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수사술이 변증술의 하위 종이나 부문이 아니라, 비록 고도의 정밀성과 확실성을 목표로 하지는 않을지라도, 변증술과 유사한 것으로서 변증술과 대등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은 수사술과 변증술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연구자들 사 ...
본 연구는 수사술이 변증술의 하위 종이나 부문이 아니라, 비록 고도의 정밀성과 확실성을 목표로 하지는 않을지라도, 변증술과 유사한 것으로서 변증술과 대등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은 수사술과 변증술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연구자들 사이에 있었던 논쟁을 검토함으로써 성취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논쟁은 두 가지 입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한 입장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술}에서 수사술을 변증술의 대응짝(antistrophos, 1354a1)이라고도 하고 변증술의 부분(morion ti, 1356a30-31)이라고도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수사술이 변증술의 대응짝이면서 동시에 부분일 수 없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가 1354a1행의 진술을 1356a30-31행에서 수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입장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와 같이 {수사술}의 첫머리의 진술을 수정한 것이 아니라 일관되게 수사술이 변증술의 대응짝이라는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후자의 입장에 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음을 보다 더 철저하게 밝힘으로써, 수사술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2장에서, 수사술에 대한 플라톤의 견해를 {고르기아스}(464-465)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플라톤은 수사술을 거짓기술인 요리술의 대응짝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플라톤의 입장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가 거부할 수밖에 없음을 밝힐 것이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가 {소피스트적 논박들}(34, 183b36-184b3)에서 수사술과 변증술의 대응짝 관계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음을 밝힐 것이다. 그 다음으로 3장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술을 변증술의 대응짝이라고 진술하고 그 근거를 제시한 부분을 검토함으로써 ‘대응짝’의 의미를 밝혀볼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이 『고르기아스』에서 수사술을 요리술의 대응짝이라고 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면, 이 대응짝은 논리적인 유비구조를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A와 C의 관계가 B와 D의 관계와 같은 C와 D항이 존재하는 경우 오직 그 경우에만 A와 B 사이에 대응짝 관계가 성립한다. 그런데 변증술이 A이고 수사술이 B라면, C와 D는 무엇인가? 이것을 밝혀야 할 것이다. 제4장에서는 수사술을 변증술의 ‘일종의 옆가지’(paraphues ti, 1356a25)라고 말한 것과 ‘일종의 부분이며 그것과 유사하다’고 말한 것을 살펴볼 것이다. 이러한 검토를 통하여 수사술이 논증의 면에서 변증술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자체 독립적인 기술이며, 수사술이 변증술의 종이거나 부문이 아니라 논리적인 면에서 부분적으로 변증술과 유사하다는 것을 밝힐 것이다. 제5장에서는 이상의 검토를 통하여 밝혀진 것을 토대로 수사술이 변증술의 대응짝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대해 평가해 볼 것이다. 수사술은 고도의 정밀성과 확실성을 목표로 하는 지식을 탐구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렇다고 요리술과 같은 아첨술도 아니라는 것이 수사술을 변증술의 대응짝이라고 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의도라고 하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달리 되어질 수 있는 인간의 행위들이나 두 가지 상반된 가능성들을 허용할 수 있는 인간사의 문제들에 대하여 숙고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수사술적 상황에서 수사술이 아주 유용한 것으로 여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과등록초록
본 연구는 수사술이 변증술의 하위 종이 아니라, 비록 고도의 정밀성과 확실성을 목표로 하지는 않을지라도, 변증술과 유사한 것으로서 변증술과 대등한 위상을 가짐을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수사술과 변증술의 대응관계에 대한 문제를 고찰한다. ...
본 연구는 수사술이 변증술의 하위 종이 아니라, 비록 고도의 정밀성과 확실성을 목표로 하지는 않을지라도, 변증술과 유사한 것으로서 변증술과 대등한 위상을 가짐을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수사술과 변증술의 대응관계에 대한 문제를 고찰한다. 이러한 고찰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하겠다. 첫째,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수사술이 변증술의 대응짝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수사술과 변증술은 모든 인간의 인식 범위 내의 문제들을 다루고 개별학에 제한되지 않으며, 논증을 검토하거나 지지하고, 또 옹호하거나 공격하는 일을 체계적으로 한다. 즉 변증술에서는 질문자와 답변자의 문답을 통하여 답변자가 받아들이는 명제들을 전제로 하여 논증함으로써 검토적인 목적을 실현하고, 수사술에서는 화자의 계속적인 연설을 통하여 청중이 받아들일 것으로 여겨지는 명제들을 전제로 하여 논증함으로써 설득적인 목적을 실현한다. 이와 같이 수사술과 변증술이 개별학을 다루지 않고 주제에 적합하게 말하는 논증을 통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서로 대응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수사술이 변증술의 "일종의 옆가지"이며 "일종의 부분이고 그것과 유사하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진술을 근거로 하여, 수사술과 변증술의 관계에 대하여 아리스토텔레스가 혼란에 빠졌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근거는 이렇다. (1)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성품과 감정들을 잘 이해하고 논증을 잘 할 수 있어야 화자가 설득력 있게 연설할 수 있다. 그런데 성품과 감정들은 윤리학이 다루고 논증 방법은 변증술이 다룬다. 따라서 수사술이나 변증술이 논증에 관계한다는 뜻에서 수사술이 변증술의 옆가지라고 하겠다. 또한 (2)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수사술이 변증술의 "일종의 부분이며 그것과 유사한" 것은 그것들이 일정한 주제에 대한 학이 아닐 뿐만 아니라 논증을 제시하는 능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앞에서 수사술이 변증술의 대응짝인 근거로 제시된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수사술은 변증술의 하위 종이 아니라 논리적인 면에서 부분적으로 변증술과 유사한 그 자체 독립적인 기술임이 분명하다. 이는 수사술이 논증에만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학의 주제인 성품이나 감정에도 관계한다는 사실에 의해서도 지지된다. 셋째,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술을 변증술의 대응짝이라고 한 것은 수사술을 요리술의 대응짝으로서 아첨술에 불과하다는 플라톤의 주장에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에 적합하게 말하는 논증을 수사술의 중심으로 두고 있는 아리스토텔레스로서는 수사술이 아첨술과 같은 거짓 기술이라는 주장은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히려 그는 수사술을 변증술과 대등한 것으로 그 위상을 정립하고자 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