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김소월의 「접동새」를 수용한 한국 창작음악을 분석하여 ‘한국어의 음악화 작업’ 나아가 ‘한국적 정서의 음악적 표현’ 방법을 찾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에서는 김소월 시 「접동새」를 형식적 측면으로 그리고 세부적 측면으로 분석하고, 1940년대부터 ...
본 연구는 김소월의 「접동새」를 수용한 한국 창작음악을 분석하여 ‘한국어의 음악화 작업’ 나아가 ‘한국적 정서의 음악적 표현’ 방법을 찾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에서는 김소월 시 「접동새」를 형식적 측면으로 그리고 세부적 측면으로 분석하고, 1940년대부터 2014년까지 긴 시간동안 이 시를 음악 창작의 근간으로 삼은 작곡가들의 작품들(표, 참조)을 시와 음악과의 관계로 분석하였다.
-가곡-
조두남(1943), 나운영(1950), 김규환(1955), 최병철(1958), 김복환(1962), 하대응(1963), 장일남(1969), 이지원(1985), 이호섭(1986), 이준복(1987), 김정환(1990), 정덕기(1992), 김정양(1993), 김민경(1996), 노상현(2005), 정종렬(2014)
-합창음악-
이동수(1983), 정민석(1991), 정부기(1991), 이건용(1993), 함태균(1993)
-실내악-
김국진(?), 윤전경(1985), 계성원(2004)
「접동새」 에서의 분행의 의미, 3연음보 구성, 그를 통해 얻어진 점층형식 그리고 연쇄식반복은 설화라는 소재를 세심하게 의도된 적합한 형식으로 담아내는 방법이었으며, 그를 통해 미적 가치가 상승한다. 점층형식이란 「접동새」 원문의 5연 구성은 1연-3행, 2연-3행, 3연-4행, 4연-4행 그리고 5연-5행 구성이지만, 각 연에 포함된 분행을 3연음보를 기준으로 재구성 하면 1연-1행/2연-2행/3연-3행/4연-3행/5연-4행으로 시의 구성이 내용의 기승전결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또한 연쇄식반복이란 점층형식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 것으로 2연 1행 ‘津頭江가람ㅺㅏ에√살든누나는’는 3연 3행에서, 3연 4행 ‘이붓어미싀샘에 죽엇습니다’는 4연 3행에서 어구 ‘싀샘’을 반복하면서 ‘싀새움에 몸이죽은 우리누나는’으로 변화 반복되었다. 또한 4연 4행 ‘죽어서 접동새가 되엿습니다’도 5연 2행에 변화, 반복되었다. 이러한 반복은 시상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내용은 시에 담긴 시상과 의미가 운율적 구조 그리고 전체 형식 등과 서로 상호적으로 잘 조화되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시 분석에서 유추한 전체 구성의 점층형식과 연쇄식반복이 작곡가들의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김소월의 시 구성에서의 점층형식은 작곡가들의 통절형식 가곡으로 구현되었다(나운영, 정종열 등의 가곡). 예외적으로 조두남의 경우는 변형된 유절형식으로 「접동새」 가곡을 작곡하였지만, 3연과 4연을 시작하는 분행(하나의 행을 두 개 행으로 나눈)을 새로운 선율로 작곡하여 시의 점층형식뿐 아니라, 연쇄식반복도 창작에 반영하였다.
시 세부분석의 결과인 ‘소리-뜻’(prosodie) 분석, 즉 ‘접동’을 이루는 [ㅈ]음과 [ㄷ]음의 결합이 [ㅈ] 음운계열체로 연결되어 ‘죽음’을 의미한다는 내용을 표 1에 제시한 작곡가들의 작품에 적용한 결과 음악적으로도 이에 상응하는 표현이 있음을 확인했다. ‘접동’을 노래하는 음형은 ‘죽음’을 내용으로 하는 텍스트에도 사용되어 ‘소리-뜻’ 분석 방법을 음악 작품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타진했다. 나아가 가곡들에서는 창작년도와 상관없이 ‘접동’ 또는 ‘죽음’의 음형을 4도 하행 음형으로 하고 있는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음악에서의 시도동기와 동일 선상에서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시문학에서 시상을 ‘소리-뜻’으로 연결해나갔고, 음악에서는 ‘시도동기’가 시상을 일관되게 표현하는 방법이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이외에도 시 분석에서 시인이 세심하게 배려한, 다시 말해서 혼철표기, 조사 ‘-에’의 사용, 이중모음 사용, 단 한번 등장하는 구두점 ‘쉼표’의 의미 분석으로 얻어진 언어적 리듬을 작곡가들이 가곡 작곡에도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운영의 가곡은 어떤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보다 언어적 리듬을 음악적 리듬으로 동일하게 구현하는 내용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