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연구의 필요성
과학영재고는 과학, 수학, 정보 등 STEM 영역에 재능을 가진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이들이 탁월한 성취를 보이는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매우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러한 영역에 재능이 있으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정의 ...
가. 연구의 필요성
과학영재고는 과학, 수학, 정보 등 STEM 영역에 재능을 가진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이들이 탁월한 성취를 보이는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매우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러한 영역에 재능이 있으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정의 학생이나 다문화 가정 학생 등 영재교육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소외영재(교육인적자원부, 2007)가 영재고에 입학을 원할 경우 일반 학생과 직접 경쟁하는 것은 불리하기 때문에 사회통합전형을 통하여 과학고는 정원내 20% 이상, 영재고는 정원외 10% 내외를 선발하고 있다(류지영, 김미진, 2018). 제4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에서는 향후 소외계층 선발 수혜를 강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소외계층을 위한 이러한 교육기회의 확대는 사회의 평등과 복지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하나, 몇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 번째는 소외영재가 영재고에 입학한 후 학업적, 심리적 문제를 겪는다는 점이다(Crawford et al., 2019; Hebert, 2018). 영재고에 입학하고자 하는 일반전형 학생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선행학습을 강도 높게 받는다. 반면 사회통합전형으로 입학하는 소외영재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을 통해 고등학교 입시준비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재고에서 받을 학습 준비도의 수준이 다르고 이로 인해 학업성취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류지영, 김미진, 2018; 이경숙, 이신동, 2016). 생애주기의 관점에서 과학 분야에 재능이 있는 과학영재에게 있어서 고등학교 시기는 계획적이고 강도 높은 학습을 통해 잠재력이 성취로 변해가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김주아 등, 2017; Subotnik et al., 2011). 이 시기동안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전반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을 받음으로써 향후 과학자로서의 전문성을 발현하기 위한 기초를 쌓는다. 따라서 영재고 에서 학업을 시작하기 전 출발점부터의 훈련의 차이는 학업 성취 측면에서 따라잡기 어려운 간극을 만든다. 따라서 이들이 영재고라고 하는 출발점에 서기 전 어떠한 학습경험을 하여왔는지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시기는 또한 청소년기이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높게 유지하고 또래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 이러한 강도 높은 학습 훈련을 견디고 자신의 재능을 계발하기 위하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다(Casey & Caudle, 2013; O’Brien et al.,2011; Somerville, 2013). 학업 저성취는 또래 집단에서의 부적응, 나아가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강기수, 2012), 학교 부적응은 다시 학업 저성취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과학고나 영재고에 입학하는 소외영재의 학업 저성취를 해결하기 위하여 브릿지 프로그램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으나 극복이 쉽지는 않다. 즉 소외영재가 영재고에 입학한 이후 학습경험이 어떠한지, 심리적, 관계적, 학업적 측면에서 일반전형 입학생에 비하여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이들이 영재고를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한 이후에도 이러한 격차가 지속되는지, 아니면 영재고의 학습경험을 통하여 대학 진학 이후에는 격차가 해소되어 자신의 과학적 재능을 계발하고 있는지에 대한 추적 조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이신동 등, 2011). 제4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에서는 영재교육의 학교급간 연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소외영재가 학업 격차를 해소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Rinn과 Plucker(2004)는 대학에서 우수한 영재를 뽑은 후 그들의 지적 자극과 학문적 재능 계발을 위하여 대학이 무엇을 제공해주었나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며, 이들의 교육적 요구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특히 소외영재의 경우는 대학에 입학하고 난 이후 영재고와 같은 전면적인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자신의 경제적, 학업적 어려움과 대면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나. 연구목적
이 연구를 통해 소외영재와 일반영재가 영재고에서 얻은 학습경험이 무엇인지를 환경과 상황 전체를 고려하여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소외계층 영재교육선발 수혜 강화 및 실질적 지원 강화를 앞두고, 영재고에서 이들의 학습경험이 어떠했는지 파악함으로써 소외영재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소외영재를 위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교육에서 부족한 것이 있었다면 무엇인지를 밝힐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질적 지원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