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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인종화 시대의 담론과 실제 : 현대 일본의 혼혈·혼종 표상 연구
Discourse and Practice in the Age of De-racism : A Study on the Representation of 'Mixed-race and Hybrid' in Modern Japan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9-S1A5A8-2019S1A5A8034234
선정년도 2019 년
연구기간 2 년 (2019년 05월 01일 ~ 2021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박이진
연구수행기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과제는 세계화(글로벌화) 진행과 함께 인종의 혼합에서 ‘문화적 혼종 현상’으로 재정의되어 온 ‘혼혈’ 담론이 실제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일본 대중에게 어떻게 확산되고, 또 인식되어 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 사회는 1997년 이후 외국인 이주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문화사회로 전환되어 왔다. 그러나 다민족, 다문화사회에 대한 정책적, 사회적 인식의 부족은 여전히 난점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는 사회 정책이나 복지/교육 정책을 중심으로 한 일련의 정책적 테두리 안에서만 다문화 현상을 사유하는 ‘관점의 한계’에서 기인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간의 ‘관계성’이라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다문화를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혼혈은 세계화라는 인류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의 다문화사회는 혼혈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하지만 수많은 역사에 대한 연구와 문학작품들, 이야기와 소설들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혼혈에 대한 연구나 서사는 많지 않다. 이는 혼혈이라는 말이 인종의 혼합이라는 차별적인 표지로 기능했던 과거의 인종주의에 대한 심적 ‘거부’로 인해 터부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혼혈을 연구하는 저작들은 “혼혈 자체에 대한 연구가 없는 것은 혼혈 현상이 대단히 다양화되고, 계속해서 꾸준히 변화해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래는 혼혈의 시대’라고 말한 드골을 비롯해 미국 및 유럽에서 혼혈 연구가 현재 다시금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다양한 형태로 혼혈이 진행되고 있고, 그러한 현상을 인류가 진지하게 사유하고 있는 징후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도 2020년에는 혼혈 인구수가 170만 명에 이른다는 인구학적 예측이 나온 지 오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급박함이 전파되고 있는 반면, 그만큼의 ‘관심’이 대중의 인식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차이에 대한 인정이나 다양성의 존중, 관용, 통합, 다문화주의 등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인종주의 현상에 대한 대응으로 제시된 일련의 개념이 빠르게 확산되어 왔다. 그러나 이 범람하는 담론과 정책에도 불구하고 불법체류자 단속을 지지하는 반외국인 시위나 반다문화 인터넷커뮤니티 등, 이주민 그리고 이들에 대해 우호적으로 비추어지는 정부정책에 대한 ‘저항’은 다문화 열풍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도 생물학적인 인종차별주의를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고, 공존을 표방하는 담론이 자리를 잡았지만 인종주의 현상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과 유사한 방식의 변화를 보다 이른 시기에 경험했다는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순혈주의로 환원되는 민족주의적 국민의식이 현대 일본 사회의 고도경제 성장과 시민사회의 안정화 과정의 밑바탕이 되었다. 고도로 통합된 일본 사회의 국민의식은 단일민족신화를 통해 강화되었으며, 이런 사상은 혈통의 순수성과 단일성의 강조를 통해 경제 성장과 사회 안정화를 이룩한 한편, 사회 내에 존재하는 문화적 다양성의 존재를 무시하고 불평등에 대한 침묵을 강요함과 동시에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만들어 왔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점령군 미군과 일본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의 문제를 경험했다. 그리고 이촌향도의 결과물인 과소 지역의 발생에 따른 신부감 부족으로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배우자를 물색하게 되고 이로 인해 결혼이주자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사회현상이었다. 현재는 국제결혼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주류를 이루며 ‘가족’ 중심의 이상화된 다문화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시기적 차이를 두고 한국 사회 역시 순혈주의와 기지촌 혼혈문제, 다문화가정의 증가 등, 일본 사회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혼혈·혼종을 둘러싼 현대 일본의 사회문화적 표상을 분석해 탈인종화 시대의 다문화 담론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지, 그 이론과 실제를 분석해 한국학 연구의 비교연구 자료로써 제공・기여하고자 한다.
  • 기대효과
  • 1) 연구 성과의 학문적·사회적 기여도
    ○오늘날의 정세는 동아시아 담론을 국가 갈등의 악순환이 아닌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 과정으로 이끌어야 할 실천적 과제 도출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일국적인 특색으로서의 다문화담론을 넘어서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혼혈/혼종으로서의 상호주의적 관계성’을 연구하는 것은 지역통합의 과제를 해명하는 방편인 동시에 동아시아 공생이라는 미래기획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일본, 한국의 연구자들과 연계할 수 있는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토론과 검증을 거쳐 균형적 시각을 확보할 것이다. 이는 향후 동아시아 공동연구의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학문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점령과 냉전체제의 규정성에 대한 통념적인 이해의 틀을 넘어서 미국의 점령이 가지는 의미와 유산을 재조명하고, 더불어 일본 단일민족 신화의 비판을 통해 우경화 동향, 역사인식 문제의 근원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도모하고자 한다. 이에 한국학, 나아가 동아시아학 연구에 새로운 연구관점을 제안하고 후속연구에의 학문적 진작에 기여할 것이다.
    ○이제까지 다문화사회에 대한 지원이나 정책적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를 인문학적, 문화적 맥락으로 접근한 선행연구는 미미하며, 특히 탈인종화 시대의 혼혈 담론을 재평가하는 시도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에 한국 사회의 교육·사회통합 등 다문화사회로 갈 수 있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인문학적 연구의 보완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다문화인식을 재평가하고 상호문화주의에 근거한 다문화론을 수립하는데 유용한 사회문화적 근거를 제공하고 인접 학문 분야의 연구주제와의 연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문화 관련 시민의식, 다문화 관련 인식을 재고하고 개선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2) 국내외 학술교류 확대 및 후속연구 조성
    ○지금까지 일본의 식민지 정책, 문화 혹은 패전 이후의 사회문화 현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지만, 그것을 현재적 관점으로까지 확대한 연구는 매우 빈약한 편이다. 더욱이 본 연구의 주제는 현재적 맥락에서의 실효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현재적 시의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공통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국내외 연구자들과의 학술교류 면에서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내 학계가 국제적으로 학문의 발신자적 역할을 수행하게 됨으로써 국내 일본학 연구의 주체적인 연구 풍토를 조성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탈)식민, 냉전의 경험은 인종 중심적인 인간의 이해를 전일화하는 데 영향을 미쳐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한 비교자료로서 일본 사회의 진단과 성찰을 통해 정책적, 사회공학적 대응을 넘어선 인간의 조건에 대한 근본적 재인식을, 넓은 의미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 속에서 제안하고 다양한 학술활동을 통해 후속연구에 기여할 것이다.

    3) 학제간 연구력 재고 및 연구결과를 교육과 연계, 적극 활용
    ○본 연구는 학문후속세대 연구지도 등을 통해 국내외 혼종문화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자 한다. 현재 대학원 지도학생이 재일조선인과 시베리아억류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본 연구의 조사내용과 연계할 계획이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사례연구를 통해 향후 동아시아의 공통적 사회문화 현상의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한일관계 뿐만이 아니라 점령과 동아시아의 역사라는 세계사적 차원의 학문적 담론을 제시한다. 따라서 학술적으로 ‘동아시아 점령기’에 대한 주체적이고 보편타당한 학문적 이론 확립에 기여할 수 있는 논문 및 원자료(조사자료) 등을 성과로 제시해 후속연구 및 학부/대학원 수업을 개설하여 국제적 감각을 습득하기 위한 교육적 활용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학문적 선도성은 연구의 재생산과 사회적 확산에 있는 바, 연구와 교육의 융복합 체계의 확충은 긴요한 과제일 것이다. 이에 소속대학 동아시아학과 및 일본학, 한국학 연계연공의 학문후속세대를 일반연구원으로 두어 연구 참여를 권장하겠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흔히 냉전체제의 산물로 인식되며 부(負)의 유산으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 온 혼혈아에 대한 기존의 정책, 정치사적 관점을 지양하고 사회, 문화사적인 관점을 견지하고자 한다. 이는 곧 혼혈아들을 구분짓는 정부 정책 등이 실제 일반 대중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그 프로세스에 중심을 두어 점차 ‘인종화되어 온’ 일본인의 정체성을 비판적으로 고찰해 보는 것이다. 아울러 당시 형성된 혼혈에 대한 표식이 이후 다문화사회 진행에 어떠한 형태로 개입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추궁하여, 탈인종화 시대의 대중들의 인식론적 차원에서의 인종관이 갖는 한계를 현대 일본 사회를 통해 추체험해 볼 것이다.
    본 지원자는 이미 점령기를 전후해서 일본에서 확산되었던 혼혈담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1940년대에 확산되던 일본인종론에서 혼혈론이 그 논리적 근거로 활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이때의 혼혈론이 GHQ 점령기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더욱 공고해지는 것을 밝힘으로써 차별과 편견의 대상으로 ‘공적 서사화’되어 온 일본의 혼혈담론이 갖는 인식론적 특징을 제시해 보았다. 이는 현대 일본의 인종주의적 시각의 변화를 추적하는 기초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이러한 기초 연구 위에 점령기에 파생된 ‘혼혈아논쟁’ 이후 나타나는 다양한 혼종 담론을 토대로 현대 일본에서 표상되는 혼혈·혼종의 문화담론을 재구성해 보고자 한다.

    1) 1차년도 연구 계획
    ○ 연구 목표
    1952년 ‘혼혈아논쟁’ 이후부터 1960년대 일명 ‘혼혈아 붐’의 시대를 거쳐 ‘하프 담론’이 등장하는 1970년대까지를 제1기로 상정해 1950-70년대의 일본 사회 변화와 혼혈아 표상의 역학관계를 살핀다.
    ○ 연구 내용 및 방법
    이 시기에 유포된 표상은 혼혈아에 대한 고착화된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혼혈아에 대한 부(負)의 이미지는 1950년대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獅子文禄의 신문소설이나 식민지 귀환자의 혼혈아가 등장하는 喜多謙의 아동문학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高崎節子의 저서 『混血児』(1953)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당시나 그 이후에도 일본에서의 혼혈아 인식에 많은 영향을 끼친 텍스트로써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1960년대 후반부터는 ‘일본인론’이 크게 유행하면서 일본인에 대한 새로운 의미화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단일민족으로서의 ‘인종화’가 강화된다. 이러한 일본인론과 비교해 살펴볼만한 서브컬처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混血児リカ』(1972)시리즈나 소설, 영화, 드라마로 제작된『人間の証明』(1975)을 들 수 있다.
    이렇게 신문, 잡지, 팜플렛을 포함하여 TV, 영화, 만화, 소설과 같은 대중 매체에서 다뤄진 혼혈 표상들을 수집해 당시의 사회변화 등과 비교·검토하여 그 흐름에 따른 특징을 종합해 본다.

    2) 2차년도 연구 계획
    ○ 연구 목표
    1980년을 즈음해 아시아 여성과 일본 남성의 국제결혼이 증가, 나아가 글로벌화가 추진되면서 국제결혼도 다양화된다. 이에 ‘국제아’나 ‘더블’이라는 표현이 혼혈아들을 나타내게 되면서 그 표상체계도 다변하게 된다. 따라서 1980-2000년대까지를 제2기로 상정해 이 시기에 대중에게 인식되는 혼혈·혼종의 표상이 갖는 특징을 살핀다.
    ○ 연구 내용 및 방법
    제2기는 국제결혼의 증가처럼 이민, 이주에 의한 혼혈아 문제가 첨예화된다. 이를 반영하고 있는 소설(『過越しの祭』, 『虹の谷の五月』)이나 에세이(『ハーフが美人なんて妄想ですから!―困った「純ジャパ」との闘いの日々』)를 비롯해 만화(『課長島耕作』), 잡지기사 등이 다수 발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텍스트들은 다문화공생정책이 장려되는 가운데 인종차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사회 현상을 조명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다큐멘터리 영화『HAfU』(2013)는 이러한 현대 사회의 다문화·다인종화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혼혈아들의 경험을 통해 다변하는 일본 사회의 미래를 통찰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기에는 패전 이후 소거되었던 아시아계 혼혈이 가시화되며 과거 전쟁기와 전후에 관한 재조명이 시도되는 때이기도 하여 흥미롭다. 鷺沢萠의 작품 외에 李良枝, 楊逸와 같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전쟁기에 식민지에 체류했던 경험을 다룬 武田泰淳의 자전적인 소설『上海の蛍』가 재평가를 받게 된 일을 비롯해 점령기 전후의 일본 사회를 재조명하는 津島佑子의 『ヤマネコ・ドーム』등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렇게 영화, 소설과 같은 매체 외에도 이슈가 된 서브컬처 등을 수집해 정부 정책 등의 사회 변화상의 특징과 관련해 분석하여, 대중의 혼혈·혼종 인식에 내포되어 있는 문화담론의 특징을 종합해 본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에서는 냉전체제의 산물로 인식되며 부(負)의 유산으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 온 혼혈아에 대한 기존의 정책, 정치사적 관점을 지양하고 사회, 문화사적인 관점을 견지하였다. 이는 곧 혼혈아들을 구분짓는 정부 정책 등이 실제 일반 대중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그 프로세스에 중심을 두고 점차 ‘인종화되어 온’ 일본인의 정체성을 비판적으로 고찰해 보는 것이다. 아울러 당시 형성된 혼혈에 대한 표식이 이후 다문화사회 진행에 어떠한 형태로 개입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추궁하여, 탈인종화 시대의 대중들의 인식론적 차원에서의 인종관이 갖는 한계를 현대 일본 사회를 통해 추체험해 보았다.
    1차년도에는 1952년 ‘혼혈아논쟁’ 이후부터 1960년대 일명 ‘혼혈아 붐’의 시대를 거쳐 ‘하프 담론’이 등장하는 1970년대까지를 대상으로, 당시 일본 사회변화와 혼혈아 표상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특히 1970년대 혼혈아들이 하프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재탄생되는 구조에 작용하고 있는 대중들의 심급에 주목해 보았다. 그 결과 ‘점령의 기억’이라는 과거의 상흔이 혼혈아의 상징체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일본 사회의 재건과 경제 성장, 그리고 일본인론의 유행처럼 사회문화적으로 일어난 ‘자신감의 회복’이 혼혈아 표상 속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일본식 인종주의’에 내재하는 기원적 문제를 지적하고, 현대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종주의적 차별과 편견이 단순히 서양식 인종주의를 답습한 형태라고 기존의 연구를 비판할 수 있었다.
    1980년을 즈음해 아시아 여성과 일본 남성의 국제결혼이 증가, 나아가 글로벌화가 추진되면서 국제결혼도 다양화된다. 이에 ‘국제아’나 ‘더블’이라는 표현이 혼혈아들을 나타내게 되면서 그 표상체계도 다변하게 된다. 따라서 2차년도 연구 목표는 1980-2000년대까지를 대상으로 당시 대중에게 인식되는 혼혈·혼종의 표상이 갖는 특징을 살피는 것이었다. 그 결과 생물학적·사회학적 인종주의의 권력화와 대중 매체의 역할을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유사과학으로 기능한 인종주의는 신체 담론과 유기적으로 결합되면서 우생학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구현되었다. 이는 일본뿐이 아니라 세계적 공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일본의 경우 전쟁기에 특히 우생학을 수용한 전적이 있다. 따라서 혼혈아를 전쟁의 부산물로서 인식하는 고정관념을 문제시할 필요가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국제아’, ‘더블’ 담론과 인종주의에 관한 논문을 집필 중이다.
  • 영문
  • In this study, the existing policy and political-historical perspectives on mixed-race children who were recognized as a product of the Cold War system and created an image as a legacy of wealth were avoided, and a social and cultural-historical perspective was maintained. This is a critical examination of the identity of the Japanese, who have gradually become racialized, focusing on the process of how the government policy that differentiates children of mixed race has actually changed the lives of the general public. In addition, by examining how the mark of mixed race formed at that time has intervened in the progress of the multicultural society and continues to the present, it is to experience the limitations of the view of race in the epistemological dimension of the public in the era of de-racialization through modern Japanese society.
    The mixed-race representations which is disseminated in Japanese society for 20 years from the 1952 ‘Mixed-Race Controversy’ to the 1970s, when the ‘Half Discourse’ appeared after the ‘Mixed-Race Boom’ in the 1960s, have instilled in the public a fixed perception of mixed-race children. Especially from the latter half of the 1960s, when the theories about the Japanese(Nihonjinron) became very popular, a new meaning was given to the Japanese. At the same time that racialization as a single ethnic group was strengthened, mixed-race children were externalized. This paper grasped such a trend as the ‘postwar origin’ of racism in contemporary Japanese, and examined its specific characteristics through various popular cultures. As a result, this paper was able to focus on the public sympathy acting on the structure in which mixed-race children were reborn with the new concept of half in the 1970s. The memory of the occupation, which is a scar of the past, was deeply involved in the symbolic system of mixed-race children. Like the reconstruction and economic growth of Japanese society and the epidemic of Japanese theory, the restoration of sociocultural self-confidence was dominated by changes in the representation of mixed-race children. Through these originating issues of Japanese racism, this paper attempts to refute the argument that racist discrimination and prejudice in contemporary Japan just follows Western racism.
    Around 1980, international marriages between Asian women and Japanese men increased, and as globalization was promoted, international marriages also diversified. Accordingly, as the expressions ‘international child’ or ‘double’ refer to children of mixed race, the representation system also diversifies. Therefore, the research goal of the second year was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the representation of mixed races and hybrids recognized by the public at the time from the 1980s to the 2000s. As a result, the empowerment of biological and sociological racism and the role of mass media could be considered critically. In other words, racism, which functioned as pseudoscience, was visually realized through eugenics while organically combined with body discourse. It can be said that this is common not only to Japan but also to the world, but Japan has a history of accepting eugenics especially during the war period. Therefore, it was possible to think about the need to question the stereotype of recognizing mixed-race children as a by-product of war. Based on these contents, he is writing a thesis on 'international child' and 'double' discourse and racism.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과제는 ‘탈인종화 시대의 담론과 실제’를 탐구하기 위해 1945년 패전 이후 현대 일본 사회에서 횡행한 혼혈에 관한 담론과 그 표상을 연구하였다.
    일본은 한국과 유사한 방식의 변화를 보다 이른 시기에 경험했다는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순혈주의로 환원되는 민족주의적 국민의식이 현대 일본 사회의 고도경제 성장과 시민사회의 안정화 과정의 밑바탕이 되어 왔다. 고도로 통합된 일본 사회의 국민의식은 단일민족신화를 통해 강화되었으며, 이런 사상은 혈통의 순수성과 단일성의 강조를 통해 경제 성장과 사회 안정화를 이룩하였다. 그러는 한편, 사회 내에 존재하는 문화적 다양성의 존재를 무시하고 불평등에 대한 침묵을 강요함과 동시에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만들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 시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점령군과 일본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촌 향도의 결과물인 과소 지역의 발생에 따른 신부감 부족으로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배우자를 물색하게 되고 이로 인해 1980년 중반부터 결혼이주자가 증가하기 시작하며 사회현상을 이루었다. 현재에는 국제결혼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다문화에 관한 주된 관심사이며 ‘가족’ 중심의 이상화된 다문화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본 과제는 점령기를 전후해서 일본에서 확산되었던 혼혈 담론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로부터 출발하였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 전쟁기였던 1940년대에 ‘일본 인종론’이 국내적으로는 우생학의 교양화를 통해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동시에 국외적으로 ‘대동아공영권’의 주창을 통해 확산되는 가운데, 혼혈론이 그 논리적 근거로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의 혼혈론은 GHQ 점령기에도 지속해서 영향을 미쳤고, 심지어 더욱 공고해지는 것을 밝혔다. 이를 통해 차별과 편견의 대상으로 ‘공적 서사화’되어 온 일본의 혼혈아들에 관한 대중의 인식론적 특징을 제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를 현대 일본의 인종주의적 시각의 변화를 추적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여 1차년도 연구에서는 1952년 ‘혼혈아논쟁’ 이후부터 1960년대 일명 ‘혼혈아 붐’의 시대를 거쳐 ‘하프 담론’이 등장하는 1970년대까지를 제1기로 상정해 1950-70년대의 일본 사회 변화와 혼혈아 표상의 역학관계를 고찰하였다. 2차년도 연구에서는 1980년을 즈음해 아시아 여성과 일본 남성의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나아가 글로벌화가 추진되고 국제결혼도 다양화되었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발맞추어 혼혈아라는 지칭이 ‘국제아’나 ‘더블’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되었다. 당연히 그들에 대한 표상체계도 다변하였다.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지는 전환기에 대중에게 인식되었던 혼혈・혼종의 표상을 살펴보았다.
    시기적 차이를 두고 한국 사회 역시 순혈주의와 기지촌 혼혈문제, 다문화가정의 증가 등, 일본 사회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혼혈·혼종을 둘러싼 현대 일본의 사회문화적 표상을 분석하여 탈인종화 시대의 다문화 담론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져왔는지, 그 이론과 실제를 분석해 한국학 연구의 비교연구 자료로써 제공하고자 하였다. 오늘날의 정세는 동아시아 담론을 국가 갈등의 악순환이 아닌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 과정으로 이끌어야 할 실천적 과제 도출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일국적인 특색으로서의 다문화담론을 넘어서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혼혈/혼종으로서의 상호주의적 관계성’을 연구하는 것은 지역통합의 과제를 해명하는 구체적 도구인 동시에 동아시아 공생이라는 미래기획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본 연구는 먼저 일본, 한국의 연구자들과 연계할 수 있는 세미나 개최, 학술발표 등을 통해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토론과 검증을 거쳐 균형적 시각을 확보할 것이다. 이는 향후 동아시아 공동연구의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학문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연구결과
    먼저 1차년도 연구 성과로 발표한 두 개의 논문 주제는 <하프, 또 하나의 일본인론 - 현대 일본 인종주의의 ‘전후적’ 기원>과 <혼혈아 외부화 프로세스와 대중문화 - 경제성장기 일본사회의 혼혈아 표상>이다. 연구 결과 1970년대 혼혈아들이 하프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재탄생되는 구조에 작용하고 있는 대중들의 심급에 주목할 수 있었다. 점령의 기억이라는 과거의 상흔이 혼혈아의 상징체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고, 일본 사회의 재건과 경제 성장, 그리고 일본인론의 유행처럼 사회문화적 자신감의 회복이 혼혈아 표상의 변주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본식 인종주의를 이루고 있는 기원적 문제를 통해 현대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종주의적 차별과 편견이 단순히 서양식 인종주의를 답습한 형태라고 설명하는 시각을 비판하는 근거로 제안해 보았다.
    본 연구의 최종 목표는 탈인종화 시대에 대중들의 인식론적 차원에서 공유되고 있는 인종관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 한계를 현대 일본 사회를 통해 추체험하여 한국 사회의 다문화 담론 발전을 위한 참조점으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2차년도 연구 성과로는 일본의 컬러리즘에 관해 발표로 이 발표를 통해 생물학적·사회학적 인종주의의 권력화와 대중 매체의 역할을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발표를 토대로 2차년도 연구 성과물로 「‘국제아’, ‘더블’ 담론과 인종주의」라는 논문을 집필 중이다.

    2) 활용방안
    ○이제까지 다문화사회에 대한 지원이나 정책적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를 인문학적, 문화적 맥락으로 접근한 선행연구는 미미하며, 특히 탈인종화 시대의 혼혈 담론을 재평가하는 시도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에 한국 사회의 교육·사회통합 등 다문화사회로 갈 수 있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인문학적 연구의 보완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다문화인식을 재평가하고 상호문화주의에 근거한 다문화론을 수립하는데 유용한 사회문화적 근거를 제공하고 인접 학문 분야의 연구주제와의 연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문화 관련 시민의식, 다문화 관련 인식을 재고하고 개선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탈)식민, 냉전의 경험은 인종 중심적인 인간의 이해를 전일화하는 데 영향을 미쳐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한 비교자료로서 일본 사회의 진단과 성찰을 통해 정책적, 사회공학적 대응을 넘어선 인간의 조건에 대한 근본적 재인식을, 넓은 의미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 속에서 제안하고 다양한 학술활동을 통해 후속연구에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는 학문후속세대 연구지도 등을 통해 국내외 혼종문화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자 한다. 현재 대학원 지도학생이 재일조선인과 시베리아억류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본 연구의 조사내용과 연계할 계획이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사례연구를 통해 향후 동아시아의 공통적 사회문화 현상의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한일관계 뿐만이 아니라 점령과 동아시아의 역사라는 세계사적 차원의 학문적 담론을 제시한다. 따라서 학술적으로 ‘동아시아 점령기’에 대한 주체적이고 보편타당한 학문적 이론 확립에 기여할 수 있는 논문 및 원자료(조사자료) 등을 성과로 제시해 후속연구 및 학부/대학원 수업을 개설하여 국제적 감각을 습득하기 위한 교육적 활용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학문적 선도성은 연구의 재생산과 사회적 확산에 있는 바, 연구와 교육의 융복합 체계의 확충은 긴요한 과제일 것이다. 이에 소속대학 동아시아학과 및 일본학, 한국학 연계연공의 학문후속세대를 일반연구원으로 두어 연구 참여를 권장하겠다.
  • 색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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