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학에 대한 기존의 여러 연구 가운데 북한의 과학소설(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별로 진전되지 않은 미개척분이다. 그러나 과학환상소설은 195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이고도 활발히 창작되고 비평적인 조망을 받은 북한소설의 중요한 장르이다 ...
북한문학에 대한 기존의 여러 연구 가운데 북한의 과학소설(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별로 진전되지 않은 미개척분이다. 그러나 과학환상소설은 195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이고도 활발히 창작되고 비평적인 조망을 받은 북한소설의 중요한 장르이다. 과학환상소설은 탈식민적인 정치체제로서의 북한의 특수하고도 상징적 특징이라고 할 만한 극장국가의 속성을 매우 잘 드러내는 소설장르라고 할 수 있다. 본 후속연구과제는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서 정치적 도상(icon)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우주가 어떠한 방식으로 상상되고 재현되었는가를 고찰하는 데에 있다. 과학환상소설에서 정치적 도상으로서의 우주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최근에 극장국가로 명명되는 북한체제의 주권적 특징의 독특성과 상징성 그리고 그것의 변모과정의 핵심을 조명하는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다. 북한에서 과학환상소설은 북한의 여타의 다른 문학과 비슷하게 사회적이고도 정치적인 문제의식의 문학적 산물로, 문학적 독자성과 자율성을 견지하지는 않는다. 과학환상소설은 문학예술을 당정책의 예술적 수행과정으로 간주하는 북한문학의 일반적인 속성을 공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과학환상소설의 특수성은 북한사회와 역사에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보존하려는 지도자와 당 그리고 인민의 주체적인 의지와 불굴의 노력을 강조하는 주체사상 및 종자론과 서구 제국주의 국가와 경쟁하려는 독자적인 과학기술개발에의 의지가 결합한데서 비롯된다. 과학환상소설은 인민의 주체적 의지와 사회주의적 인간형의 싹을 내포하는 주체사상과 종자론의 도움을 얻어 과학기술에 의해 발전된 미래를 환상적인 방식으로 상상해내는 문학으로, 이때 환상이란 자연과 사회를 자기의 의사와 요구대로 개조하고 변혁해나가는 힘 있는 사회적 존재로 만드는 능력이다. 과학환상소설의 이러한 특징은 북한사회와 정치체제가 표방하는 현실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그들의 이데올로기와 이념의 정치적 상상계를 유추하고 탐구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북한 과학환상소설사에서 1980년대에 주로 창작된 과학환상소설에서 하늘과 그것의 환상적인 연장인 우주는 과학기술의 주체적 발전에 힘입어 북한사회가 마땅히 지향해야 할 미래에 대한 공간적 표상이며,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탈과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확대된 주권적 영공이기도 하다. 이것은 북한 과학환상소설에서 해양과 육지의 접경인 정치적 경계선에 대한 상상적인 재현에서 바다가 차지했던 위상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 바다는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주권적 영토의 일부분으로, 미국과 일본 제국주의자의 상시적인 위협적인 도발이 발생되고 결국에는 격퇴되는 정치적 장소이며, 태양으로 상징되는 수령의 은총이 해저까지 두루 비추는 영토이다. 이에 비해 하늘과 우주의 정치적 이콘은 수령, 당, 인민이 삼위일체가 되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로서의 국가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배후의 설계자로서의 수령의 이미지가 더욱 강조된다. 국가의 디자이너인 수령은 우주 설계자로서의 데미우르고스와 국가 설계자로서의 지도자의 이미지를 등치시킨 스탈린 시기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서 역사적으로 유래한 ‘정치의 예술화’의 또 다른 중요한 사례이다. 북한 과학환상소설에서 우주는 바다와 마찬가지로 개발과 정복의 대상이다. 그러나 우주는 좀 더 세분화되어 외계행성의 경우에도 제국주의로 표상되는 적대적인 외계인(타자)이 지배하는 행성과 공산주의적 심성을 지닌 선한 외계인들이 거주하는 외계행성으로 나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러한 우주의 중심에는 '세계 속의 조선, 조선 속의 세계'라는 글로벌 조선의 이미지가 확장되어 있으며, 거기에는 소비자본주의사회와는 다른 방식으로 끊임없이 스펙터클한 전시와 과시를 통해 체제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극장국가 북한체제의 욕망과 무의식이 드러나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가설을 개별 작품들에 대한 정밀한 해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히려는 것이 본 후속연구과제의 의도이다.
기대효과
본 연구의 후속과제의 기대효과는 크게 학문적 효과와 사회적 효과로 나눠 측정할 수 있다. 먼저 학문적 효과를 예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북한문학연구에서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 과학환상소설은 다른 여타 문학만큼이나 당국의 정책적 ...
본 연구의 후속과제의 기대효과는 크게 학문적 효과와 사회적 효과로 나눠 측정할 수 있다. 먼저 학문적 효과를 예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북한문학연구에서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 과학환상소설은 다른 여타 문학만큼이나 당국의 정책적 차원에서 지속적인 독려와 관심으로 활성화된 장르로, 이에 대한 연구는 북한문학과 문학사에 대한 보다 총체적인 이해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 둘째, 과학환상소설은 근대 과학기술과 주체사상 및 종자론, 북한사회체제의 미래에 대한 염원과 기대가 종합적으로 결합된 특수한 소설장르이다. 따라서 과학환상소설은 북한문학에 대한 보다 심화된 이해를 넘어서서 북한체제의 이데올로기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장르로, 앞으로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셋째,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에 의해 변화하는 인간의 삶과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과학소설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상당히 증대되고 있다.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추후로 남북한 과학소설의 창작과 비평, 역사에 대한 보다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연구의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으로 본 후속연구과제의 사회적 효과로 기대되는 측면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겠다. 첫째, 국내외 과학소설 강좌(<과학소설과 유토피아> <남북한과학소설에 대한 이해>) 과정을 개설하는 등 대학의 문학교육 및 교양강좌를 통해 반영될 수 있다. 전문적으로는 대학원 과정에서 특정한 역사와 시대에 부합하는 과학소설 강좌(<식민지 모더니티와 과학소설>)와 비교문학 강좌(<동아시아 과학소설의 양상과 전개>)를 마련할 수 있다. 둘째, 과학소설은 SF 영화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에 의해 발전된 미래의 삶과 세계의 다양한 상을 제시함으로써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세계의 이면을 비판적으로 통찰하는데 특별한 역량을 제공해주는 문학장르로 생각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과학소설과 모더니티, 과학소설과 SF영화 등의 대중강좌를 통해 과학소설이야말로 모더니티의 핵심을 파악하는 중요한 문학임을 설득력 있게 증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셋째, 본 후속연구 과제는, 과학소설에 대한 보다 심화된 이해를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의 삶과 세계에 비교적 생소하다고 여겨졌던 과학과 기술에 대한 보다 친근하고도 대중적인 이해와 관심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또한 과학기술에 대한 보다 국가적인 차원의 관심과 진흥, 후원이 향후 한국인들의 삶에 기여하는 정도를 측정하는데도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요약
본 연구의 후속과제는 하늘과 그것의 연장으로 지구 바깥의 다른 행성과 외계인, 생명체 등을 탐사하는 ‘외우주’(outer space)의 의미를 연구할 계획이다. 북한 과학환상소설은 북한정치체제가 현재 처해있는 현실만큼이나 그것을 벗어나 욕망하고 갈구하는 다른 세상과 ...
본 연구의 후속과제는 하늘과 그것의 연장으로 지구 바깥의 다른 행성과 외계인, 생명체 등을 탐사하는 ‘외우주’(outer space)의 의미를 연구할 계획이다. 북한 과학환상소설은 북한정치체제가 현재 처해있는 현실만큼이나 그것을 벗어나 욕망하고 갈구하는 다른 세상과 미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욕망을 매우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과학환상소설 창작과 비평은 소비에트 전후 시기의 과학소설에 대한 번역과 번안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면서 시작되는데, 소비에트 과학소설은 사회주의적으로 건설된 외계행성과 사회주의적 심성과 행동을 갖춘 외계인의 존재를 등장시켰다. 소비에트 과학소설의 영향 아래 창작된 배풍의「땅나라 손님」(1959)에서 외계인은 선진 기술문명과 사회주의적 심성을 두루 갖춘 소비에트인 들로 재현된다. 조천종의 장편『남색하늘의 나라』(1985)는 소비에트 과학소설에서 외계행성과 외계인의 표상을 일정부분 받아들이면서도 북한정치사회체제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특수성이 내포되어 있어서 주목을 요한다. 이 소설에는 두 개의 외계행성이 등장하는데, 전파별은 괴물들이 사는 적대적인 타자의 세계로, 곧 싸워야 할 제국주의 국가를 상징한다. 이에 비해 난쟁이의 나라 ‘탈해루’의 행성거주인들은 비적대적인 타자이지만, 우주여행을 하는 주체인 남솔이네(조선인들)에게는 여전히 계몽과 교화의 대상이다. 소설에서 우주여행 끝에 탈해루에 도착하는 환송을 받는 남솔이네의 모습은 다만 제3세계와의 친선연대와 원조를 넘어서 우주의 진정한 주권자이자 주인이 누구인가를 재확인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 작품에서 수령은 바로 국가와 그것의 환상적인 연장인 우주의 진정한 설계자, 디자이너로서의 상상적인 자격과 지위를 확보한다. 이러한 측면들이 바로 우주의 크로노토프를 설정하고 외우주로 나아가 미지의 여러 행성들을 탐사하고 외계인과 조우하는 북한 과학환상소설의 서사에 내포된 ‘정치적 무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북한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는 북한 문예이론 가운데서도 종자론 및 그와 관련된 미학적 인식의 특수함을 ‘정치의 예술화’라는 주제어를 통해 포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종자론은 소설의 인물의 형상화와 관련이 있다.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서 주인공 대부분은 남녀 과학자들이거나 과학기술에 관심에 많은 미래의 아동들이다. 이들은 과학기술을 중립적인 실험의 도구로 간주하는 부르주아적 인식론을 버리고 과학기술을 통해 자연을 개조하고 변형하는 의지를 지닌 사회주의적 인간이다. 이러한 종자론을 토대로 한 인물의 문학적 형상화는 이들에게 미학적 위엄을 부여하는데, 그것은 북한 문예미학의 숭고미와 관련이 있다. 숭고미는 자연의 폭력에도 굴하지 않는 사회주의적 인간을 감싸는 아우라이며, 이것은 과학환상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외국인에게 깊은 감화와 감명을 주고 그것을 전파하는 극장국가적 전시효과와도 관련이 있다. 북한은 전형적인 극장국가로, 거기에서 지도자는 제작자이자 주연배우, 당과 군의 간부들은 연출, 예술가집단은 극작가, 안무가, 조연출, 무대감독, 조연 그리고 인민은 엑스트라, 관객이 된다. 과학환상소설에 등장하는 외국인-중개자라는 소설적인 인물설정을 통해 북한체제는 체제의 정당성을 수호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효과적으로 글로벌 세계체제에 전파하는 것이다. 과학환상소설에서 숭고미는 ‘글로벌 조선’의 이미지를 전세계에 전파하는 한 모두가 관객이자 동시에 배우가 되는 극장국가의 과시적 전시효과의 산물이다. 그리고 극장국가적인 자기전시의 핵심에는 수령이 자리 잡고 있다. 수령은 세상, 국가, 우주의 정지된 중심축이며, 그는 인민과 전 세계에 무한한 은총, 즉 전면적인 호혜성을 행사하는 국가의례의 객체이자 주체가 된다. 북한 과학환상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상징이나 비유체계, 마스터 플롯에 대한 보다 섬세하고도 종합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본 후속연구 과제는 우주를 무대로 한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체계적인 독해를 통해 ‘세계 속의 조선, 조선 속의 세계’라는 극장국가적인 면모의 여러 층위들을 밝혀내는 작업이 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본 연구는 북한 과학환상소설에 재현된 우주의 이미지를 연구한다. 본 연구는 북한 과학환상소설에 재현된 우주가 세계체제에서 예외적인 국가로 간주되는 북한문학의 미학 이데올로기를 잘 드러낸다고 보고 있다. 북한 과학환상소설에서 우주는 바다와 마찬가지로 개발과 ...
본 연구는 북한 과학환상소설에 재현된 우주의 이미지를 연구한다. 본 연구는 북한 과학환상소설에 재현된 우주가 세계체제에서 예외적인 국가로 간주되는 북한문학의 미학 이데올로기를 잘 드러낸다고 보고 있다. 북한 과학환상소설에서 우주는 바다와 마찬가지로 개발과 정복의 대상이다. 그러나 과학환상소설 속의 우주는 좀 더 세분화된다. 외계행성은 제국주의로 표상되는 적대적인 외계인(타자)이 지배하는 행성과 공산주의적 심성을 지닌 선한 외계인들이 거주하는 외계행성으로 나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우주는 '세계 속의 조선, 조선 속의 세계'의 이미지가 확장된 것이다. 거기에는 끊임없이 스펙터클한 전시를 통해 체제의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극장국가 북한의 무의식이 드러나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가설을 개별 작품들에 대한 정밀한 해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히려는 것이 본 연구의 의도이다.
영문
This study studies the image of the universe reproduced in the North Korean(NK) science fiction. This study shows that the universe recreated in the North Korean SF reveals the aesthetic ideology of North Korean literature, which is regarded as an exc ...
This study studies the image of the universe reproduced in the North Korean(NK) science fiction. This study shows that the universe recreated in the North Korean SF reveals the aesthetic ideology of North Korean literature, which is regarded as an exceptional state in the world system. In the North Korean science fiction, the universe is subject to development and conquest just like the sea. But the universe in North Korean science fiction is more subdivided. The extraterrestrial planet is divided into an alien planet dominated by hostile aliens represented by imperialism and an alien planet inhabited by good aliens with a communist mind. Ultimately, this universe is an extension of the image of 'the world in Joseon and Chosun in the world'. It is said that the unconsciousness of the theater country North Korea, which constantly maintains the legitimacy of the system through a spectacular exhibition, is reveale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larify these hypotheses through precise interpretation of individual works.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별로 진전되지 않은 미개척분야이다. 그러나 과학환상소설은 195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이고도 활발히 창작되고 비평적인 조망을 받은 북한소설의 중요한 장르이다. 과학환상소설은 탈식민적인 정치체제로서의 북한의 ...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별로 진전되지 않은 미개척분야이다. 그러나 과학환상소설은 195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이고도 활발히 창작되고 비평적인 조망을 받은 북한소설의 중요한 장르이다. 과학환상소설은 탈식민적인 정치체제로서의 북한의 특수하고도 상징적 특징이라고 할 만한 극장국가의 속성을 잘 드러내는 소설장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서 우주가 어떠한 방식으로 상상되고 재현되었는가를 고찰하는 데에 있다. 과학환상소설에서 우주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극장국가로 명명되는 북한체제의 주권적 특징의 독특성과 상징성을 조명하는 연구가 될 것이다. 북한에서 과학환상소설은 북한의 여타의 다른 문학과 비슷하게 사회적이고도 정치적인 문제의식의 문학적 산물로, 문학적 독자성과 자율성을 견지하지는 않는다. 과학환상소설은 문학예술을 당정책의 예술적 수행과정으로 간주하는 북한문학의 일반적인 속성을 공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과학환상소설의 특수성은 북한사회와 역사에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보존하려는 지도자와 당 그리고 인민의 주체적인 의지와 불굴의 노력을 강조하는 주체사상 및 종자론과 서구 제국주의 국가와 경쟁하려는 독자적인 과학기술개발에의 의지가 결합한데서 비롯된다. 본 연구자의 기존 논문은 바다의 크로노토프를 재현한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을 분석했다. 이러한 과학환상소설에는 외부에서 보았을 때 마치 수수께끼의 외계행성처럼 보이는 북한 정치사회체제의 특성들, 즉 극단적인 전투적 성격을 지닌 유격대 국가, 수령과 당과 인민이 하나가 되는 초유기체적 가족국가, 그리고 이 둘의 모습을 모두 내포하고 있는 권력과시적인 극장국가의 속성이 내포되어 있다. 본 연구자의 기존연구는 과학소설에서 지구 내부의 미지의 세계인 바다를 지칭하는 ‘내우주’(inner space)의 중층적 의미를 연구한 것이다. 본 연구자가 앞으로 수행하는 연구에서는 하늘과 그것의 연장으로 지구 바깥의 다른 행성과 외계인, 생명체 등을 탐사하는 '외우주'(outer space)의 의미를 탐구할 것이다. 많은 과학소설에서 내우주와 외우주는 밀접한 상동관계에 있지만, 그 공간적 표상이 달라짐에 따라 과학소설의 재현방식과 기법, 세계관 또한 상이하게 달라진다. 북한 과학환상소설사에서 하늘과 우주는 과학기술의 주체적 발전에 힘입어 북한사회가 마땅히 지향해야 할 미래에 대한 공간적 표상이며,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탈과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확대된 주권적 영공이기도 하다. 이것은 북한 과학환상소설에서 해양과 육지의 접경인 정치적 경계선에 대한 상상적인 재현에서 바다가 차지했던 위상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 바다는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주권적 영토의 일부분으로, 미국과 일본 제국주의자의 상시적인 위협적인 도발이 발생되고 결국에는 격퇴되는 정치적 장소이며, 태양으로 상징되는 수령의 은총이 해저까지 두루 비추는 영토이다. 이에 비해 하늘과 우주의 정치적 이콘은 수령, 당, 인민이 삼위일체가 되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로서의 국가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배후의 설계자로서의 수령의 이미지가 더욱 강조된다. 국가의 디자이너인 수령은 우주 설계자로서의 데미우르고스와 국가 설계자로서의 지도자의 이미지를 등치시킨 스탈린 시기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서 역사적으로 유래한 ‘정치의 예술화’의 또 다른 중요한 사례이다. 북한 과학환상소설에서 우주는 바다와 마찬가지로 개발과 정복의 대상이다. 그러나 우주는 좀 더 세분화되어 외계행성의 경우에도 제국주의로 표상되는 적대적인 외계인(타자)이 지배하는 행성과 공산주의적 심성을 지닌 선한 외계인들이 거주하는 외계행성으로 나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러한 우주의 중심에는 '세계 속의 조선, 조선 속의 세계'라는 글로벌 조선의 이미지가 확장되어 있으며, 거기에는 소비자본주의사회와는 다른 방식으로 끊임없이 스펙터클한 전시와 과시를 통해 체제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극장국가 북한체제의 욕망과 무의식이 드러나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가설을 개별 작품들에 대한 정밀한 해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히려는 것이 본 연구과제의 의도이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1) 학문적 기대효과 ⓛ 기존의 북한문학연구에서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 과학환상소설은 다른 여타 문학만큼이나 당국의 정책적 차원에서 지속적인 독려와 관심으로 활성화된 장르로, 이에 대한 연구는 북한문학과 문학사에 대한 보다 총체 ...
1) 학문적 기대효과 ⓛ 기존의 북한문학연구에서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 과학환상소설은 다른 여타 문학만큼이나 당국의 정책적 차원에서 지속적인 독려와 관심으로 활성화된 장르로, 이에 대한 연구는 북한문학과 문학사에 대한 보다 총체적인 이해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
② 과학환상소설은 근대 과학기술과 주체사상 및 종자론, 북한사회체제의 미래에 대한 염원과 기대가 종합적으로 결합된 소설장르이다. 따라서 과학환상소설은 북한문학에 대한 보다 심화된 이해를 도울뿐만 아니라 북한체제의 이데올로기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장르로, 앞으로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③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에 의해 변화하는 인간의 삶과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과학소설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상당히 증대되고 있다. 북한의 과학환상소설에 대한 연구는 추후로 남북한 과학소설의 창작과 비평, 역사에 대한 보다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연구의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으로 판단된다.
2) 사회적 활용방안 ⓛ 본 후속연구과제는 국내외 과학소설 강좌(<과학소설과 유토피아> <남북한과학소설에 대한 이해>) 과정을 개설하는 등 대학의 문학교육 및 교양강좌를 통해 반영될 수 있다. 전문적으로는 대학원 과정에서 특정한 역사와 시대에 부합하는 과학소설 강좌(<식민지 모더니티와 과학소설>)와 비교문학 강좌(<동아시아 과학소설의 양상과 전개>)를 마련할 수 있다.
② 과학소설은 SF 영화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에 의해 발전된 미래의 삶과 세계의 다양한 상을 제시함으로써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세계의 이면을 비판적으로 통찰하는데 특별한 역량을 제공해주는 문학장르로 생각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과학소설과 모더니티, 과학소설과 SF영화 등의 대중강좌를 통해 과학소설이야말로 모더니티의 핵심을 파악하는 중요한 문학임을 설득력 있게 증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③ 본 후속연구 과제는, 과학소설에 대한 연구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의 삶과 세계에 비교적 생소하다고 여겨졌던 과학기술에 대한 보다 친근하고도 대중적인 이해와 관심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또한 과학기술에 대한 보다 국가적인 차원의 관심과 진흥, 후원이 향후 한국인들의 삶에 기여하는 정도를 측정하는데도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