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과제 검색 >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대와 차이, 우정의 글쓰기: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적 만남과 대화
Solidarity and difference, writing of friendship: The Meeting and Dialogue between Kim Seokbeom and Kim Sijong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20S1A5A2A01041232
선정년도 2020 년
연구기간 2 년 (2020년 07월 01일 ~ 2022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권성우
연구수행기관 숙명여자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한 주체의 입장과 예술관, 감성은 단지 혼자서만 형성된 것이 아니라, 그에게 소중한 자극과 영향을 준 타자와의 긴밀한 관련 하에서 탐구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대표적인 재일 디아스포라 소설가인 김석범(金石範)과 역시 높이 평가받는 재일 디아스포라 시인 김시종(金時鐘)의 관계는 매우 각별하고 이채롭다. 이 둘의 관계는 ‘두 사람이 함께 책상 들기’의 문제의식을 적용할 수 있는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김석범과 김시종은 서로에 대한 오랜 우정과 깊은 신뢰 속에서 평생 문필 활동을 수행해온 각별한 관계이다. 이들은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공히 높은 평가를 받는 문인이라는 사실 외에도 여러 공통점을 지녔다.
    김시종은 『조선평론』 창간호(1951)를 계기로 김석범 작가를 처음 만난 일화를 얘기하면서 운명과도 같은 섭리에 대해 얘기한다. 김시종은 김석범과의 만남, 교류를 통해 자신의 시 세계를 일구어나가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다. 소설가 김석범 역시 비슷한 입장의 재일조선인 문사로서, 후배 김시종의 시와 삶을 누구보다도 아끼고 존중했다.
    이런 둘 사이의 각별한 관계를 생각한다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석범의 시좌(視座)에서 김시종을 보면, 김시종의 문학세계와 고유한 특성이 훨씬 잘 보일 것이며, 마찬가지로 김시종의 시좌에서 김석범의 글쓰기를 탐구하면 김석범의 문학세계와 고유한 성격이 월등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 둘의 관계는 단지 선후배나 문우라는 관계로 포괄할 수 없는 관계, 깊은 문학적 우정과 신뢰 및 연대의 마음을 쌓아오며 서로 문학적 자극을 주고받아온 특별한 관계인 것이다. 동시에 그들은 일본에서 재일조선인(한인)이라는 소수자의 정체성을 지니면서, 북한과 한국, 일본과 모두 거리를 둔 채, 고독한 경계인과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고수해온 대표적 문인이다.
    이들은 수많은 문학적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적 입장과 차이가 지닌 맥락과 의미는 두 사람의 대담집에서 매우 인상적으로 드러난다. 이 둘의 대담집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에는 4·3을 둘러싼 문학적·역사적 논점을 다룬 주목할만한 언급들이 포함돼 있다. 김석범과 김시종의 세계관, 문학적 감성, 자의식, 역사를 바라보는 태도 등이 바로 이 책에서 밀도 깊게 펼쳐진다. 대담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4·3의 직접체험 여부와 연관된 글쓰기의 성격이다.
    4·3에 대한 체험 여부는 이들의 글쓰기 성격과 운명을 규정지은 매우 본질적인 요소였다. 김석범과 김시종은 이 차이를 주제로 대담집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를 펴냈다. 4·3을 직접 체험하지 못했지만 그에 대해 평생 쓸 수밖에 없는 운명/4·3을 불꽃같이 통과했지만 바로 그렇기에 그에 대해 쓸 수 없었던 운명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4·3을 둘러싼 창작 태도, 허구/사실의 차이를 비롯한 이 같은 대담의 주제들은 보다 면밀하게 해석되고 탐구되어야 할 논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논점들에 대한 섬세한 해석과 분석을 통해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관을 한층 입체적이며 명료하게 드러내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아울러 김석범의 『화산도』에 삽입된 김시종 시인의 4·3 당시의 우편국 사건 스토리와 도피·밀항과정을 김시종의 자서전과 김석범·김시종 대담집에서 고백한 우편국 사건과 비교·분석하는 것이 이 연구의 또 하나의 목적이다. 김석범과 김시종을 둘러싼 이 같은 두 가지 연구 주제는 지금까지 제대로 연구된 바가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이 연구는 김석범과 김시종 사이의 각별한 문학적 관계에 주목하면서, 이들이 오랜 세월 동안 글쓰기를 진행하며 서로에게 어떠한 자극을 주고받았는지, 서로의 문학을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살펴보게 될 것이다. 요컨대 이 연구는 김석범과 김시종, 두 대표적인 재일 한인 디아스포라 문인의 문학적 우정과 연대, 문학적 차이에 대해 면밀하게 탐구하는 것이 주요한 연구목적이다.
  • 기대효과
  • 1) 이 연구는 지금까지 개별적인 차원에서 연구되어왔던 김석범과 김시종 연구의 성과에서 더 나아가, ‘두 사람이 함께 책상 들기’라는 문제의식으로 이 둘의 관계, 상호 영향, 우정, 지적 자극에 주목하면서, 이들의 문학을 읽어내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것은 두 문인의 차이와 공통점(감각)에 대한 면밀한 해석을 수행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의식과 연구방법은 그동안 충분히 부각되지 않았던 두 사람의 고유한 문학세계를 한층 섬세하고 면밀하게 해석하고, 각각의 특성과 입장, 개성적인 문학관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김석범 작가와 김시종 시인의 대화를 묶은 단행본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에는 문학과 사회를 둘러싼 중요한 주제에 대한 매우 인상적이며 소중한 발언들이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니힐리즘과 혁명의 관계, 창작에 있어서 직접 체험과 허구의 차이, 상대방 글쓰기의 의미와 평가, 8.15해방에 대한 예측과 자의식, 두 사람의 글쓰기(작품)에 드러난 4·3의 상처와 잔향 등의 논점이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 이 주제들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과 해석은 두 사람의 문학세계와 그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최근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한 국민국가에 온전히 소속되지 않는 경계인에 속하며 제주 4·3 등 국가폭력에 끊임없이 저항했던 재일 한인(조선인)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에 대한 탐구는 동아시아에서 팽배하고 있는 국가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국가와 다수자의 폭력에 대해 사유하는 소수자인 그들의 고뇌와 지성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상호 이해를 위해서도 지금 이 시대에 진지하게 되새길 커다란 가치가 존재한다.
    4) 앞으로 수행될 연구에서, 본 연구자는 김석범 작가, 김시종 시인과의 수차례 인터뷰를 기획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그 인터뷰에서 확보하게 될 김석범과 김시종의 육성과 발언 기록은 소중한 문학사적 기록과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생존해 있는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원로 문인에 해당하는 김석범(1925~) 작가와 김시종(1929~) 시인과의 인터뷰(직접 대화)는 이들의 연세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이 기획은 단지 일회적인 차원이 아니라, 학문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 연구에서 시도할 인터뷰는 두 사람의 문학과 인생에 대한 오랜 공부와 이해를 통해 체계적이며 준비된 대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높이 평가받는 대표적인 재일 디아스포라 문인인 김석범 작가와 김시종 시인의 문학세계를 둘러싼 여러 가지 논점에 관한 탐구는 두 사람의 문학에 대한 면밀한 이해에서 더 나아가, 재일 한인문학 전반이나 이 시대 한국문학의 진로와 역할에도 생산적인 자극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두 사람의 고뇌, 지성, 문학관, 일상, 사유, 일본에 대한 생각을 탐구하는 과정은 점차 다문화사회로 이행되는 한국사회와 한국문화에 열린 상상력과 관용의 정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6) 연구자는 김석범, 김시종의 문학세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대학 현장 수업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한인 디아스포라 문학의 이해>나 <디아스포라 인문학 산책> 같은 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과목은 특정 국가 중심의 문학 수업의 구도를 탈피하여, 다양한 디아스포라 문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과정은 곧 한국문학의 범주와 정의에 생산적인 균열을 가하면서, 국제화 시대의 한국문학(한인문학, 한민족문학) 교육의 혁신에 변화에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김석범과 김시종의 오랜 신뢰와 서로의 글쓰기에 대한 깊은 애정에 기반한 특별한 문학적 관계에 주목한 이 연구는 김석범과 김시종, 두 대표적인 재일 한인 디아스포라 문인의 문학적 우정과 연대, 문학적 차이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이 둘의 문학세계에 대해 한층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연구의 1차연도에는 김석범의 대하소설 『화산도』에 등장하는시인 김시종의 우편국 사건 스토리를 김시종 자서전 『조선과 일본에 살다』에 등장하는 스토리와 면밀하게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화산도』곳곳에는 김시종 시인의 4·3사건 당시 우편국 사건 스토리와 이후 행적이 기술돼 있다. 물론 소설 『화산도』에 등장하는 서술은 김석범 작가에 의해 김시종 시인의 스토리가 다소 변주된 것이다. 공간, 도피 장소에 차이가 존재하며, 자서전과 대담에서 긴박하게 묘사된 관탈섬 장면은 『화산도』에 빠져 있다. 이런 두 가지 스토리의 차이는 소설과 실제 사실의 고백이라는 담론(장르)의 차이에서 비롯되지만,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관과 4·3이라는 역사적 현실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에서도 연유한다.
    아울러 김석범과 김시종의 대담을 편집한 단행본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에 서술된 김시종의 4·3으로 인한 도피 경로와 자서전에 등장하는 도피 경로에도 몇몇 차이가 존재한다. 이 점은 4·3이라는 민감한 역사적 경험을 공개하는 시대적 감각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각 텍스트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더불어, 김시종 시인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실제 김시종의 4·3 우편국 사건 이후에 일본 이카이노 지역에 이르는 도피 행로를 획정하고 문학적 서사와 실제 진실의 차이가 지닌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 1차연도 연구의 내용이다.
    2차연도에는 김석범과 김시종의 대담집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제주대출판부, 2007)에서 제기된 중요한 논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사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육성과 체험, 기질, 문학과 언어, 역사에 대한 관점이 매우 생생하게 드러난 이 대담은 제목에서 암시되듯이, 무엇보다 제주 4.3을 둘러싼 직접 체험 여부의 차이가 지닌 의미가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
    이밖에도 이 대담집에는 문학과 사회를 둘러싼 중요한 주제에 대한 두 문인의 인상적이며 주목할만한 발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니힐리즘과 혁명의 관계, 창작에 있어서 직접 체험과 허구의 차이, 상대방 글쓰기의 의미와 평가, 8.15해방에 대한 예측과 자의식, 두 사람의 글쓰기(작품)에 드러난 4·3의 상처와 잔향 등의 논점이 생생하게 등장한다. 이 주제들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과 해석은 두 사람의 문학세계와 그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역사적 사료의 가치를 지녔기에, 공적으로 기억하고 의미부여 해야 할 소중한 대목들이 많다.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과 그 관계에 대해 탐색하기 위한 이 연구의 방법과 연구 추진전략은 무엇보다 연구 대상인 김석범, 김시종과의 실제 만남을 통한 대화, 질의-응답, 정보 확인에 중점을 둔다. 일단 실증적인 단계의 정확한 획정(劃定)과 정리 이후에 이론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아직 생존해 있는 김석범과 김시종 연구에 적합한 수순이다.
    그렇기에 이 연구는 현장에서의 구술자료와 채록, 인터뷰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단지 텍스트 분석에 한정되지 않는 연구를 모색할 것이다. 연구대상인 김석범 작가, 김시종 시인과 직접 만나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저작, 문학, 인생, 서로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요컨대 일종의 구술사(oral history) 연구에 해당하는 연구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1925년생인 김석범, 1929년생인 김시종은 올해로 90대이다. 이들의 건강이 언제 나빠져도 이상하지 않으며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연세이다. 이럴수록 그들과 만나 소중한 얘기를 직접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김석범과 김시종의 오랜 신뢰와 서로의 글쓰기에 대한 깊은 애정에 기반한 특별한 문학적 관계에 주목한 이 연구는 김석범과 김시종, 두 대표적인 재일 한인 디아스포라 문인의 문학적 우정과 연대, 문학적 차이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이 둘의 문학세계에 대해 한층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연구의 1차연도에는 김석범의 대하소설 『화산도』에 등장하는 시인 김시종의 우편국 사건 스토리를 김시종 자서전 『조선과 일본에 살다』에 등장하는 스토리, 김석범·김시종 대담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일본어판 2001, 한국어 번역은 2007년. 제주대출판부)와 면밀하게 비교 분석했다.
    우선 김석범과 김시종의 대담과 김시종의 자전에 묘사된 차이가 있다. 자서전의 도피 행로가 대담보다 한층 구체적이며 다양하다. 대담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던 지명이 자전에서는 명시적으로 드러난다. 밀항선을 타고 일본에 처음 상륙한 해변 지명도 자전에서 정확하게 서술된다. 자서전과 대담의 내용 차이는 2015년과 2000년이라는 15년의 시간 사이에 존재하는 사회, 정치적 환경의 변화와 연관된다. 요컨대 그 차이는 4·3이라는 민감한 역사적 경험을 공개하는 시대적 감각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김시종 시인은 자신의 4·3 관련 행적과 스토리, 연관 인물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이다.
    『화산도』 곳곳에는 김시종 시인의 4·3사건 당시 우편국 사건 스토리와 이후 행적이 기술돼 있다. 물론 소설 『화산도』에 등장하는 서술은 김석범 작가에 의해 김시종 시인의 스토리가 다소 변주된 것이다. 그 내용은 김시종이 직접 밝힌 스토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가령 우편국 사건의 결말, 탄압 주체, 도피 장소 등에 차이가 존재하며, 자서전과 대담에서 긴박하게 묘사된 관탈섬 장면은 『화산도』에 빠져 있다. 이런 스토리의 차이는 소설과 실제 사실의 고백이라는 담론(장르)의 차이에서 비롯되지만,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관과 4·3이라는 역사적 현실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에서도 연유한다. 말하자면 『화산도』에 등장하는 우편국 사건과 그로 인한 도피 과정에는 김시종의 실제 스토리를 소설로 변용할 수밖에 없는 김석범의 시각과 관점이 투영돼있는 것이다.
    아울러 김석범과 김시종의 대담을 편집한 단행본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에 서술된 김시종의 4·3으로 인한 도피 경로와 자서전에 등장하는 도피 경로에도 몇몇 차이가 존재한다. 이 점은 4·3이라는 민감한 역사적 경험을 공개하는 시대적 감각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김시종 자서전이 발간된 2015년, 김시종이 4·3과 연관된 행적과 우편국 사건을 처음 공개하던 2000년, 그리고 <화산도> 2부가 한창 집필되던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이라는 세 가지 시기의 정치·사회적 상황의 차이가 존재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2차연도에는 김석범과 김시종의 대담집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제주대출판부, 2007)에서 제기된 중요한 논점 중에서 주로 제주 4·3 체험 여부가 둘의 글쓰기에 미친 영향(침묵과 계속 쓰기), 이와 이어지는 주제로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직접 체험(리얼리티)과 허구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두 사람의 육성과 체험, 기질, 문학과 언어, 역사에 대한 관점이 매우 생생하게 드러난 이 대담은 제목에서 암시되듯이, 무엇보다 제주 4.3을 둘러싼 직접 체험 여부의 차이가 지닌 의미가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과 해석은 두 사람의 문학세계와 그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역사적 사료의 가치를 지녔기에, 공적으로 기억하고 의미부여 해야 할 소중한 대목들이 많다.
    김시종은 4·3의 저항조직에 참여했다가, 가까스로 일본으로 밀항했던 처지였다. 그래서 김시종에게 4·3은 인생의 원체험이자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며 깊은 상처에 해당한다. 그래서 김시종은 4·3에 대해 알리고, 4·3의 비극을 초래한 세력에 문학적으로 저항하는 대신에 자신이 묵묵히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다. 그의 몇몇 시편들에는 제주 4·3 학살과 그 상처에 대한 내용이 간접적이고 암시적으로 묘사되어 있을 뿐이다. 요컨대 그는 김석범 작가처럼 4·3의 비극을 구체적이며 적극적으로 다루고 형상화해오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들 수 있다. 첫 번째, 제주 4·3으로 인한 가공할 학살의 현장에서 자신이 도망쳤다는 죄의식과 부끄러움의 감정이 김시종의 평생을 지배했다는 사실, 두 번째 당시 남로당 조직과 연계되었던 자신의 이력이 드러나면, 4·3의 진실이 특정한 이념과 연계되어 봉기의 정당성이 훼손되면서 편향되게 알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 세 번째 자신이 밀항으로 인한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이 발각돼 추방될 수도 있다는 불안 등이 김시종으로 하여금 제주 4·3에 대한 침묵을 지키게 만든 것이다.
    이에 비해 소설가 김석범은 「까마귀의 죽음」(1957)부터 치면 올해 2022년까지 65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4·3이라는 한국 현대사 미증유의 비극에 집중적으로 매달려왔다. 제주 4·3을 평생 동안 천착해온 김석범 글쓰기의 정점에 4·3을 총체적으로 형상화한 대하소설 『화산도』가 존재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마땅한 사실은 그가 4·3의 비극을 직접 겪지 않은 채, 심지어 작품 대부분을 현장답사도 없이 대하소설 󰡔화산도󰡕를 창작했다는 점이다.
    4·3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김석범은 일본에서 출간된 4·3 관련 자료와 역사서, 체험자의 증언, 자신의 기억 등 4·3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총망라하고 개연성 있는 허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까마귀의 죽음』과 『화산도』를 쓸 수밖에 없었다.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전체적인 역사적 구도는 사실이지만, 세부적인 묘사는 허구와 사실의 변용에 가깝다. 요컨대 김석범은 제주 4·3을 직접 체험하지 않았고 작품 현장도 탐방할 수 없었기에, 특히 『화산도』 같은 대하소설 창작에 있어서 개연성 있는 허구를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영문
  • In this study, I examined the literary friendship, solidarity, and literary differences between novelist Kim Seok-beom and poet Kim Si-jong, who are representative Korean diaspora writers in Japan.

    First of all, in the first year, I studied Kim Si-jong's "The Story of the Postal Service Incident," which appears in Kim Seok-beom's epic novel, ‘Hwasando(火山島)’. In addition, the story was compared and analyzed closely with the story that appears in the autobiography of Kim Si-jong and the conversation between the two writers.
    There is a difference between the two's conversation and the story depicted in Kim Si-jong's autobiography. The escape routes in the autobiography are more specific and diverse than those in the conversation. The difference is related to the changes of the political environment between in 2015 and in 2000.
    ‘Hwasando’ describes the story of Kim Si-jong's incident at the post office and his whereabouts afterwards. Of course, the narrative in the novel, ‘Hwasando’ is a variation of poet Kim Si-jong's story made by writer Kim Seok-beom. And Kim Si-jong's story in ‘Hwasando’ reflects Kim Seok-beom's perspective, which has no choice but to transform real events into the novel.

    In the second year, I explored the main points of the conversation between Kim Seok-beom and Kim Si-jong.
    The interpretation of the difference between the two writers’ experiences surrounding the Jeju April 3 Incident is a useful guide to understand the two's different literary choices.
    Poet, Kim Si-jong stowed away to Japan through the process of directly participating in April 3 and fleeing. The guilt prevented him from writing on the subject of April 3. For Kim Si-jong, April 3 was the original experience of life and a deep wound. Kim Si-jong's life was dominated by feelings of guilt and shame derived from the fact that he fled from the scene of the terrible massacre caused by Jeju April 3.
    In comparison, novelist Kim Seok-beom has carried out literary testimony on the April 3 incident for many years. Since he had to write without experiencing April 3 in person, he has used fiction as a major creative methodology. A vivid fiction based on historical facts is an important feature of Kim Seok-beom's literature.

    The literary difference between Kim Seok-beom and Kim Si-jong is a touchstone that clearly reveal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experience of historical events and writing.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 연구는 대표적인 재일 한인 디아스포라 문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석범 소설가와 김시종 시인의 문학적 우정과 연대, 문학적 차이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이 둘의 문학세계에 대해 한층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을 그 주요목적으로 한다. 그러한 과정으로 이 연구는 김석범과 김시종의 오랜 신뢰와 서로의 글쓰기에 대한 깊은 애정에 기반한 특별한 문학적 관계에 주목했다.

    이 연구의 1차년도에는 김석범의 대하소설 『화산도』에 등장하는 시인 김시종의 우편국 사건 스토리를 김시종 자서전 『조선과 일본에 살다』에 등장하는 스토리, 김석범·김시종 대담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일본어판 2001, 한국어 번역은 2007년. 제주대출판부)와 비교 분석했다.
    우선 김석범과 김시종의 대담과 김시종의 자전에 묘사된 차이가 있다. 자서전의 도피 행로가 대담보다 한층 구체적이며 다양하다. 대담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던 지명이 자전에서는 명시적으로 드러난다. 자서전과 대담의 내용 차이는 해당 텍스트가 발표되던 시점을 둘러싼 존재하는 사회, 정치적 환경의 변화와 연관된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김시종 시인은 점차 자신의 4·3 관련 행적과 스토리, 연관 인물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가능했다.
    『화산도』의 여러 대목에는 김시종 시인의 4·3사건 당시 우편국 사건 스토리와 이후 행적이 기술돼 있다. 그 내용은 김시종이 대담과 자서전 등을 통해 직접 밝힌 스토리와는 차이가 있다. 가령 자서전과 대담에서 긴박하게 묘사된 관탈섬 장면은 『화산도』에 빠져 있다. 이런 스토리의 차이는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관과 4·3이라는 역사적 현실을 대하는 다른 관점에서 연유한다. 『화산도』에 등장하는 우편국 사건과 그로 인한 도피 과정에는 김시종의 실제 스토리를 소설로 변용할 수밖에 없는 김석범의 시각과 관점이 투영돼 있다.

    2차년도에는 김석범과 김시종의 대담집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제주대출판부, 2007)에서 제기된 중요한 논점 중에서 주로 제주 4·3 체험 여부가 둘의 글쓰기에 미친 영향(침묵과 계속 쓰기), 이와 이어지는 주제로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직접 체험(리얼리티)과 허구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두 사람의 육성과 체험, 기질, 문학과 언어, 역사에 대한 관점이 매우 생생하게 드러난 이 대담은 제목에서 암시되듯이, 무엇보다 제주 4.3을 둘러싼 직접 체험 여부의 차이가 지닌 의미가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

    김시종은 4·3의 저항조직에 참여했다가, 가까스로 일본으로 밀항했던 처지였다. 그래서 김시종에게 4·3은 인생의 원체험이자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며 깊은 상처에 해당한다. 그래서 김시종은 4·3에 대해 알리고, 4·3의 비극을 초래한 세력에 문학적으로 저항하는 대신에 자신이 묵묵히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다. 그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들 수 있다. 첫 번째, 제주 4·3으로 인한 가공할 학살의 현장에서 자신이 도망쳤다는 죄의식과 부끄러움의 감정이 김시종의 평생을 지배했다는 사실, 두 번째 당시 남로당 조직과 연계되었던 자신의 이력이 드러나면, 4·3의 진실이 특정한 이념과 연계되어 봉기의 정당성이 훼손되면서 편향되게 알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 세 번째 자신이 밀항으로 인한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이 발각돼 추방될 수도 있다는 불안 등이 김시종으로 하여금 제주 4·3에 대한 침묵을 지키게 만든 것이다.
    이에 비해 소설가 김석범은 「까마귀의 죽음」(1957)부터 치면 올해 2022년까지 65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4·3이라는 한국 현대사 미증유의 비극에 집중적으로 매달려왔다. 제주 4·3을 평생 동안 천착해온 김석범 글쓰기의 정점에 4·3을 총체적으로 형상화한 대하소설 『화산도』가 존재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마땅한 사실은 그가 4·3의 비극을 직접 겪지 않은 채, 심지어 작품 대부분을 현장답사도 없이 대하소설 󰡔화산도󰡕를 창작했다는 점이다. 4·3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김석범은 일본에서 출간된 4·3 관련 자료와 역사서, 체험자의 증언, 자신의 기억 등 4·3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총망라하고 개연성 있는 허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까마귀의 죽음』과 『화산도』를 쓸 수밖에 없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이 연구는 지금까지 개별적인 차원에서 연구되어왔던 김석범과 김시종 연구의 성과에서 더 나아가, ‘두 사람이 함께 책상 들기’라는 문제의식으로 이 둘의 관계, 상호 영향, 우정, 지적 자극에 주목하면서, 이들의 문학을 독해했다. 그것은 두 문인의 차이와 공통점(감각)에 대한 면밀한 해석을 수행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의식과 연구방법은 그동안 충분히 부각되지 않았던 두 사람의 고유한 문학세계를 한층 섬세하고 면밀하게 해석하고, 각각의 특성과 입장, 개성적인 문학관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김석범 작가와 김시종 시인의 대화를 묶은 단행본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에는 문학과 사회를 둘러싼 중요한 주제에 대한 매우 인상적이며 소중한 발언들이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니힐리즘과 혁명의 관계, 창작에 있어서 직접 체험과 허구의 차이, 상대방 글쓰기의 의미와 평가, 8.15해방에 대한 예측과 자의식, 두 사람의 글쓰기(작품)에 드러난 4·3의 상처와 잔향, 4·3체험 여부를 둘러싼 글쓰기 방식의 차이 등의 논점이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 이 주제들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과 해석은 두 사람의 문학세계와 그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이즈음 한일 간 정치적 분쟁으로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한 국민국가에 온전히 소속되지 않는 경계인에 속하며 제주 4·3 등 국가폭력에 끊임없이 저항했던 재일 한인(조선인)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에 대한 탐구는 동아시아에서 팽배하고 있는 국가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국가와 다수자의 폭력에 대해 사유하는 소수자인 그들의 고뇌와 지성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상호 이해를 위해서도 지금 이 시대에 진지하게 되새길 커다란 가치가 존재한다.
    4) 코로나가 지속됨에 따라 애초에 연구기간에 계획된 김석범 작가, 김시종 시인과의 수차례 인터뷰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일본에 가서 애초에 기획한 이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 인터뷰에서 확보하게 될 김석범과 김시종의 육성과 발언 기록은 소중한 문학사적 기록과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생존해 있는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원로 문인에 해당하는 김석범(1925~) 작가와 김시종(1929~) 시인과의 인터뷰(직접 대화)는 이들의 연세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이 기획은 단지 일회적인 차원이 아니라, 학문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 연구에서 시도할 인터뷰는 두 사람의 문학과 인생에 대한 오랜 공부와 이해를 통해 체계적이며 준비된 대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높이 평가받는 대표적인 재일 디아스포라 문인인 김석범 작가와 김시종 시인의 문학세계를 둘러싼 여러 가지 논점에 관한 탐구는 두 사람의 문학에 대한 면밀한 이해에서 더 나아가, 재일 한인문학 전반이나 이 시대 한국문학의 진로와 역할에도 생산적인 자극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두 사람의 고뇌, 지성, 문학관, 일상, 사유, 일본에 대한 생각을 탐구하는 과정은 점차 다문화사회로 이행되는 한국사회와 한국문화에 열린 상상력과 관용의 정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6) 연구자는 김석범, 김시종의 문학세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대학 현장 수업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한인 디아스포라 문학의 이해>나 <디아스포라 인문학 산책> 같은 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과목은 특정 국가 중심의 문학 수업의 구도를 탈피하여, 다양한 디아스포라 문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과정은 곧 한국문학의 범주와 정의에 생산적인 균열을 가하면서, 국제화 시대의 한국문학(한인문학, 한민족문학) 교육의 혁신에 변화에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색인어
  • 김석범, 김시종, 문학적 우정, 연대(連帶), 차이, 제주4.3, 자이니치(재일한인), 디아스포라, 허무주의
  • 연구성과물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