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을 단순히 ‘출처를 명명하지 않고 텍스트를 베끼기’라고 말하는 것은 ‘형식적인 정의이며, 이것은 ‘매우 위험한 개념의 편협’이다. 이로 인하여 현대의 ‘표절내러티브 Plagiatserzählung’는 그 이전의 역사적 과정을 배제하게 될 뿐만 아니라, ‘특수한 서사논리 Erz ...
표절을 단순히 ‘출처를 명명하지 않고 텍스트를 베끼기’라고 말하는 것은 ‘형식적인 정의이며, 이것은 ‘매우 위험한 개념의 편협’이다. 이로 인하여 현대의 ‘표절내러티브 Plagiatserzählung’는 그 이전의 역사적 과정을 배제하게 될 뿐만 아니라, ‘특수한 서사논리 Erzähllogik’도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표절현상들은 궁극적으로 금지의 대상이 아니라, 예측될 수 있는 현상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최선의 방법은 “인식론적 질서의 지형도”에 기록하는 것이다. 표절논쟁은 이미 고대 그리스의 문학과 철학 영역에서 나타난다. 고대에서 대략 17세기까지 문학작품은 공적 문화재에 속하였기 때문에 국가의 통제 하에 있었다. 서적의 권리는 출판인과 서적판매상들에게 속하였고, 표절행위는 법적 조치가 아니라 ‘도덕과 명예’의 차원에서 다루어졌다. 17세기까지 ‘문학작품’은 일반적으로 옷이나 집 혹은 토지와 같이 인간이 필요로 하고 사용하는 ‘물건들 Dinge’과 동일한 물건으로 간주되었던 반면, 18세기 이후 문학은 단순히 ‘사람 Person’이나 ‘대상물 Gegenstand’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표현된 대상물’로 파악되기 시작한다. ‘저작권법 Urheberrecht’이 출현하고 ‘법적 주체로서의 작가’가 탄생한다는 의미에서 18세기는 표절논쟁의 전환기이다. 18세기에는 작가와 학자들의 정신적 작업에 대한 철학적, 문학적, 법적 논쟁이 활성화되었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까지 유효한 지적 소유권의 이론들이 출현하게 된다. 표절은 이제 더 이상 도덕적 차원이 아니라, 법적 경제적 관점에서 다루어지기 시작한다. ‘문학적 표절현상’은 문화의 확고한 구성요소로서 ‘문화적 규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표절현상은 도덕적 해이나 개인적인 책임으로 간주하거나, 스캔들로 만들거나, 혹은 고발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거나 해명할 일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문학적 표절에 대한 연구기반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본 연구에서는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문학적 표절의 변이과정을 추적함으로써 표절을 개인적 도덕적 차원에서 판단하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생산적인 문학적 문화적 현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게 될 것이다.
기대효과
2015년 우리 문단은 베스트셀러 작가 신경숙의 표절시비로 시끌벅적하였다. 하지만 신경숙의 표절시비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표절논쟁들은 지속적이고 생산적인 담론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표절을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문제로 바라보는 비난일색의 모습을 보여준다 ...
2015년 우리 문단은 베스트셀러 작가 신경숙의 표절시비로 시끌벅적하였다. 하지만 신경숙의 표절시비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표절논쟁들은 지속적이고 생산적인 담론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표절을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문제로 바라보는 비난일색의 모습을 보여준다. 2014년에 ‘이상 문학상’ 대상을 받은 편혜영 작가의 『몬순』도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의 <일시적인 문제(원제: A Temporary Matter>와 유사하다는 혐의를 받았으며, 문학평론가 정문순은 유사한 부분을 제시하면서 표절 가능성을 암시한다. 문학적 표절논쟁에서 명백한 결론이 도출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표절논쟁은 개인적인 인신공격이 아니라 공적인 차원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논쟁과정을 통하여 표절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문학적 표절현상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 접근하고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며, 문학적 표절 연구의 활성화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본 연구는 표절논쟁을 개인적 차원의 인신공격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문학적 표절의 담론장’의 기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연구요약
I. 고대-17세기: 표절의 발단 1. 유사표절 현상들 고대 그리스 시대의 문학 텍스트는 ‘정해진 개인적 유형’, 즉 ‘작가’에게 귀속된다는 의식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 도서관에 소장된 문학작품은 공동체의 문화재로 간주되었고, 여기에 소장된 ‘국가의 문학적 귀중품’을 ...
I. 고대-17세기: 표절의 발단 1. 유사표절 현상들 고대 그리스 시대의 문학 텍스트는 ‘정해진 개인적 유형’, 즉 ‘작가’에게 귀속된다는 의식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 도서관에 소장된 문학작품은 공동체의 문화재로 간주되었고, 여기에 소장된 ‘국가의 문학적 귀중품’을 이용하는 행위는 정당한 것이었다. 이 시대의 표절문제는 주로 ‘도덕과 명예’의 차원에서 다루어졌으며, 표절행위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가 아니라 ‘모욕과 치욕’을 주는 도덕적 조치가 이루어진다.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로마의 출판인도 저자에게 원고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었으며, 일단 작품이 판매된 후에는 누구라도 필사하고 판매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다음의 두 사례에 대하여 다루어진다. - 필사시대의 ‘표절문학’ - 인쇄시대: 복제본의 확산
2. 문학적 표절의 뿌리: 고대 그리스 희극과 ‘아곤 Agon’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복사본에서 나타나듯이 표절성립은 ‘두 텍스트의 유사성’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표절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표절자’, ‘표절을 당한 자’, 표절을 ‘판단하는 심급’으로서 ‘공공성’이 요구된다. 특히 ‘일정한 방식에 의한 공공성의 조직화’는 표절성립의 필수조건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최초의 사례는 고대 그리스의 ‘문학경연’이다.
II. 표절의 전환기: 18세기 이 시기에는 출판업계와 작가 사이에서 문학작품의 소유권 논쟁이 격렬해졌으며, ‘지적 소유권’에 대한 철학적, 문학적, 경제적 관점에 대한 담론이 활성화된다. 작품에 대한 권리가 서서히 서적상으로부터 작가에게로 이동하는 시대가 열린다는 의미에서 18세기는 표절과 표절논쟁의 전환기로 간주된다. 18세기 이후 표절은 도덕적 차원이 아니라, 경제적 법적 차원에서 다루어지기 시작하는데, 특히 칸트와 피히테는 ‘작가의 지적 소유권’ 이론을 구축하는데 핵심적인 기반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 연구에서는 칸트와 피히테의 이론을 조명하게 될 것이다. 칸트 Immanuel Kant: 『도서복제의 부당함에 대하여』 피히테 Johann Gottlob Fichte: 『도서복제의 부당함에 대한 입증』
III. 표절은 지속된다: 문학적 전략으로서의 표절 1. 낭만주의: 표절의 르네상스 시대 공유문학 표절의 정당성을 옹호함. 2. 19세기-20세기: ‘모방주의 Epigonentum’와 몽타주기법 3. 문학적 표절의 금지와 허용의 한계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문학과 표절은 사실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문학적 표절은 결코 일회적이거나 개인적인 현상이 아니다. ‘문학적 표절’은 문화의 확고한 구성요소이다. 문학적 표절은 결코 도덕적 해이나 개인적인 문제로 간주하기, 스캔들로 만들기, 혹은 고발하기 등의 방식으로 해 ...
문학과 표절은 사실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문학적 표절은 결코 일회적이거나 개인적인 현상이 아니다. ‘문학적 표절’은 문화의 확고한 구성요소이다. 문학적 표절은 결코 도덕적 해이나 개인적인 문제로 간주하기, 스캔들로 만들기, 혹은 고발하기 등의 방식으로 해결하거나 해명할 일이 아니다. 문학적 표절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절을 둘러싼 역사적 문화적인 다양한 관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타이존은 표절을 단순히 ‘출처를 명명하지 않고 텍스트를 베끼기’로 규정하는 것은 ‘형식적인 정의’이며, 이것은 ‘매우 위험한 개념의 편협’이라고 말한다. 표절과 표절논쟁은 이미 고대 그리스의 문학과 철학 영역에서 나타난다. 고대에서 대략 17세기까지 문학작품은 공적 문화재에 속하였기 때문에 국가의 통제하에 있었고, 서적의 권리는 출판인과 서적판매상들에게 속하였다. 또한 표절행위는 법적 조치가 아니라 ‘도덕과 명예’의 차원에서 다루어졌다. 18세기를 기점으로 문학작품은 단순히 ‘사람’이나 ‘대상물’이 아니라, ‘개인적 특성이 표현된 대상물’로 파악되기 시작한다. 18세기에는 작가와 학자들의 정신적 작업에 대한 철학적, 문학적, 법적 논쟁이 활성화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유효한 ‘지적 소유권’ 이론들이 출현한다. ‘저작권법’이 출현하고 ‘법적 주체로서의 작가’가 탄생하면서 표절논쟁은 새로운 차원으로 바뀌는 시기가 바로 18세기이다. 18세기 이후 표절은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법적 경제적 관점에서 다루어지기 시작한다. 표절은 단순히 “두 텍스트의 유사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텍스트와 저자의 내적인 관계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이다 (타이존). 본 연구는 문학적 표절을 개인적 도덕적 차원에서 판단하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역사적 문화적 발전과정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영문
Literature and plagiarism coexist in a close relationship. Literary plagiarism should never be considered personal matters such as a moral hazard. ‘Literary plagiarism’ belongs to important cultural components, therefore this cultural phenomenon can n ...
Literature and plagiarism coexist in a close relationship. Literary plagiarism should never be considered personal matters such as a moral hazard. ‘Literary plagiarism’ belongs to important cultural components, therefore this cultural phenomenon can not be resolved by scandalizing or criticizing. Theisohn says that it ist not correct, to define plagiarism as 'copying text without specifying the author of the used text'. This is a 'formal definition', which represents a 'very dangerous and distorted concept'. In order to understand the literary plagiarism, we need to consider plagiarism in various historical and cultural aspects. Plagiarism and the debate on plagiarism already existed in ancient Greek literature and philosophy. Literary works between the ancient Greek period and the 17th century were managed and controlled by the state because they belonged to the public cultural area. During this period, publishers and book dealers had copyrights in books. Plagiarism in this period also was not a legal matter, but a matter of ethics and honor. At the Beginning of the 18th century, writers, scholars and book dealers debated about the nature of literary works. Many poets, philosophers, and writers were involved in this debate. They developed the theory that the ownership of a literary work should belong to the author, not book dealers or publishers. In other words, the author had ownership of the literary work as person with legal rights. In addition, literary works were not regarded as mere objects, but as the spiritual product of the author. The modern copyright theory is based on the theory of the 18th century. The problem of plagiarism also came to new situations. Now the plagiarism issue was shifted from the category of ethics to the area of law. Plagiarism does not simply mean “similarity between two texts”, but “essentially discussing the internal relationship between the text and the author”(Theisohn). The aim of this researches is to present new aspects on plagiarism, in other to understand literary plagiarism as a historical and cultural changing process.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문학과 표절은 사실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문학적 표절은 결코 일회적이거나 개인적인 현상이 아니다. ‘문학적 표절’은 문화의 확고한 구성요소이다. 문학적 표절은 결코 도덕적 해이나 개인적인 문제로 간주하기, 스캔들로 만들기, 혹은 고발하기 등의 방식으로 해 ...
문학과 표절은 사실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문학적 표절은 결코 일회적이거나 개인적인 현상이 아니다. ‘문학적 표절’은 문화의 확고한 구성요소이다. 문학적 표절은 결코 도덕적 해이나 개인적인 문제로 간주하기, 스캔들로 만들기, 혹은 고발하기 등의 방식으로 해결하거나 해명할 일이 아니다. 문학적 표절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절을 둘러싼 역사적 문화적인 다양한 관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고대부터 현대의 표절 현상을 고찰함으로써 표절과 문학의 밀접한 관계에 대하여 고찰하게 된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우리 사회의 표절논쟁들은 지속적이고 생산적인 담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표절을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문제로 바라보는 비난일색의 모습을 보여준다. 2014년에 ‘이상 문학상’ 대상을 받은 편혜영 작가의 『몬순』도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의 <일시적인 문제(원 ...
우리 사회의 표절논쟁들은 지속적이고 생산적인 담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표절을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문제로 바라보는 비난일색의 모습을 보여준다. 2014년에 ‘이상 문학상’ 대상을 받은 편혜영 작가의 『몬순』도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의 <일시적인 문제(원제: A Temporary Matter)>와 유사하다는 혐의를 받았으며, 문학평론가 정문순은 유사한 부분을 제시하면서 표절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일회적인 문제 제기에 그친 상황이다. 문학적 표절논쟁에서 명백한 결론이 도출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표절논쟁은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아니라 공적인 차원으로 발전되어야 하며, 논쟁과정을 통하여 표절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문학적 표절현상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 접근하고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며, 문학적 표절 연구의 활성화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본 연구는 표절논쟁을 개인적 인신공격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문학적 표절 담론’의 기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색인어
문학적 표절, 표절의 역사, 표절의 성립조건, 공공성의 조직화, 문학적 표절의 뿌리, 고대 그리스 희극, 아곤, 저작권, 복제본, 지적 재산권, 18세기의 책 논쟁, 불법 서적복제, 서적상과 작가의 갈등, 철학적 논쟁, 칸트, 피히테, 괴테, 표절과 모방, 낭만주의, 공유문학, 브렌타노 패러디, 장 파울, 피벨의 인생사, 표절의 정당성, 모방주의, 몽타주기법, 19세기의 표절문학, 20세기의 표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