 실재하는 현실의 인물에 대한 직접적인 정서가 초기시를 지배했다면 후기 시엔 절제되고 정제된 시적 이미지로 변모한 모드 곤이 나타난다. 초기 시의 아련한 감상적 동경에서 후기로 갈수록 기억을 통해 이상적 모습으로 승화돼 나타난다. 문학은 현실을 반영하지만 현실 그 자체는 아니듯이 한 인물에 대한 사랑이 그의 시에서 어떤 보편성을 가진 연시로 변모했는지 주목하는 것은 예이츠 시 전반을 이해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예이츠는 시인 경력 전반에 걸쳐 연시를 발표했으며 그 연시의 대상은 거의 한결같이 자신이 평생을 두고 흠모한 한 여성이다. 초기 연시의 몽상적 동경을 벗어나 실연을 안긴 여성을 기억의 승화를 통해 점차 이상적 여성상으로 구현해가는 시적 과정을 탐구하는 것은 그의 작품에 대한 새로운 분석 시도이다. 이 시도를 통해 시인의 연애시를 전기, 장르, 문학사, 동시대 여성에 시각 등 다채로운 측면에서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연구를 통해 최근의 화두인 여성주의와 여성의 위상의 주제를 조명함으로써 시인의 주요 후기 시작품에 대한 관심을 새로이 환기시킴과 동시에 이 보편적 인문학적 주제들을 심미적 측면에서 살펴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주제들과 맞물린 영문학의 연시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이츠의 후기 시 전반을 조망하는 중요한 도구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문학적 배경인 그의 삶에서의 교제가 어떤 승화의 과정을 거치는 가에 대한 탐색을 통해 그의 시작(versification)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공동의 주제 아래 여러 주요 시편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는 것은 전반적인 예이츠 연구와 기존의 해석에 활력을 불어넣는 유의미한 시도가 될 것이다.
    나아가 본 논문을 통해 세부적으로 다음과 같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먼저, 이 연구에서 예이츠에 대한 전기적 역사적 자료를 기초 전거로 다룸으로써 시인과 작품의 문학사적 위치와 의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대상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과 논지를 확인하고 검증해 새롭게 정리함으로써 대상 시편의 의미와 구성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예이츠의 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지만 국내 연구에서 중시되지 않은 그의 연시를 본격적으로 연구해 영시 전체에서 연시에 대한 관심을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연구요약
  • 예이츠 시에서 승화된 연인의 모습을 찾기 위해 연시의 전체 주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기 연시는 우울하고 동경심에 차 있고 헌신적이면서 패배주의적이다. 이 시기 시인은「사랑의 슬픔」("The Sorrow of Love"),「죽음에 대한 꿈」("A Dream of Death"),「흰 새들」("The White Birds")에서 모드 곤을 향한 연심과 반향 없는 사랑으로 인한 상실감을 애절하게 노래한다.「그는 천상의 천을 소망한다」("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에서 시인의 시적 분신은 연인의 발아래 자신의 꿈을 펼친다.「아담의 저주」("Adam's Curse")는 낭만적 사랑의 희망, 열망, 성취가 그 추진력을 잃었다는 인식으로 끝나고「굳은 언약」("A Deep-sworn Vow")에서 화자는 그녀가 저버린 언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마음에 품고 있다. 그리고「깨진 꿈」("Broken Dreams")은 오직 기억만이 남았음을 환기시킨다.
    제페어즈(A. Norman Jeffares)는 노벨상 수상 후 예이츠는 직접적이고 기억을 환기시킬 뿐만 아니라 시의 개인적 수사에서, 삶의 본질을 묻는 점에서도 강력한 시를 창작하는데, 시인이 나이 들수록 그의 시신은 젊어졌기 때문(18)이라고 진단했다.「어린 학생들 사이에서」("Among School Children")에서 예순의 미소 띤 공인으로 학생들에게 질문하며 교실을 걸어갈 때 시인은 곤이 한때 그들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화자의 명상은 이 “젊은 공감”(youthful sympathy)의 고통스런 회상에서 나온다.
    1919년에서 1939년까지 창작된 연시에서 시인은 연인에게 자비로운 손길을 구하거나 관심을 끄는 시도를 배제하고 사색과 추억에 만족한다. 예이츠는 1931년 가을 세 편의 짧은 사적인 시들「노령의 싸움」, 「사유의 결과」 그리고「무절제한 말의 후회」를 지었다. 그 중 첫째 시 「노령의 싸움」은 예이츠 연시의 전형을 제시한다. 노령의 화자는 그의 연인이 어떻게 아름다운 젊은 처녀에서 성질 고약한 노파로 완전히 변모했는지를 궁금해 한다. 이 작품의 시어는 젊은 예이츠가 세상의 장미, 불사조, 구름 위를 걷는 여신, 영혼을 밝혀줄 태양을 찬미했던 라파엘 전기(Pre-Raphaelite)풍 연시를 후기에 재현한 느낌을 준다. 이제 시인은 모드 곤을 용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이전 모습의 본질을 되찾고 이 본질은 영원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주름, 흰 머리칼, 흐린 눈 뒤 어딘가에, “왜곡된 나날의” “장막 뒤”에 그녀의 옛 자아가 존재한다.
    「사유의 결과」에서 시인은 순전한 의지에 의해 모드 곤과 다른 여성 벗들의 삶을 파멸시켜 왔던 “쓰라린 영광”에 대한 후회를 내던질 수 있다. 예이츠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영원하다는 주장에 더 관심을 가진다.「노령의 싸움」에서처럼, 본능과 정서 즉 가슴이 어떤 합리적 철학보다 사물에 대한 더 진실한 관점을 준다는 함의이다.
    1939년의 『최후의 시편』(Last Poems)에 마지막 모드 곤 시편「청동 조각상」("A Bronze Head")이 실렸다. 이 시는 더블린 시립미술관에 있는 모드 곤 흉상에 영감을 받고 쓴 시이다. 이 예술품을 기념하는 시에서 무자비한 미녀는 용서된다. 청동상은 예술보다는 오히려 곤의 임박한 죽음의 상징이다. 첫 연의 모든 것은 “시들어 미라처럼 말라보여” 무덤을 상기시킨다. 이 비잔틴 조각에서 “그녀의 형상은/ 귀한 빛에 감싸여 있는 듯” 여겨진다. 이 형상은 그녀의 본질을 담고 있어서 그녀는 “인간적이며 초인간적이고” 죽어야 하면서 불멸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상에 의해 그는 그녀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만든다. 이 동일시는 남자를 미치게 한다. “나도 미친 듯 천지를 돌며, 중얼거렸지, ‘나의 분신, 나의 분신!’”(CP 383)
    모드 곤은 “초자연적”인 지고의 존재, 여신, 숭고한 정신이다. 그녀는 “이 더러운 흥망의 세상”과 동떨어진 영웅적 인물이다. 예이츠의 초기 모드 곤 시편들은 그녀의 아름다움, 그녀의 강인함, 그녀의 긍지, 그녀의 거만한 총명함을 찬양했다. 그러나 「청동 조각상」에서 예이츠는 그녀를 “아주 기품 있는 여인”이라고 부른다. 이에 화답한 곤의 서신은 두 연인이 시를 통해 마음의 화합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신은 나에게 아주 친절했어요. 당신은 종종 예술로써 나를 방어하고 보호하려고 노력했어요. 아마 우리가 세상을 뜨고 나면 나는 당신의 이런 시편들로 알려지게 될 것예요”(White 356-7). 예이츠는「아름답고 고결한 것들」("Beautiful Lofty Things")에서 마음을 얻지 못한 여인의 여신 같은 모습을 환기시킨다. 모드 곤은 아테네 여신이 표상하는 지혜, 용기, 영감, 문명, 법과 정의를 갖춘 이상적 인물로 헬렌이 지닌 미적 가치가 아니라 세상을 통찰하는 여러 덕목을 지닌다. 실로 그녀는 문학적으로 승화된 여성으로 예이츠의 시와 독자의 마음속에 언제나 살아 숨 쉴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시인이 던진 “상상이 가장 잘 머무는 것은/ 마음을 얻은 여인인가 혹은 놓친 여인인가?”(Does the imagination dwell the most/ Upon a woman won or woman lost?)(CP 222)라는 질문은 되풀이되는 자신의 내적 집착을 드러낸다. 산문의 “주마등 같은 환영”이 “상상”과 “기억”(memory)으로 변환돼 나타나고 화자의 내면세계에 잠재해 있는 사유에 관한 서술임을 숙고하면 환영과 기억 사이에 밀접한 상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명제는 시인의 일생, 생애 전반의 교제, 여성과 사랑에 대한 생각을 고도로 압축해 제시한다. 상상력이 실연의 고통을 안긴 “놓친 여인”에게 더 머무를 것이라는 이 질문은 결국 그의 연시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가와 연관된다.
    “놓친 여인”은 시인의 사랑을 외면한 모드 곤(Maud Gonne)으로 시인에게 변하지 않는 주제, 사랑의 모든 스펙트럼을 선물하였다. “곤은 그가 자신의 모든 시에 직조해 넣은 “놓친 여인”이 된다.”(Martyniuk 30) 시인 주변에는 다양한 여성들이 부침하지만, 청년기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예이츠의 시심을 자극한 인물은 오직 한 인물 곤이다. 이 점은 시인이 「등장인물」(Dramatis Personae)에서 밝힌 생각이 논증해 준다. “낭만주의가 그 마지막 불꽃을 태울 때의 낭만주의자인 나는 아내든, 애인이든 혹은 정신적 사랑으로 이끄는 이든, 한 여성이면 한 생애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Au 431) 사랑의 문제에 있어서 시인의 생애 전체에 한 여성이면 충분하다는 신념의 표명이다.
    예이츠의 청년기에 홀연히 나타나 그에게 무수한 번민과 고통을 남긴 모드 곤은 그의 시에서 변모에 변모를 거듭해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의 작품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 문학적으로 재탄생한 시적 화신이므로 이 인물에 대한 관심은 전기적 문화적 문학사적 장르적 관심이 된다. 여신과 비교되는 미모에 혁명적 정신으로 무장한 모드 곤은 예이츠에 대한 배려와 이해 부족으로 그를 혹심한 고통에 빠뜨린다. 그 고통이 시인의 시심을 자극해서 아름다운 연시들이 태어나게 하는 동인이 되지만, 시에서 그를 닮은 여성은 사실 엄격하게 말하면 모드 곤이 아니다. 현실의 모드 곤은 시인을 아프게 하지만 시의 모드 곤은 시인의 상상과 비유와 상징으로 새 생명을 얻고 영생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예이츠의 모드 곤은 그의 작품에서 실재 인물보다는 시적 관념이었다. 그래서 그의 후기 연시에 그려진 연인의 모습은 초기의 여러 좌절과 고통을 극복한 새롭게 승화된 놓친 여인의 기억이다. 예이츠는 자신의 기억 속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의 대상에 대한 승화를 이뤄 시에서 상상의 산물로서의 연인을 선보이게 된다. 그녀는 문학적으로 승화된 여성으로 예이츠의 시와 독자의 마음속에 언제나 살아 숨 쉴 것이다.
  • 영문
  • The poet's question "Does the imagination dwell the most/ Upon a woman won or woman lost?" reveals his inner obsession repeated throughout his whole life. "Phantasmagoria" in a prose appears here in a transformed poetic dictions of "imagination" and "memory" and when we consider that these words describe the thinking process submerged in the inner world of the narrator, we can find out a close correlation between phantasmagoria and memory. This subject presents the poet's life, relationship, attitudes towards women and love in a highly condensed poetic form. The inner inquiry that the imagination will dwell the most upon "the woman lost" is related to what his love lyrics focused on.
    "The woman lost" is Maud Gonne who consistently rejected Yeats's wooing and by doing so, paradoxically provided him with an unchanging subject, the whole spectrum of love. Gonne is the woman lost he wove in his poems. Although diverse female characters appeared and disappeared around the poet, the only one who constantly stimulated his artistic imagination from youth to old age is Maud Gonne.
    She appears in a variety of images in Yeats's works. Gonne with goddess-like beauty and revolutionary mind is a poetic incarnation born again in his poems. In fact, she was a consistent motive of his poetic career. Especially, most of his love lyrics were inspired by her, the woman who caused him to feel a terrible pain of unrequited love. The female persona reminding us of her is not real Gonne but a poetic transformation of her. She gains a new life and can live forever in his lyrics. In other words, Yeats's Maud Gonne is a poetic idea, not a living person. The image of the beloved portrayed in Yeats's later love lyrics is the sublimed memory of the woman lost after he cast away the early frustrations and agonies of love. Yeats could elevate his loved one to the height of an imaginary immortal in his lyrics though he failed to win her mind in his actual life. As a sublimed female in literature, she will breathe in the poet and his readers all the tim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예이츠의 시에서 승화된 연인의 모습을 찾기 위해 그의 연시의 전체 주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의 초기 연시는 우울하고 동경심에 차 있고 헌신적이면서 패배주의적이다. 이 시기 시인은「사랑의 슬픔」("The Sorrow of Love"),「죽음에 대한 꿈」("A Dream of Death"),「흰 새들」("The White Birds")에서 모드 곤을 향한 연심과 반향 없는 사랑으로 인한 상실감을 애절하게 노래한다.「그는 천상의 천을 소망한다」("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에서 시인의 시적 분신은 연인의 발아래 자신의 꿈을 펼친다.「아담의 저주」("Adam's Curse")는 낭만적 사랑의 희망, 열망, 성취가 그 추진력을 잃었다는 인식으로 끝나고「굳은 언약」("A Deep-sworn Vow")에서 화자는 그녀가 저버린 언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마음에 품고 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깨진 꿈」("Broken Dreams")은 오직 기억만이 남았음을 환기시킨다.
    제페어즈(A. Norman Jeffares)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예이츠는 직접적이고 기억을 환기시킬 뿐만 아니라 시의 개인적 수사(修辭)에서, 삶의 본질을 묻는 점에서도 강력한 시를 창작하는데, 시인이 나이 들수록 그의 시신(muse)은 젊어졌기 때문(18)이라고 진단했다. 화자의 명상은 이 “젊은 공감”(youthful sympathy)의 고통스런 회상에서 나온다.
    1919년에서 1939년까지 창작된 연시에서 시인은 연인에게 자비로운 손길을 구하거나 그녀의 관심을 얻기 위한 시도를 배제하고 사색과 추억에 만족한다. 예이츠는 1931년 가을 세 편의 짧은 사적인 시들「노령의 싸움」, 「사유의 결과」 그리고「무절제한 말의 후회」를 지었다. 그 중 첫 번째 시 「노령의 싸움」은 예이츠 연시의 전형을 제시한다. 노령의 화자는 그의 연인이 어떻게 아름다운 젊은 처녀에서 성질 고약한 노파로 완전히 변모했는지를 궁금해 한다. 이 작품의 시어는 젊은 예이츠가 세상의 장미, 불사조, 구름 위를 걷는 여신, 영혼을 밝혀줄 태양을 찬미했던 라파엘 전기(Pre-Raphaelite)풍 연시를 후기에 재현한 느낌을 준다. 이제 시인은 모드 곤을 용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이전 모습의 본질을 되찾고 이 본질은 영원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주름, 흰 머리칼, 흐린 눈 뒤 어딘가에, “왜곡된 나날의” “장막 뒤”에 그녀의 옛 자아가 존재한다.
    「사유의 결과」에서 시인은 순전한 의지에 의해 모드 곤과 다른 여성 벗들의 삶을 파멸시켜 왔던 “쓰라린 영광”에 대한 후회를 내던질 수 있다. 예이츠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영원하다고 주장하는 데 더 관심을 가진다.「노령의 싸움」에서처럼, 본능과 정서 즉 가슴이 어떤 합리적 철학보다 사물에 대한 더 진실한 관점을 준다는 함의이다.
    1939년의 『최후의 시편』(Last Poems)에 최종적인 모드 곤 시편「청동 조각상」("A Bronze Head")이 실려 있다. 이 시는 더블린 시립미술관에 있는 모드 곤 흉상에 의해 영감을 받고 쓴 시이다. 이 예술품을 기념하는 시에서 무자비한 미녀는 용서된다. 청동상은 예술보다는 오히려 곤의 임박한 죽음의 상징이다. 첫 연의 장식 속의 모든 것은 “시들어 미라처럼 말라보여” 무덤을 상기시킨다. 이 비잔틴 조각에서 “그녀의 형상은/ 귀한 빛에 감싸여 있는 듯” 여겨진다. 이 형상은 그녀의 본질을 담고 있어서 그녀는 “인간적이며 초인간적이고” 죽어야 하면서 불멸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상에 의해 그는 그녀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만든다. 그와 같은 동일시는 남자를 미치게 한다. “나도 미친 듯 천지를 돌며, 중얼거렸지, ‘나의 분신, 나의 분신!’”(CP 383)
    모드 곤은 “초자연적”인 지고의 존재, 여신, 숭고한 정신이다. 그녀는 “이 더러운 흥망의 세상”과 동떨어진 영웅적 인물이다. 많은 예이츠의 초기 모드 곤 시편들은 그녀의 아름다움, 그녀의 강인함, 그녀의 긍지, 그녀의 거만한 총명함을 찬양했다. 그러나 「청동 조각상」에서 예이츠는 그녀를 “아주 기품 있는 여인”이라고 부른다. 이에 화답한 곤의 서신은 두 연인이 시를 통해 마음의 화합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첫 번째 독자인 그녀는 그의 시를 명백히 자전적이라고 보았다. “당신은 나에게 아주 친절했어요. 당신은 종종 예술로써 나를 방어하고 보호하려고 노력했어요. 아마 우리가 세상을 뜨고 나면 나는 당신의 이런 시편들로 알려지게 될 것예요”(White 356-7). 예이츠는「아름답고 고결한 것들」("Beautiful Lofty Things")에서 마음을 얻지 못한 여인의 여신 같은 모습을 기억해 낸다. 모드 곤은 아테네 여신이 표상하는 지혜, 용기, 영감, 문명, 법과 정의를 갖춘 이상적 인물로 헬렌이 지닌 미적 가치가 아니라 세상을 통찰하는 여러 덕목을 지닌다. 실로 그녀는 문학적으로 승화된 여성으로 예이츠의 시와 독자의 마음속에 언제나 살아 숨 쉴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시인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반향하는 뮤즈에 대한 기억의 승화라는 한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시에 산재한 의미를 추적하는 이러한 맥락의 연구는 예이츠의 후기 시를 새롭게 조명하는 유용한 시도가 될 것이다.
    시인 예이츠에 대한 연구자의 관심은 여전히 지대하고 그의 주요 시편에 대해서도 꾸준히 활발하고 다채로운 접근이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활발한 연구의 바탕에는 그가 시인 경력 전반에 걸쳐 발표한 일련의 연시가 있다. 그 연시의 대상은 거의 한결같이 자신이 평생을 두고 흠모한 한 여성이다. 초기 연시의 몽상적 동경을 벗어나 실연을 안긴 여성을 기억의 승화를 통해 점차 이상적 여성상으로 구현해가는 시적 과정을 탐구하는 것은 그의 작품에 대한 새로운 분석 시도이다. 이 시도를 통해 시인의 연애시를 전기, 장르, 문학사, 동시대 여성에 시각 등 다채로운 측면에서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연구를 통해 최근의 화두인 여성주의와 여성의 위상의 주제를 조명함으로써 시인의 주요 후기 시작품에 대한 관심을 새로이 환기시킴과 동시에 이 보편적 인문학적 주제들을 심미적 측면에서 살펴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주제들과 맞물린 영문학의 연시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이츠의 후기 시 전반을 조망하는 중요한 도구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문학적 배경인 그의 삶에서의 교제가 어떤 승화의 과정을 거치는 가에 대한 탐색을 통해 그의 시작(versification)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공동의 주제 아래 여러 주요 시편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는 것은 전반적인 예이츠 연구와 기존의 해석에 활력을 불어넣는 유의미한 시도가 될 것이다.
    나아가 본 논문을 통해 세부적으로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이 연구에서 예이츠에 대한 전기적 역사적 자료를 기초 전거로 다룸으로써 시인과 작품의 문학사적 위치와 의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대상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과 논지를 확인하고 검증해 새롭게 정리함으로써 연구된 시편의 의미와 구성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예이츠의 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지만 국내 연구에서 중시되지 않은 그의 연시를 본격적으로 연구해 영시 전체에서 연시에 대한 관심을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색인어
  • 예이츠, 후기 연시, 놓친 여인, 기억의 승화, 주마등 같은 환영, 「노령의 싸움」,「사유의 결과」,「무절제한 말의 후회」,「그의 확신」, 「청동 조각상」
  • 연구성과물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