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료 수집 및 목록화
이 공동연구는 기존의 이데올로기 중심, 문헌 중심, 거시사 중심의 연구방법을 벗어나 미시적이며 관계사적인 냉전 이해를 목표로 한다. 또한, 일국사를 넘어 한 사건에 대한 각자의 해석과 표상을 비교하고, 포괄적 냉전사로부터 누락된 사실들 ...
1. 자료 수집 및 목록화
이 공동연구는 기존의 이데올로기 중심, 문헌 중심, 거시사 중심의 연구방법을 벗어나 미시적이며 관계사적인 냉전 이해를 목표로 한다. 또한, 일국사를 넘어 한 사건에 대한 각자의 해석과 표상을 비교하고, 포괄적 냉전사로부터 누락된 사실들과 냉전 시스템이 배제한 역사-이야기를 분석한다. 사료의 범위를 확장하여 영상, 문학, 수기, 일기, 잡지, 포스터, 전단, 전쟁 조형물, 기념 의례 등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이와 같은 연구방법은 한국전쟁을 둘러싼 표상과 집단심성의 형성 및 분기를 효과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최근 한국전쟁에 대한 연구는 냉전을 진영 간의 대립으로 보는 이분법적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에서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관계사적인 관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비교한 연구는 일천하다. 냉전기 최초의 국제적 열전으로서 한국전쟁은 아시아 각국의 입장에 따라 다양하게 담론화되었고 표상되었다. 따라서 아시아 냉전의 특수성이라는 맥락에서 한국전쟁을 관계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이 공동연구는 우선 일본, 베트남, 호주 등에서 한국전쟁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목록화하고자 한다.
2. 한국전쟁과 냉전의 수사학 (1년차)
◌ 제1주제: 한일 잡지의 한국전쟁 담론 비교
한국과 일본의 주간지 및 월간지에 실린 한국전쟁 르포르타주, 수기, 체험기, 회고록 등을 비교한다. 이를 통해 대중의 감성에 호소했던 냉전・반공의 수사학을 고찰하고, 그에 대한 독자들의 수용 양상도 살펴본다.
◌ 제2주제: 프레임 속의 한국전쟁
종군 영화인들이 제작한 전쟁 다큐멘터리와 뉴스릴을 연구한다. 다큐멘터리뿐만 아니라 뉴스릴, 미편집 영상, 보도 사진 등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필름의 부재를 보완할 것이다. 또한, 한국전쟁을 보도한 일본의 뉴스릴과의 비교를 통해 양국 영상미디어의 한국전쟁 표상에 대한 비교연구를 진행한다.
◌제3주제: 한국전쟁 이미지의 비매개와 재매개
포스터, 전단지, 사진, 전쟁 조형물 등을 통해 후방의 시민을 대상으로 했던 언어-슬로건과 시각 이미지를 연구한다. 국가가 기획한 투명성의 비매개를 수용자가 어떻게 재매개(remediacy)했는가를 분석하여 국가의 전쟁 이데올로기에 대한 대중의 수용과 반발, 무의식적 전유를 밝힌다. 또한, 이 주제는 한국과 일본의 지정학적 조건에 따른 한국전쟁 표상에 대한 비교연구를 포함한다.
3. 한국전쟁의 표상과 기념의 정치 (2년차)
◌제1주제: 일본 대중문화 속 한국전쟁
일본문학에서 한국전쟁 표상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SF 문학,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처 영역에서는 한국전쟁을 제재로 한 작품이 다수 있다. 이들 장르문학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일본 대중문화 속 한국전쟁의 표상과 일본인의 한국전쟁 상상을 고찰하고 한국전쟁을 다룬 재일조선인 작가의 작품과도 비교 연구한다.
◌제2주제: 한국전쟁을 둘러싼 기념의 정치와 정치적 무의식
비단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참전국(UN군)은 각자의 맥락에 따라 한국전쟁을 기념-기억하는 양상이 다르다. 한국전쟁과 관련한 각국의 박물관 및 조형물의 표상, 제도, 사례의 비교를 통해 이를 고찰한다. 같은 진영 내부에 존재했던 다양한 입장과 분열을 살펴보고 기념의 정치가 가진 역동성과 기념 의례 속에 잠재해 있는 정치적 무의식을 파헤친다.
◌제3주제: 집단표상과 배제된 표상
한국전쟁에 대한 각국의 역사적 포지션에 따라 전쟁 이전의 기억이나 냉전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표상은 은폐되거나 왜곡・변질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배제된 표상은 국가와 냉전 시스템이 주조한 표상에 균열을 내며 또 다른 현실을 포착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계기를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작품과 수기를 통해 분석한다.
4. 냉전연구에서 평화연구로의 확장
이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외 학자들과 교류함으로써 아시아 냉전 연구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이바지한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와 축적된 연구 결과물을 논문뿐만 아니라 교양서나 동영상 등으로 제작해 한국전쟁과 분단문제에 대한 관계사적 인식을 일반에 확산한다.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참석할 수 있는 콜로키엄을 개최하여 연구 결과를 시민과 공유하고 시민 평화교육과 사회문제 해결에 접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