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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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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회의록>의 번안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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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번호 |
A00420 |
선정년도 |
2011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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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진행현황 |
종료 |
제출상태 |
재단승인 |
등록완료일 |
2012년 10월 30일 |
연차구분 |
결과보고 |
결과보고년도 |
2012년 |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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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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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의 저본으로 간주되는 <금수회의인류공격>은 <금수회의록>이 간행되기 불과 4년 전인 메이지 37년(1904년) 6월에 긴코도서적[金港堂書籍]에서 그 초판이 간행되었다. 작가는 쓰루야 가이시[鶴谷外史]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 본명은 사토 구라타로[佐藤 ...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의 저본으로 간주되는 <금수회의인류공격>은 <금수회의록>이 간행되기 불과 4년 전인 메이지 37년(1904년) 6월에 긴코도서적[金港堂書籍]에서 그 초판이 간행되었다. 작가는 쓰루야 가이시[鶴谷外史]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 본명은 사토 구라타로[佐藤欌太郞, 1855-1942]로서, 기구테이 고스이[菊亭香水]라는 필명으로 문학사에 남아 있는 신문기자 겸 소설가이다. 사토는 경국미담의 저자 야노 류케이의 영향 아래에서 입헌개진당, 자유당 개진당 양당의 조화 대동 사상(1884), 정치에의 환멸과 염세적 사상(1890년 이후)으로 변모하게 되는데 이는 그의 문학 속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정치에의 환멸은 자유민권운동의 좌절로부터 일차적으로 기인하겠지만, 염세사상은 오사카와 도쿄에서의 도시 생활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도시 생활에 대한 불신과 염증은 근대화되고 있는 일본의 현실 자체에 대한 비관적 인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현대 인류의 부덕함과 불의함을 통렬하게 꾸짖은” 작품으로 평가하는 <금수회의인류공격>은 그가 신문 기자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신문 경영에 실패한 후 칩거하면서 활발하게 저술활동을 펼치던 시기에 창작되었다. 즉, 이 작품은 사상적인 맥락에서 볼 때 염세주의적 경향이 그를 강하게 지배하고 있을 즈음에 창작된 것이다.
<금수회의인류공격>은 ‘입몽―연설―각몽’이라는 서사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지마 쇼지(田島象二)의 <인류공격금수국회>(1885)와 유사하지만, 등장하는 동물이 훨씬 더 다양하고 형식상으로 장이 나누어져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인류공격금수국회>에 등장한 동물 중에서 <금수회의인류공격>에 나타나지 않는 동물 중 오랑우탕과 문어는 종교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수사적 측면에서 활용도가 적다는 점도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면에서 보면 <인류공격금수국회>의 경우 불교적 색채가 강하지만 <금수회의인류공격>은 유교적, 도교적 색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금수회의인류공격>은 <인류공격금수회의>에서처럼 직접적인 의회 구성을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대의 구체적인 정치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정치소설의 색채를 지니고 있다. 시기적으로 역사성을 상실한 시대착오적 정치소설이라는 점은 쉽게 번안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책은 동서양의 고전이나 문헌에서 일화나 고사성어 등의 전거를 광범위하게 차용하고 있는데 이는 상호텍스트적 글쓰기를 통해서 작품이 생산되었음을 의미한다. 작가 사토 구라타로의 학문적 이력과 다방면에서의 자료 수집은 이같은 상호텍스트적 글쓰기를 가능케 하였던 것이다.
<금수회의록>은 <금수회의인류공격>에 등장하는 마흔 네 종류의 동물 중에서 여덟 종류만을 선택하여 번안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금수회의록>과 비교할 때 등장하는 동물들의 수가 많고 연설 부분이 매우 길다는 점, 뒷부분에 <금수회의록>에 없는 부분이 삽입된 점, 등장인물 중 ‘금수’에 해당되지 않는 ‘기와’가 등장한다는 점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금수회의인류공격>은 각 석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입을 빌어 인간사회를 비판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금수회의록>이 그러하듯 동물들과 관련된 동서양의 문헌과 고사성어를 이용하여 자신들에 대한 인간의 비판이 근거가 없음을 주장하고 인간이 동물들보다 더 많은 악행을 저지른다고 고발하는 형식이다. 흥미로운 것은 주로 고사성어를 사용하여 각 석의 제목을 삼은 <금수회의록>과는 달리 <금수회의인류공격>에서 각 석의 제목은 대체로 등장인물의 서식지 혹은 공간적 배경과 동물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시기상으로 볼 때 <인류공격금수국회>가 정치소설이 그 정치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던 시기에 창작된 것과 비교할 때, <금수회의인류공격>이 정치소설의 외형을 취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역모사건’의 혐의를 받고 전남 진도의 한 섬에서 유배 중이었던 안국선이 금수회의록의 번안에 착수하게 된 데에는 일본에서는 이미 정치소설이라는 장르가 실정성(Positivität)을 노정하고 있다는 사정도 고려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문번역본 <금수회의공격인류기>는 민국(民國) 시기 북경에서 창간한 잡지 국시(國是)에 실려 있다. 이 잡지는 ‘정치연구회’라는 조직에 의해 발행되었는데, 리청줘[李盛鐸]가 회장, 량치차오[梁啓超]가 부회장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와 있다. 한문번역본 <금수회의공격인류기>는 이 잡지의 뒷부분 ‘설부(說部)’에 원작과 마찬가지로 ‘二十世紀之大奇觀’이라는 설명과 더불어 ‘鶴谷外史’의 저작으로 소개되고 있다. 현재 확인되는 바로는 창간호에 서언에서 6석까지, 제2호에 7석에서 13석까지가 실려있는데, 3호 이후의 잡지는 아직 찾지 못했다. 한문본을 원작과 비교해보면 원작의 ‘서언’과 ‘개회의 주지(主旨)’ 부분이 ‘서언’으로 통합되어 있고 제 1석에서 7석까지는 원작과 같은 순서로 실려 있지만, 제 2호에서는 8석까지는 원작의 순서를 따르고 있으나 9석에서 13석까지는 원작과는 순서를 달리하여 임의로 다섯 가지 동물을 선별하여 번역하고 있다. 또한 ‘서언’의 경우 원작의 앞부분 첫 번째 단락을 생략하고 주인공이 입몽(入夢)하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금수회의록>과 마찬가지로 한문본 <금수회의공격인류기> 역시 원작을 발췌 번역하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제 2호의 맨 뒷부분은 13석 이후에도 계속 동물들의 연설이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상황에서 끝나고 있어서 실제로는 더 많은 동물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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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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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udy details the career and ideas of Satō Kuratarō 佐藤蔵太郞, the author of Kinjūkaigi Jinruikōgeki 禽獸會議人類攻擊 (The Animals’ Meeting for Attack on Human Beings, 1904), the source text on which Kŭmsu Hoeŭirok 禽獸會議錄 (The Animals’ Congress, 1908) is base ...
This study details the career and ideas of Satō Kuratarō 佐藤蔵太郞, the author of Kinjūkaigi Jinruikōgeki 禽獸會議人類攻擊 (The Animals’ Meeting for Attack on Human Beings, 1904), the source text on which Kŭmsu Hoeŭirok 禽獸會議錄 (The Animals’ Congress, 1908) is based. This paper also examines the features of Kinjūkaigi Jinruikōgeki by comparing it with Jinruikōgeki Kinjūkokkai 人類攻擊禽獸國會 (The Animals’ Congress for Attack on Human Beings, 1885).
Kinjūkaigi Jinruikōgeki is very similar to Jinruikōgeki Kinjūkokkai; they share the same plot of “having a dream―listening to the animals’ speech―waking from a dream.” However, more animals and various chapters exist in the former novel. Several animals such as lions, orangutans, and octopuses are excluded from Kinjūkaigi Jinruikōgeki because of religious reasons and rhetorical uselessness. Kinjūkaigi Jinruikōgeki has many Confucian and Taoist overtones, whereas Jinruikōgeki Kinjūkokkai has Buddhist ones.
Kinjūkaigi Jinruikōgeki appears to be a kind of seiji shōsetsu 政治小說 (political novel) that, like Jinruikōgeki Kinjūkokkai, indirectly expresses political criticism, although the Congress does not appear in the former novel. It can be said that the publication of Kŭmsu Hoeŭirok was possible despite the strong censorship amid Japanese imperialism, because Jinruikōgeki Kinjūkokkai seemed to be almost an anachronism. Kinjūkaigi Jinruikōgeki also provides examples of intertextual writing, as it cites many expressions from various references to the East and West. This intertextuality might be the result of Satō Kuratarō’s colorful academic background and collection of useful literary works.

연구결과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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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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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회의인류공격>은 ‘입몽―연설―각몽’이라는 서사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지마 쇼지(田島象二)의 <인류공격금수국회>(1885)와 유사하지만, 등장하는 동물이 훨씬 더 다양하고 형식상으로 장이 나누어져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인류공격금수국회>에 등장 ...
<금수회의인류공격>은 ‘입몽―연설―각몽’이라는 서사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지마 쇼지(田島象二)의 <인류공격금수국회>(1885)와 유사하지만, 등장하는 동물이 훨씬 더 다양하고 형식상으로 장이 나누어져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인류공격금수국회>에 등장한 동물 중에서 <금수회의인류공격>에 나타나지 않는 동물 중 오랑우탕과 문어는 종교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수사적 측면에서 활용도가 적다는 점도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면에서 보면 <인류공격금수국회>의 경우 불교적 색채가 강하지만 <금수회의인류공격>은 유교적, 도교적 색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금수회의인류공격>은 <인류공격금수회의>에서처럼 직접적인 의회 구성을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대의 구체적인 정치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정치소설의 색채를 지니고 있다. 시기적으로 역사성을 상실한 시대착오적 정치소설이라는 점은 쉽게 번안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책은 동서양의 고전이나 문헌에서 일화나 고사성어 등의 전거를 광범위하게 차용하고 있는데 이는 상호텍스트적 글쓰기를 통해서 작품이 생산되었음을 의미한다. 작가 사토 구라타로의 학문적 이력과 다방면에서의 자료 수집은 이같은 상호텍스트적 글쓰기를 가능케 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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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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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이 일본 정치소설의 번안일 수 있다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이미 30년 전 세리카와 데쓰요[芹川哲世] 교수에 의해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이 다지마 쇼지[田島象二]의 <인류공격금수국회>(1885)라는 번안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던 것이다. 그 ...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이 일본 정치소설의 번안일 수 있다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이미 30년 전 세리카와 데쓰요[芹川哲世] 교수에 의해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이 다지마 쇼지[田島象二]의 <인류공격금수국회>(1885)라는 번안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두 작품 사이에 일치하는 동물이 두 가지 종류에 불과하고 표현상 유사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금수회의록> 번안설은 학계에서 인정되지는 못했다. 이번에 필자가 새로 찾은 <금수회의인류공격>은 <금수회의록>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이 등장하고 있고, 거의 번역이라 할 정도로 표현상 유사성이 발견될 정도여서 안국선이 <금수회의인류공격>을 저본으로 하여 <금수회의록>을 집필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들 듯하다.
애초에 본 연구는 새롭게 찾은 <금수회의인류공격>(1904)과 <금수회의록>(1908)의 비교를 중심에 두고 <인류공격금수국회>(1884, 일본)와 <금수회의공격인류기>(1912, 중국)를 비교 검토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구 대상이 되는 일본어 텍스트 <금수회의인류공격>과 <인류공격금수국회>의 분량이 많고, 메이지 초중기 언문일체가 이루어지기 이전의 고문체로 되어 있기에 자료의 해석과 번역에 예상외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현재까지는 <인류공격금수국회>와 <인류공격금수국회> 두 작품에 대한 비교분석이 이루어져 논문으로 제출되었으며, 지금까지 진행된 <금수회의인류공격>과 <금수회의록>에 대한 본격적인 비교 분석을 새로운 논문을 통해 밝힐 계획으로 있다. 또한 이 텍스트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들을 위해 원본을 복각하여 간행한 바 있는데, 조만간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간할 계획을 갖고 있다.
본 연구과제의 수행 과정을 통해 새롭게 밝힌 사실을 부가적으로 연구논문과 단행본 등을 통해서 밝히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게 됨으로써 현행 교육과정의 <금수회의록> 관련 부분을 새롭게 집필하도록 하는 것이 본 연구가 기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라면, 유관 분야의 연구에 폭넓게 기여하는 것이 이 논문이 한국학 뿐만 아니라 번역학과 동아시아 학제적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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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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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선, 금수회의록, 금수회의인류공격, 번안소설, 언어횡단적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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