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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恨)과 모노노아와레(物哀)의 비교연구 : 한일간의 참된 문화적 대화를 위하여
A Comparative Study on Han and Monono-aware: For the Genuine Cultural Dialogue Between Korea and Japan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21S1A5A2A01062407
선정년도 2021 년
연구기간 1 년 6 개월 (2021년 07월 01일 ~ 2022년 12월 31일)
연구책임자 박규태
연구수행기관 한양대학교(ERICA캠퍼스)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앞둔 오늘날 장기화하는 한일갈등의 국면에서 양국은 분노사회(한국)와 체념사회(일본)의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 있는 듯싶다. 일본문화 연구자로서 이러한 상황의 타개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만한 인문학적 접근을 고민해오면서 한일비교문화에 주목하게 되었다. 문화야말로 한국인(일본인)이 ‘일본(한국)’이라는 공동체를 관념할 때 가장 중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양국 문화의 성격을 결정짓는 핵심 코드 중 하나가 바로 분노사회에 특징적인 ‘한’(恨)과 체념사회를 낳은 ‘모노노아와레’(物哀)일 것이다.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한일문화의 비교에 있어 ‘유사성 안의 차이’에 주목하면서, 특히 양국의 핵심적인 정서라 할 만한 ‘한’과 ‘모노노아와레’라는 미의식의 비교에 초점을 맞추어 궁극적으로 의미있는 참된 문화적 대화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에 있다. 이때 ‘유사성 안의 차이’에 주목하는 문화적 맥락을 올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한국인과 일본인은 인종적・언어적・문화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민족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한국과 일본 모두를 잘 아는 이들은 종종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를 본질적으로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양국민의 의식 속에는 서로에 대한 원심적인 반발 감정과 구심적인 친화 감정이 복잡하게 착종되어 있다. 한일간의 해묵은 갈등은 지정학적・역사적 경험의 차이에서 초래된 부분이 크겠지만, 상대방의 문화에 대한 무지나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도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양국은 동일한 한자・대승불교・유교 문화권에 속한다는 점에서도 많은 문화적 유사성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논리성의 결여, 대화에 있어서의 서투름, 지나친 감상주의, 내셔널리즘적 집단주의의 성향 등 부정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공통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양국의 이와 같은 공통점 속에는 미묘하고도 중요한 차이들이 존재한다. 가령 한일 양국의 집단주의는 큰 차이를 노정한다. 일본이 ‘세켄’(世間)에 토대를 둔 의사혈연주의에 입각한 ‘무사(無私)의 집단주의’라면, 한국은 혈연(지연)중심주의에 입각한 ‘이념의 집단주의’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화’(和)라는 한일의 공유가치 속에 내재된 근본적인 차이는 양국 집단주의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낸 일요인이다. <17조헌법>의 ‘이화위귀’(以和爲貴)로 표상되는 일본형 화의 경우 화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목적론적 사유가 지배적이라면, 원효의 화쟁(和諍)으로 대표되는 한국형 화는 화를 소통의 방법으로 간주하는 방법론적 사유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가장 주목하는 유사성 속의 차이는 미학적 차원에서의 그것이다. 가령 한일 양국은 모두 자연미를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정원미가 덕수궁이나 담양(潭陽)의 소쇄원(瀟灑園)에서 잘 엿볼 수 있듯이 인공적 요소를 최소화한 자연미를 추구한다면, 일본의 경우 교토 료안지(龍安寺)로 대표되는 가레산스이(枯山水)식 정원은 인공적 요소의 극대화를 보여준다. 또한 양국 모두 ‘홀수의 미학’ 혹은 ‘체념의 미학’이 핵심적인 미적 감수성을 구성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각각 일본에서는 ‘와비’(侘び)나 ‘모노노아와레’(物哀)라는 미의식으로 나타나고, 한국에서는 ‘고졸미’(古拙美) 또는 ‘한’(恨)의 미의식으로 표상된다. 이와 같은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문화적 대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 분노사회 한국과 체념사회 일본간 뿌리깊은 갈등의 완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단서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미학적 차원은 감정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으므로 종교적 차이만큼이나 예민하고 본질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에서처럼 ‘유사성 속의 차이’에 착안한 연구의 필요성과 목표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즉 ①한일간 갈등을 풀어나가는 인문학적 노력의 일환으로 ②유사성 속의 미묘한 차이에 입각한 한일 문화비교에 주목하면서 ③한일간의 문화적 대화라는 실천적 과제를 위해 ④양국 문화의 핵심적 정서인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미의식을 대화적 가능성의 차원에서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
  • 기대효과
  • 1. 한일간 미의식 비교연구의 심화 : 본 연구는 미의식의 차원에서 ‘한’과 ‘모노노아와레’를 분석하는 본격적인 비교연구로서 향후 미학뿐만 아니라 문화학, 문학, 철학, 사상사, 종교학, 신화학, 인류학에서의 한일 비교연구에 기여할 것이다.

    2. 소통과 치유의 인문학 정착에 기여 :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대화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리에서 서로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자리는 개별성을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보편성을 추구하는 폴리포니적 대화의 장이 되어 소통과 치유의 인문학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 한일의 문화적・학문적 교류 촉진 : 본 연구가 강조하는 비교와 대화의 인식론적 지평은 보편적 지향성의 발견을 위한 것이다. 그런 보편적 지향성을 찾아가는 문화적 대화의 자리에서 양국간 문화교류 및 한일 학자들의 만남에 의미있는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연구요약
  • Ⅰ. 비교방법: 차이들 사이의 폴리포니적 대화

    종래 유사성이나 인접성의 주술적 원리에 입각하여 이루어진 비교연구의 역사는 자국중심주의나 식민주의의 역사와 중첩되면서 타자를 부정적으로 투사해온 인간정신의 오류의 역사에 중요한 일부를 구성해 왔다. 한일문화비교 연구도 그런 오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유사성 속의 차이’ 및 보편성의 발굴에 초점을 맞춘 ‘비교의 정신’에 주목하면서, ‘특정 문화에의 비종속’을 뜻하는 ‘엑조토피’와 다성적인 ‘폴리포니’에 바탕한 바흐친의 대화 모델을 하나의 참고점으로 삼아 한일문화비교를 수행하고자 한다. 즉 폴리포니적 대화의 관계성 회복을 비교작업의 궁극적인 과제로 간주하는 본 연구는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비교를 통해 그러한 폴리포니적 대화의 가능성을 묻고자 한다.

    2. ‘한’의 대화적 가능성: 동경・오리엔테이션・카타르시스・용서

    한 담론은 대표적으로 원한으로서의 한, 비애(설움)으로서의 한, 정(情)으로서의 한, 원망(願望)과 동경으로서의 한, 한풀이로서의 한을 비롯하여, 한국적 낭만주의로서의 한, 한탄으로서의 한, 미련으로서의 한, 체념으로서의 한, 불안으로서의 한, 무의미로서의 한, 좌절감으로서의 한, 분리로서의 한, 갈등복합체로서의 한, 종교적 상징으로서의 한, 문화적 표상으로서의 한, 역사적 경험 또는 침전물로서의 한, 만들어진 신화로서의 한, 성무적(成巫的) 한, 삭임으로서의 한, 민중의 한, 르상티망으로서의 한, 가면으로서의 한, 비극미로서의 한, 역동적 힘으로서의 한, 용서와 화해의 기제로서의 한, 멋으로서의 한, 신명으로서의 한, 카타르시스로서의 한 등 대단히 다양하다. 이 가운데 본 연구가 특히 주목하고자 하는 담론은 부정적 정조로서의 한보다는 미래지향적인 동경으로서의 한, 종교적 오리엔테이션으로서의 한, 해학과 신명으로의 승화에 의한 카타르시스로서의 한, 용서와 화해의 기제로서의 한 개념이다. 예컨대 한을 용서로써 해결하고 판소리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묘사한 <서편제>는 ‘한’의 대화적 가능성을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

    3. 모노노아와레의 대화적 가능성: 모노・공감・일본미・불완전성

    모노노아와레는 “섬세한 교감의 세계”, “사물에 대한 감수성”, “사물에 감동할 줄 아는 능력”, “깊고 절절한 느낌을 자아내는 것”, “비애와 연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물의 파토스” 등으로 정의된다. 여기서 ‘사물’이란 ‘모노’(物)라는 말의 번역어이다. 그런데 일본어 ‘모노’는 단순한 사물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과 동물뿐만 아니라 일이나 사건까지도 모두 포괄하는 말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일본인 특유의 애니미즘적 감성과 관계가 있다. 국학자 모토오리 노리나가는 이와 같은 모노의 마음을 아는 것이 모노노아와레의 핵심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모노 개념의 미학적 확장을 초래했다. 나아가 공감과 감정이입을 핵심으로 하는 노리나가의 감동지상주의는 ‘일본미로서의 모노노아와레’라는 관념을 낳았다. 이렇게 일본미 전체를 표상하게 된 모노노아와레는 주객미분의 속성에 있어 불완전성 및 그것의 수동적 수용을 핵심적인 특징으로 가진다. 예컨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무상감이나 비애미로 수용하면서 결핍된 것이나 부재하는 것 자체를 미적 대상으로 인식하고 깊은 공감을 느끼는 불완전성의 미학은 모노노아와레의 대화적 가능성을 깊이있게 시사한다.

    4.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대화

    국내 학계에서 한과 모노노아와레를 비교하는 대부분의 고찰들은 양자의 유사성이나 차이를 단편적・기계적・단선적으로 나열한다든지 혹은 비교에 있어 심정적 가능성만 비친 채 향후의 과제로 남겨두거나 종종 모노노아와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유사성 속의 미묘한 차이’에 주목하는 본 연구에서는 카타르시스・동경・오리엔테이션・용서라는 ‘한’의 속성과 모노・공감・일본미・불완전성이라는 ‘모노노아와레’의 속성을 각각 대응시키면서 양자간 폴리포니적 대화의 가능성을 도출하고자 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한(恨)과 모노노아와레의 비교연구 : 종교미학적 ‘반대의 일치’

    한과 모노노아와레는 그 근저에 있어 한일 양국 문화와 아이덴티티 구조의 핵심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하지만 이와 아울러 본고가 한과 모노노아와레에 주목하는 보다 본질적인 계기가 있다. ‘종교미학’과 ‘반대의 일치’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이때 ‘종교미학’이란 문화적 가치(세계관)를 심층적으로 결정짓는 것이 다름 아닌 종교의식과 미의식이라는 이해에 입각하여, 한과 모노노아와레가 각각 무교와 유교 및 신도와 불교 등의 종교적 에토스와 밀접하게 연동하는 미의식이라는 점에 착목한 용어이다. 가령 한이 무교문화 및 유교문화를 밑그림으로 하여 생겨난 한국적 슬픔의 미의식이라면, 모노노아와레는 신도와 불교가 뒤섞인 신불습합 문화에서 비롯된 일본적 슬픔의 미의식이라 할 수 있다. 그것들은 공통적으로 ‘반대의 일치’ 즉 “서로 상반되거나 모순되는 요소들이 혼재함으로써 생겨나는 갈등이나 투쟁 상황을 지양・조화・통합시킴으로써 해소하려는 종교적・미학적・사상적・문화적 경향”을 드러낸다. 본고의 일차적 목적은 이와 같은 ‘종교미학’과 ‘반대의 일치’의 관점에서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한일 문화의 역설적인 관계를 규명하는 데에 있다. 이와 아울러 본고는 거기서 더 나아가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비교 결과를 한일 양국의 자연관에 비추어 봄으로써 궁극적으로 한일간 문화적 접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자 한다.
  • 영문
  • A Comparative Study on Han(恨) and Monono-aware: Religio-aesthetical ‘Coincidentia Oppositorum’

    Han and Monono-aware have things in common, in that both the two are respectively related to the essential identity of Korea and Japan. In addition, this essay pays attention to the concepts such as “religio-aesthetics” and “coincidentia oppositorum”. Religio-aesthetics means an aesthetic sense getting along with religious ethos. For example, Han might be considered as a kind of sadness which comes from the background of Korean shamanistic or Confucian culture, while Monono-aware is the one which has something to do with Japanese Shinto or Buddhism. They especially show “coincidentia oppositorum”, a situation in which the existence or identity of a thing depends upon the co-existence of at least two conditions which are opposites to each other, yet dependent on each other and presupposing each other within a field of tension. The main purpose of this essay is to comparatively investigate both commonalities and differences of Han and Monono-aware from the point of “religio-aesthetics” and “coincidentia oppositorum”. In so doing, I would like to shed light on the paradoxical relationship between Korean and Japanese culture, referring to the views of nature in two countrie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한과 모노노아와레는 그 근저에 있어 한일 양국 문화와 아이덴티티 구조의 핵심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하지만 이와 아울러 본고가 한과 모노노아와레에 주목하는 보다 본질적인 계기가 있다. ‘종교미학’과 ‘반대의 일치’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이때 ‘종교미학’이란 문화적 가치(세계관)를 심층적으로 결정짓는 것이 다름 아닌 종교의식과 미의식이라는 이해에 입각하여, 한과 모노노아와레가 각각 무교와 유교 및 신도와 불교 등의 종교적 에토스와 밀접하게 연동하는 미의식이라는 점에 착목한 용어이다. 가령 한이 무교문화 및 유교문화를 밑그림으로 하여 생겨난 한국적 슬픔의 미의식이라면, 모노노아와레는 신도와 불교가 뒤섞인 신불습합 문화에서 비롯된 일본적 슬픔의 미의식이라 할 수 있다. 그것들은 공통적으로 ‘반대의 일치’ 즉 “서로 상반되거나 모순되는 요소들이 혼재함으로써 생겨나는 갈등이나 투쟁 상황을 지양・조화・통합시킴으로써 해소하려는 종교적・미학적・사상적・문화적 경향”을 드러낸다. 본고의 일차적 목적은 이와 같은 ‘종교미학’과 ‘반대의 일치’의 관점에서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한일 문화의 역설적인 관계를 규명하는 데에 있다. 이와 아울러 본고는 거기서 더 나아가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비교 결과를 한일 양국의 자연관에 비추어 봄으로써 궁극적으로 한일간 문화적 접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자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한일간 미의식 비교연구의 심화 : 본 연구는 미의식의 차원에서 ‘한’과 ‘모노노아와레’를 분석하는 본격적인 비교연구라 할 수 있다. 향후 이 연구를 미학이나 미의식 뿐만 아니라 문화학, 문학, 철학, 사상사, 종교학, 신화학, 인류학에서의 한일 비교연구로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2. 소통과 치유의 인문학 정착에 기여 : 향후 본고를 한과 모노노아와레의 대화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리에서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한일 심포지움이나 세미나 및 단행본 출판 등을 통해 실천적인 노력을 거듭하고자 한다. 그 자리는 개별성을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보편성을 추구하는 폴리포니적 대화의 장이 되어 소통과 치유의 인문학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 한일의 문화적・학문적 교류 촉진 : 본 연구가 강조하는 비교와 대화의 인식론적 지평은 보편적 지향성의 발견을 위한 것이다. 그런 보편적 지향성을 찾아가는 문화적 대화의 자리에서 양국간 문화교류 및 한일 학자들의 만남에 의미있는 자극을 줄 수 있도록, 빠르면 금년 내로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한일 미의식 및 문화의식의 전반적인 비교를 다룬 단행본을 출간할 예정이다.
  • 색인어
  • 한, 해한, 모노노아와레, 모노, 종교미학, 반대의 일치, 자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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