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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 상세정보

해방직후 희곡에 나타난 친일 잔재 청산의 양상과 그 의미
  • 한국연구재단 기초학문자료센터 DB구축사업 참여 관련분야 전문가가 추가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지방대학육성지원
연구과제번호 2003-002-G00030
연구기간 2003-09-01~ 2004-08-31
연구책임자 김재석(경북대학교)
연구수행기관 미상
  • 신청시초록
  • 1) 작품의 극적 기법 분석 연구

    친일잔재 청산을 언급하고 있는 좌우익 진영의 대표적 작품을 친일 인사의 성격, 등장인물의 갈등 양상, 결말 처리를 중심으로 분석하여 보기로 한다.
    좌익측 작품의 친일 인사들은 친일 행위를 반성하지 않고 미군정하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조직에 가담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해방직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그에 비해 우익측 작품에 등장하는 친일인사들은 친일행위를 반성하고 있거나 마침내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즉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새로운 조국 건설에 참여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여기는 인물들이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인물과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인물의 설정은, 해방직후 친일잔재 청산을 바라보는 좌우익의 시각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좌익측은 친일인사들이 결집하여 반동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우익측은 과거의 일은 과거의 일로 묻어버리고자 하는 의도가 강하게 드러난다.
    등장인물 사이의 갈등 양상도 다르게 나타난다. 친일잔재 청산을 다룬 양측의 작품들은 가족사(家族事)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좌익측의 작품에서는, 친일 인물과 그의 전력을 비판하는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이 기본이다. 친일 인물에 대한 비판적 역할을 담당하는 가족들의 경우, 혈연의식보다는 사회의식이 앞서 있기 때문에 가족사에 머물지 않고 의미가 확대될 수 있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세력화하려는 시도를 결정적으로 좌절시키는 것도 가족들이다. 그에 비해 우익측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사이의 갈등이 좌익측 작품에 비해 약화되어 있다. 특히 가족내의 갈등도 혈연이라는 이유 때문에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특히, 우익진영의 작품에서는 친일 인물이 죄의식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의 잘못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가족이라는 점이 좌익과의 결정적 차이이다. 친일의 잘잘못을 혈연이라는 측면에서 해결하는 것은 ‘동포의식’을 자극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결말처리 과정의 차이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좌익측의 작품에 등장하는 친일 인물은 주변 모든 사람들의 반성 촉구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것은 친일 인사들이 구축해 놓은 세계가 예상외로 완강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효과를 올린다. 따라서 친일잔재 청산 문제가 흐지부지되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임을 관객에게 심어주게 된다. 우익측의 작품에 등장하는 친일 인사들은 자신이 저지를 잘못에 대해 반성을 하고, 뒤이어 자살을 함으로써 확실한 청산을 한다. 외형적으로는 우익측 작품들이 오히려 더 강력하게 친일 인사 척결을 주장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을 하는 순간에 친일에 대한 부담은 사실상 해소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극중에서 보여지는 반성이 정직하고 진실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친일잔재 청산은 실질적으로 이루어진 셈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이 동원되므로, 관객들로 하여금 친일인사들을 동정하게 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2) 연극적 전략과 연극의 방향 분석

    친일 잔재 청산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려 했던 우익측 연극담당자들은, 친일의 문제보다는 독립을 위한 투쟁을 주대상으로 다룸으로써 해방직후 민중들의 열기에 답하려 한다. 유치진의 <조국>이나 <흔들리는 지축>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 작품에는 친일 인사라 할 만한 조선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한 투쟁은 당연히 친일 문제를 건드리게 되므로 소극적인 입장에서 다룰 수 밖에 없다. 결국 그들은 현재와 전혀 관계를 가지지 않는 과거 역사 속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올바른 역사극은 늘 현재, 그리고 미래의 우리 삶과 연관을 가지게 된다. 일종의 피신처로 역사를 선택한 경우 필연적으로 시대적 배경, 사건 등이 모호한 역사극이 될 수밖에 없다. 해방직후 극문학을 개관해보면, 좌익측의 작품은 현실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우익측의 작품들은 <춘향전>처럼 과거의 레퍼토리를 재탕하거나, 현실문제와 관련성 약한 소재들을 선택하고, 결국에는 상업극과 별다른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였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해방직후 극문학의 특징은 바로 친일잔재 청산에 대한 입장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3) 상업적 연극에 나타난 정치적 성향 연구

    좌우 연극인들의 틈새를 이용해 세력 확장에 성공한 쪽은 상업적 연극이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실상 연극계를 지배해 온 상업극단들은 해방직후의 변화된 상황 하에서 재빠르게 적응·변모해나갔다.
  • 결과등록초록
  • 이 글은 해방 이후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까지 남한에서 발표된 친일 잔재 청산을 다룬 세 편의 작품을 통해, 해방직후 연극계의 지형도를 좀더 세밀하게 그려보려 하였다. 친일 잔재 청산의 문제는 새로운 국가건설이라는 중대차한 목표를 앞에 둔 상황에서 해방직후 사회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였다. 친일 잔재 청산의 문제에 대한 발언이 새로운 국가건설의 방향에 대한 발언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계몽·선전극의 입장에서 작품을 살펴보고자 했다.
    송영의 <황혼>, 김송의 <그 날은 오다>, 함세덕의 <고목>은 친일 잔재 청산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문제의 제기와 청산의 방법에 대해서는 상당한 차이를 드러낸다. 송영의 <황혼>은 해방직후 좌파 세력이 우세한 가운데 발표되어서 친일 잔재 청산의 문제를 당위적 차원에서 제기하고, 그 해결 방법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함세덕의 <고목>에 이르면 그러한 낙관성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미 남한 사회에서 좌파 세력의 몰락이 예견되어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함세덕은 친일 잔재의 청산 문제를 남한의 단독 정부 수립을 목표로 하던 당대 정치권에 대한 공격으로 연결시켰다. 그 반면에 김송은 <그 날은 오다>에서 이승만 노선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있는데, 친일 잔채 청산에 대해서도 그들의 반성이 있다면 용서하고 화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해방 직후 연극계는 친일 잔채 청산 문제를 극화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새로운 국가건설의 방향이 정치적 변수에 따라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좌우파 연극인들이 대응 전략을 찾는 데에 그 만큼 어려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계몽·선전극에 익숙한 좌파 연극인들은 한국 신탁통치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수세에 몰리게 되고, 반탁운동과 관련된 문제에 매어 달려야 했기 때문에 친일 잔재 청산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있을 수밖에 없었다. 1946년 중반부터 남한 사회에서 좌파 세력이 급격하게 몰락하기 시작하면서 그 문제에 매어 달릴만한 여력을 가질 수 없었다. 정치적으로는 안정세를 회복한 우파 연극인들은 이승만의 정치 노선 자체가 친일파까지 적극 수용하는 것이었으므로, 친일 잔재 청산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발언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 대신 새로운 국가건설에 대한 기대를 극대화하는 계몽·선전극으로 나아갔다.
    좌파 연극인들은 남한 사회의 정치적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였고, 우파 연극인들은 정치적 환경의 변화 속에 안주하면서 개인의 입장만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1940년대 전반기의 국민연극 시기에 이어 해방직후까지 정치적 상황이 연극인을 압도하고 있고, 정치적 의도가 연극 창작의 의도와 연계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광경은 ‘사회 문제’와 ‘연극의 존재 의미’ 사이에서 고민을 계속해야 했던 197·80년대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다고 하겠다.
  • 이 연구과제의 신청시 심사신청분야(최대 3순위까지 신청 가능)
  • 1순위 : 연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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