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는 위기에 직면한 학생(소년소녀)들이 공동으로 창작한 소설을 분석하면서 작품의 가치와 문예사적 의미 및 문학적 의의를 평가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는다. 아울러 공동 문예 창작 방법이 위기 극복에 어떻게 작용되었으며 어떠한 효용성으로 귀결되는지를 분 ...
이번 연구는 위기에 직면한 학생(소년소녀)들이 공동으로 창작한 소설을 분석하면서 작품의 가치와 문예사적 의미 및 문학적 의의를 평가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는다. 아울러 공동 문예 창작 방법이 위기 극복에 어떻게 작용되었으며 어떠한 효용성으로 귀결되는지를 분석하는 것 또한 연구에 포함된다.
이번 연구의 텍스트는 1929년 10월부터 1930년 2월까지 개벽사에서 발행한 『학생』에서 연재한 「소설 리레이」 대회에 선정된 20여편의 학생 소설이 우선 분석 대상이다. 이 시기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국권상실의 위난 시기로 학생들이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양상을 여러 방면에서 보여주었던 시기이다.
이와 대등하게 2020년은 코로나19(COVID-19) 때문에 전 지구가 질병 재난에 휩싸이게 되었고 학교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면 전환되자 학생들은 제각기 각자도생으로 위기에 대응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동덕여중, 운정고 등에 재학하는 다수의 청소년 역시 공동창작으로 「너쓰고 나쓰고」(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주관)라는 작품집을 발간하면서 그들 나름의 집단 지성을 발휘하여 위기에 대응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1세기의 시간 격차를 두고 ‘릴레이 소설창작’이라는 동일한 문예창작방법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학생들이 보여준 집단지성의 결과물로 완성된 텍스트는 그 자체로 연구대상이 될 수 있으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내용이며 목적이다.
연구방법으로는 실증적 자료 분석이 1차적 방법인데, 1929년 10월(제1권7호)부터 『학생』지에 연재된 학교별 릴레이 소설작품에 대해 우선 분석을 시도한다. 1929년 전국 20개 학교, 80명 학생이 참여한 내용을 살펴보면 평북 신성(信誠)학교의 출품작은 「學窓懺悔」이고 제1회<편지>는 손정화가 맡았고 尹熙奭 高日祿 郭奭鉉이 릴레이로 집필했다.
휘문고보 출품작은 「녹쓰른 금상」이고, 1회 <현대의 ᄶᅡᆨ곅이>는 박재윤, 2회 〈고학(苦學)〉은 이희균, 3회 <탁류>는 이원영, 제4회 <가슴의 傷處>는 李天白이 맡는다. 춘천고보 출품작은 「荒野에 돗는 싹」이고 제1회 「눈우에 미소년」은 홍은표, 2회 <奇遇의 同志>는 김몽기, 제3회 <압날을 위하여>는 김수만(金壽萬)이 썼고 제4회는 이충원(李忠源)이 맡았다. 영생중학(永生中學)교 소설은 「분투(奮鬪)」이고, 개성공상(開城公商)의 참가작은 「사나히 거름」인데 필진은 金炳國 金永泰 禹相仲 崔啓璿이다. 강경상업(江景商業) 참가작은 「模範生」이고 安瑢璿 崔元洛 朴永熙 林勝福이 집필을 맡았다. 호신(濠信)중학교 참가작은 「이럿케든정」이며, 보성고보(普成高普) 참가 소설은 「이ᄯᅡᆼ에 젊은이」이다. 제1회 <저기압>은 최인준, 2회는 임원호, 3회 <暴風雨 지내간 뒤>는 李灼, 제4회 <暗雲은 것치고>는 昇應順이 맡았다.
공주고보(公州高普) 참가작 「新나포리 曲」은 梁完鎬 俞致百 洪斗杓 韓福孫 4명이 공동 집필한다. 예산농업(禮山農業)학교 참가 소설은 「압날을 위하여」이고, 동덕여고보(同德女高普)의 참가 소설은 「희망의 봄」이며 李吉順 李貞順 許福祿 吳一順 4인이 집필했다.
대구고보(大邱高普) 소설 제목은 「曉鐘이 울닌다」이며 제1회 <월계관>은 김사엽, 제2회는 석명득, 3회는 柳時秀 제4회는 韓在鎬가 집필했다. 중동학교(中東學校) 참가 소설은 「地球病 患者」이며 양기석, 전규열, 박일송, 全鳳鍾이 집필했다.
춘천농업(春川農業)학교 출전소설은 「닭 ᄶᅩᆺ든 개」이고, 제1회 <근심의 ᄲᅮ리>는 신태호, 2회는 김덕균, 제3회 <로맨쓰>는 송철호(宋哲鎬)가 썼고, 4회 김덕균(金德均)은 <本心! 變心!>으로 소설의 대미를 장식했다. 광성고보(光成高普)는 소설 「청춘」을 제출했고, 중앙고보(中央高普)는 「黎明의 軌道」를 출품했고, 나주농업(羅州農業)학교는 「新生을 차저서」, 경성고보(鏡成高普)는 「脫走」, 양정고보(養正高普)는 「고드름 장앗지」를 제출했다.
하지만 경기공립상업(京畿公商)학교의 경우는 학교 당국의 금지로 중도 기권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학생』지는 사고(社告)를 통해 ‘막불득(莫不得) 눈물을 머금고 기권(棄權)’사실을 알린다. 이는 <소설 리레이> 대회가 단순한 학생들의 교외 특별활동 정도가 아님을 반증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학교와 당국에서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인데, 사회적으로나 당시 학생들 세계에서 그만큼 이목이 집중되었음을 방증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처럼 (청)소년소녀들이 공동창작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 문예창작품을 분석하면서 위기에 대응하는 집단 지성의 사회적 연대의 힘과 작품가치 및 의미를 규명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