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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국어학 시기의 보조사 범주 형성 과정 연구
A Study on the category of particles in the Korean traditional grammar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B유형)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연구과제번호 2021S1A5B5A17051373
선정년도 2021 년
연구기간 1 년 (2021년 09월 01일 ~ 2022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안정아
연구수행기관 국립창원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에서는 근대국어학 시기에 출판된 문법서들을 토대로 보조사 범주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견해들을 비교, 분석하고, 당대 문법가들이 이들의 전형적인 범주 특성 및 인접 범주와의 관련성을 어떻게 인식하였는지 고찰해보고자 한다.
    현대국어에서 보조사는 격표시 기능 없이 여러 성분에 두루 쓰이며, 선행 성분에 뜻을 더해 주는 조사로 정의되지만, 임동훈(2006)의 지적처럼 어떤 보조사들은 격접미사에 가깝고, 또 어떤 보조사들은 실사적 용법도 지녀 좀더 어휘적 성격이 짙기도 하다. 이처럼 보조사 범주 내 형태들의 성격이 다층적이어서, 분포나 의미에 따라 세분하거나, 문법화 단계에 따라 후치사나 첨사로 다시 구분하기도 한다. 나아가 고영근(2020)에서는 통시적, 언어유형론적 고찰을 통해 국어의 격형태와 후치사 체계를 새롭게 수립하려는 시도도 보이고 있다.
    격조사와는 다른 보조사만의 문법적, 의미적 특징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사실 근대국어학 초기부터 나타난다. 비록 근대국어학 초기에는 보조사 일부 형태들이 격조사와 함께 격을 나타내는 표지로 인식되기도 하였지만, 유길준(1909)의 ‘정체접속사’의 예에 나타나는 ‘ᄂᆞᆫ/ᄋᆞᆫ’의 의미 기술, 김규식(1909)의 ‘後詞’나, 주시경(1910)의 ‘만이’에 등장하는 보조사의 용법 기술을 보면 주요 격을 표시하는 격조사와는 다른 의미적 특징을 포착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후 보조사들은 격표지로 기능은 하지만 다른 문장 성분에 두루 붙을 수 있다는 문법적 특징이 부각되면서 김희상(1911)의 ‘변동토’, 김두봉(1916)의 ‘돕음겻’, 이상춘(1925)의 ‘통용조사’, 홍기문(1927)의 ‘후계사’, 신명균(1933)의 ‘보조조사’ 들처럼 따로 부류화되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보조사의 문법적, 의미적 특징, 즉 문장 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선행 성분에 의미를 부가하는 특성은 박승빈(1935)의 ‘별동조사’, 최현배(1937)의 ‘도움토씨’에 이르러서야 구체화된다.
    이처럼 보조사의 범주 특성이 규명되면서 그 범위 또한 점차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양상은 이들 부류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접 범주와의 경계가 느슨해지고, 포함된 어휘의 성격이 균질적이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에 따라 상관성을 보이는 의존 명사나 접미사와의 구분 또한 당대 문법가들의 쟁점이 되기도 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근대국어학 시기 품사 체계에서 보조사에 대한 인식이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보고, 보조사 범주의 확장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인접 범주와의 경계 문제를 당대 문법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시기 문법가들은 규범 문법 확립을 시대적 소명으로 여기며, 국어의 내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고유의 문법 체계를 확립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당대 문법 전반에 걸친 치열한 논쟁의 역사가 있었기에 지금의 국어 문법 체계가 완성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 근대국어학 시기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결과는 국어 문법 체계 정립이라는 거시적 목표를 시대적 소명으로 여겼던 당대 문법가들의 치열한 고민 속에서 국어 문법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또한 최근 언어 유형론적 관점의 연구들이 등장하여 다시금 격체계 및 후치사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근대국어학 시기의 조사 연구에서 전개된 쟁점들을 재조명해본다면 국어 조사 체계를 새로운 관점으로 정립하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으리라 본다.
  • 기대효과
  • 본 연구에서는 19세기 후반부터 해방 전까지의 시기를 중심으로 문법적, 의미적 특이성을 지닌 보조사 범주에 대해 당대 문법가들이 이들의 전형적 특징 및 인접 범주와의 상관성을 어떠한 방식으로 기술하였는지 종합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지난 시기의 연구들을 면밀하게 비교, 분석함으로써 당대 치열했던 논쟁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국어 문법 연구의 정통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은 국어 문법 연구나 연구의 활용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기대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 국어 문법 연구의 확대, 심화
    지금까지 의존성 단어 부류들의 연구사를 살펴보면, 각 부류의 문법적, 의미적 특이성을 분석하거나 인접 범주 간의 범주 판별 연구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의존성 단어 부류를 범주화하는 작업은 국어 고유의 내적 특성에 맞게 문법 체계를 정립하고자 했던 근대국어학 시기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의존성 단어 부류를 범주화하는 과정에서 펼쳐졌던 논리들을 현대적 관점에서 조명하고, 각 범주의 외연 확대 양상을 면밀하게 비교 분석함으로써 국어 문법 연구의 토대를 보다 견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국어 규범 문법 체제 확립 기여
    근대국어학 시기의 국어 연구는 규범문법 정립이 목표였고, 이에 여러 문법서들이 출판되면서 국어 문법을 체계화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본 연구는 이 시기에 이루어진 문법의 규범화를 둘러싼 쟁점들의 전개 과정을 통찰함으로써, 현재의 문법 체계를 재조명해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문법 체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위 문법 구성 요소들의 범주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법 체계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들에 대한 합리적 처리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 남북한 언어 규범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
    해방 후 남북한으로 갈라지면서 문법 체계도 나름의 사정에 맞추어 정립되어 왔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보조사도, 남북한 단어관의 차이에 따라 문법 기술 및 언어 사용 측면에서 상이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해방 이전의 국어 문법 연구의 계보를 토대로 남북한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근대의 연구를 계승, 발전시켰는지 종합적으로 비교 고찰할 수 있어, 이질성이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점을 모색하는 데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남북한 언어 생활에 있어 동질성에 기반한 언어 규범 확립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

    ○ 국어 교육 분야에의 활용
    최경봉(2016)의 논의에서 확인할 수 있듯, 국어 정립을 목표로 했던 근대국어학은 국어교육, 국어정책, 국어운동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발전하다가, 현대국어학에서 언어 내적 속성에 대한 탐구가 주류적 연구 경향이 됨에 따라 국어교육과 국어정책론 등이 국어학의 영역에서 이탈하게 되었다. 이로 인한 기술문법과 학교문법의 괴리는 교육 현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본 연구 결과를 통해 기술문법의 합리성을 모색하고 이를 학교문법을 통해 구체화한다면 국어 문법 연구의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 국어 정책 분야에의 활용
    기술문법의 합리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은 국어 정책 분야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보조사 및 이들과 범주 상관성을 보이는 의존성 단어 부류들은 그 문법적, 의미적 특이성 때문에 어문 규정의 일관된 적용이 어렵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합리적 설명을 위해 기술문법의 설명적 타당성을 견고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문법 연구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고찰하는 본 연구의 결과는 규범문법의 체계화에도 기여할 뿐 아니라 기술문법의 설명력을 제고하여 어문 규범의 여러 난제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정, 보완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 연구요약
  • 근대국어학 초기, 1910년대 이전 문법서들에서는 보조사가 조사 체계에서 따로 범주를 형성하지 못하고 격조사와 함께 격을 나타내는 표지로 인식되었다. 유길준(1909)에서는 오늘날 조사와 연결 어미를 ‘접속사’라 칭하고 ‘말 중간에 삽입하여 앞뒤를 이어 주어 그 뜻을 통하게 해주는 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중 ‘정체접속사’에 주격에 관한 것의 예로 ‘ᄂᆞᆫ/ᄋᆞᆫ’이 나타난다. 한편, 김규식(1909)에서는 격변체에 참여하는 주격, 소유격, 목적격, 지명격, 원인격을 제외한 나머지 격조사을 ‘후사’라 칭하였는데, ‘후사’의 하위 갈래를 보면 보조사와 격조사가 따로 구분되지는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주시경(1910)의 ‘만이’에서도 보조사를 격조사와 함께 기술하고 있다.
    조사 체계에서 보조사만의 문법적, 의미적 기능을 인정하여 따로 부류화한 시도는 1910년대 이후 등장한다. 보조사 범주가 처음 나타나는 문법서는 김희상(1911)인데, 여기에서는 ‘토’를 용도에 따라 ‘조토, 접속토, 종지토, 감탄토, 변동토’로 구분하였다. 이 중 ‘변동토’에 대해 ‘는, 도, 만, ᄭᅡ지’ 등과 같이 격위토를 대신하거나 전성토 및 접속토 아래에 붙어서 말의 뜻을 변동케 하는 토로 규정하여 보조사만의 문법적, 의미적 기능을 포착해내었음을 알 수 있다.
    김두봉(1916)에서는 조사를 ‘임자겻, 딸림겻, 매임겻, 돕음겻’으로 구분하고, ‘돕음겻’을 ‘임씨 아래 있어 임자겻이나 또는 매임겻 노릇을 하는 토’로 정의하였다. 이는 ‘돕음겻’의 통사적 기능을 중심으로 부류화한 것으로서, 임자겻이나 매임겻 노릇을 한다는 것은 격표지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후 이규영(1920), 한결(1932), 장지영(1937) 등에서도 김두봉의 조사 체계와 ‘돕음겻’의 기술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또한 이상춘(1925), 신명균(1933)에서는 조사의 하위 갈래가 김두봉(1916)의 체계와 다르긴 하지만, ‘통용조사’나 ‘보조조사’의 정의를 보면 ‘원어의 아래에 있어, 그 원어를 주어, 객어, 보어, 수식어들이 되게 하는 데에 두루 쓰는 토’, ‘명사 아래에 있어 주어 조사나 또는 관계어 조사 노릇을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들 문법서 역시 보조사의 통사적 기능을 중심으로 부류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박승빈(1935)의 ‘별동조사’는 “전속적으로 체언 또는 용언에 첨가되는 것이 아니고 개별적으로 존재한 단어가 투입적으로 문의 가온대에 드러와서 다른 말에 첨부하야 그 의의를 나타나히는 것”으로 정의되며, 최현배(1937)의 ‘도움토씨’ 역시 “생각씨 뒤에 붙어서, 그것들에 월의 조각으로의 일정한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니요, 다만 그 조각의 뜻을 여러 가지로 돕는 구실을 하는 토”로 정의되었는데, 이러한 기술에서 오늘날 보조사의 범주 정의가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상, 근대국어학 시기 보조사의 범주 형성 과정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는데, 요약하면, 보조사는 초기에는 조사 체계에서 다른 격표지와 함께 격을 나타내는 표지로 인식되다가, 이후 격표지로 기능은 하지만 다른 격조사들과 달리 다른 문장 성분에 두루 붙을 수 있다는 문법적 특징이 부각되면서 따로 부류화되었고, 박승빈(1935)나 최현배(1937)에 이르러 문장 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의미를 덧붙이는 기능을 한다는 점이 이들의 범주 특성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처럼 본 연구에서는 19세기 후반부터 해방 이전까지 출간된 국어 문법서 24편을 토대로 시기별로, 혹은 연구자별로 보조사의 범주 특징을 어떤 방식으로 기술하고 있는지 면밀하게 비교 분석해보고자 한다. 또한 보조사 범주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들의 외연 또한 확대되는데, 이 과정에서 후치사나 의존 명사, 접사 등 인접 범주와의 관련성이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지도 함께 고찰해보고자 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근대국어학 시기에 출판된 문법서에서 당대 연구자들이 보조사의 범주 특성 및 기능을 어떻게 기술하였는지 살펴보면서 보조사 범주의 형성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해보았다. 먼저, 근대국어학 초기 문법서들에서 보조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처리하였는지 살펴본 후, 이후 문법서에서의 계승 양상을 보조사 범주 설정의 유무로 나누어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근대국어학 초기(~1910년)에 해당하는 문법서인 유길준(1909), 김규식(1909), 주시경(1910) 등에서는 보조사를 별도의 범주로 따로 유형화하지 않고 격조사와 함께 기술함으로써 이들에게도 격표시 기능을 부여하였다. 아울러 유길준(1909)에서 ‘은’을 말의 뜻이 초중(稍重)하다고 한 점, 김규식(1909)에서 ‘은, 는’을 다른 특별한 혹은 반대의 뜻을 나타낸다고 한 점, 주시경(1910)의 한가지만, 다름만, 다름한만, 안가림만, 낫됨만, 특별함만, 홀로만, 낫한만 등의 명명 방식 등에서 보조사가 격조사와 구분되는 고유한 의미적 특징이 있음을 인지하였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초기의 이러한 인식은 이후 문법서에 영향을 미치면서 보조사의 문법적, 의미적 특성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논의들이 나타나는 계기가 되었다.
    근대국어학 시기 출판된 문법서 중 조사 체계 내에서 보조사를 따로 범주화하여 그 범주 특성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최초의 문법서는 김희상(1911)이다. 김희상(1911)의 변동토는 격위토를 대신하며, 의미적으로는 전성토나 접속토에 붙어 말의 뜻을 변하게 하는 것이라 정의하였다. 이후 김두봉(1916)의 돕음겻은 임씨 아래에서 임자겻이나 매임겻으로 기능하는 토로 정의되어 문법적 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전 문법서들과 달리 돕음겻의 의미 특성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한편, 안확(1923), 홍기문(1927), 박승빈(1935), 최현배(1937) 등에서는 보조사의 의미 특성이 비중있게 다루어졌다. 안확(1923)의 도량조사는 정도를 헤아리는 의미를 표시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는데, 정도나 범위를 한정하는 성격이라 당시 문법서에 제시된 일반적인 보조사의 의미 특성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홍기문(1927)의 후계사도 의미를 표시하는 것이긴 하나 후계사에 대해 서양의 전치사와 비슷하다고만 기술하여 그 범주 특성을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안확(1923), 홍기문(1927) 모두 격표시 조사와 의미를 표시하는 조사를 따로 구분하여, 보조사의 격표시자로서의 기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승빈(1935)의 별동조사는 다른 말에 붙어 그 의의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표격조사를 대신하지 않는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최현배(1937)의 도움토씨도 문장에서 일정한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니며 뜻을 돕는 구실을 하는 토로 규정하여 보조사의 격표시 기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남궁억(1913), 리필수(1923), 이규방(1922), 강매·김진호(1925), 이완응(1929), 박상준(1932), 심의린(1936) 등에서는 따로 보조사 부류를 설정하지 않았지만, 개별 보조사들에 대한 문법적, 의미적 기능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 중 이규방(1922), 이완응(1929), 박상준(1932) 등에서는 이들의 용법을 설명하면서 접사, 의존명사와 보조사 간의 관련성을 지적하는 부분도 있어 범주 간 경계의 모호함이 당대에도 문제시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근대국어학 시기 문법서에 나타난 보조사에 대한 인식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유길준(1909), 김규식(1909), 주시경(1910) 등 근대 초기 문법서에서는 보조사를 격조사와 구분하여 따로 범주화하지 않았으나 보조사의 기능, 의미에 대한 기술이 이후 문법서에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보조사를 범주화하여 그 문법적, 의미적 기능을 부여한 것은 김희상(1911)이다. 이후 김두봉(1916)의 견해를 따라 보조사의 문법적 기능을 중심으로 고찰한 문법서들도 있었고, 안확(1923), 홍기문(1927)을 거쳐 박승빈(1935), 최현배(1937) 등에서처럼 보조사의 의미 기능을 중심으로 고찰한 문법서들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보조사를 따로 범주화하지 않은 문법서들도 있긴 하였지만, 보조사 개별 형태들에 대한 기술에서 당대 문법서들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의미나 용법 등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접사, 의존명사와 보조사 간의 관련성을 지적하는 부분도 있어 범주 간 경계의 모호함이 당대에도 문제시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영문
  • In this study, we examined how contemporary researchers described the category characteristics and functions of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for grammar books published in the period of modern Korean linguistics. The following is a summary of the formation process of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 categories in the order of time.
    In the grammar books of the early period of modern Korean linguistics (1894~1910),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were not classified as a separate category. While describing them together with the case marker, they were also endowed with the function of case indication. In addition, through the part describing the meaning of some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it was pointed out that they have unique semantic characteristics that are distinguished from case particles. This recognition in the early days influenced later grammar books, giving rise to more specific discussions on the grammatical and semantic characteristics of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Kim Hee-sang(1911) is the first grammar book that categorizes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separately among grammar books published in the period of modern Korean linguistics and specifically describes the category characteristics. In Kim Hee-sang(1911),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grammatically replace the case marker and semantically functions to change the meaning of words. Afterwards, in Kim Du-bong(1916),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were defined only as a function that replaced the case marker, and their semantic characteristics were not specifically mentioned. On the other hand, An Hwak(1923), Hong Ki-moon(1927), Park Seung-bin(1935), and Choi Hyeon-bae(1937) dealt with the semantic characteristics of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with great importance. In particular, Park Seung-bin(1935) and Choi Hyeon-bae(1937) did not recognize the case indication function of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and pointed out that their semantic function was the original characteristic.
    In addition, Namgung-Eok(1913), Ri Pil-Su(1923), Lee Kyu-Bang(1922), Kang Mae and Kim Jin-Ho(1925), Lee Wan-Eung(1929), Park Sang-Jun(1932), and Sim Eui-Rin(1936) did not set a separate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category. It also suggested the grammatical and semantic functions of individual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Among them, Lee Kyu-bang(1922), Lee Wan-eung(1929), and Park Sang-joon(1932) pointed out the relationship between suffixes, bound nouns and auxiliary postpositional particles. From this, it was found that the ambiguity of the boundaries between categories was also a problem at the tim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에서는 근대국어학 시기에 출판된 문법서들을 토대로 보조사 범주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견해들을 비교, 분석하고, 당대 문법가들이 이들의 전형적인 범주 특성 및 인접 범주와의 관련성을 어떻게 인식하였는지 고찰해보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최초의 국어문법서인 兪吉濬의 「大韓文典」(1909)부터 해방 이전까지 발간된 국어 문법서를 대상으로 조사 체계 및 보조사와 관련된 서술을 검토하였다.

    ○ 근대국어학 초기(~1910년) 문법서에 나타난 보조사 인식
    근대국어학 초기(~1910년)에 해당하는 문법서인 유길준(1909), 김규식(1909), 주시경(1910) 등에서는 보조사를 별도의 범주로 따로 유형화하지 않고 격조사와 함께 기술함으로써 이들에게도 격표시 기능을 부여하였다. 아울러 유길준(1909)에서 ‘은’을 말의 뜻이 초중(稍重)하다고 한 점, 김규식(1909)에서 ‘은, 는’을 다른 특별한 혹은 반대의 뜻을 나타낸다고 한 점, 주시경(1910)의 한가지만, 다름만, 다름한만, 안가림만, 낫됨만, 특별함만, 홀로만, 낫한만 등의 명명 방식 등에서 보조사가 격조사와 구분되는 고유한 의미적 특징이 있음을 인지하였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초기의 이러한 인식은 이후 문법서에 영향을 미치면서 보조사의 문법적, 의미적 특성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논의들이 나타나는 계기가 되었다.

    ○ 이후 문법서에서의 계승 양상 : 보조사 범주를 설정한 문법서들
    근대국어학 시기 출판된 문법서 중 조사 체계 내에서 보조사를 따로 범주화하여 그 범주 특성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최초의 문법서는 김희상(1911)이다. 김희상(1911)의 변동토는 격위토를 대신하며, 의미적으로는 전성토나 접속토에 붙어 말의 뜻을 변하게 하는 것이라 정의하였다. 이후 김두봉(1916)의 돕음겻은 임씨 아래에서 임자겻이나 매임겻으로 기능하는 토로 정의되어 문법적 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전 문법서들과 달리 돕음겻의 의미 특성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한편, 안확(1923), 홍기문(1927), 박승빈(1935), 최현배(1937) 등에서는 보조사의 의미 특성이 비중있게 다루어졌다. 안확(1923)의 도량조사는 정도를 헤아리는 의미를 표시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는데, 정도나 범위를 한정하는 성격이라 당시 문법서에 제시된 일반적인 보조사의 의미 특성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홍기문(1927)의 후계사도 의미를 표시하는 것이긴 하나 후계사에 대해 서양의 전치사와 비슷하다고만 기술하여 그 범주 특성을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안확(1923), 홍기문(1927) 모두 격표시 조사와 의미를 표시하는 조사를 따로 구분하여, 보조사의 격표시자로서의 기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승빈(1935)의 별동조사는 다른 말에 붙어 그 의의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표격조사를 대신하지 않는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최현배(1937)의 도움토씨도 문장에서 일정한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니며 뜻을 돕는 구실을 하는 토로 규정하여 보조사의 격표시 기능을 인정하지 않았다.

    ○ 이후 문법서에서의 계승 양상 : 보조사 범주를 설정하지 않은 문법서들
    남궁억(1913), 리필수(1923), 이규방(1922), 강매·김진호(1925), 이완응(1929), 박상준(1932), 심의린(1936) 등에서는 따로 보조사 부류를 설정하지 않았지만, 개별 보조사들에 대한 문법적, 의미적 기능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 중 이규방(1922), 이완응(1929), 박상준(1932) 등에서는 이들의 용법을 설명하면서 접사, 의존명사와 보조사 간의 관련성을 지적하는 부분도 있어 범주 간 경계의 모호함이 당대에도 문제시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의 결과는 국어 문법 체계 정립이라는 거시적 목표를 시대적 소명으로 여겼던 근대국어학 시기 문법가들의 치열한 고민 속에서 국어 문법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지난 시기의 연구들을 면밀하게 비교, 분석함으로써 당대 치열했던 논쟁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국어 문법 연구의 정통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은 국어 문법 연구나 연구의 활용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기대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 국어 문법 연구의 확대, 심화
    지금까지 의존성 단어 부류들의 연구사를 살펴보면, 각 부류의 문법적, 의미적 특이성을 분석하거나 인접 범주 간의 범주 판별 연구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의존성 단어 부류를 범주화하는 작업은 국어 고유의 내적 특성에 맞게 문법 체계를 정립하고자 했던 근대국어학 시기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의존성 단어 부류를 범주화하는 과정에서 펼쳐졌던 논리들을 현대적 관점에서 조명하고, 각 범주의 외연 확대 양상을 면밀하게 비교 분석함으로써 국어 문법 연구의 토대를 보다 견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국어 규범 문법 체제 확립 기여
    근대국어학 시기의 국어 연구는 규범문법 정립이 목표였고, 이에 여러 문법서들이 출판되면서 국어 문법을 체계화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본 연구는 이 시기에 이루어진 문법의 규범화를 둘러싼 쟁점들의 전개 과정을 통찰함으로써, 현재의 문법 체계를 재조명해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문법 체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위 문법 구성 요소들의 범주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법 체계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들에 대한 합리적 처리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 남북한 언어 규범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
    해방 후 남북한으로 갈라지면서 문법 체계도 나름의 사정에 맞추어 정립되어 왔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보조사도, 남북한 단어관의 차이에 따라 문법 기술 및 언어 사용 측면에서 상이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해방 이전의 국어 문법 연구의 계보를 토대로 남북한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근대의 연구를 계승, 발전시켰는지 종합적으로 비교 고찰할 수 있어, 이질성이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점을 모색하는 데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토대로 남북한 언어 생활에 있어 동질성에 기반한 언어 규범 확립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

    ○ 국어 교육 분야에의 활용
    최경봉(2016)의 논의에서 확인할 수 있듯, 국어 정립을 목표로 했던 근대국어학은 국어교육, 국어정책, 국어운동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발전하다가, 현대국어학에서 언어 내적 속성에 대한 탐구가 주류적 연구 경향이 됨에 따라 국어교육과 국어정책론 등이 국어학의 영역에서 이탈하게 되었다. 이로 인한 기술문법과 학교문법의 괴리는 교육 현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본 연구 결과를 통해 기술문법의 합리성을 모색하고 이를 학교문법을 통해 구체화한다면 국어 문법 연구의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 국어 정책 분야에의 활용
    기술문법의 합리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은 국어 정책 분야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보조사 및 이들과 범주 상관성을 보이는 의존성 단어 부류들은 그 문법적, 의미적 특이성 때문에 어문 규정의 일관된 적용이 어렵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합리적 설명을 위해 기술문법의 설명적 타당성을 견고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문법 연구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고찰하는 본 연구의 결과는 규범문법의 체계화에도 기여할 뿐 아니라 기술문법의 설명력을 제고하여 어문 규범의 여러 난제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정, 보완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 색인어
  • 전통문법, 근대국어학, 기술문법, 규범문법, 학교문법, 국어학사, 국어정책, 어문규정, 의존성 단어, 의존명사, 보조용언, 보조사, 후치사, 접미사, 명사, 부치사, 문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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