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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대 재만 시인들의 디아스포라 의식 연구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09-327-A00447
선정년도 2009 년
연구기간 1 년 (2009년 11월 01일 ~ 2010년 10월 31일)
연구책임자 이인영
연구수행기관 연세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식민지 시대에 만주에서 활동했던 재만 조선인 시인들의 디아스포라 의식(diaspora consciousness) 분석을 통해 식민지 시대 재만조선인문학의 중층적이면서도 혼종적인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시도이다. 식민지 시대 만주는 ‘이산과 정착, 유리와 탈출 그리고 방황과 절망으로 점철된 다중적이면서도 분산된 정체성이 형성되고 경험된 역사적 공간’으로 현재 압도적인 재외한인의 수를 기록하고 있는 재중 한인들의 이주의 역사는 바로 만주를 중심으로 한 식민지 시대 이주민의 역사에서 비롯된다. 물론 국경접변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에서 야기된 만주 이주의 기원은 조선 중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만주 이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시기는 일제의 정치적 경제적 억압 그리고 이민 장려 정책에 따라 이주민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대되었던 1920-30년대이다. 따라서 식민지 시대 재만 조선인은 거대 지배 권력에 의한 이산자(離散者)들이며 공동체적 삶의 근거지로부터 분리되고 추방되어 예외상태(the state of exception)에 놓인 호모 사케르(Homo sacer)적 존재라 할 수 있는 바, 이들은 단지 민족 영토로부터 유리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정체성에 대한 불안과 위협 속에서 존재와 의식의 불확정성을 경험하며 이 같은 뿌리뽑힌 자들의 삶과 의식이 문학적으로 형상화되고 있는 것이 식민지 시대 재만조선인문학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식민지 시대 재만조선인문학을 ‘이산문학’으로 규정하면서 이러한 ‘이산’이 원초적인 정치적 관계인 추방에 기인하며 근대 정치의 특질이자 결과라는 점에 착목하여 재만조선인들의 이중적이면서도 혼종적인 디아스포라 의식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한편, 최근 오족협화(五族協和)와 왕도낙도(王都樂土)를 표방한 만주국 건국 이후 동양 신질서론에 부합해간 국책문학으로서의 성격이 부각되면서 재만조선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즉 1940년을 전후로 한 시기에 조선 내부에는 만주를 개척되어야 할 야만의 땅으로 치부하면서 그 임무를 조선인의 것으로 인식하는 이른바 ‘만주담론’이 존재하였으며 이러한 식민지적 무의식을 통해 새로운 제국의 질서에 편입되고자 하는 욕망을 발산해낸 것이 바로 재만조선인문학이라는 것이다. ‘2등 국민론’ ‘제국 주체로의 호명’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 만주를 향한 시선의 근저에 자리잡고 있는 식민주의적 욕망을 분석해내는 작업은 식민지 시대 재만조선인문학의 식민주의적 성격과 그 내적 논리를 밝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님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만조선인문학에 대한 주된 논의는 ‘수난과 저항’이라는 민족문학의 신화를 극복하였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 발생 원인을 식민주의적 욕망 안에서만 찾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식민지 시대 저항과 협력은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았다’는 점을 긍정한다면, 재만조선인문학 연구에 있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그것이 저항문학인가 국책문학인가를 결정짓는 것이기보다 실제 만주에 거주하면서 만주의 실상을 체화해내고 만주에서의 양가적인 ‘정치적 삶(political life)’의 논리를 묘파해낸 작품들을 통해 재만 조선인들이 지녔던 디아스포라 의식을 밝히고 이를 통해 그들이 행한 ‘협화’의 의미를 고찰해내는 일이다. 이미 1930년대 중반에 이르면 만주 이주는 자발적 이주와 망명이주 그리고 관리이주의 복합 형태를 띠면서 과거 강제적 비정주형(比定住型) 이주에서 자발적 정주형(定住型) 이주의 형태로 탈바꿈해가고 있었으며 이 자발적 정주형 이주자들에게는 어떤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보다는 삶의 논리가 더 중요했다고 할 때 현재 주된 쟁점을 제공하고 있는 당시 조선 내 지식인들의 만주에 대한 논리나 일종의 시찰이나 관광을 목적으로 한 방문자들의 시선에 포착되고 형상화된 성과물들은 재만조선인문학의 본질을 해명하는 데 있어 일정정도 한계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1940년을 전후로 하여 만주 내에서 진행된 문학 작업 중 <만선일보>에 발표된 시작품과 『재만조선시인집』, 『만주시인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여 내부자적 시선에 의해 포착된 재만 조선인들의 삶의 논리, 즉 존재와 의식의 불확정성과 그로부터 연원한 ‘협화’의 의미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즉 ‘협화’는 분리와 분할을 특징으로 하는 근대 정치에 의해 생산된 ‘포함적 배제’와 ‘배제적 포함’의 또 다른 결과물인 것이다.
  • 기대효과
  • 식민지 시대 재만 조선인들의 디아스포라 의식을 밝힘으로써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디아스포라 혹은 호모 사케르와 그것을 생산하는 근대 정치의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재만조선인문학의 ‘협화’의 의미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할 수 있다. 디아스포라는 광의의 의미에서 호모 사케르(Homo sacer)라 할 수 있는데, 아감벤(Agamben)에 따르면, 근대 국가에서 주권은 배제적 존재인 호모 사케르들을 양산하면서 실체로서의 속성을 드러낸다. 즉 근대 국가에서 주권은 ‘신민뿐 아니라 그것의 찌꺼기인 헐벗은 삶(bare life)의 존재들의 생산’을 본질로 삼으며, 그 과정에 작동하면서 자신의 위력을 극대화시키는 주권권력이 근대 정치의 특질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법질서로부터의 배제는 바로 그 사실로 인해 법질서 속에 갇히는 역설을 성립시킨다는 점이다. 결국 주권은 ‘배제함으로써 끌어안는 예외관계’를 창출하고, 이로 인해 호모 사케르는 끊임없는 존재와 의식의 불확정성을 경험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디아스포라, 호모 사케르적 존재로서 재만 조선인들의 삶의 논리와 내적 의식을 살피는 작업은 재만 조선인들의 자발적인 ‘협화’가 그들이 내던져진 생물학적인 삶에서 벗어나 사회 정치 문화적인 삶의 형식을 취득하고자 했던 재만 조선인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밝힐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기존 논의가 접근하지 못했던 재만 조선인들의 자발적인 협력의 이유를 근원적으로 밝힐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며, 나아가 식민지 시대 친일 문학에 대한 연구의 관점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식민지 시대 친일이 단일 심급으로 이해될 수 없는 중층결정성의 것이라 할 때, 그 기저에서 작동하고 있는 근대 정치의 논리를 짚어보는 작업은 이제까지 항일과 친일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당대 문학을 재단해왔던 폐해를 극복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포함적 배제’의 상황에 처한 식민지인들에게 배제됨으로써 역설적으로 포함적 관계를 자각하게 만드는 것 역시 식민 권력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상과 같은 연구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 먼저, 한국문학 연구의 질적 발전 및 외연적 확장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식민지 시대 재만조선인문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과 아울러 본 연구는 그간의 미연구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외연적 확장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연구 관점을 도입함으로써 한국문학 연구의 질적 내용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이제까지 제한된 분야에서 거론되어왔던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및 주권 개념을 디아스포라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로 삼음으로써 향후 디아스포라 연구의 확대 및 발전에 일조할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디아스포라 연구의 확대 및 발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지구적 현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유용할 것이다. 현재 디아스포라는 ‘탈식민주의 시대의 내적 식민주의와 초국가주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개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식민지배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 빠르게 글로벌화해 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한 개념이다. 또 현재 세계는 ‘글로벌한 경제나 각종 정치 군사적 관계 속에서 중층적으로 분절되어 감으로써 유동적이고 중층적인 다수의 이산적 구성체를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디아스포라 개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계단 모양의 혼성화 사회’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효과적이며, 디아스포라들이 형성하는 특수한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혼종관계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도 유효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는 식민지 시대 재만조선인문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재중한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킬 것이다. 이제까지 재만조선인문학은 체제 순응적인 협력의 문학, 친일문학이라는 문학사적 규정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이는 압도적인 재중 한인의 역사 및 문학적 산물을 왜곡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재중한인문학에 대한 연구계의 관심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재 한국문학과 재중한인문학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활발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촉진시키는 데 본 연구는 일조할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내용으로 진행된다.
    1. ‘디아스포라적 공간으로서의 만주’에서는 만주 이주의 역사와 국내외 지식인들에 의해 1930-40년대에 형성된 ‘만주담론’의 특성을 고찰한다. 먼저 만주 이주의 역사는 크게 3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그 중 제 3단계는 정책이주단계로 만주국이 수립된 1931년 이후부터 해방 전까지의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는 1860년대부터 본격화된 만주 이주의 형태가 자발적 이주와 망명이주, 관리이주의 복합 형태로 발전해 가면서 점차 정주형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한편, 1930년대 중후반 조선에서는 만주를 조선의 연장으로 인식하면서 만주를 개척되어야 할 야만의 땅으로 간주하는 의식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는 일제 말 주요 국책의 하나로 급부상한 만주개척을 담당함으로써 ‘2등 국민’, ‘제국 주체’로 호명될 수 있다는 식민주의적 욕망의 결과였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주목해야 할 것은 당시 공동체로부터 유리된 채 만주에서 거주하고 있던 재만 조선인들의 만주 의식이다. 이들에게 만주는 외견상 식민지적 질서와는 분리되어 있지만, 그러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식민지적 질서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는 ‘예외상태(the state of exception)’로 경험된다. 즉 재만 조선인들에게 만주는 오히려 ‘정주’를 통해 ‘포함적 배제’와 ‘배제적 포함’을 작동시키는 디아스포라적 공간이었던 것이다.
    2. ‘재만조선인문학의 성격과 배경’에서는 만주 문단의 형성과 재만조선인문학의 개념 및 범주에 대해 살펴본다. 이제까지 재만조선인문학은 항일민족문학, 간도문학, 망명문학, 이민문학, 식민지문학, 조선문학 등의 다양한 개념 범주 안에서 논의되어 왔다. 재만조선인문학을 이와 같이 규정할 때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개념적 혼란 외에도 이러한 개념 규정이 외부자적 관점 즉 현재 한국문학의 논리에서 출발하고 형성된 것이라는 점이다. 식민지 시기 만주에서 조선인이 겪었던 존재와 의식의 불안정성 및 불확정성이 내부자적 시선에 의해 어떻게 포착되고 있는가와 이를 중심으로 한 재만조선인문학의 존립 여건은 어떠했는가가 중점적으로 고찰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계 내부로부터의 내재적 접근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만 조선인들의 상황, 즉 ‘디아스포라이자 애스닉 집단으로서의 특성’을 동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산문학의 개념 적용이 필요하다. 이때 ‘이산’은 민족 영토로부터의 추방과 유리뿐만 그로부터 야기되는 혼종적 정체성과 지배와 저항, 동화와 반발의 길항관계를 함축하며, 그것의 문학적 산물을 ‘이산문학’으로 이해한다.
    3. ‘재만조선인문학과 ‘협화’의 의미‘에서는 공동체적 삶으로부터 유리된 디아스포라이자 근대 정치의 논리에 의해 ‘포함적 배제’의 상황에 처한 ‘호모 사케르’로서의 재만 조선인들의 삶과 의식을 <만선일보>, 『재만조선시인집』, 『만주시인집』 수록작을 대상으로 고찰한다. 이때 근대 정치의 필연적 산물인 디아스포라를 이해하기 위해 시도되는 호모 사케르 개념은 외부와 내부, 배제와 포함이 절대적으로 구분되지 않는 만주국 하에서의 재만 조선인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있어 유효한 개념이다. 원래 고대 신화에서 공동체의 법적 종교적 질서로부터 추방된 자를 가리켰던 호모 사케르는 근대에 이르러 사회적 규정성을 상실한 채 생물학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는바, 이러한 점에서 분리와 분할을 기획하는 근대 정치의 역학관계에 의해 생산되는 호모 사케르는 박해와 추방 그리고 강요된 분산과 혼종성, 포함과 배제의 중층성을 의미하는 디아스포라와 교차적 관계를 형성한다. 재만 조선인 시인들의 작품에서 이 같은 디아스포라이자 호모 사케르적 존재성은 중국을 야만, 중국인을 야만인으로 주변부화하면서 타자화하는 태도와 만주국 건국 이념에 순응하는 ‘협화’적 태도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디아스포라이자 호모 사케르로서 재만 조선인들이 ‘조에(zoe)’의 생물학적인 삶, ‘헐벗은 삶’에서 벗어나 사회 정치 문화적 맥락 속에서 규정되는 정치적 삶을 실현할 수 있는 ‘비오스(bios)’가 되기 위한 유일한 방식이 바로 중국의 주변부화와 지배 체제 요구에의 안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궁극적으로 성취되기 어려운데, 재만 조선인은 언제든지 타자와 동일시 될 수 있는 불확정성의 모순적 존재이며, 분리와 분할은 근대 정치가 개인의 삶을 지배하기 위해 채택하는 정치적 방식이기 때문이다.
  • 한글키워드
  • 식민주의적 폭력,아감벤,디아스포라 의식,헐벗은 삶,디아스포라,재만조선인문학,왕도낙토,오족협화,2등 국민,식민지적 무의식,개척문학,국책문학,친일문학,이산문학,근대국민국가,만주기행,만주담론,만주국,만주시인집,재만조선시집,만선일보,정치적 삶,비오스,조에,예외상태,주권,호모 사케르,식민주의,소외,불안,귀환의지,차별과 억압,국적,정체성,불안정성,배제적 포함,포함적 배제,근대 정치,불확정성,고향상실,경계,이산자,정주,이산,저항,협화
  • 영문키워드
  • Homo sacar,political life,zoe,bare life,diaspora consciousness,reture volition,discrimination and oppression,of identity,disruption,resistance,cooperation,border,Travel of Manchuria,Discourse of Manchuria,the state of exception,national police,reclamation literature,nationality,colonial violence,colonialism,identity,Korean literature in Manchuria at the colonial period,exclusion of inside,inclusion of outside,diaspora,bios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 과제는 식민지시대 재만 조선인 시인들의 작품 분석을 통해 재만 조선인들의 중층적이면서도 혼종적인 디아스포라 의식(diaspora consciousness)을 규명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이러한 과제 목적을 설정함에 앞서 당초 본 연구에서 주목했던 것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기존의 재만조선인문학에 대한 일방향적 논의이다. 둘째, 재만 조선인들은 이미 이산자(離散者)로서의 의식을 내면화하면서 어떤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보다는 삶의 논리를 중요시 하는 정치적 삶(political life)의 지향성을 배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재만조선인문학에 나타나는 ‘국책적’ 성격은 이산자일 수밖에 없는 재만 조선인들의 실존적 조건에서 연유하는 것으로써 그들의 ‘협화’는 당대의 사회 정치 문화적 맥락 속에서 강제적으로 혹은 자발적으로 분리와 분할을 경험해야 하는 재만 조선인들의 불가피한 선택이며 ‘포함’과 ‘배제’의 양가성이 배태한 정치적 삶이었다는 점이다.
    이상의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 과제는 식민지시대 재만조선인문학을 ‘이산문학’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이산’이 원초적인 정치적 관계인 추방에 기인하면서 근대 정치의 특질이자 결과라는 점에 착목하고자 하였다. 거대 지배 권력에 의한 분리 및 추방, 자기정체성에 대한 불안과 위협 속에서의 존재와 의식의 불확정성 경험으로 요약될 수 있는 이산은 궁극적으로 근대 국가 시스템이 낳은 포함과 배제의 양가적 관계, 혼종성과 경계의식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 과제에서는 재만 조선인들의 이러한 이산의 경험을 해명하기 위해 디아스포라와 호모 사케르 개념을 활용하였다. 아감벤에 따르면, 호모 사케르의 본질은 ‘포함적 배제’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분리와 분할을 속성으로 하는 근대 정치의 결과로서 모든 디아스포라들이 감내해야 하는 존재와 의식의 불확정성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 과제에서는 <만선일보>, 『재만조선시인집』, 『만주시인집』 수록작, 그리고 당시 만주에 거주하거나 적을 두고 있으면서 작품 활동을 한 시인들인 윤동주, 리욱, 김조규, 유치환 등의 작품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이산 혹은 이산자(離散者)들을 지칭하는 디아스포라와 추방 및 배제로 인한 혼돈적 경계성을 함축하는 호모 사케르 개념을 토대로 식민지시대 재만조선인문학에 나타난 정치적 무의식을 분석하였다. 이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재만 조선인들의 디아스포라이자 호모 사케르적 존재성은 ‘신민’과 ‘비적’의 경계선상에서 언제라도 지위가 변질될 수 있는 자기 존재를 자각하는 형태로 드러난다. 이는 대표적으로 유치환의 「哈爾濱道裡公園」과 조학래의 「心紋」, 함형수의 「歸國」, 박팔양의 「季節의 幻想」에 잘 나타나는데, 이들 작품에서는 허위일 뿐인 만주국의 실상 확인에 따른 참담함이 전면화 되고 있으면서 외부와 내부, 배제와 포함이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연유한 존재와 의식의 불확정성 역시 강하게 함의한다. 둘째, 앞의 상황에 연유하는 재만 조선인들의 정치적 무의식은 중국/중국인을 끊임없이 주변부화 함으로써 자기모순으로부터 이탈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드러난다. 김달진의 「龍井」, 윤해영의 「오랑캐고개」 등이 이에 속하는데, 이들 작품에는 존재의 모순성으로 인해 중국인을 타자화함으로써 디아스포라이자 호모 사케르로서의 ‘조에(zoe)’의 생물학적인 삶, ‘헐벗은 삶’에서 벗어나 사회 정치 문화적 맥락 속에서 규정되는 정치적 삶을 실현하기 위한 일단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재만 조선인들의 정치적 무의식은 만주국 건국이념에 순응하는 ‘협화’적 태도로 고착되어 가거나, 주권적 권력 획득의 의지로 전환되거 간다는 점이다. 경계가 제공하는 공포와 불안의 시선을 포착해내면서 ‘포함적 배제’의 존재로부터 이탈할 수 있는 또 다른 정치적 방식으로서의 중국에의 안착을 선택한 이학송이 대표적이라 할만하다.
  • 영문
  • <<A study of diaspora consciousness of Korean poets in Manchuria at the colonial period>>

    This study aims at identifying the hybridity diaspora consciousness over hierarchical consilience of Koreans in Manchuia through the works written by Korean poets in Manchuria at the colonial period.
    I focused on the three aspects as follows, prior to the purpose of this article.
    First, it was one directional discussion of the existed Koreans literature in Manchuria.
    Second, it was in that Koreans in Manchu had contained the seed of the directional political life which was focused on the logic of life rather than any ideal or ideology, internalizing their consciousness already as the dispersed characters.
    Finally, it was in that, as the 'national' character that presented in Korean literature in Manchuria was caused from the existential condition in which they were only the dispersed characters, they had to choose 'cooperation' during living in the society context of those days.
    Based on this critical mind above, this study identified Korean literature in Manchuria at the colonial period as 'diaspora literature'. and paid attention to the nature and the result of modern politics such 'dispersion' caused by expulsion which was basically related with political.
    Because, the dispersion can be summary as the uncertainty experienced of presence and awareness in anxiety and threat on self-identity, separation and expulsion by dominant power, so ultimately it can be expressed by ambivalent relationship between exclusion and inclusion which caused by modern nation-state system, the hybridity and boundary awareness.
    For this, this article utilized the concept of diaspora and Homo sacar for explaining the experience of such dispersion of Korean in Manchuria.
    According to Agamben, the nature of Homo sacar is referred to exclusion of inside, ultimately this is no other than the uncertainty experienced of presence and awareness that all of diaspora must endure as the result of modern politics which has the property of separation and division.
    Therefore, this research studied the works published by <Mansun-ilbo>, 『Korean Poets in Manchuria』, and 『Poets in Manchuria』, as well the works of Yoon dong-joo, Lee wook, Kim jo-gyu and Yu chee-hwan etc. and analyzed the diaspora that is referred to dispersion or the dispersed characters and political unconscious that appeared in Korean literature in Manchuria at the colonial period based on the concept of Homo Sacar which implies the borderline chaotic caused by deportation and exclusion.



    Key words: diaspora, diaspora consciousness, Homo sacar, inclusion of outside, exclusion of inside, Korean literature in Manchuria at the colonial period, cooperation, political life, the state of exception, zoe, bios, bare life, identity, Discourse of Manchuria, Travel of Manchuria, border, resistance, discrimination and oppression, reture volition, colonialism, colonial violence, nationality, reclamation literature, national polic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 과제는 식민지시대 재만 조선인 시인들의 작품 분석을 통해 재만 조선인들의 중층적이면서도 혼종적인 디아스포라 의식(diaspora consciousness)을 규명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이러한 과제 목적을 설정함에 앞서 당초 본 연구에서 주목했던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재만조선인문학에 대한 일방향적 논의이다. 이제까지의 식민지시대 재만조선인문학 연구는 크게 민족문학의 범주 안에 그것을 편입시키려는 목적에 의해 진행되거나 재만조선인문학 안에서 작동하고 있는 식민지적 무의식을 고찰함으로써 식민주의라는 큰 틀 안에 그것을 위치지으려는 목적 하에 수행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재만조선인문학의 성립 조건, 다시 말해 ‘이산’이라는 생래적 조건을 무화시키면서 ‘이산’이 야기하는 재만 조선인들의 삶을 간과하게 되는 문제를 가져온다.
    둘째, 재만 조선인들의 ‘이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만주 이주가 정점에 이르는 30년대 중반부터 만주 이주는 자발적 정주형(定住型) 이주의 형태로 탈바꿈해 갔는바, 이는 당시의 만주 이주민들이 이미 이산자(離散者)로서의 의식을 내면화하면서 어떤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보다는 삶의 논리를 중요시 하는 정치적 삶(political life)의 지향성을 배태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함축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논의에서도 집중되고 있듯이 재만조선인문학에 나타나는 ‘국책적’ 성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그동안 재만조선인문학은 반민족주의적 발로이건 식민주의적 욕망이건 간에 체제 순응적인 문학이라는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재만조선인문학을 국책과 친일이라는 틀에 묶어 버리게 될 경우, 이들 문학의 다양한 성격과 특성을 피상적인 범주 안에서 파악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재만조선인문학에 나타나는 국책적 성격이란 이산자일 수밖에 없는 재만 조선인들의 실존적 조건에서 연유하는 것으로써 그들의 ‘협화’는 당대의 사회 정치 문화적 맥락 속에서 강제적으로 혹은 자발적으로 분리와 분할을 경험해야 하는 재만 조선인들의 불가피한 선택이며 ‘포함’과 ‘배제’의 양가성이 배태한 정치적 삶이었다는 점이다. ‘국책성’은 본질적으로 ‘포함’과 ‘배제’라는 이중적 억압이 낳은 산물인 것이다.
    이상의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 과제는 식민지시대 재만조선인문학을 ‘이산문학’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이산’이 원초적인 정치적 관계인 추방에 기인하면서 근대 정치의 특질이자 결과라는 점에 착목하고자 하였다. 거대 지배 권력에 의한 분리 및 추방, 자기정체성에 대한 불안과 위협 속에서의 존재와 의식의 불확정성 경험으로 요약될 수 있는 이산은 궁극적으로 근대 국가 시스템이 낳은 포함과 배제의 양가적 관계, 혼종성과 경계의식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본 연구 과제에서는 재만 조선인들의 이러한 이산의 경험을 해명하기 위해 디아스포라와 호모 사케르 개념을 활용하였다. 근대가 야기한 유동적이고 중층적인 이산적 구성체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확장된 디아스포라는 공동체적 삶의 근거지로부터 내몰려 예외상태(the state of exception)에 놓인 호모 사케르(Homo sacer)적 상황과 접맥될 수 있다. 아감벤에 따르면, 호모 사케르의 본질은 ‘포함적 배제’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분리와 분할을 속성으로 하는 근대 정치의 결과로서 모든 디아스포라들이 감내해야 하는 존재와 의식의 불확정성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 과제에서는 <만선일보>, 『재만조선시인집』, 『만주시인집』 수록작, 그리고 당시 만주에 거주하거나 적을 두고 있으면서 작품 활동을 한 시인들인 윤동주, 리욱, 김조규, 유치환 등의 작품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이산 혹은 이산자(離散者)들을 지칭하는 디아스포라와 추방 및 배제로 인한 혼돈적 경계성을 함축하는 호모 사케르 개념을 토대로 식민지시대 재만조선인문학에 나타난 정치적 무의식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 과제에서는 재만 조선인들의 디아스포라이자 호모 사케르적 존재성을 세 가지 범주에서 고찰하였는바.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민’과 ‘비적’의 경계선상에서 언제라도 지위가 변질될 수 있는 자기 존재성에 대한 자각. 둘째, 중국/중국인을 끊임없이 주변부화 함으로써 자기모순으로부터 이탈하고자 하는 시도. 셋째, 정치적 삶(politic life)에 대한 지향으로 만주국 건국 이념에 순응하는 ‘협화’적 태도가 그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이상의 연구 목적을 실현하고 연구 내용을 수행함으로써 본 연구 과제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확보하였다.
    우선, 디아스포라 혹은 호모 사케르와 그것을 생산하는 근대 정치의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재만 조선인문학의 ‘협화’의 의미에 대해 재해석을 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디아스포라를 광의의 의미에서 호모 사케르로 이해하였는바, 이는 근대 국가에서의 주권이 배제적 존재인 호모 사케르들을 양산하면서 실체로서의 속성을 드러낸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근대 국가에서 주권은 ‘신민뿐 아니라 그것의 찌꺼기인 헐벗은 삶(bare life)의 존재들의 생산’을 본질로 삼으며, 그 과정에 작동하면서 자신의 위력을 극대화시키는 주권권력이 근대 정치의 특질인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법질서로부터의 배제는 바로 그 사실로 인해 법질서 속에 갇히는 역설을 성립시킴으로써 ‘배제함으로써 끌어안는 예외관계’가 성립하며 이로 인해 호모 사케르는 끊임없는 존재와 의식의 불확정성을 경험해야 한다.
    따라서 디아스포라, 호모 사케르적 존재로서 재만 조선인들의 삶의 논리와 내적 의식을 고찰함으로써 재만 조선인들의 자발적인 ‘협화’가 내던져진 생물학적인 삶에서 벗어나 사회 정치 문화적인 삶의 형식을 취득하고자 했던 재만 조선인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밝힐 수 있었다. 이는 궁극적으로 기존 논의가 접근하지 못했던 재만 조선인들의 자발적인 협력의 이유를 근원적으로 밝힐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며, 나아가 식민지시대 친일 문학에 대한 연구의 관점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 과제는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다.
    먼저, 한국문학 연구의 질적 발전 및 외연적 확장 작업에 활용될 수 있다.본 연구는 그간의 미연구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외연적 확장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연구 관점을 도입함으로써 한국문학 연구의 질적 내용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이제까지 제한된 분야에서 거론되어왔던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및 주권 개념을 디아스포라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로 삼음으로써 향후 디아스포라 연구의 확대 및 발전에 일조할 것이다. 현재 디아스포라는 ‘탈식민주의 시대의 내적 식민주의와 초국가주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개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식민지배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 빠르게 글로벌화해 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한 개념이다. 또 현재 세계는 ‘글로벌한 경제나 각종 정치 군사적 관계 속에서 중층적으로 분절되어 감으로써 유동적이고 중층적인 다수의 이산적 구성체를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디아스포라 개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계단 모양의 혼성화 사회’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효과적이며, 디아스포라들이 형성하는 특수한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혼종관계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도 유효할 것이다.
    이는 나아가 대학 및 기타 교육기관의 다방면의 교육 내용에 활용됨으로써 탈식민주의시대의 이해에도 기여할 것이다. 현재 각 대학에서는 다학제간 통섭적 연구를 통해 포스트모더니티와 신자유주의의 실체를 바르게 이해하고 이에 적절히 대응해 가기 위한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디아스포라 및 호모 사케르적 존재성에 대한 이해는 현 인류가 직면한 탈국가적 상황, 하지만 역설적으로 국가주의가 강화되는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제공하는 교육적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는 식민지시대 재만 조선인문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선도함으로써 재중한인문학 연구 확대 작업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제까지 재만 조선인문학은 체제 순응적인 협력의 문학, 친일문학이라는 문학사적 규정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이는 압도적인 재중 한인의 역사 및 문학적 산물을 왜곡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재중한인문학에 대한 연구계의 관심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재 한국문학과 재중한인문학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활발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촉진시키는 데 본 연구 과제의 활용 효과는 높을 것이라 예상된다.
  • 색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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