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과제의 내용은 아감벤이 제시한 호모 사케르의 정치철학을 분석 틀로 하여 우리사회의 생명정치적 담론인 위험의 외주화, 빈곤의 형벌화, 감염의 계층화를 검토하고 이와 관련된 현실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1년차 연구에서는 한국사회의 ...
본 연구과제의 내용은 아감벤이 제시한 호모 사케르의 정치철학을 분석 틀로 하여 우리사회의 생명정치적 담론인 위험의 외주화, 빈곤의 형벌화, 감염의 계층화를 검토하고 이와 관련된 현실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1년차 연구에서는 한국사회의 생명정치적 담론과 현실을 분석하기 위한 정치철학적인 틀을 검토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여기서는 호모 사케르로 표상되는 아감벤의 정치사상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나아가 생명정치학에서 사용되는 핵심용어들, 이를테면 생명정치․생활정치․생명정당성․신체정치와 같은 개념들 또한 면밀하게 고찰해 볼 것이다. 한국사회의 호모 사케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벌거벗은 생명’, ‘생명권력’, ‘주권의 역설’, ‘포함된 배제’, ‘생살여탈권’, ‘예외상태’, ‘추방령’ 등을 포함하는 이론적 도구들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는 이후의 원활한 과제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연구수행의 기본 틀을 바탕으로 하여 1년차 연구에서는 ‘현행헌법 제1조의 해석론과 주권의 역설’에 관한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사회의 주권과 권력은 예외상태와 생명정치가 펼쳐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과연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귀속되어 있는지를 학문적으로 추적해볼 것이다.
2년차 연구는 ‘호모 사케르의 정치철학을 한국사회의 생명정치적 담론에 적용하기’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벌거벗은 생명이 정치적인 것으로부터 포함적 배제를 겪는 모습을 한국사회의 생명정치적 담론(談論)을 통해서 검토해보는 작업으로써, 우리사회의 비판담론에 대한 정치철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지난 20년간 우리사회에 등장했던 비정규 노동, 사법판결, 질병관리와 관련된 생명정치담론을 체계적으로 분석해본다. 이 과정에서 노동기본권에서 배제된 비정규 노동, 빈곤층에게 내려진 사법(형사)판결의 불공정성, 저소득층의 질병감염율과 의료양극화 담론에 내포된 생명정치학적인 함의를 밝혀내도록 하겠다. 특히 2년차 연구에서는 한국사회의 생명정치적 담론이 주권자들을 포함하면서 배제시키는 생체권력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독점적 권한부여’에 관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어 볼 예정이다. 기업권력과 비정규 노동, 사법권력과 사법판결, 의료권력과 질병관리라는 생명정치적 현상 이면에 자본독점과 법률해석의 독점 그리고 진단과 처방의 독점이 위치한다는 것을 탐구하여, 예속된 주권권력으로 표상되는 벌거벗은 생명에 대한 독점적 권한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해볼 것이다.
3년~5년차 연구에서는 우리사회의 정치권력이 생명관리를 기능으로 갖추고 있다는 것을 법과 현실사례를 통하여 증명하고, 생명정치적 담론과 현실분석을 통해 ‘살게 하거나 죽게 내버려두는’권력의 실질을 드러내는 르포르타주의 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3년~5년차 연구에서는 법률의 제도화가 호모 사케르의 출현과 연결되는 지점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헌법․법률․명령(시행령)․판례의 수준에서 시도할 예정이다. 나아가 2001~2020년을 시간적 범위로 한 각종의 산업재해 사례, 노동기본권에서 배제된 비정규직의 모습, 빈곤층의 재범률 분석, 형사정책․교정행정의 양태, 저소득층의 질병감염률, 의료양극화 및 의료불평등 실태 등과 같은 영역을 탐사하여 가장 약한 자들의 한계상황에 관한 현실사례를 다루도록 할 것이다. 이것은 한국사회의 호모 사케르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근거를 확보하는 작업이기도 한데, 이 과정에서 산출된 데이터와 분석적 함의는 앞서의 1년~2년차 연구 과제로 얼마든지 소급되어 활용되거나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