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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문학의 트라우마와 가정성
Trauma and Domesticity in 9/11 Fiction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9-S1A5A8-2019S1A5A8038482
선정년도 2019 년
연구기간 1 년 (2019년 05월 01일 ~ 2020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김정하
연구수행기관 서울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9/11 테러문학 비평의 흐름을 진단하고, 기존 비평이 주목하지 않았던 가정성과 트라우마의 관계를 다룬 Lorrie Moore의 작품을 9/11 문학으로 정의하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진다. 기존 비평은 전통적 트라우마 이론에 근거해 9/11 문학을 분류, 비평해왔으며, 가정성 개념은 가족사와 개인사의 의미로 축소해 다루어왔다. 그 결과로 트라우마의 일회성, 사건성, 의외성이 강조되고, 공적인 외상이 사적 영역의 곤경으로 전치되는 이야기가 9/11 문학의 전형이 되었다. 그러나 트라우마의 침투성, 매개성, 일상성에 주목하고, 가정성 개념을 미국의 국가주의 담론과의 관련성 속에서 파악할 때, 9/11 문학의 외연은 넓어질 수 있다. 동시에 문학은 트라우마 이론을 생산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의 9/11 비평은 크게 세 갈래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전통적인 트라우마 이론에 기대 9/11 테러의 의외성, 사건성, 재현불가능성을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테러라는 공적 영역의 외상이 남성 주인공의 가정적, 심리적 위기로 전치되어 나타나는 양상을 추적하는 방향이 있다. 셋째, 작품의 표면과 이면 속 이슬람 ‘타자’의 출현과 흔적에 주목하는 시도들이 있다. 요컨대 지금까지의 비평적 흐름은 트라우마를 의외적 사건성의 측면에서 조명하고, 9/11을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들을 주목하며, 상처받은 남성주체로서의 미국 vs 가해자로서의 타자 이슬람이라는 이분법을 중심으로 독해한다. 그러나 트라우마를 일회적 사건성, 의외성의 개념이 아니라, 일상에 침투해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는 계기로 이해한다면, 9/11이라는 사건을 전면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 위기를 사유하도록 이끄는 작품들을 보다 넓은 의미의 9/11 문학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이렇게 정의된 9/11 문학은 9/11을 순수한 미국이 입은 ‘상처’로서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제국의 구성적 모순을 드러내는 ‘위기’로 제시하고, 부시정부의 국가주의적 가정성 담론(“homeland security”)을 비판적으로 독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본 연구는 Lorrie Moore의 장편소설 <A Gate at the Stairs> (2009)를 9/11 문학으로 정의하고, Moore가 여성 주인공의 일상, 집, 돌봄 등의 ‘여성적’ 주제를 통해 9/11이라는 위기를 간접적으로 사유하고 비판적으로 논평하는 방식을 살핀다. 이를 통해 9/11 문학이 기존의 트라우마 연구에 새롭게 제시하는 이론적 통찰을 논증하고, Moore가 미국문학사 속의 가정성과 (초)국가주의 논의에 기여하는 바를 살핀다.
  • 기대효과
  • 9/11 문학에 드러나는 트라우마와 가정성의 관계를 고찰하는 본 연구는 트라우마 이론과 미국문학사 연구에 학문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첫째, 전통적으로 트라우마 이론은 임상경험을 근거로 구축되어 왔지만, 9/11 문학은 트라우마의 출현 및 치유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고백과 증언이라는 서사 속에 담긴 환자의 증상을 독해하는 임상적 해석학과는 달리, 문학이라는 매개를 거친 트라우마는 서사적으로, 시적으로, 사물적으로, 관계적으로 다양하게 출현한다. Lorrie Moore처럼 9/11을 상처가 아니라 구조의 위기로 사유하는 문학작품은 트라우마의 직접성, 일회성, 사건성이 아닌 일상성, 침투성, 간접성의 측면을 이론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또한 남성적, 영웅적, 숭고함의 스케일이라는 측면에서 특권화되는 트라우마 연구의 젠더화 과정을 밝히고, 여성적, 일상적, 사소함의 측면에서 트라우마를 개념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둘째, 본 연구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미국 국가이념의 이면과 모순의 관점에서 미국문학사를 재구성하는 연구 흐름(예컨대 노예제, 이민, 인종, 제국의 관점에서 미국문학사를 다시 쓰는 작업들)의 하나로, 이러한 수정주의 역사의 계보학에 9/11 문학을 위치시킨다. 9/11 테러는 미국이라는 자본주의 제국의 모순이 가시적 트라우마로 발현되었다는 점에서, 노예제처럼 연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침투적인 트라우마와는 다르다. 본 연구는 9/11 문학 아카이브의 흐름과 경향을 진단하고 역사화하면서, 이 독특한 종류의 트라우마 문학을 '모순의 관점에서 다시 쓰는 미국문학사' 안에 위치시키는 작업에 기여할 수 있다. 교육의 측면에서는 학부, 대학원 수업 리딩목록을 확장하고 이론적 폭을 심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9/11과 테러리즘을 다룬 문학작품을 트라우마 이론서로 읽는 독법을 연습해볼 수 있고, 심화된 수준의 수업에서는 <트라우마 이론과 젠더>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구성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기존의 9/11 문학비평이 트라우마의 사건성, 운명성을 강조하는 전통적 트라우마 이론에 기대고 있음을 논증하면서, 트라우마의 일상성, 간접성, 침투성을 개념화하는 문학작품을 9/11 문학으로 위치시킨다. 특히 가정성과 트라우마의 관계를 새롭게 이론화하는 작품으로 Lorrie Moore의 장편소설 <A Gate at the Stairs> (2009)를 제시하면서, 트라우마 이론의 젠더화 과정을 밝히고, 부시 정부의 국가주의적 가정성 담론(“homeland security”)을 비판적으로 독해한다. 이 작업은 크게 세 가지의 방향으로 수행된다. 첫째, 9/11 문학비평이 트라우마 이론을 활용하는 방식을 분류하고 정리한다. 9/11 문학작품이 분석되어온 연구사를 검토하는 동시에, 그 연구사 속에서 트라우마 이론이 보편언어로 활용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점검한다. 9/11 테러를 다룬 문학작품의 경향성을 진단하면서, 그 작품을 읽어온 비평의 방향성을 같이 살피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트라우마 이론이 젠더화되는 과정을 밝힌다. 둘째, 9/11 이후 부시정부의 국가주의적 가정성 담론이 작동하는 방식을 분석하고, 이를 미국문학의 가정성, 초국가주의와 연결시키는 연구, 특히 미국문학 비평가 Amy Kaplan의 연구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부시정부의 독트린인 “homeland security”가 경계를 끊임없이 재생산하며 미국이라는 독특한 제국의 homeland insecurity를 구성하는 방식을 고찰하면서, 이 담론을 9/11 문학의 가정성 개념 독해의 배경으로 놓는다. 셋째, Lorrie Moore의 장편소설 <A Gate at the Stairs> (2009)를 트라우마 이론의 장소로 독해한다. Moore는 아직 국내에 관련 비평이 발표되지 않은 작가이다. 미국 내에서 Moore의 작품을 9/11 문학으로 정의하고 가정성의 측면에서 독해하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정성과 트라우마의 관계 속에서 분석하는 비평은 드물고, 나아가 이 작품을 트라우마 이론화의 계기로 읽는 선행연구는 없다. 문학을 이론의 장소로 읽는다는 것은, 이론과 문학을 양방향으로 살아나게 하는 방식이다. 즉 화석화된 개념으로서 이론을 문학독해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이론의 계기이자 영감으로서 읽는 것이다. 이러한 독해를 통해 Moore의 세계 속 사소한 일상, 여성의 삶이 9/11이라는 테러와 트라우마를 가정성의 관점에서 재접근하도록 이끈다는 점을 논증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 글은 ‘드릴로의 9/11 픽션’이 9/11이라는 이미지-사건에 대한 정물적 번역이라는 논지를 전개한다. 그의 9/11 픽션에서 나타나는 정물성은 정물화라는 장르의 특성을 지시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다. 드릴로의 정물적 감각은 9/11 주위를 범람하는 스펙터클을 시각적으로, 시간적으로 중지시키는 미학적 전략과 통하며, 거기에는 인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폐허 속의 사물을 시각화하는 작업, 방으로 은유되는 작고 사적인 공간에 인물을 위치시키는 작업이 모두 포함된다. 그러나 그의 독특한 정물적 시선은 테러리즘에 대한 반-애국주의적, 반-미국 예외주의적 논평이면서도, 결국 9/11을 보는 작고 고요한 시각적 프레임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삶과 죽음, 살과 뼈가 뒤엉키는 참혹한 대면과 침투의 상황인 테러리즘의 트라우마성을 사유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본 논문의 결론이다. 이 글에서 다루는 ‘드릴로의 9/11 픽션’이라는 범주는 그의 9/11 소설로 잘 알려진 『떨어지는 사람』(2007) 외에, 그가 9/11에 대해 긴급히 응답했던 에세이 「미래의 폐허 안에서: 9월의 그림자 속 테러와 상실에 대한 단상들」(“In the Ruins of the Future: Reflections on Terror and Loss in the Shadow of September”)(2001), 이후 약 5개월이 지난 뒤 발표된 단편 「바더-마인호프」(“Baader-Meinhof”)(2002), 『떨어지는 사람』의 일부를 단편의 형식으로 발표했던 「정물화」(“Still Life”) (2007)까지 총 네 개의 작품을 아우른다. 이 네 작품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간텍트성(intertextuality)을 보여준다. 「미래의 폐허 안에서」는 정물적 시간성에 대한 일종의 방법론을 보여주고, 대항-서사라는 개념을 통해 9/11의 주류 미디어 이미지에 대한 시각적 번역이 갖는 저항성을 생각할 여지를 남기며, 9/11 테러리즘이 갖는 반-자본주의적 메시지를 사유해야 할 필요성을 넌지시 제안한다. 국내 비평에서는 다뤄진 바 없지만, 단편「바더-마인호프」는 『떨어지는 사람』의 정물성을 발견하는데 중요한 짝이 된다. 「바더-마인호프」에 등장하는 독일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그림은 그 기법 면에서 드릴로가 『떨어지는 사람』에서 9/11의 미디어 이미지를 모호하고 불분명하게 만드는 방식과 연결된다. 또한 이 두 작품은 모두 방과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그림을 보는 여성인물이 지닌 수용성과 변화가능성을 중요하게 다룬다. 단편「정물화」는 조르지오 모란디(Giorgio Morandi)의 그림을 모티프로 한 『떨어지는 사람』의 일부가 같은 해 『뉴요커』(The New Yorker)에 발표된 것으로, 정물성을 토대로 두 작품을 연결시킬 단서를 제공하는 한편, 『떨어지는 사람』이 각각 개별로 존재할 수 있는 단편들의 조합이라는 형식을 가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떨어지는 사람』의 이러한 형식상의 특징은 드릴로가 이 소설 안에서 모순적이면서도 연속적인 테러리스트 형상을 증식시키며 테러리즘에 대해 논평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 영문
  • This paper examines Don DeLillo’s literary engagement with still life in his pieces on 9/11: “In the Ruins of the Future: Reflections on Terror and Loss in the Shadow of September” (2001), “Baader-Meinhof” (2002), “Still Life” (2007), and Falling Man (2007). DeLillo’s flexible rendering of still life transforms its pictorial quality into an aesthetic strategy that interrupts the infinite proliferation of the 9/11 spectacle. As visual counter-narratives to the excesses of the image-event, instances of still life in these texts function as temporal and epistemological pauses in which damaged small things and marginal stories appear. Delillo’s pieces on 9/11 provide a nuanced critique of the obscene consumption of 9/11 as an image-event and of the myopic commitment to a single plot that both the terrorists and the Bush administration shared. However, his version of still life obscures the distinctive trauma of terrorism in which the brutal entanglements between organic and nonorganic bodies force us to rethink trauma as a way into the zone of the Other. In sum, DeLillo’s literary translation of still life succeeds in collecting anti-9/11 spectacle images at the risk of overlooking the epistemological and ontological reorientations that the trauma of terrorism enable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당초 연구는 세 가지 방향으로 기획되었다. 첫째, 9/11 문학비평이 트라우마 이론을 활용하는 방식을 분류하고 정리한다. 9/11 문학작품이 분석되어온 연구사를 검토하는 동시에, 그 연구사 속에서 트라우마 이론이 보편언어로 활용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점검한다. 9/11 테러를 다룬 문학작품의 경향성을 진단하면서, 그 작품을 읽어온 비평의 방향성을 같이 살피는 작업이 될 것이다. 둘째, 9/11 이후 부시정부의 애국주의적 가정성 담론(“homeland security”)이 작동하는 방식을 분석하고, 이를 미국문학의 가정성, 초국가주의와 연결시키는 연구들을 살핀다. 셋째, Lorrie Moore의 장편소설 A Gate at the Stairs (2009)를 트라우마 이론의 장소로 독해한다. 1차년도에는 9/11 문학비평의 동향과 9/11 이후 부시정부의 애국주의적 가정성 담론 분석이 주로 진행된 가운데, 이러한 분석을 Don DeLillo의 9/11픽션 비교분석을 통해 심화시켰다. 향후 진행될 Lorrie Moore에 대한 작품분석에 유용한 비교대상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 바 없는 DeLillo의 9/11 관련 픽션 전반을 다루면서, DeLillo의 정물성이라는 독특한 미학적 전략이 9/11의 가정성 담론이 가진 애국주의적, 미국예외주의적 측면을 비판하는 가운데 드러내는 폐쇄성을 분석하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돈 드릴로(Don DeLillo)는 9/11이 있기 전부터 9/11 에 대해 써왔다(혹은 테러가 있기 전부터 테러에 대해 써왔다). 1977년 플레이 어(Players)부터 테러리즘은 그의 소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소재였으며(플레 이어의 한 인물은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보며 “저 비행기가 칠 것 같군 [...] 나는 그것이 칠 것이라는 걸 확신했다”(That plane looks like it's going to hit [...] I was sure it would hit)(81, 84-85)라는 말을 남기기도 한다), 인식에 충격을 가하는 예술가-테러리스트의 형상은 9/11을 직접적으로 다룬 떨어지는 사람 (Falling Man)(2007)에 이르기까지 그를 오랫동안 사로잡은 주제였다. 1991년 빈스 파사로(Vince Passaro)와의 인터뷰에서 드릴로는 “진정한 테러는 언어와 비전이다. 테러리스트의 행위에는 깊은 서사적 구조가 있고, 그들은 작가들이 열 망해온 것처럼 의식을 침투해 변화시킨다”(84)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해 발표 된 마오 II(Mao II)의 소설가 빌 그레이(Bill Gray)도 이렇게 말한다. “나는 소설가가 문화의 내적인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 이제 폭탄-제조가들 과 총을 든 자들이 그 영역을 차지했어. 그들이 인간 의식을 급습하지”(41). 그러나 2001년 9월 11일 실제로 들이닥친 테러는 드릴로의 테러서사를 불가피 게 역사기록의 한 형태가 되도록 만든다. 드릴로의 9/11 픽션은 9/11이라는 이미지-사건에 대한 정물적 번역이다. 그의 9/11 픽션에서 나타나는 정물성은 정물화라는 장르의 특성을 지시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다. 드릴로의 정물적 감각은 9/11 주위를 범람하는 스펙터클을 시각적으로, 시간적으로 중지시키는 미학적 전략과 통하며, 거기에는 인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폐허 속의 사물을 시각화 하는 작업, 방으로 은유되는 작고 사적인 공간에 인물을 위치시키는 작업이 모두 포함된다. 그는 테러리스트의 서사와 부시정부의 테러와의 전쟁 서사 모두에 반대하는 대항-서사(counter-narrative)를 제안한다. 테러리즘이 견인하는 분한의 서사, 부시정부의 애국주의에 담긴 냉전에 대한 노스탤지어는 모두, 9/11을 둘러싼 세 계를 우리 대(對) 그들이라는 이분법과 단선적 플롯으로 이해한다. “플롯들은 세계를 축소한다(Plots reduce the world)”(34). 드릴로는 압축되어 하나의 날카 로운 폭력의 선이 된 이러한 단일 플롯 대신, “폐허 이후 남겨진 더 작은 사물과 더 주변적인 이야기들”(the smaller objects and more marginal stories in the sifted ruins of the day)(35)에 주목하길 권한다. 그러나 그의 독특한 정물적 시선은 테러리즘에 대한 반-애국주의적, 반-미국 예외주의적 논평이면서도, 결국 9/11을 보는 작고 고요한 시각적 프레임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삶과 죽음, 살과 뼈가 뒤엉키는 참혹한 대면과 침투의 상황인 테러리즘의 독특한 촉각적, 정동적 트라우마를 사유하지 못하며 타자성으로 열리는 문을 닫는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당초 기획한 연구의 세 가지 방향 중 두 가지를 정리한 만큼, 앞으로 Lorrie Moore의 작품비평을 시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아래 두 가지 측면의 시사점을 획득했다고 보여진다.
    첫째, 전통적으로 트라우마 이론은 임상경험을 근거로 구축되어 왔지만, 9/11 문학은 트라우마의 출현 및 치유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고백과 증언이라는 서사 속에 담긴 환자의 증상을 독해하는 임상적 해석학과는 달리, 문학이라는 매개를 거친 트라우마는 서사적으로, 시적으로, 사물적으로, 관계적으로 다양하게 출현한다. 이러한 접근은 문학을 트라우마 이론 생산의 장소로 이해하는 것이다. 문학이 9/11과 같은 사건을 단순히 반영하거나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 9/11의 사건성을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미화하고 비평적으로 주석을 다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9/11 문학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미국 국가이념의 이면과 모순의 관점에서 미국문학사를 재구성하는 연구 흐름(예컨대 노예제, 이민, 인종, 제국의 관점에서 미국문학사를 다시 쓰는 작업들)과 더불어 수정주의 문학사의 계보학에 놓일 수 있다. 테러는 순수한 미국에게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사고가 아니라,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내재한 모순의 출현이다. 9/11 테러는 자본주의적 제국의 모순이 가시적 트라우마로 발현되었다는 점에서, 노예제처럼 연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침투적인 트라우마와는 다르다.
    교육의 측면에서 본 연구는 학부, 대학원 수업의 리딩목록을 확장하고 이론적 폭을 심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2019년 2학기 <비평이론 특강: 트라우마와 문학> 수업에서 9/11과 테러리즘을 다룬 문학작품을 이론서의 하나로 제시해 다룬 바 있다. 향후 <미국문학사> 혹은 <현대미국소설> 수업에서는 9/11 문학과 트라우마를 주제로 한 섹션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심화된 수준의 트라우마 이론특강 수업에서는 <트라우마 이론과 젠더>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구성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색인어
  • 9/11, 테러리즘, 가정성,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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