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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의 문학에 나타난 생태 정신과 생태 글쓰기
The Ecological spirit and the Ecological writing on Lee Gyu-bo's literature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5S1A5B5A07043440
선정년도 2015 년
연구기간 1 년 (2015년 09월 01일 ~ 2016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박수밀
연구수행기관 한양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과제는 고려시대의 문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문학에서 생태적 정신을 찾아내고 그의 생태적 사고가 작품에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 담겨 있는지를 살피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고전의 문학에서 생태 글쓰기의 가능성과 의미를 찾아가려는 연구자의 거시적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생태 위기 문제가 범지구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을 차치하고서라도 근본적으로 고전의 사상과 문학은 그 생각의 원천을 자연에 두고 있거나 자연과의 관계에서 시상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단 시(詩) 문학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산문에서도 그러하다. 오늘날 개념에서 순수 문학이라고 일컬어질 만한 고전 작품들은 자연 사물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고전에서 생태 문학에 관심을 두는 것은 문학의 근원을 찾아가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문학적 성취가 탁월한 고전문학 작품의 기반은 자연사물에 있으며, 뛰어난 성취를 이룬 문장가들은 자연사물을 기존과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형상화했다는 것이 연구자의 기본 시각이다.
    생태 문제는 서구로부터 들어온 담론이므로 우리 동양문학에서는 그리 새롭고 중요한 담론은 아니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 실제로 생태 문제는 산업화 이후 환경오염이 지구촌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자각에서 비롯되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화 현상이 일어난 1970년대 이후 현실적 문제로 제기된다. 곧 생태 담론에는 문명비판과 환경오염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명 비판이 아닌 자연과의 일체를 지향해온 전근대 사회에서 생태 담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를 지니겠느냐는 시선이다. 그러나 서구에서 생태 위기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가이아 이론은 기실, 우리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지녀온 사상일 뿐이다. 곧 생태 위기의 근원적인 대안은 어쩌면 우리의 전통 사상에 내장된 생태 정신에서 찾을 수가 있다고 본다. 또 비록 고전의 문인들이 생태 문제를 문명 비판적으로 인식하거나 ‘생태주의’에 대해 의식적으로 자각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문인들은 자연 사물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삶과 현실에 적용하여, 인간과 세계를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연구자는 한문학 유산에서 오늘날 생태 문제를 고민할 지혜를 찾아낼 수 있다고 보고 고전문학에서 생태 정신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생태 글쓰기는 단순히 자연을 이야기하는 글쓰기가 아니다. 자연과 생태는 다른 개념이다. 생태 글쓰기는 모든 존재는 근원적으로 평등하다는 세계관 아래 인간을 성찰하게 하거나 상생과 공존의 생각을 보여준다. 사물의 생태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나 자신과 인간으로 확장시키거나 사회의 반성을 유도한다. 많은 유학자들에게 자연은 보편적인 이치를 갖는 존재로써 조화와 질서의 공간이다. 그러나 자연과 현실을 반성적으로 성찰한 일군의 작가들은 자연을 관념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새로운 발견의 공간, 인간을 반성하게 하는 대상, 인간과 동일하게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생각한다.
    그 가운데 연구자는 이규보에 주목한다. 이규보는 연암 박지원과 더불어 문학의 최고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이규보는 용사(用事) 전통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대에 신의(新意)를 주창했으며, 내용과 형식 제 측면에서 새롭고 독창적인 글을 쓰고자 했던 사람이었다. 이미 이규보의 문학이 생태 정신으로 충만하다는 논의가 있었으며 그의 영물시(詠物詩)를 중심으로 생태적 정신을 찾아내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건대 이규보는 연구자가 탐구하는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추적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한다. 이규보의 산문에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정밀하게 다듬어가고 이규보의 문학 세계와 글쓰기 성취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 기대효과
  • 본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나면 다음과 같은 기대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먼저 학문적 측면에서는 고전의 글쓰기 전통을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고전의 문학론과 문학 사상에 대한 수많은 논의와 성과가 있음에도 고전의 글쓰기가 나아간 문학적 성취 수준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 못하다. 고전시대 사상과 문학은 그 원천을 자연에 두고 있음에도 이를 글쓰기와 연결시킨 논의는 별로 없다. 시(詩)에서는 자연과의 관계를 많이 다루고 있지만 산문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산문이 실용적 특성을 갖기에 그 접근도 주제적 측면에서 이루어지게 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관점에서 순수문학이라고 일컬어질 수 있는 고전 산문은 많은 경우 그 토대가 자연 사물과의 관계에 있다. 생태 글쓰기는 자연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고전 문인에게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피는 작업은 고전 산문이 나아간 문학적 성취 수준을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오늘날 생태 교육과 생태 글쓰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연과 사물에서 삶의 본질을 추구하는 생태 글쓰기는 갈수록 자극적이고 폭력적으로 되어가는 오늘날의 글쓰기에 반성적 성찰을 이끌어낸다. 생태 글쓰기는 내면의 진실성을 추구하고 타자를 존중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생태 글쓰기는 단순히 자연 사물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나를 둘러싼 제반 환경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관찰해서 의미를 찾고 또 그것과 교감해서 얻은 깨달음을 우리 삶을 고치고 발전하는 데 적용시키는 것. 그것이 연구자가 생각하는 생태 글쓰기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생태 글쓰기는 오늘날 도구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글쓰기를 성찰하게 하며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 생명을 살리는 언어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생태 글쓰기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인간은 어떤 텍스트를 어떻게 읽어야 하며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리라 생각한다.
    후속 연구의 측면에서는 한문학에서의 생태 사상의 가치를 확인하고 수많은 고전 작가와 작품으로 후속 연구를 파생시킬 수 있다. 연구자는 생태 글쓰기는 고전 글쓰기의 전통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고 보고 있다. 연구자가 제시한 생태 글쓰기의 개념이 타당성을 얻게 되면 한문학 분야는 물론, 오늘날 작문 이론에도 큰 시사점을 주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규보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해줄 것이라 믿는다.
  • 연구요약
  • 본 과제는 이규보의 문학을 중심으로 그의 문학 세계가 생태적 정신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밝히고 그의 산문 작품이 어떤 원리와 방식으로 생태 글쓰기를 실현하고 있는지를 밝히려는 것이다. 이규보의 글에서 생태문학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규보의 자연에 대한 관점은 기존과 다르다. 이규보는 자연에서 규범이나 도덕을 찾아내려 하지 않고 자연의 영원성과 생명의 아름다움 포착하려 한다. 그에게 자연은 美의 본원인 동시에 지향처로 기능한다. 둘째, 그의 세계관은 유학뿐만 아니라 도가 및 불교와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明日朴還古有詩走筆和之」과 「南軒答客」에는 유불(儒佛一源), 도불일원(道佛一源)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불교의 공생(共生)과 생명 존중, 만물의 상호의존성 강조, 도교의 제물론(齊物論) 등은 생태 사상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셋째, 그는 문학은 풍아, 즉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論詩」에서 그는 시(문학)가 화려함만 잡고 실상을 버리면 시의 본지를 잃게 된다고 하면서 풍아(風雅)의 뜻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풍아는 『詩經』에 나타난 정신으로서 현실에 대한 교화와 풍자와 관련된 용어이다. 그는 문학이 현실과 유리되어서는 안 되며 현실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풍자의식은 적극적인 개혁에 대한 의지로 나아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는 연암과 구별되는 글쓰기 태도를 보여준다. 넷째, 그는 자연 사물을 인간과 동등하게 생각한다. 이규보는 이, 벼룩, 파리, 누에, 거미, 매미, 달팽이, 개구리, 쥐, 개, 고양이, 소 등 일상의 미미한 사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즐겨 문학의 소재로 삼는다. 비단 생물뿐만 아니라 다리 부러진 궤, 자, 술병, 술동이 등 무생물도 주요 소재가 된다. 이와 같은 일상의 미미한 소재들에 대해 인간과 동등한 가치를 부여한다.
    비록 그가 의식적으로 생태적 정신의 글을 쓴 것은 아니겠지만 무의식적으로 내면화된 생태적 사유가 글쓰기에 침윤된 양상에 주목할 것이다. 이규보의 작품에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핌으로써 고전에서 생태 글쓰기가 특정한 영역에 국한된 양상이 아니라 규범과 질서에 갇히지 않고 이질적 세계를 아우르며 타자(他者)를 존중하려 했던 작가들에게 나타난 ‘관점’이자 ‘정신’임을 밝히고자 한다.
    본 과제는 이규보의 산문을 대상으로 할 것이다.『동국이상국집』과 『동문선』 등에 실린 그의 산문 작품은 대략 640여 편을 헤아린다. 그 가운데서도 본고의 취지에 부합하는 작품을 선별해 보면「방선부(放蟬賦)」, 「춘망부(春望賦)」, 「도앵부(陶甖賦)」, 「접과기(接菓記)」, 「태재기(泰齋記)」, 「문조물(問造物)」, 「답석문(答石問)」, 「소연명(小硯銘)」, 「슬견설(蝨犬說)」, 「괴토실설(壞土室說)」, 「이옥설(理屋說)」, 「문토령(問土靈)」, 「슬잠(蝨箴)」, 「밀봉찬(蜜蜂贊)」, 「잠찬(蠶贊)」, 「두목전증렬사박(杜牧傳甑裂事駮)」, 「주서문(呪鼠文)」, 「명반오문(命斑獒文)」, 「경설(鏡說)」등이 있다. 이규보의 생태 문학이 드러난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의 작품에서 생태 글쓰기가 실현되는 양상을 분석하게 될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자연 사물에 대한 태도, 자연 사물과 현실(삶)과의 관계에 대한 시각을 면밀히 검토해보고, 한편으로 형식상으로 자연사물을 어떤 방식으로 현실(혹은 삶)과 관련 맺게 하는지 그 방식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이규보는 전근대 작가 가운데 문학 성취 면에서 최고 수준의 성취를 보여주는 작가이다. 실학자와 더불어 이규보의 생태 글쓰기를 분석하고 나면 고전에서의 생태 글쓰기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생태 글쓰기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존재를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의 문제이며, 관습의 시선이 아닌 새로운 자각의 시선, 연민의 시선이 요구되는 글쓰기이다. 따라서 생태 글쓰기는 문학의 본질이 될 수 있으며 고전 글쓰기의 전통이라는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논문은 이규보(李奎報)의 문학에서 생태적 정신을 찾아내고 그의 생태적 사고가 작품에 어떻게 담겨 있는지를 살피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규보의 생태 사상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의 작품에 나타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펴보았다. 먼저 이규보의 문학에 나타난 생태 정신을 네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았다. 첫째, 이규보는 모든 만물이 똑같은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했다. 둘째, 이규보는 연약한 것, 흠이 있는 존재를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안았다. 셋째, 이규보는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을 지향했다. 넷째, 이규보는 약자의 입장에 서서 이들의 처지를 공감하고 연민을 품었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작품에 나타난 생태 글쓰기 양상을 셋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첫 번째는 개와 이에 대한 이규보의 글쓰기 변화 양상을 살펴보았다. 「슬견설」에 나타난 철학적이고 존재론적인 주제의식은 관념론에 머물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지는 글쓰기를 보여주었다. 두 번째는 쥐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글쓰기의 변화 과정을 살폈다. 그의 작품에는 쥐와 고양이에 관한 경험을 담은 흥미로운 작품들이 있었다. 쥐에 대한 글쓰기와 생각의 변화 과정에는 작가의 생태적 성찰이 있었다. 세 번째는, 매미와 거미의 관계를 다룬 「방선부(放蟬賦)」를 살펴보았다. 「방선부」는 연약한 생명을 살리고 싶어 하는 작가의 생명 존중의 마음이 잘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이규보의 생태 글쓰기가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규보의 생태 글쓰기는 오랜 시간의 성찰과 반성을 거치면서 생태적 사고를 깊이 있게 만들어간 것이었다. 아울러 그는 자연 사물을 도덕의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사물의 생태(生態) 자체를 존중하면서 대상의 연약함을 따뜻한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앞으로는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더 정밀하게 다듬어, 한발 더 나아간 연구 성과를 보여주고자 한다.
  • 영문
  • This study is to find out the ecological spirit in Kyubo Lee’s literature, and to reveal the way of containing this spirit in his works. To this approach, it explores his ecological thought and the way of his ecological writing in his works. There are four aspects in his ecological spirit revealed in his works. Firstly, Kyubo Lee thought that all things are the same to equal. Secondly, he accepted with warm heart the weak and flawed things. Thirdly, he reached forward usefulness of useless things. Fourthly, he had full compassion and love to weak people in their place. Based on these aspects, according to consciousness change, there are three aspects of ecological writing in his works. First, it is about the ecological writing of Kyubo Lee’s about dogs and lice. He did not stop his writing in a philosophical and ontological sense of subject in 「Seul-Gyon-Seol」, led his writing up to the practical action. Second, it is about the consciousness change about rat and the change aspects of his writing. He had exciting works of his own experience about rat and cat. His writing about rat and process of thought change contains his ecological consideration. Third, 「Bang-Seon-Boo」 is about the relationship of between cicada and spider. In this work, the writer’s love to living thing - so called “Ho-Seang-Ji-Sim” - is revealed to save weak living things. On this base, this study reveals the meaning of his ecological writing. The ecological wring of Kyubo Lee’s had been deeply developed along with his long insigt meditation and reflection. At the same time he did not consider nature things as the instrument of morality. He respected the ecology of things as it is, looked into the weakness of things with warm heart and compassion. The concept of ecological writing shall be continuously put in hard work, and make an advanced fruitful study outcom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논문은 고려시대의 문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문학에서 생태적 정신을 찾아내고 그의 생태적 사고가 작품에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를 살피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규보에게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이규보의 문학 기반을 이해하고 나아가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정립해가려는 것이다.
    연구자는 먼저는 이규보의 생태 사상이 어떤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는지를 살피고 이규보 문학 작품에 나타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규보의 생태 글쓰기가 갖는 의미를 점검해 보았다. 이규보의 문학에 나타난 생태 정신을 네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첫째, 이규보는 모든 만물이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둘째, 이규보는 연약한 것, 흠이 있는 존재를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안았다. 셋째, 이규보는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을 지향했다. 넷째, 이규보는 약자의 입장에 서서 이들의 처지를 공감하고 연민을 품었다. 이를 바탕으로 의식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작품에 나타난 생태 글쓰기 양상을 셋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첫 번째는 개와 이에 대한 이규보의 글쓰기 변모 양상을 살펴보았다. 「슬견설」에서 보여준 철학적이고 존재론적인 차원의 글쓰기는 관념론에 머물지 않고 삶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생태 글쓰기를 보여준다. 두 번째는 쥐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글쓰기의 변모 양상을 살폈다. 그의 작품에는 쥐와 고양이에 관한 경험을 담은 흥미로운 작품들이 있었다. 쥐에 대한 일련의 글쓰기와 쥐에 대한 인식의 변화 과정에는 작가의 생태적 성찰이 담겨 있다. 세 번째는, 매미와 거미의 관계를 다룬 「방선부(放蟬賦)」를 살펴보았다. 「방선부」는 연약한 생명을 살리고 싶어 하는 작가의 호생지심(好生之心)이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이규보의 생태 글쓰기가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규보의 생태 글쓰기는 오랜 시간의 성찰과 반성을 거치면서 생태적 사유를 심화해간 것이었다. 아울러 그는 자연 사물을 도덕의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사물의 생태(生態) 자체를 존중하면서 대상의 연약함을 따뜻한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지금까지 공부해온 내용을 종합하여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더욱 설득적으로 제시하고 ‘글쓰기’라는 용어에 맞는 쓰기 과정 절차를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생태 글쓰기 이론을 발전적으로 탐구해가고자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이규보의 생태 정신에 대해서는 이규보의 문학에 나타난 생태 정신을 네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첫째, 이규보는 모든 만물이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이규보의 만물일류(萬物一類) 사상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서로 유기적인 관련 아래 평등을 지향한다는 생태 사상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 둘째, 이규보는 연약한 것, 흠이 있는 존재를 감싸 안으며 자신과 동질감을 형성했다. 고통당하는 백성들에 대한 깊은 애정 역시 생명을 존중하고 존재의 평등성을 지향하는 그의 생태적 사고와 깊이 연관되어 있었다. 셋째, 이규보는 쓸모없는 것의 의미 있음을 지향했다. 장자의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이규보는 쓸모없는 것, 사람들이 해롭다고 여기는 존재조차 긍정의 눈길을 보냈다. 넷째, 이규보는 약자의 입장에 서서 이들의 생태(삶)를 존중하고 연민을 품었다. 이규보는 소, 말, 개와 같은 동물들에 대해, 인간이 자기 것으로 갖고 있다는 소유의 관점이 아닌 함께 공존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는 상호 호혜의 관점에서 사물(동물)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규보의 생태 글쓰기는 일회성의 사유에서 돌출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반성과 성찰의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의 의식의 변화 추이에 초점을 맞추어 이규보의 작품에 나타난 생태 글쓰기 양상을 셋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첫 번째는 「슬견설」의 중심 제재인 개와 이에 대한 이규보의 의식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았다. 두 번째는 쥐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글쓰기의 변모 양상을 고찰했다. 세 번째는, 매미와 거미의 관계를 다룬 「방선부(放蟬賦)」를 살펴보았다. 「방선부」는 작가의 호생지심에 바탕을 둔 생태적 사고를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규보의 생태 글쓰기가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규보는 자연 사물을 인간을 위한 도덕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사물의 생태적 특성 자체에 대해 주목하면서 존재의 연약함을 연민의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또한 그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느냐 해를 끼치느냐로 대상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사물의 생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함으로써 그 독자적인 존재 의미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학문적 측면에서는 고전의 글쓰기 전통을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고전 문인에게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피는 작업은 고전의 산문이 나아간 문학적 성취 수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생태글쓰기는 병든 문학, 병든 인간을 치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생태 글쓰기는 사물이 나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과 교감해서 얻은 발견을 글로 옮김으로써, 모든 존재가 소중하다는 자각에 이르게 한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오늘날 생태 교육과 생태 글쓰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연 사물의 각양각색의 몸짓은 기존의 전범에 기대지 않는 새로운 표현, 상투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참신한 비유를 가능하게 한다. 사물의 생태는 매순간마다 변화하므로 그때그때 발견한 사물의 특징을 잘 담아내면 참신한 표현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될 수가 있다. 곧 생태 글쓰기는 내용면에서는 내면의 진실성을 기르고 형식면에서는 참신한 표현 능력을 기르는데 좋은 도움이 된다. 생태적 사고를 이야기하는 글을 읽고 생태 글쓰기를 수행함으로써 인간의 영혼을 순화시키는 생태 교육에 기여하고 읽기와 쓰기의 통합이라는 오늘날 작문 교육의 지향도 충족시켜 주리라 본다.
  • 색인어
  • 이규보, 생태 글쓰기, 생태 사상, 생태, 자연, 생태문학, 박지원, 이덕무, 영물시, 동국이상국집, 자연시, 도가사상,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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