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인 오녀산성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는 ①오녀산성의 성격 변화(초기 도성에서 방어용 산성으로의 성격 전환), ②오녀산성의 활용 연대(초기~후기)에 대한 문제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환인 오녀산성은 그간의 고고학 발굴조사 결과와 문헌 연구를 토대로 고 ...
환인 오녀산성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는 ①오녀산성의 성격 변화(초기 도성에서 방어용 산성으로의 성격 전환), ②오녀산성의 활용 연대(초기~후기)에 대한 문제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환인 오녀산성은 그간의 고고학 발굴조사 결과와 문헌 연구를 토대로 고구려 초기 도성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평지성의 활용 여부 내지는 「광개토왕비」의 기사 내용 등을 토대로 한 ‘졸본’의 위치 비정,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위나암성’의 위치 비정 등 초기 도성과 관련한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녀산성이 고구려의 초기 도성으로 활용되었음에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선행 연구에서 고구려에서 성은 군사방어 시설일 뿐만 아니라 지방 지배를 위한 기초 행정 거점으로도 사용되었음이 밝혀진 바 있다. 고구려 초기에는 험준한 산 정상부 위에 방어 목적의 성을 주로 축조되었으나, 영토가 확장된 고구려 중기 이후에는 효율적인 지방 지배를 위한 중요 거점별 치소성이 축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구당서』에 고구려가 멸망할 당시 5부(部) 176성(城) 69만7천호(戶)였고, 『북사』에 요동(遼東)이나 현도(玄菟) 등 수십 성(城)에 모두 관청(官司)을 설치하여 통치하였다는 문헌기록으로도 뒷받침된다.
그리고 『구당서』에는 고구려에서는 ‘오직 사찰, 신묘, 왕궁, 관청에서만 기와를 사용한다(唯佛寺·神廟及王宮·官府乃用瓦)’는 기록이 전한다. 이를 통해 관청이 설치되어 있던 고구려 성에서는 기와 건물지가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255개의 고구려 성 중에서 기와가 보고된 사례는 98개소에 달한다는 선행 연구 결과도 있다.
한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는 졸본에서 도읍을 옮긴 이후에도 신대왕 3년(167년)부터 영류왕 2년(619년)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왕이 졸본에 있는 시조묘에서 제사를 지낸 기록이 남아있다. 졸본 지역은 건국지로서 상징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천도 이후에도 중앙 정부의 꾸준한 관리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환인에 소재한 고구려 초기 도성으로 활용된 오녀산성의 경우에는 어떠하였을까? 발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녀산성에서는 고구려 중기 건물지는 확인되고 있으나, 기와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기와 건물지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해서 산성의 중요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와 건물지의 부존재는 고구려가 국내로 천도한 이후 오녀산성의 활용도가 고구려 초기와는 전혀 달랐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우선 오녀산성의 성격 변화 즉, 초기 도성에서 방어용 목적의 산성으로의 변화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오녀산성의 활용 연대 문제도 검토해보고자 한다. 환인 지역은 고구려가 발원해서 멸망할 때까지 고구려의 영역이었던 곳으로, 오녀산성 역시 고구려가 멸망하는 시점까지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2004년에 중국에서 발간된 오녀산성의 발굴조사 보고서에서는 산성 내 문화층을 신석기시대 문화층(1층), 청동기시대 문화층(2층), 고구려 문화층(3, 4층), 금대 문화층(5층)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 제3문화층(고구려 전기)에서는 잔석립이 일부 혼입되고 손으로 제작한 심발 계통의 토기와 철제 농공구 및 중국제 동전 등이, 제4문화층(고구려 중기)에서는 회전대를 이용하여 제작한 비교적 다양한 기종의 토기(호, 옹, 동이, 병, 반 등)와 철제 무기, 공구, 생활용구 등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해당 보고서에서는 제4문화층을 고구려 중기로만 한정하고 있어서, 본 연구에서는 오녀산성의 활용 시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제4문화층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오녀산성 제4문화층의 토기가 남한 지역에서 출토된 고구려 토기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 해당 문화층이 고구려 중기만이 아니라 후기까지 해당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