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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logos)의 수사학과 공(śūnyatā)의 수사학 -아우구스티누스와 지눌(知訥)의 설득의 기술
The Rhetoric of the Word(Logos) and the Rhetoric of Emptiness(Śūnyatā) : The Art of Persuasion in Augustine and Chinul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8-S1A5B5A07-2018S1A5B5A07072556
선정년도 2018 년
연구기간 1 년 (2018년 11월 01일 ~ 2019년 10월 31일)
연구책임자 임형권
연구수행기관 삼육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의 직접적 목표는 상이한 두 종교 전통에서 발생한 종교적 수사(rhetoric)를 해석학적 시각에서 비교함에 있다. 아쉽게도 수사학은 중요한 학문 연구의 방법론임에도 아직까지도 한국 사회에서, 심지어 학계에서조차도 말이나 글을 잘 쓰는 기술정도로 인식되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수사학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한국 수사학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사학의 개척 영역은 방대한 대지로 남아 있다. 필자는 본 연구를 통해서 수사학 연구의 발전에 조금 기여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연구자가 본 연구 계획에서 비교 대상으로 삼은 대상은 현대 서구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서방의 라틴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354~430)와 중국의 선불교에 영향을 받으면서 독창적인 한국 선불교를 개척한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 1158~1210)이다. 유대-기독교 문화 속에서 탄생한 아우구스티누스는 말씀(logos)의 수사학을 발전시켰고, 지눌은 중국 선불교 전통에 영향을 받으면서 공(空)의 수사학을 발전시켰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로마의 최고의 수사학자 출신의 기독교 신학자이다. 『고백록󰡕에 기술되고 있는 것처럼 그는 극적인 회심을 통해서 이원론적 세계관인 마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가 받은 수사학 교육은 지적인 변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그는 물질을 경시하는 마니교 사상에 젖어 있었지만 밀라노의 주교 성 암브로시우스(st. Ambrosius)의 알레고리적 성경 해석에서 기독교적 수사학의 단초를 이미 발견하였다. 그에게 수사학은 성서 해석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데, 단순히 사람을 현혹시켜 속이려는 의도의 수사가 아닌, 신의 수사(divine rhetoric)가 성경 해석의 기초가 되게 된다. 그의 수사학을 말씀의 수사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그의 수사학이 언어 사건을 중시하는 유대-기독교 전통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대승 불교의 영향 아래서 지눌의 수사학은 공(空)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그런데 지눌은 언어를 경시하는 선불교 전통에 서 있지만 깨달음을 위해서 언어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선 수사학을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씀의 수사학과 연결 지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 점이 이 연구를 가능케 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은 종교인들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의미이기는 하지만 구원을 설득해야 한다. 즉, 그들은 수사학적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언어의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다. 둘 모두는 종교적 구원은 지적 이해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올바른 구원을 위해서는 올바른 지식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하지만 세계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바로 이 공통점과 차이점이 종교 현상의 일반성(generality)과 특수성(particularity)을 분별해 내게 한다. 본 연구는 바로 두 다른 수사적 문제의식의 비교를 통해서 두 인물, 나아가 두 종교 문화 사이의 관계맺음의 한 양식을 제시할 것이다.
  • 기대효과
  • 연구 결과의 기대효과 및 활용방안은 몇 가지로 나누어 진술할 수 있다.
    첫째, 본 연구는 수사학 연구 일반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한 대로 국내에서 수사학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수사학은 비단 문학 연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언어학, 철학, 미학 등 인문학 전반과 사회과학 그리고 자연과학에까지 확대될 수 있는 넓은 지평을 갖고 있다. 수사학 방법론이 여러 연구 분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가장 기반이 되는 인문학 분야의 연구가 필요한데 그리스 수사학, 중국 수사학, 기독교 수사학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수사학 연구의 밑거름이 되는 분야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연구자가 선택한 종교 분야의 수사학 연구는 수사학에 대한 학문적 연구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실천적인 기여도 할 수 있다. 건전한 의미에서의 수사학의 목표는 영혼의 치료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건전한 철학의 목표와 일치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 철학자들은 수사학자라고도 볼 수 있다. (소피스트의 수사학과 다른 의미에서) 그렇다면 종교 수사학 연구의 성과는 정신의학, 상담학, 목회학, 교육학 등에서 좋은 방법론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셋째, 연구 과정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라틴어와 지눌의 한문을 직접 다루면서 번역의 과정을 불가피하게 거쳐야 하는데, 연구 후에라도 이러한 작업을 확대 심화하여 원전에 입각한 좋은 번역물을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넷째, 두 상이한 문화에서 태동한 수사학을 비교한다는 것은 문화 연구의 차원에서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피상적인 문화의 차이를 기술하는 것보다는 문화의 핵심인 종교 문화를 수사학적 차원에서 심층적으로 접근한다면 문화 간의 차이에 대한 이해를 더욱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수사학적 문헌 접근은 무미건조한 사상 수업을 넘어서서 그 사상이 태동하게 된 역사적, 상황적 맥락을 고려해 넣음으로써 자신들의 현실과 무관하게만 들리는 지루한 종교, 철학 수업이 아닌 흥미진진한 실존적 자기 이해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수업 내용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료된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국내 연구자들에 의해서 아직 개척해야 할 부분이 많은 영역인 수사학적-해석학적 방법론을 통해서 두 종교 사상가에 접근하려고 시도한다. 사실, 수사학은 긴 학문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전통을 갖고 있지만 주관과 객관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근대 학문 방법론의 헤게모니 때문에 위축되었다가 현재는 각 분야에서 수사학적-해석학적 접근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학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에 일조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런데 단순히 서구적 맥락에서 발생한 수사학을 서구 사상가에게만 적용하는 것보다는 동양의 사상가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수사학적-해석학적 연구의 지평이 확대됨을 물론, 연구의 독창성도 확보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본 연구에서 서양의 대표적 사상가와 동양에서도 한국의 사상가를 비교하려는 시도를 한 것은 단순히 종교 사상을 특정 방법론을 통해 접근하는 것을 넘어서서 두 문화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연하게 드러내려는 이유 때문이다. 필자의 기본적이 생각은 각 문화 사이의 차이는 그 문화 속에서 수사학의 성격에 따라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국내외의 지눌과 아우구스티누스의 연구는 방대하게 이미 이루어졌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 연구는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영어 등의 언어로 막대한 연구가 축적되었다. 특히, 해석학적, 수사학적 관점에서 아우구스티누스 연구는 하이데거(Heidegger), 리꾀르(Ricoeur) 등의 쟁쟁한 학자들에 의해서 선도된 바 있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의 수사학을 동양 사상과 비교한 논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눌에 대한 국내외 연구도 많이 축적되었지만, 이 사상가를 수사학적 시각에서 만족스럽게 접근한 글은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자는 두 사상가의 수사학적-해석학적 비교 연구는 두 사상가 양자에 대한 신선한 이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연구의 내용을 서술하겠다. 우선, 서론적인 연구로 서구와 동양의 수사학의 역사를 살펴보고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씀의 수사학과 동양의 공의 수사학이 역사적으로 차지하는 위치와 의의를 서론에서 다룰 것이다.
    이어,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씀의 수사학을 연구하기 위해서 그의 중요한 저술에서 직접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언어의 문제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백록󰡕, 󰡔기독교 교육론󰡕, 󰡔교사론󰡕, 󰡔삼위일체론󰡕, 󰡔신국론󰡕을 차례로 검토하면서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씀의 수사학의 전체적인 구도를 조망해 보고, 논문의 한 섹션에서 검토 연구의 결과를 반영할 것이다.
    지눌의 경우 언어의 문제는 깨달음의 문제와 짝을 이루고 있다. 그는 언어를 경계하면서도 동시에 언어 없이 비언어적인 깨달음의 차원만을 추구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의 󰡔권수정혜결사문󰡕, 󰡔계초심학인문󰡕, 󰡔목우자 수심결󰡕, 󰡔원돈성불론󰡕, 󰡔간화결의론󰡕, 󰡔화엄론절요서󰡕에서 이 일관된 구도는 유지되고 있다. 필자는 한문 원전에 입각하여 지눌 저술에서 이러한 구도를 추출해 내고 그의 언어관을 중심으로 하여 수사학적 구도를 그려낼 것이다.
    마지막 종합적 작업으로 두 상이한 종교적 수사학을 비교 검토하는 일이 남아 있다. 이 부분이 본 논문의 중심이 될 것이다. 비교를 위해서 연구자는 수사학 일반에서 강조되는 주요 주제를 동원하여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언어, 특히 비유적 언어가 각자의 수사학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비교할 것이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의 요소 중에서 로고스(logos)에 해당할 것이다. 다음으로, 수사의 목표는 믿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두 사상가에게서 믿음의 문제가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 연구할 것이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의 에토스(ethos)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두 사상가에서 인간의 마음의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설득이 일어나는 장소, 즉 진리의 터가 이들에게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의 방법론적 목표는 두 종류의 수사를 연구함에서 해석학적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결국, 이 작업은 해석학적-수사학적 과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은 언어의 집에서 살고 있고(Heidegger) 진리는 언어 사건을 통해서 밝혀지기(Lichtung) 때문이다. 또한 구원을 설득하는 자와 설득당하는 자의 이해의 지평이 융합(Horizontverschmelzung)을 통해서 두 종교에서 구원이 달성된다고 볼 수 있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모든 종교는 인간을 구원에 이르도록 설득하는 일을 한다. 바로 이 점에서 종교와 설득의 기술인 수사학이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아우구스티누스와 지눌을 소재로 하여 그리스도교의 설득의 기술과 불교의 설득의 기술을 비교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교와 불교는 서로 다른 구원의 길을 제시하고 있지만 언어를 통해 인간을 설득하여 더 성숙한 삶으로 인도하려 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더 구체적으로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성서의 언어는 인간과 그리스도가 신비하게 서로 연합하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지눌에게 불교의 언어는 자신 안에 있는 불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결국, 수사학은 두 종교의 궁극적 목적의 실현을 위한 좋은 수단이라고 하겠다.
  • 영문
  • The aim of every religion is to lead men to salvation through persuasion. It would be interesting to make a comparison between Augustine’s Christian art of persuasion and Chinul’s Buddhist one. Although Christianity and Buddhism provide two different ways of salvation, they share the idea that language plays a significant role of leading us to a mature life. However, we can find the difference between two kinds of art of persuasion. For Augustine, the biblical languages lead Christians to mystically encounter Christ, while, for Chinul, the Buddhist scriptures help men to find the Buddhahood in their inner heart. It is undeniable that rhetoric is a good means, by which the ultimate goals of these two religions are realized.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의 목적은 서양 기독교 문화를 대표하는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354-430)와 고려의 선승 지눌(知訥, 1158-1210)을 수사학적 입장에서 비교 연구하는 데에 있다. 설득의 기술을 의미하는 수사학은 철학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현대 학문의 분과로서 활발하게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에 와서다. 수사학적 연구의 장점은 글쓰는 자-말하는 자와 설득의 대상이 되는 청자-독자가 처한 맥락을 고려한다는 것과 설득을 하는 데 사용되는 여러 가지 수사법에 관심을 둔다는 점에 있다. 수사학 방법론을 사용한 본 연구를 통해 두 상이한 문화에 속한 저자들을 그 저자들이 처해 있는 상황 속에서 연구할 수 있고, 나아가 두 문화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 그리고 동시에 두 문화가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아우구스티누스는 서양 고전 수사학으로 훈련받은 인물로 그 소양을 바탕으로 그리스도교 성서를 수사학적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 그에게 성서는 신이 인간을 구원으로 설득하는 책이다. 따라서, 그의 기독교 이해에서 언어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에게 그리스도는 신이 인간을 설득하는 말씀(logos)이다. 그리고 성서의 다른 부분들은 이 말씀과 관련해서 이해되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에 비해 선불교 전통에 속해 있는 지눌에게 언어 자체는 다소 부정적으로 이해된다. 왜냐하면 선불교에서 추구하는 깨달음은 언어를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경향은 선적 깨달음에 미치는 언어의 형성적 성격을 강조한다. 돈오점수(頓悟漸修)를 주장하는 지눌에게 언어는 궁극적인 깨달음을 줄 수는 없지만 올바른 깨달음과 올바른 수행을 위해서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그에게 문자로 된 경전에 대한 이해와 공부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선사상은 언어의 기교인 수사학과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다.
    두 종교가의 수사학이 기독교와 불교가 지향하는 구원관의 차이만큼이나 다를 것 같지만, 형식적인 측면에서 볼 때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두 사람 모두에게 언어는 수행적(performative)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 말은 언어가 대상을 지시하는 역할보다는 그 자체가 설득을 통해 특정 행위를 유발한다는 뜻이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기독교적 수사는 기독교적 행동 방식을 낳는 것이 목표라면, 지눌에게 불교적 수사는 불교적 실천을 낳는 것이 목표이다. 둘째, 두 사람 모두에게 수사적 설득은 사람들에게서 믿음을 고취시킴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믿음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경우 그리스도와 신비한 연합(unio mystica)을 뜻한다면, 지눌에게 그것은 자신의 불성에 대한 확고부동한 확신을 말한다. 셋째, 두 사람 모두에게 설득의 내용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인간 내면에 자리 잡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주의 철학이 인간이 진리를 이미 지성 속에 갖고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은 마음속에 계시는 내면의 교사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진리를 배운다고 주장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수사학은 바로 이 내면의 교사를 찾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눌의 경우 불성이 이미 인간의 마음에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처의 마음을 스스로 찾으라고 설득한다. 정리하면, 두 사람 모두에게 수사는 진리를 가르치는 수단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종교적 진리를 발견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기본적으로 본 연구는 수사학이라는 동서양의 고전적인 학문을 소재로 삼고 있다. 고전적이라지만 수사학이 설득의 기술과 관련된 학문이라고 할 때 그 실천적 효용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고대 학문의 지혜를 어떻게 오늘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적용할 것인지가 관건일 것이다. 고전 수사학 연구는 여러 현대 학문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철학과 같은 전통 학문에서도 인간의 앎의 문제를 수사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해석하는 경향이 이미 하나의 방법론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수사학적 방법론적 틀은 문학 연구, 법률 문헌 연구, 미디어 연구, 심리학 연구 등 그 확대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방법론으로 이미 여러 분야에 걸쳐서 연구 영역이 확대되어 있다. 본 연구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로 심리 상담 분야가 있다. 가령, 자기 자신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아우구스티누스와 지눌의 생각은 내담자 자신에게 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음을 강조하는 상담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특히 종교학 분야에서 종교 문헌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할 것이지 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하나의 길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사료된다. 더 구체적으로, 오랫동안 종교를 연구할 때 종교를 정의하거나, 종교가 믿는 교리 같은 것을 명제화 하여 이해하는 것이 여러 분야의 종교 연구가들의 작업이었다. 하지만 정의를 내리고, 논리적으로 체계화하는 것이 종교 연구의 본령이 될 때는 원래 해당 종교가 목표로 하는 기본적인 취지를 놓치고 말 것이다. 쉽게 말해, 종교는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삶이 성숙하고 변화되는 것을 일차적 목적으로 한다. 그렇다면 단순히 종교에 대한 지적 이해만을 추구하는 것은 중세 서양의 학문적 신학인 스콜라 신학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수사학은 바로 이러한 지성 중심적, 명제 중심적 종교 연구에 반대한다. 종교 경전이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하는 문제가 바로 종교 수사학의 중심 연구 과제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와 같은 종교 분야의 수사학적 연구는 교리에 대한 이해, 경전 해석의 방식, 신자들의 덕성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수사학적 접근법은 각 종교 내부에서 신선하게 여러 문제들에 접근하는 길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두 문화 사이, 즉 대표적인 서양의 종교가와 동아시아의 선승을 비교하는 연구이기 때문에, 두 사람을 비교하는 것은 곧 두 문화의 사고방식, 세계관을 더욱 분명하게 밝혀주는 길이 될 것이다. 오늘날 비교라는 방법론은 여러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수사학에 대한 비교는 언어, 사상, 감정과 같은 문화의 가장 기초적인 범주를 소재로 한 비교이기 때문에 비교 문화 연구의 기초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문헌학적 측면에서 본 연구는 라틴어와 한문을 사용하는 저자들 사이의 비교이다. 예수회가 중국에 선교활동을 한 이래로 한문과 라틴어는 번역을 통해서 서로 중요한 관련을 맺게 되었다. 두 중요 사상가의 어휘들, 즉 라틴어 어휘와 한자 어휘의 의미론적 상관성과 차이를 밝혀낸다면 이 분야의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색인어
  • 역설, 로골로지, 말씀(logos), 공(空), 수행적 언어, 믿음, 설득, 마음, 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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