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는 발효문화’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한국의 음식문화는 발효음식과 밀착되어 있다. 채소를 발효시켜 만든 김치, 콩을 발효시킨 장류, 어패류를 발효시킨 젓갈류, 곡물을 발효시킨 술과 식혜 등의 다양하고 독창적인 발효식품이 우리 음식의 80%에 이를 정도로 우 ...
‘한국문화는 발효문화’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한국의 음식문화는 발효음식과 밀착되어 있다. 채소를 발효시켜 만든 김치, 콩을 발효시킨 장류, 어패류를 발효시킨 젓갈류, 곡물을 발효시킨 술과 식혜 등의 다양하고 독창적인 발효식품이 우리 음식의 80%에 이를 정도로 우리의 일상적 식생활 속에서 발효음식의 중요성은 높다. 또 세계적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치를 비롯한 한국 대표음식이 단연코 발효식품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발효음식이 지역 환경과 어울려 어떻게 생성되고 확산, 발전하였는가에 대한 고찰은 그 속에 녹아든 한국인의 정서와 지혜, 삶의 방식, 곧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필수적인 연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발효음식문화를 주도하는 나라들은, 각자의 고유한 전통음식이 지닌 자연친화적 장점과 우수성을 영양학적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생활문화와 생명사상으로 승화시킨 구체적인 사례와 물증으로 해석하여 경쟁력 있는 문화산업의 주도적 역할을 이끌어 왔다.
이러한 발효음식에 대한 연구는 식품영양학, 발효공학, 발효미생물학 등의 자연과학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고, 그 연구 성과는 현재 기업의 발효식품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인문학에서 발효음식을 연구 대상으로 주목한 사례는 없었다.
이처럼 발효음식에 대한 연구는 자연과학 분야에서만 주로 연구되어 왔는데 본 연구는 인문사회과학까지로 확장, <자연과학+인문사회과학=학제 간 융합연구>로 통합,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시도하는 ‘실험적 연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동안 발효음식에 대한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인문·사회과학적 접근(인류학, 생태문화, 민속학, 어문학) 방법을 심도 있게 수행함으로써 발효음식의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고, 아울러 자연과학(식품영양학, 식품공학)과 협동 연구를 통하여 인간·자연·문화를 아우르는 발효문화의 연구모형을 구축할 수 있으리라 본다.
본 연구는 특히 한국을 비롯한 동서양에서의 발효음식의 자연과학적 연구 현황과 분석방법을 파악해보고, 발효음식의 정체성과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정신·문화적 가치를 비교, 관찰한다. 아울러 본 연구는 한국 발효음식에 내재된 뛰어난 정신문화적 가치 규명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상생의 원리가 역동적으로 도입 될 수 있도록 가치 창조적 인문학의 역량을 극대화 하는 데 1차적 목적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학제 간 융합연구를 통해 동양과 서양에서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한 발효문화의 전형들을 살펴보고, 향후 지속적인 발효문화 연구의 기본 틀의 제시를 2차적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