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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젠더:87년 이후 광장의 역사와 의미 재구축
The Study on the Gender of Agora: Re-construction of history and meaning since 1987 in Korea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공동연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7S1A5A2A03068712
선정년도 2017 년
연구기간 3 년 6 개월 (2017년 11월 01일 ~ 2021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이인영
연구수행기관 연세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공동연구원 현황 김영희(연세대학교)
허윤
이미라(연세대학교)
소영현(연세대학교)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한국 사회에서 87년 이후는 제도적 차원에서의 정치적 민주주의 질서의 확립, 일상적/문화적 층위에서의 민주화 담론의 시작으로 압축 설명될 수 있다. 이 87년 이후 민주화 경험의 핵심에 자리 잡은 공간적 표상은 '광장'이다.
    광장은 개인, 사회, 공동체, 국가가 만나고 교차하며 다양한 정치적 역동과 관계가 형성되는 장소, 제도와 규범이 만들어지는 공간, '치안으로서의 정치'의 공간이 아닌 일상의 재편인 '정치적인 것'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표면적으로 광장의 시민들은 대규모의 군집, 하나의 동질적 집단으로 가정되지만 실상 광장은 무수한 정치적 분할면을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광장의 '시민 주체'는 역사적 기술과 공식적 언표를 통해 가시화될 때 '표준화된 남성'을 가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젠더, 계층 등의 위계 구조 속 하위주체들은 은연중 배제된다. 광장의 '시민'은 표면적으로는 국민 동원 체제의 권위를 벗어난 것처럼 보였으나 여전히 또 다른 위계와 권위의 문제가 존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과거 자신의 존재를 가시화하거나 목소리를 드러낼 수 없었던 주체(agent)는 여전히 '광장'에 등장하지 못한 채 은폐되거나 비가시성의 차단막 안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87년 이후 광장의 확장은 새로운 광장의 주체를 구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주노동자, 종군위안부, 여성, 페미니스트, LGBT 등의 새로운 젠더 주체는 젠더 이슈를 광장의 주요 문제로 부각시키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를 추동해낸 배경에는 2000년대 이후 디지털 리터러시 영역으로 이동함으로써 온/오프라인의 공간을 복합적으로 연결하고 활동의 주체나 공간을 채우는 주제 면에서 이전에 가시화되지 않았던 목소리들을 이끌어낸 새로운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본 연구는 1987년 이후 물리적, 정치적 공간으로서 광장의 역사성을 젠더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광장의 의미를 새롭게 재구성하고자 한다. 광장의 의미를 탐색하고 재구축하는 하위 주제로는 '역사와 계보', '공간과 문화', '상징과 이미지', '하위주체와 정체성' 등을 설정하였다. 광장의 역사적 의미를 계보학적으로 탐색하고 물리적, 정치적 공간으로서 광장의 의미와 위상, 기제 등을 살펴보는 동시에 시위, 폭력, 공동체 등 광장의 문화적 구성을 분석하게 될 것이다. 또한 광장에 등장했던 수많은 상징과 이미지들이 어떤 표상성을 지니고 있고 어떤 정치적 역할을 해냈는지, 그리고 그것이 통시적으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보고 광장의 주체를 비정상성, 비가시성 등의 측면에서 되짚어보는 분석 작업을 이어가려 한다.
    한국에서의 광장 연구는 공간성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접근법으로 한 도시학적 분석과 조망이 주를 이루어왔다. 또한 촛불집회 이후 광장의 의미를 분석하려는 시도들이 진행되기도 하였는바, 이는 광장의 저항성을 복원해낸 주체로서 ‘시민의 완전한 복권’을 쟁취한 넥타이 부대를 광장이 생산해낸 새로운 집단성으로 지목해낸다. 이러한 광장에 대한 기존 해석은 광장의 형성기 전후나 특정 시기를 중심으로 연구됨으로써 광장 연구의 계보를 부분적으로밖에 조망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는다. 이는 광장의 공간성, 광장의 주체, 광장의 역사 등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불가능하게 하고, 광장을 균질적 의미를 갖는 공간으로 분석, 이해함으로써 광장에서 비가시화되는 주체들의 광장 경험을 분석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광장을 물리적 공간으로 한정함으로써 온라인으로까지 확장된 광장의 공간성을 오히려 제한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본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딛고 광장의 행위주체를 중심으로 광장의 차이를 역사화하기 위해 보다 광장의 다면적 요소를 연구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구술사의 영역으로까지 방법론을 확장시키려고 한다. 이를 통해 여러 행위주체의 이데올로기와 욕망이 뒤섞이는 혼종적 공간으로서의 광장을 읽어내고 분석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공간성 연구의 영역을 사회학, 문학, 역사학으로까지 확장시켜 분과학문 연구에 그치지 않고 보다 본격적인 융복합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 기대효과
  • 본 연구팀은 광장의 행위주체를 중심으로 광장의 차이를 역사화하기 위해 광장의 다면적 요소를 연구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구술사의 영역으로까지 방법론을 확장시키려고 한다. 이를 통해 여러 행위주체의 이데올로기와 욕망이 뒤섞이는 혼종적 공간으로서의 광장을 읽어내고 분석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공간성 연구의 영역을 사회학, 문학, 역사학으로까지 확장시켜 분과학문 연구에 그치지 않고 보다 본격적인 융복합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광장의 역사적 계보화는 87년 이후 시민사회가 민주화되는 궤적과 맞물려 진행될 것인데,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광장 민주주의 시대의 의미를 검토함으로써, 포스트 민주화 시대로의 이행을 전망해볼 수 있을 것이다.
    1. 학술적 의제의 발굴 : 본 연구의 성과로 수집된 자료나 자료에 대한 분석, 새롭게 구성된 학술적 의제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거나 상호 결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연구 주제들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젠더 비평’, ‘광장의 정치성 연구’, ‘구술사-하위주체 연구’, ‘여성 문학 및 문화 연구’, ‘디지털 리터러시와 젠더정체성 연구’ 등의 분야에서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연구 주제들을 생성해낼 수 있다. 또한 여성학과 젠더 이론, 사회학과 문학, 정치학과 문화학 등의 분야가 교차하는 학제적 연구의 지점에서 융복합적 연구 주제들이 새롭게 구성되는 환경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2. 사회적 확산 : 세부 연구 주제별로 세미나와 콜로키움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학술대회를 통해 ‘광장’의 문화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학술연구자들과 본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면서 학제적 연구의 토대를 구축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학술대회 전후 기간에, 연구자들이 수집한 이미지 자료들을 활용하는 소규모 전시회와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영상, 이미지, 텍스트 등의 원자료를 문화콘텐츠 기획과 실행 속에서 함께 나누려는 것이다.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원고들을 수정하여 국내 전문학술지에 투고하고, 전문 학술연구자뿐 아니라 관련 분야에서 활동 중인 사회 각계 전문가들까지 좀더 대중적으로 읽힐 수 있는 단행본 출간을 기획하고 있다.
    3. 국제화 : 미주나 유럽 지역의 한국학 관련 연구기관과 사전에 교섭하여 국제학술대회를 해외에서 공동 개최하고 직접 참여할 계획이다. 국제학술대회는 해외 학술연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의 ‘광장’ 문화를 알리고 본 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드러내는 한편, 해외의 ‘광장’과 그들의 연구 관점 및 방법 등을 일견하고 학술적으로 논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해외 학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른 문화권의 사회 운동 과정에서 ‘광장’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거나 어떤 의미로 통용되었는지, ‘광장’의 젠더적 분할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등을 비교, 분석하는 연구 주제가 새로이 추동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 학술 대회의 성과를 이어 영문 단행본을 출간할 계획이다.
    4. 학문후속세대 양성 : 본 연구팀의 연구보조원은 광장의 사회정치적 의미와 역사 및 젠더 비평과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로 구성되었다. 석사과정생과 박사과정생은 연구 기간 동안 학술적 훈련과 현지조사 활동, 콜로키움과 세미나 등을 통해 자신만의 연구 주제를 개발하여 이를 수행할 예정이다. 소속 연구원들은 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교육 커리큘럼으로 가다듬어 학부 전공 강의나 대학원 강좌를 통해 교육할 계획이다. 또한 본 연구팀의 소속 연구기관인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에서 전개하고 있는 강의, 콜로키움, 토론회 등을 통해 본 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 연구요약
  • 본 연구에서는 도서, 신문 외에도 시위 현장의 유인물이나 사회운동단체 제작 인쇄물 등의 문헌 자료와 당시 기록 영상이나 다큐멘터리, 온라인 자료의 캡처 화면 등의 자료까지 포괄하여 수집, 분석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행위주체들과의 구술 인터뷰를 통해 질적 연구를 시도할 것이다. 서울과 지방에서 개별 또는 집단 인터뷰를 실행하여 물리적 공간으로서 또는 정치적 공간으로서의 광장에 대한 기억에 얽힌 구술 자료를 수집할 것이다. 구술과 면접 등 질적 방법론을 활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IRB 교육을 이수하여 윤리적 연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신문, 잡지 등 공론장이 생산한 담론들과 광장 참여자들의 구술인터뷰를 통해 ‘광장의 젠더’라는 의제를 개발할 것이다. 공식 담론에서 비가시화된 ‘반기억(counter-memory)’을 발굴하고 광장의 계보를 탈구축하는 것이다.

    가. 역사와 계보
    한국사회에서 남성 청년‘열사’를 통해 대표/재현되는 광장은 여성/청소년/소수자를 비가시화한다. 본 연구는 87년 이후 1990년대 초반 광장에 등장한 근친/성폭력, 일본군 ‘위안부’ 운동, 기지촌과 기생관광 반대 운동 등 민족과 젠더의 교차지점에서 터져 나온 다양한 여성 의제를 통해 광장의 계보를 복기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집단적, 집합적 참여의 성격이 강했던 정치적 현장으로서의 광장은 87년 이후 점차 개인화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정치적 이슈에 대한 저항과 비판의 공간이라는 성격도 일면 탈정치화되고 문화화되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탈-집합적이고 탈-정치적인, 감성정치적 광장문화는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차원의 광장문화가 역설적인 의미에서 정치적 힘으로 작동하게 된 것을 보여준다.

    나. 공간과 문화: 디지털, 뉴미디어, 여성혐오
    87년 이후 광장에 등장한 새로운 주체의 대한 발굴과 복원은 광장의 가시적 변화에 대한 포착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촛불소녀, 유모차 부대, 엄마 부대 등 새로운 주체에 대한 발굴은 젠더적 의미 변화에 대한 파악과 함께 지속되어야 한다. 이들 여성은 가족을 중심으로 재현된 존재로서, 정상성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존재로서 발굴되고 복원되고 있다. 본 연구는 이 과정에서 비가시화된 비정상성의 문화를 살펴본다. 여성혐오의 언어를 패러디한 인터넷 기반 페미니스트의 등장과 퀴어문화축제는 성 정치와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공간 문화를 생산하였다. 이는 비혼과 결혼, 이성애와 동성애 등 여러 해석이 만나는 교차성의 장으로서 젠더연구의 대상이 될 필요가 있다.

    다. 상징과 이미지
    한국사회에서 광장을 상징하는 것은 깃발이었다. 87년 이후 광장에는 뱃지, 의류, 가방 등 다양한 상품들을 개발하여 이를 집단을 표상하는 이미지에 결부시킴으로써 집단적 정체성을 스펙타클로 구현하였다. 따라서 깃발과 ‘굿즈’(상품) 등 다양한 표상의 변화를 통해 광장의 상징에 대해서 살펴보고 분석하는 것은 광장 문화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광장의 스펙터클만큼 집단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미디어가 노래다. 노래 문화 속에 표상된 이들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여성'은 '짓밟힌 순결한 희생자'나 '활동의 보조적 주체', 혹은 '어머니나 누이와 같은 품성으로 활동가와 대중을 보듬는 존재'로 타자화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상징과 이미지를 통해 젠더화된 광장의 문화사를 비판적으로 고찰할 것이다.

    라. 하위주체와 정체성
    광장의 역사와 계보에서 '차이'는 주변부적인 대상으로 치부되거나 다른 의미로 왜곡되어왔다. 전형화된 여성이미지가 존재하는 광장에서 ‘비혼여성’, ‘게임하는 여성’, ‘고양이와 함께 사는 여성’ 등 다양한 주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은 광장의 젠더를 살피는 데 반드시 참조해야 할 항목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장애여성운동이다. 장애여성은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적 비정상성에 놓여있고 이를 설명한 언어를 찾아 광장에 나섰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비정상화, 비가시화된 젠더 하위주체들을 복원함으로써 '광장'의 역사적, 정치적 의미를 '남성 시민 주체의 정치적 공간'이라는 영토로부터 탈구축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한국 사회에서 87년 이후 민주화 경험에 자리 잡은 공간적 표상은 ‘광장’이다. 광장은 다양한 정치적 역동과 관계가 형성되는 장소, 제도와 규범이 만들어지는 공간, ‘정치적인 것’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제까지 표면적으로 광장의 주체는 ‘표준화된 남성’으로 가시화되어왔으며, 젠더, 계층 등의 위계 구조 속 하위주체들은 은연중 배제되어왔다. 그러나 87년 이후 광장의 확장은 새로운 광장의 주체를 구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를 추동해낸 것에는 2000년대 이후 온/오프라인의 공간을 복합적으로 연결하고 이전에 가시화되지 않았던 목소리들을 이끌어낸 새로운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본 연구는 1987년 이후 광장의 역사성을 젠더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광장의 의미를 새롭게 재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수행되었다. 광장의 역사적 의미를 계보학적으로 탐색하고 물리적, 정치적 공간으로서 광장의 의미와 위상 등을 살펴보는 동시에 광장의 문화적 구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특히 혁명을 경험한 광장의 풍경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보면서 광장의 주체를 비정상성, 비가시성 등의 측면에서 되짚어보고자 하였다.
  • 영문
  • The spatial representation that has been established in the democratization experience since 1987 in Korean society is the ‘agora’. The agora is a place where various political dynamics and relationships are formed, a space where institutions and norms are made and where you can gauge the feasibility of ‘political things’. On the surface, the subject of the agora is visualized as a ‘standardized male’. In this case, subalterns in the hierarchy such as gender and class are implicitly excluded. However, after 1987, the expansion of the agora served as an opportunity to form the subject of the new agora. Since the 2000s, there is a new agora that has combined online/offline spaces and elicited previously invisible voice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ritically consider the historicality of the agora since 1987 from the perspective of gender and based on this, to reconstruct the meaning of the agora. In this study, the historical meaning of the agora was explored genealogically and the meaning and status of the agora as a physical and political space were examined. The cultural composition of the square was analyzed as well. In particular, while examining how the scene of the agora that experienced the revolution has changed, we looked back the subject of the agora in terms of abnormality and invisibilit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한국 사회에서 87년 이후 민주화 경험에 자리 잡은 공간적 표상은 ‘광장’이지만 이제까지 광장의 주체는 ‘표준화된 남성’으로 가시화되었고, 젠더, 계층 등의 위계 구조 속 하위주체들은 배제되어왔다. 하지만 이후 광장의 확장은 새로운 광장의 주체를 구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2000년대 이후 온/오프라인의 공간을 복합적으로 연결하고 이전에 가시화되지 않았던 목소리들을 이끌어낸 새로운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본 연구는 1987년 이후 광장의 역사성을 젠더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광장의 의미를 새롭게 재구성하고자 하였다. 광장의 역사적 의미의 계보학적 탐색과 물리적 정치적 공간으로서 광장의 의미와 위상 고찰, 광장의 문화적 구성 분석을 통해 광장의 풍경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보면서 광장의 주체를 비정상성, 비가시성 등의 측면에서 되짚어보았다.
    3개년의 연구 수행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차년도 자료 수집은 문헌 자료 현황의 개괄적 파악과 구술자료 수집의 방향성 설정에 초점을 두고 부산‧경남지역과 광주‧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주제별 세미나는 ‘역사와 계보’, ‘공간과 문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5.18광주민주화항쟁, 87년 체제 관련 논의를 통해 광장 주체들의 호명 방식의 문제점, 젠더적 관점의 누락, 사회적 소수자를 민주화의 수혜자로 보는 시각의 문제성을 확인하였다. 젠더토크와 콜로키엄에서는 광장의 계보를 역사적으로 탐색하고 각 세대별 간극의 의미를 탐색하였다. 또한 일상, 언론, 사법 시스템, 일본군 위안부, 20대 페미니스트의 광장과 정치 등 현 한국 사회의 젠더 문제와 관련한 주요 논쟁 전반에 대해 토론하였다. 이상을 바탕으로 광장을 재현하는 문학, 광장의 노래, 여성들의 광장 경험 구술 서사를 분석하여 광장 민주주의라는 이름에 포괄되지 못한 비가시화된 주체를 재소환하고 광장의 의미와 범주를 비판적으로 재고하였다.
    2차년도 주제별 세미나에서는 ‘상징과 이미지’, ‘하위주체와 정체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여 한국 문학의 광장 사유방식과 이미지 생산방식을 짚어보고 광장을 다성적 목소리의 공간으로 재사유하려는 시도를 포착하였다. 또한 한국 사회의 하위주체 확인과 광장의 계보 재구성을 위해서는 기존 역사 서술의 자장 안에서 설명되지 않는 ‘잔여의 공간’에 주목해야 함을 확인하였다. 전문가/활동가를 초청하여 1991년 유서대필사건, 남성중심역사관을 재생산하는 대중역사극/역사물, 스쿨미투, 장애인 시설화의 문제점, 10대 성매매 등 최근 쟁점 사항을 논의하는 콜로키엄을 5차례 진행하였다. 학술대회는 2회에 걸쳐 개최하였는바, 1차 학술대회에서는 ‘96년 8월 연대 사태’를 주제로 참가자들의 구술 기억, 소설 속에 재현된 연대 사태, 과격 폭력시위 담론, 96년 8월 사진의 의미, 일본 전공투와의 비교가 발표되었다. 2차 학술대회에서는 ‘87년 이후 광장과 젠더 동력학’이라는 주제로 대학 미투운동, 온라인 광장 ‘에타’의 남성중심성, 유모차 부대, 장애여성운동, 광장에 선 여성들의 계보 등이 발표되었다.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기획된 전시회에서는 밀양 ‘할매’들의 싸움의 기억과 희망을 담은 그림을 전시하였다. 자료 수집은 1차년도의 연장선상에서 활동 영역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과거의 경험뿐만 아니라 최근의 젠더 관련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차년도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당초 계획을 대거 수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콜로키엄 및 워크숍 개최와 구술 인터뷰, 구술자료집 발간 기획을 진행하였다. 연구 성과의 종합과 전망 모색이라는 맥락에서 ‘연대’의 의미에 착목하여 ‘여성연대와 다큐멘터리’를 주제로 콜로키엄을 개최하였다. 이를 통해 여성이 출현하고 주도한 광장에서 ‘여성연대’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이는 어떻게 의미화될 수 있는지를 논의하였다. 최근 젠더 갈등이 첨예하게 가시화되고 있는 비평-광장의 논의를 검토하는 워크숍을 통해서는 비평이 수행할 수 있는 광장의 정치화 작업, 퀴어 담론을 통한 전망의 가능성 등을 탐색하였다. 구술 인터뷰에서는 여성운동 경험과 페미니스트로서의 삶이 직조해내는 현재적 일상을 확인하였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는 광장의 행위주체를 중심으로 광장의 차이를 역사화하기 위해 광장의 다면적 요소를 연구 대상에 포함시켜 여러 행위주체의 이데올로기와 욕망이 뒤섞이는 혼종적 공간으로서의 광장을 읽어내고 분석해내고자 했으며, 공간성 연구의 영역을 사회학, 문학, 역사학으로까지 확장시켜 분과학문 연구에 그치지 않고 보다 본격적인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에 따른 연구 의의 및 결과 활용 방안은 다음과 같다.
    먼저 1987년 이후 광장의 젠더를 심문한 본 연구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주요 갈등으로 떠오른 젠더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이래 한국사회의 공론장은 여성혐오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을 이어오고 있다. 공정함과 능력주의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이 문제는, 1987년 이후 광장의 주체를 남성 시민으로 상상해온 한국의 시민권 개념과 연결된다. 민주주의와 능력주의에 대한 이해, 평등과 시민권에 대한 일원화된 상상력을 탈구축하고 다원화된 광장/들을 상상하는 본 연구는 현재 한국사회의 여러 불평등을 비가시화하려는 시도들에 대한 비판적 분석 작업이 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의 성과로 수집된 자료에 대한 분석, 새롭게 구성된 학술적 의제들을 상호 결합하는 과정은 새로운 연구 주제들의 발견과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광장의 정치성 연구’, ‘구술사-하위주체 연구’, ‘디지털 리터러시와 젠더정체성 연구’ 등 분야에서의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연구 주제들이 그것이다. 또한 교육 분야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의 젠더 문학문화사를 확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광장의 주체를 분석하는 작업은 분과학문을 초월하는 큰 연구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정치학이나 사회과학 등에서 주로 논의되어 왔다. 이를 문화연구, 역사, 문학 등의 분과학문 체제를 넘어서서 사유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동시대를 학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셋째, ‘광장’은 한국만의 것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 히피 문화 운동, 월가 시위, 유럽의 경우에는 68세대 학생운동을 비롯한 브렉시티 찬반 시위 등이 존재하며, 최근에는 서구 사회에서 점화되어 전 세계로 확산된 미투 운동, COVID-19 백신 접종 반대 시위 등이 존재한다. 이들은 이미 학술적 연구의 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축적하며 논의되어 왔거나,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논의가 진행 중이다. 따라서 ‘광장/광장의 젠더’는 향후 21세기 민주주의 또는 시민성을 논하는 데 제외되어서는 안 될 전 세계적인 학술의제로서 견고한 지위를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본 연구 팀이 거둔 연구 성과는 앞으로 국제적인 학술의 장에서 상호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학술적 논의를 바탕으로 인문학 대중화 강연이나 교양서 집필 등을 시도할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서 1987년 이후 광장의 주체를 다각도로 조명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대중강연이나 교양서 작업 역시 시도할 수 있다. 본 연구팀은 이의 일환으로 3년간의 인터뷰 자료를 모아 구술자료집을 발간하는 것을 기획 중이다. 다양한 연령, 다양한 영역을 모두 아우르기보다 일차적으로 ‘여성-노동’에 중점을 둔 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최근 여성의 구술자료집이 여러 종 출간되었으나 ‘여성-노동운동’ 분야에서는 80년대 이후의 구술자료가 거의 없다. 지역, 노동, 여성을 공통 키워드로 삼아 구술 인터뷰 대상자 가운데 부산‧울산 지역의 7명 인터뷰이를 선별하였다. 주로 80년대 이후 노동운동 관련자이므로 구술자료집을 발간하고 이를 각계 전문가와 공유하는 작업은 노동운동의 장에서 젠더 논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색인어
  • 광장, 젠더, 페미니즘, 하위주체, 정체성, 공간, 상징, 이미지, 계보, 성정치, 탈구축, 섹슈얼리티, 소수자, 퀴어, 퀴어문학, 시민사회, 저항, 시위, 폭력/비폭력, 계급, 운동권, 대중문화, ‘촛불시위’, 다양성, 제도권, 여성혐오, 여성연대, 정상성, 비정상성, 혁명, 구술, 87년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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