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석가모니 전기인『팔상록』 한글본과 미출판된 제임스 게일(James Scarth Gale)(1863-1937)의 영어 번역, The Life of the Buddha (1915)의 비교를 바탕으로 1)『팔상록』 원전 내러티브의 재구성 방식 분석, 2) 번역텍스트와 교정과정에서 드러난 기독교적 종교・사 ...
본 연구는 석가모니 전기인『팔상록』 한글본과 미출판된 제임스 게일(James Scarth Gale)(1863-1937)의 영어 번역, The Life of the Buddha (1915)의 비교를 바탕으로 1)『팔상록』 원전 내러티브의 재구성 방식 분석, 2) 번역텍스트와 교정과정에서 드러난 기독교적 종교・사회 통합론을 분석 및 고문서 디지털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게일은 180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 거주한 독실한 기독교 선교사였다. 한편 일제 강점기의 혹독한 박해와 탄압을 경험하면서 그의 뿌리이자 근간인 기독교적인 엄격한 이분법적 사상에서 벗어나 불교를 비롯한 이종교의 선한 면모(권선징악 등)에 근거하여 이종교를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했다. 이러한 시도는 당시 혼란스러웠던 한국사회를 통합하고자 하는 게일의 신념이 반영된 것으로, 3・1운동이 일어났던 1919년 총독부와의 회의에서 불교는 한국의 민족정서를 대변하는 것으로 그에 대한 탄압을 중지할 것을 게일이 공개적으로 종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민경배 1999).
게일의 사회・종교적 통합적 관점은 불타전기인 『팔상록』의 영어 번역(1915년 서울에서 탈고)에서 가장 여실하게 드러나지만 당시 종교적 박해로 출판되지 못하고 현재 캐나타 토론토 대학 토마스피셔 도서관에 원고상태로 보존 중이다. 캐나다인 게일의 당시 참혹했던 한국사회에 대한 연민, 기독교적 엄격한 교리문화와 종교 박해에도 불구하고, 불교를 비롯한 당시 한국 민간신앙에 대한 긍정적 평가, 이를 아우르기 위한 통합론적 관점을 제시한 것은 극단적 개인주의의 현대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이슬람국가(Islamic State)사태, 브렉시트, 자국보호 무역주의 등 민족주의, 종교보호주의의 미명아래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는 상호배타주의적 현실에서 본 연구의 필요성이 재고된다.
게일에 대한 이전까지의 평가는 민간신앙을 비롯한 한국사상이 열등하고, 중국에 종속된 것으로 보았다는 등의 부정적인 견해(한규무 1995, 이용민 2007, 황재범 2010)와 민간신앙을 비롯한 한국문화를 사랑했던 서구인이라는 견해 (이상란 1993, 민경배 1999, 2004, 류대영 2002)로 극명하게 대조된다. 한편 본 연구는 이전의 이분법적 평가에서 벗어나 게일이 당시 혼란스러운 사회를 정서적으로 통합하고자 불교 및 한국 민간신앙과 기독교의 유사점을 강조하면서 통합론적 관점을 제시한 데에 주목하면서 『팔상록』 영역에서 불교사상을 기독교적 관점으로 재해석 및 각색, 이를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한 것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개화기 한국 거주 근대 제국 지식인이 불교를 비롯한 한국 근대 종교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분석하고 제안하고자 한다.
『팔상록(八相錄)』영역은 게일이 불교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 집약해서 완성한 것으로 출판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때까지 국내외에서 거의 연구되지 못했다. 『팔상록』원본 또한 최초의 한글 불타전기로 오랫동안 구전으로 전해진 민간문화의 실료적(實料的) 중요성이 큰 데도 불구하고, 한문으로 쓰여진 불교문학에 비해서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논의가 많이 되지 않았다(김유미 2011).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시대상황에서 불교가 민간종교를 넘어서 애국주의의 표방과 실천이었던 점(Mohan 2013), 일본총독부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불교탄압과 체제 합리화에 국내주재 선교사들을 적극 활용하고 선교사들도 암묵 또는 회피 등으로 동조한 점(민경배 1999, 황재범 2010), 그 과정에서 개신교적 신앙과 불교에 대한 개인적 애정과 관심, 이후 성공회로의 개종, 종교적 자아 및 신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충돌했을 게일의 보고로서 미출판된 The Life of the Buddha의 연구와 관련 유고 디지털화는 한국학 및 한국사적, 번역학적, 교회사적 연구 필요성이 있으며 IS와 같은 극단적 종교보호주의, 민족주의, 배타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 시사점이 크기에 지금 연구되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