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연구의 내용 및 방법
2.1. 68운동의 발생과 전개과정
68운동을 문화적 현상의 기호체로 파악하여, 이 운동에 내재해 있는 근본 패러다임을 분석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이 운동의 발생과 전개과정을 면밀히 추적할 것이다. 특히 68년 시위 도중에 등장한 다양한 구 ...
2. 연구의 내용 및 방법
2.1. 68운동의 발생과 전개과정
68운동을 문화적 현상의 기호체로 파악하여, 이 운동에 내재해 있는 근본 패러다임을 분석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이 운동의 발생과 전개과정을 면밀히 추적할 것이다. 특히 68년 시위 도중에 등장한 다양한 구호와 저항의 행위에 주목하여, 기존 연구에서 흔히 시도되는 정치·사회적 시각이 아닌, 종합적인 문화 읽기의 방식으로 68운동에 접근한다. 문화연구의 시각에서 68운동을 읽어낼 경우, 50년대 이후 유럽 사회에 좌파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온 급진적인 변혁운동의 본질이 장기적 관점에서 정확하게 파악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68년을 전후한 정치, 경제, 사회적 변혁의 현장으로부터 거대구조의 복합체로서의 전통에 대한 거부와 반문화의 원리를 읽어내고자 한다. 냉전적 사고와 전통에 근거한 기존의 거대구조가 정치영역 뿐 아니라 가족제도와 시민의 일상문화에 이르기까지 전체주의적 억압의 반복을 가져왔다는 뼈아픈 인식이 68운동의 근저에 내재해 있음을 밝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이 탈전체주의, 탈중심, 자율성의 확보와 대안적 가치를 지향하는 과정을 당시의 생생한 역사적 자료를 통해 분석해낼 것이다.
2.2. 68운동과 사유방식의 변화: 비판이론과 해체론
68운동은 계산합리성에 근간을 둔 근대성과의 결별의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근대의 양면성, 모순성에 대한 지적에서 출발하는 비판이론이 68세대의 정신적 지주로 기능한 사실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당연한 현상이며, 또 중심, 발전, 이성, 합리성, 통일성, 전체성과 같은 관념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후기구조주의적 해체론이 68운동을 전후한 시기에 이론적 토대를 닦았거나 이 시기에 빛을 보게 되었다는 사실을 토대로 비판이론과 해체론이 68운동의 정신을 통해 서로 매개됨을 밝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독일의 비판이론과 프랑스의 해체적 사유는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또 구분되는가? 이 두 사상은 이후 양국의 의식구조와 일상생활문화 그리고 예술에 어떠한 변화를 동반하는가?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양국의 정신적 뿌리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둘 것이다. 특히 80년대이후 이루어진 비판이론과 해체론 데리다-하버마스 논쟁, 하버마스-리오타르 논쟁도 68적 사유방식의 발전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상세히 분석하고자 한다.
2.3. 68운동과 문화혁명(1): 자율적 시민 대안운동
68운동을 특정한 이데올로기와 연결된 정치운동으로 이해하지 않고, 권위와 거대구조를 대변하는 기성사회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거부를 표방한 문화혁명으로 파악하고, 소외와 억압이 없는 사회, 분산과 자율성에 근거한 사회 하위 시스템의 조화로운 발전, 인간 해방의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철학적-도덕적 전망의 확대를 추구한 광범위한 문화혁명으로 이해할 경우, 70년대 이후 양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된 시민주도의 대안운동은 68운동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반핵운동, 환경보호운동, 신주거운동, 페미니즘과 같은 신사회운동의 뿌리는 바로 68운동에서 찾을 수 있고, 또 이들 운동을 이끌어갔던 주인공들이 바로 68세대와 직간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이들 신사회운동과 68운동의 연관성을 이론적 실증적으로 밝히고, 이들 운동단체의 발생과 활동 내용들을 다양한 통계자료와 도표, 영상자료, 사진자료로 수집하며, 해당인물들에 대한 구두 혹은 서면 인터뷰를 실시하여, 실증적 연구를 지향하게 될 것이다.
2.4. 68운동과 문화혁명(2): 예술의 변화
68년 이후 독일과 프랑스의 예술계는 바로 68세대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활동범위는 모든 예술 영역에 걸쳐 있다. 문학, 조형예술, 연극, 영화와 같은 분야에서 68세대의 활약이 바로 양국의 현대 예술의 본질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68운동의 세계관적 기초는 주체의 활동과 의식을 절대시하는 근대적 주체관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다. 즉 데카르트 이후 칸트와 헤겔을 거치면서 완성된 근대철학에 대한 회의가 68운동의 세계관적 기초로 작용한다면, 68운동이 예술에 미친 영향은 근대적 예술체계와의 심각한 결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필연적으로 20세기초에 발생한 아방가르드의 전위예술과의 관계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정치적 측면에서 68운동이 공산당이나 사회당과 같은 전위정당을 매개로 한 정치혁명의 가능성, 즉 레닌식의 혁명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혁명은 러시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또다른 억압과 소외를 낳는다는 반성에서 출발한다. 예술에 대한 태도에도 이러한 원리는 고스란히 적용된다. 68운동의 패러다임에 적합한 예술은 기존의 예술시스템을 무너뜨린다는 입장(반문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