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과제는 식민지 시대 한국 근대문학을 일국적 차원을 넘어서 동아시아적 지형 위에서 총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즉 국가나 민족 단위에 한정된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대상과 관점을 확대하여, 근대 한국 문인들의 상해 이주를 특별히 주목함 ...
본 연구과제는 식민지 시대 한국 근대문학을 일국적 차원을 넘어서 동아시아적 지형 위에서 총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즉 국가나 민족 단위에 한정된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대상과 관점을 확대하여, 근대 한국 문인들의 상해 이주를 특별히 주목함으로써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의 역사적 문제를 비교문학적으로 연구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방향은 식민지 시대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동아시아의 역사적 현실 속에서 한국 근대 문인들의 대외 활동과 그에 따른 문학 활동의 국제주의적 시각을 이해하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식민지 시기 망명 혹은 독립 운동의 차원에서 상해로 이주했던 한국 근대 문인들의 이산(離散)의 경험을 실증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서구적 근대정신과 문명적 세계 인식으로 표상된 상해의 도시문화적 성격이 당시 한국 근대문학 속으로 어떻게 유입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해를 배경으로 한 한국 근대 문인들의 주요 작품과 새로운 자료를 발굴·정리하고 그들의 주요 활동 양상을 실증적으로 재구성하는 전기적 재구성 작업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기초적인 작업 위에서 본 연구과제는 심훈의 「동방의 애인」을 주텍스트로 삼아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빈틈과 소외된 지점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동아시아적 지형 위에서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실증성을 더욱 제고하고자 한다.
기대효과
본 연구과제는 한국 근대문학 연구를 국가 혹은 민족 단위의 협소한 틀을 넘어 한국, 중국, 일본을 아우르는 동아시아적 지형 위에서 비교문학적 관점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 근대문학이 식민지 시기를 거치면서 중국의 근대문학과 어떤 관계를 가졌는지 ...
본 연구과제는 한국 근대문학 연구를 국가 혹은 민족 단위의 협소한 틀을 넘어 한국, 중국, 일본을 아우르는 동아시아적 지형 위에서 비교문학적 관점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 근대문학이 식민지 시기를 거치면서 중국의 근대문학과 어떤 관계를 가졌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한국 근대문학과 중국 근대문학의 영향 관계와 교섭 양상을 실증적으로 규명하려는 것이다. 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 하에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과 중국>이라는 거시적 연구를 체계화하는 방향으로 심화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동아시아의 지형 속에서 한국과 중국의 근대문학의 교섭과 굴절 양상을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으로, 궁극적으로 식민지 시기 동아시아 근대문학사의 체계를 재정립하는 서술 방향과 방법론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결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의 외연을 크게 확장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당대의 문학을 민족이나 국가 내부의 문제로만 환원시켜 바라보았던 기존 연구의 협소함을 넘어 식민지 시기 동아시아적 지형 위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위상과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하는 의미 있는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는 제국주의의 억압을 넘어서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조선인의 이주를 경험했던 상해의 역사적 장소성에 주목하여 식민지 시기 한국 문인들의 근대 인식과 중국관(中國觀)을 이해함으로써,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의 실증적 의미와 문학사적 의의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삼을 것이다. 이는 최근 학계나 교육계에서 특별히 주목하는 해외 한인들의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을 새롭게 읽어냄으로써 재외 한인들의 삶과 문학을 두루 포괄하는 한민족문학사 교육에 대한 장으로 확대하는 의미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근대문학 연구는 특정 언어와 특정 지역에만 매몰된 협소한 연구의 틀을 벗어나 식민지 시기 동아시아의 거시적 역사 지형 위에서 한중일을 아우르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즉 한민족문학사의 정립이라는 차원에서 실증적인 자료 수집을 하고 주요 문인들의 해외 활동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사의 빈틈과 소외 지점을 메우는 실증적 연구방향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 연구과제는 이러한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사유하는 실천의 장으로 심훈의 「동방의 애인」을 주목함으로써, 동아시아의 국제주의적 시각에서 한국 근대문학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여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요약
지금까지 심훈에 대한 연구 대부분은 그가 남긴 소설, 특히 「상록수」를 비롯한 농촌 계몽 서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그의 시에 대한 논의 역시 「그날이 오면」의 저항적 측면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 결과 그가 중국에 체류하면서 남긴 작품들과 귀국 이후 창작한 시들 ...
지금까지 심훈에 대한 연구 대부분은 그가 남긴 소설, 특히 「상록수」를 비롯한 농촌 계몽 서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그의 시에 대한 논의 역시 「그날이 오면」의 저항적 측면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 결과 그가 중국에 체류하면서 남긴 작품들과 귀국 이후 창작한 시들 그리고 20여 편의 시조 작품 등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심훈의 문학은 역사와 현실에 대한 참여의 성격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을 무엇보다도 주목할 때, 그의 생애와 작품의 관련성에 바탕을 둔 역사전기적 접근은 심훈의 문학 전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유효한 연구방법이 될 것이다. 심훈의 문학 활동은 크게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시기는 습작기에서부터 중국 체류 시기까지인 1923년 이전으로 그의 문학의 발생적 토대와 사회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둘째 시기는 중국에서 귀국한 1923년부터 모든 정치사회적 활동을 접고 충남 당진으로 내려가기 전인 1932년까지로 심훈이 가장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던 시기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시기는 충남 당진으로 내려가 농촌을 배경으로 장편소설 창작에 매진하다가 갑자기 병이 들어 타계하기 전까지이다. 본고에서는 세 시기 가운데 첫째와 둘째 시기에 주목하여, 심훈의 상해 시절과 귀국 이후 상해 체험의 문학적 형상화가 작품 속에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를 분석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특히 상해 지역 독립운동의 상황과 조직의 갈등을 남녀 간의 연애라는 표층적인 서사를 통해 풀어나간 「동방의 애인」을 주된 대상으로 삼아 분석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조선일보> 연재 도중 일제의 검열에 의해 중단되고 말았는데, 당시 상해를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독립운동의 분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작가적 열망이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는 1920~30년대 상해 지역 독립운동사의 안과 밖을 동시에 살펴봄으로써, 귀국 이후 상해 시절의 사회 역사적 의미에 대한 이해가 심훈의 「동방의 애인」에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를 논의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식민지 시기 한국문학을 동아시아의 정치사회적 지형 위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으로, 동아시아의 신질서 위에서 당시 한국문학을 접근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로서의 성격도 아울러 지니고 있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이 논문은 심훈의 중국에서의 체험과 상해 시절을 배경으로 삼은「동방의 애인」을 대상으로, 그의 초기 문학 활동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던 사회주의 독립운동의 방향을 대중 서사의 형식과 관련 지어 살펴보았다. 첫째, 식민지 시기 상해의 이중성과 독립운동의 노선 갈등 ...
이 논문은 심훈의 중국에서의 체험과 상해 시절을 배경으로 삼은「동방의 애인」을 대상으로, 그의 초기 문학 활동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던 사회주의 독립운동의 방향을 대중 서사의 형식과 관련 지어 살펴보았다. 첫째, 식민지 시기 상해의 이중성과 독립운동의 노선 갈등에 대한 비판을 논의하였다. 「동방의 애인」은 상해임시정부를 비롯한 민족주의 계열, 공산주의 계열, 무정부주의 계열의 정치 조직과 교민 단체, ‘의열단’, ‘한인애국단’ 등 상해 지역 비밀결사조직이 펼쳤던 독립운동의 활약상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 속에서 이루어졌다. 즉 식민지 시기 상해는 해외 한인 독립운동의 거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1920년대 상해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독립운동의 실상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은, 제재적 차원이든 주제적 차원이든 심훈의 소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제기가 되었다. 특히 이러한 그의 시도가 계급이나 이념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카프 식의 창작방법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중의 관심과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대중 서사의 형식으로 구체화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적이었다. 그 결과 심훈의 소설은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 모두로부터 비판받으면서 통속적 사회주의 경향의 작가로 치부되기까지 했다. 동지적 연대로서의 사회주의 공동체를 지향했던 소설적 의도를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중 독자와의 관계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심훈의 문제의식은, 1930년대 이후 우리 소설의 서사적 변화와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연애 서사의 대중화 전략과 사회주의 공동체 지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1920년대 초반 중국 상해는 동아시아 사회주의 운동의 중심지였고, 심훈은 중국으로 떠나기 직전 사회주의 성향의 잡지에 시를 투고할 정도로 사회주의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었다.「동방의 애인」의 후속 작품인「불사조」에는 이러한 무산계급 청년들의 급진적 행동주의와 계급투쟁 그리고 사회주의 운동 노선이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결국 심훈은 ‘연애 서사’라는 대중적 형식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민족주의와 계급주의 양 진영과도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사회주의 독립운동의 실천적 성격을 강화하는 뚜렷한 목적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런 점에서 비록 미완의 작품으로 서사의 전모를 상세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계급과 민족을 통합하는 사회주의 공동체의 바람직한 모델로서 ‘공통된 애인’의 모습을 서사적으로 구현한 「동방의 애인」은, 심훈의 소설 세계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영문
This study has taken a look at the direction of socialist independence movement that was the ideological foundation for the early literature activities of Shim Hoon with the subject of 「The Lover of the East」, the work with background of Shim Hoon's e ...
This study has taken a look at the direction of socialist independence movement that was the ideological foundation for the early literature activities of Shim Hoon with the subject of 「The Lover of the East」, the work with background of Shim Hoon's experience in China and time in Shanghai and this effort is shown in relation to the popular narration. First, it discusses the criticism on duplicity of Shanghai during the colonial period and conflict of line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The Lover of the East」was under the direct interests on the activities involved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that was collectively engaged in by Korean Provisional Government in Shanghai, several political organization, Korean residents in China, and the secret society in the Shanghai region. Namely, Shanghai of colonial era was the hub for the Independence Movement of Koreans in overseas that it was taken with the critical sense of controversy for the Independence Movement that was formed around the Korean Provisional Government in Shanghai in 1920s. In particular, this type of his intent was even more at issue in the aspect of solidifying in the public narrative style based on the popular interest and understanding with certain distance to the KAPF-style creative method that directly expressed a class or ideology. As for the solidarity in camaraderie, in order to fully realize the intent of the novel that strived for the socialist community, it had to contemplate the relationship with the public readers more than anything else. Second, it has taken a look at the popularization strategy of love narrative and socialist community orientation. In the first part of 1920s, Shanghai of China was the central site for the East Asia socialist movement and Shim Hoon had the profound interests in the socialism even prior to his departure to China. In 「Phoenix」, the following work of 「The Lover of the East」 displayed more directly for the radical activism, class struggle and socialist movement lines of such proletariat youths. Consequently, Shim Hoon intended to present clear goal and direction to strengthen the practical nature of socialist Independence Movement while having certain distance from both nationalist and classism on the foundation of critical insight on the popular style in ‘narration of love’. In this point, as the desirable model of the socialist community that integrates the classes and races, 「The Lover of the East」 that realized the appearance of the 'common lover' in narrative terms has to be the work that demands attention from the novel world of Shim Hoon.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이 논문은 심훈의 중국에서의 체험과 상해 시절을 배경으로 삼은「동방의 애인」을 대상으로, 그의 초기 문학 활동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던 사회주의 독립운동의 방향을 대중 서사의 형식과 관련 지어 살펴보았다. 첫째, 식민지 시기 상해의 이중성과 독립운동의 노선 갈등 ...
이 논문은 심훈의 중국에서의 체험과 상해 시절을 배경으로 삼은「동방의 애인」을 대상으로, 그의 초기 문학 활동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던 사회주의 독립운동의 방향을 대중 서사의 형식과 관련 지어 살펴보았다. 첫째, 식민지 시기 상해의 이중성과 독립운동의 노선 갈등에 대한 비판을 논의하였다. 「동방의 애인」은 상해임시정부를 비롯한 민족주의 계열, 공산주의 계열, 무정부주의 계열의 정치 조직과 교민 단체, ‘의열단’, ‘한인애국단’ 등 상해 지역 비밀결사조직이 펼쳤던 독립운동의 활약상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 속에서 이루어졌다. 즉 식민지 시기 상해는 해외 한인 독립운동의 거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1920년대 상해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독립운동의 실상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은, 제재적 차원이든 주제적 차원이든 심훈의 소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제기가 되었다. 특히 이러한 그의 시도가 계급이나 이념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카프 식의 창작방법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중의 관심과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대중 서사의 형식으로 구체화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적이었다. 그 결과 심훈의 소설은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 모두로부터 비판받으면서 통속적 사회주의 경향의 작가로 치부되기까지 했다. 동지적 연대로서의 사회주의 공동체를 지향했던 소설적 의도를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중 독자와의 관계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심훈의 문제의식은, 1930년대 이후 우리 소설의 서사적 변화와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연애 서사의 대중화 전략과 사회주의 공동체 지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1920년대 초반 중국 상해는 동아시아 사회주의 운동의 중심지였고, 심훈은 중국으로 떠나기 직전 사회주의 성향의 잡지에 시를 투고할 정도로 사회주의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었다.「동방의 애인」의 후속 작품인「불사조」에는 이러한 무산계급 청년들의 급진적 행동주의와 계급투쟁 그리고 사회주의 운동 노선이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결국 심훈은 ‘연애 서사’라는 대중적 형식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민족주의와 계급주의 양 진영과도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사회주의 독립운동의 실천적 성격을 강화하는 뚜렷한 목적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런 점에서 비록 미완의 작품으로 서사의 전모를 상세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계급과 민족을 통합하는 사회주의 공동체의 바람직한 모델로서 ‘공통된 애인’의 모습을 서사적으로 구현한 「동방의 애인」은, 심훈의 소설 세계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1920~30년대 해외 독립운동의 거점도시이면서 사회주의 사상 형성의 중요한 장소였던 상해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근대문학의 양상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경 혹은 만주를 거점으로 한 조선인들의 창작 활동이 두드러졌 ...
1920~30년대 해외 독립운동의 거점도시이면서 사회주의 사상 형성의 중요한 장소였던 상해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근대문학의 양상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경 혹은 만주를 거점으로 한 조선인들의 창작 활동이 두드러졌다는 결과적 측면도 이유가 되었겠지만, 식민지 현실과 상해의 근대가 서로 배치되는 측면이 많아 북경이나 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상해가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였고 근대적이고 국제주의적인 도시였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한국의 근대 문인들에게 상해 이주의 경험은 아주 특별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한국의 문인들에게 상해는 식민지 근대의 발전과 모순을 동시에 이해하는 중요한 문제의식을 남겼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심훈의 문학, 그 가운데 <동방의 애인>을 주요 텍스트로 삼아 식민지 시기 상해를 중심으로 전개된 사회주의 독립운동의 양상을 실증적으로 살펴보면서, 한국 근대문학과 중국의 정치사회적 교섭 양상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방향은 한국 근대문학 연구를 국가 혹은 민족 단위의 협소한 틀을 넘어 한국, 중국, 일본을 아우르는 동아시아적 지형 위에서 비교문학적 관점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 근대문학이 식민지 시기를 거치면서 중국의 근대문학과 어떤 관계를 가졌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한국 근대문학과 중국 근대문학의 영향 관계와 교섭 양상을 실증적으로 규명하려는 것이다. 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 하에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과 중국>이라는 거시적 연구를 체계화하는 방향으로 심화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동아시아의 지형 속에서 한국과 중국의 근대문학의 교섭과 굴절 양상을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으로, 궁극적으로 식민지 시기 동아시아 근대문학사의 체계를 재정립하는 서술 방향과 방법론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결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의 외연을 크게 확장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당대의 문학을 민족이나 국가 내부의 문제로만 환원시켜 바라보았던 기존 연구의 협소함을 넘어 식민지 시기 동아시아적 지형 위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위상과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하는 의미 있는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제국주의의 억압을 넘어서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조선인의 이주를 경험했던 상해의 역사적 장소성에 주목하여 식민지 시기 한국 문인들의 근대 인식과 중국관(中國觀)을 이해함으로써,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의 실증적 의미와 문학사적 의의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삼을 것이다. 이는 최근 학계나 교육계에서 특별히 주목하는 해외 한인들의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을 새롭게 읽어냄으로써 재외 한인들의 삶과 문학을 두루 포괄하는 한민족문학사 교육에 대한 장으로 확대하는 의미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근대문학 연구는 특정 언어와 특정 지역에만 매몰된 협소한 연구의 틀을 벗어나 식민지 시기 동아시아의 거시적 역사 지형 위에서 한중일을 아우르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즉 한민족문학사의 정립이라는 차원에서 실증적인 자료 수집을 하고 주요 문인들의 해외 활동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식민지 시기 한국 근대문학사의 빈틈과 소외 지점을 메우는 실증적 연구방향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 연구과제는 이러한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사유하는 실천의 장으로서 동아시아의 국제주의적 시각에서 한국 근대문학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여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색인어
심훈, 중국, 상해,「동방의 애인」, 사회주의, 독립운동, 상해임시정부, 카프, 연애서사, 민족주의, 계급주의, 사회주의 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