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크게 <유교의 천도론에 관한 고찰>, <자유주의의 계약론에 관한 고찰>, <천도론과 계약론의 지양방향>이라는 세 부분으로 구성될 것이다. <유교의 천도론에 관한 고찰> 부분에서는 천도론의 철학적 배경으로서 유가의 유기체적 세계 ...
본 연구는 크게 <유교의 천도론에 관한 고찰>, <자유주의의 계약론에 관한 고찰>, <천도론과 계약론의 지양방향>이라는 세 부분으로 구성될 것이다. <유교의 천도론에 관한 고찰> 부분에서는 천도론의 철학적 배경으로서 유가의 유기체적 세계관과 격물치지의 인식론을 고찰할 것이며, 천도론의 내용으로서 주자의 繼天立極論을 고찰할 것이다. 유가는 이 세계를 유기체로 인식하는 바, 유기체는 일정한 선천적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그 선천적 구조 자체는 불변적인 것이다. 유가는 그 선천적 구조를 理(천도)라고 개념화했다. 그 선천적 구조는 對待와 循環의 원리로 표현된다. 유가는 이 세계의 근본구조 자체는 어길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인식하여 우리 삶의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유가는 격물치지를 통해서 이 세계의 理(근본구조)를 완전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보는데, 주자가 말하는 豁然貫通이 그것이다. 주자의 계천입극론이란, 격물치지를 통하여 대대와 순환의 원리를 인식하고, 그것을 우리 삶의 標準으로 삼자는 것이다. <자유주의의 계약론에 대한 고찰> 부분에서는 계약론의 철학적 배경으로서 자유주의의 기계론적 세계관과, 데카르트 - 로크 - 흄에 이르는 인식론의 전통, 그리고 로크 - 루소 - 롤즈에 이르는 계약론의 전통을 살펴볼 것이다. 자유주의는 기계론적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데, 기계는 선천적 구조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로운 창작품인 것이다. 사회라는 것도 인간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낸 인위적 구성체로 인식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유주의에서는 인간의 自由와 創意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자유주의의 인식론적 전통은 不可知論 또는 懷疑論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기존의 교조적 신념을 배격하고, 자유와 관용의 지평을 넓혀주었다. 로크 - 루소 - 롤즈 등의 계약론적 전통은, 사회나 규범은 선험적 실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로운 합의(계약)에 의존하는 것이라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천도론과 계약론의 지양 방향> 부분에서는 천도론과 계약론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그것을 지양시킬 수 있는 원리를 모색할 것이다. 천도론과 계약론을 지양시키자면, 먼저 기존의 몇 가지 관념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天道論에서는 우선 天道와 人道를 구분하고, 천도는 不變이지만 인도는 可變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유가는 道와 器를 구분하고, 형이하자인 器는 가변자이지만, 형이상자인 道는 불변자라고 주장해왔다. 또한 인도는 천도에 근거한 것으로서, 천도가 불변이므로 인도도 불변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천도(자연의 존재원리)는 불변이라 하더라도 인도(인간의 규범체계)는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천도와 인도의 존재론적 위상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계약론에서는 자유나 권리 등이 계약이전의 사항으로서 선험적으로 전제되어 있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모든 것이 계약의 대상이었던 것이 아니다. 계약론자들도 自然法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었던 바, 여기서 유가의 천도론과 만날 수 있는 지평이 열리는 것이다. 본 연구는 기존의 유가가 제시했던 綱目論 또는 本末論 등의 사고방식을 원용하고자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가 설정하는 지양의 원리란, 천도(또는 자연법)에 대한 인식을 통해 규범체계의 綱을 정립하며, 자유로운 계약(합의)을 통해 규범체계의 目을 정립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계약론과 천도론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단점들을 거의 해소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규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해명할 수 있고, 보편적이고 불변적인 綱을 전제로 目의 차원에서는 탄력적인 규범체계를 운영할 수도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