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연구 결과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진로적응모형의 적합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으며, 진로자기의심에서 진로일체감에 이르는 직접 경로와 간접 경로가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는 진로자기의심이 진로일체감에 이르는 경로에서 진로적응성 및 진로구성이 ...
주요연구 결과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진로적응모형의 적합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으며, 진로자기의심에서 진로일체감에 이르는 직접 경로와 간접 경로가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는 진로자기의심이 진로일체감에 이르는 경로에서 진로적응성 및 진로구성이 부분 매개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진로자기의심이 적응자원을 감소시키고, 다시 적응반응을 적게 하여 간접적으로 진로일체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진로자기의심에서 진로구성에 이르는 경로에서 진로적응성이 부분 매개하고, 진로적응성에서 진로일체감에 이르는 경로에서 진로구성이 부분 매개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Savickas 외(2018)가 사용한 변인을 그대로 적용하여 적응준비-적응자원-적응반응-적응결과를 모두 포함한 순차적 과정을 확인함으로써 서구문화와 다른 국내에서도 진로적응모형이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둘째, 진로적응모형에서 적응자원과 적응반응의 경로를 반대로 설정한 경쟁모형의 적합도 지수는 높았으나, 진로자기의심에서 진로적응성으로 가는 경로가 유의하지 않아 진로자기의심과 진로일체감의 관계에서 진로적응성의 직접적인 매개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즉, 진로자기의심에서 진로일체감에 이르는 경로에서 진로구성만 직접적으로 부분 매개하였고, 진로적응성은 진로자기의심으로 인해 낮아진 진로구성의 영향을 받아 간접적으로 진로일체감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진로자기의심과 진로적응성의 관계를 진로구성이 완전 매개함을 확인하였고, 진로구성과 진로일체감의 관계를 진로적응성이 부분 매개함을 확인하였다. 이 모형은 Savickas 외(2018)의 연구에서 검증되지 않았고 진로적응모형의 가정과 다른 것이지만, 선행연구(강용관, 이동제, 신미선, 2017; 김영희, 이상희, 2013; Stringer, Kerpelman, & Skorikov, 2011)에서도 적응반응이 적응자원을 예측한다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 모형에 대해 추후연구에서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로적응모형과 경쟁모형 모두 적합도가 양호하고, 두 모형에서 상정한 경로에 대한 증거가 선행연구에서 지지되고 있기 때문에 진로적응을 설명하는데 어떤 모형이 좀 더 타당한 모형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적응준비, 적응자원, 적응반응, 적응결과라는 4가지 차원을 모두 포함한 모형을 검증한 초기 연구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증을 통해 어떤 모형이 이론적으로 혹은 경험적으로 더 타당한지 탐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금까지 진로개입이나 상담은 대부분 자기와 직업세계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진로결정 및 진로준비행동 향상, 취업능력 향상 등을 목표로 하였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취업 후 적응문제뿐만 아니라 직업시장의 총체적 변화로 인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할 수 있는 진로적응성 향상을 위한 진로개입 및 상담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직 초기 연구이긴 하지만 본 연구에서 우리나라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로적응모형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이 모형에 기반하여 개인이 적응에 문제를 이해하고 적응문제가 성격특성, 역량과 자원, 행동 수행 영역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구분하여, 해당 영역에 대한 적절한 개입방법을 구체화하는 것을 적용해 볼 수 있다(유지연, 신효정, 2019). 만약에 내담자의 진로적응에 대한 문제가 적응자원인 관심, 통제, 호기심, 자신감 부족에서 나타난 것이라면, 심리적인 접근과 함께 방향성을 잡는 활동, 의사결정 연습, 정보탐색 활동, 자기존중감 향상 등의 개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진로적응의 문제가 적응반응인 직업적 자기개념 공고화, 직업정보 탐색, 직업적 선택 결정, 선택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부족에서 나타난 것이라면 활동 중심의 접근으로 자기와 직업정보 탐색 활동, 의사결정 방법에 대한 안내,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세우기 활동 등의 개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임은미 외, 2018).
또한, 진로적응모형에서는 진로적응성이 진로자기의심과 진로구성의 관계를 부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경쟁모형에서는 진로구성이 진로자기의심과 진로적응성의 관계를 완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응반응과 적응자원 사이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피드백 루프의 존재 가능성을 암시하며(유지연, 신효정, 2019; Johnston, 2018; Schmitt & Chan, 2014), 적응반응과 적응자원에 대한 개입이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진로상담 현장에서는 개인의 진로적응을 높이기 위해 개인과 현장의 준비상황에 따라 가능한 부분에 먼저 개입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러한 개입들은 상호영향을 주고받아 적응적인 결과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