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 증가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6년 통계청 사회조사는 미세먼지 관련 항목을 설문에 최초로 추가했는데 이에 따르면 황사, 미세먼지 유입으로 인해 조사대상자의 79%가 불안하다고 응답했고 35%는 매우 불안하다고 하였다. 미 ...

최근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 증가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6년 통계청 사회조사는 미세먼지 관련 항목을 설문에 최초로 추가했는데 이에 따르면 황사, 미세먼지 유입으로 인해 조사대상자의 79%가 불안하다고 응답했고 35%는 매우 불안하다고 하였다. 미세먼지의 구성요소는 황산염(SO42-), 질산염(NO3-) 등으로 자동차, 화력발전소와 같은 발생원에서 직접 배출되거나 가스 상태로 나와 공기 중의 물질과 결합하여 생성 된다 (환경부, 2016). 크기에 따라 보통 pm10과 pm2.5로 구분하는데 지름이 각각 10μm, 2.5μm 미만이다. 크기가 매우 작으므로 인체에 쉽게 침투하여 피부 질환 (e.g., 강진희 외, 2014; Kim et al., 2013)은 물론 호흡기, 심장 질환 (e.g., Pope et al., 1995; Garrett & Casimiro, 2011; Lipsett et al., 2011)의 원인이 되고 태아에도 영향을 미쳐 저체중, 조산, 영아 사망의 원인이 된다 (e.g., Chay & Greenstone, 2003; Wilhelm et al., 2012; Zhu et al., 2015).
미세먼지는 뇌에 직접 도달해 뇌세포를 손상시키고 인지능력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e.g., Block & Calderón-Garcidueñas, 2009; Costa et al., 2014; Chen et al., 2015). 인지능력이 감소하면 노동생산성, 학업성취도 역시 저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연구한 문헌은 국내는 전무하고 해외에서도 거의 없다. 학습에 미치는 영향은 Ebenstein et al. (2016)이 유일하다. 이 연구는 2000-2002년에 수집된 이스라엘 데이터를 분석하여 시험 당일 pm2.5 농도가 높아지면 고등학교 졸업시험(Bagrut) 점수가 하락한다고 하였다.
본 연구는 미세먼지가 한국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연구 목표다. 학업성취도는 노동공급의 질은 물론 경제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에 미세먼지의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국은 물론 경유차 등 국내적인 요인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잦은 현 시점에서 본 연구는 시의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① 학문적 기여도
첫째, 날씨, 환경 관련 연구 중 문헌에서 거의 다루지 않은 미세먼지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날씨와 관련한 기존 연구는 농업 생산, 산업 생산, 에너지 소비 등에 국한되어 있으며 미세먼지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

① 학문적 기여도
첫째, 날씨, 환경 관련 연구 중 문헌에서 거의 다루지 않은 미세먼지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날씨와 관련한 기존 연구는 농업 생산, 산업 생산, 에너지 소비 등에 국한되어 있으며 미세먼지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다. 특히 한국에서는 관련 연구가 전무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관련 연구 최초’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시의성 측면에서 기여도가 높다. 현재 한국은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는 물론 화력발전소, 경유차 등 국내 요인으로 인한 공기 오염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미세먼지 관련 문항을 추가한 것은 이의 반증이다. 미세먼지의 영향을 정확히 알고 대비책을 세우는 것은 매우 시급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본 연구가 학교, 지역 간 보이지 않는 차이가 유발하는 편의를 제거하기 위해 학교 고정효과를 통제한다는 점에서 최소자승법(OLS) 등 타 회귀분석 대비 우월하다. 학교 고정효과를 통제함으로써 서로 다른 학교, 지역 간 비교를 하지 않고 동일 학교 내에서 연도 간 비교를 함으로써 편의를 제거한다. 넷째, 본 연구는 날씨와 학습이라는, 일견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주제를 결합한 융합연구다. 다학제 간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 본 연구와 같은 융합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의의가 크다.

② 사회적 기여도
첫째, 연구자가 예상하는 대로 미세먼지가 시험점수를 감소시킬 경우 노동공급의 질 저하 및 경제성장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의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노동력의 질 및 국가 경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둘째, 미세먼지의 영향이 계층별로 다를 경우, 해당 계층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남학생이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우 이들의 주의가 더 많이 요구됨을 알릴 수 있다.

본 연구는 수능 시험 당일 pm10 농도가 시험 점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수능 시험 날의 미세먼지 농도는 연도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이를 활용해 농도가 높은 해에 시험을 치른 학생의 점수와 농도가 낮은 해에 시험을 치른 학생의 점수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 때 ...

본 연구는 수능 시험 당일 pm10 농도가 시험 점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수능 시험 날의 미세먼지 농도는 연도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이를 활용해 농도가 높은 해에 시험을 치른 학생의 점수와 농도가 낮은 해에 시험을 치른 학생의 점수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 때 추정치의 편의를 제거하기 위해 동일한 학교를 다닌 학생끼리 점수를 비교한다. 즉, 학교 고정효과를 통제하여 2010년 서울시 A학교를 다닌 고3의 시험 점수와 2011년에 동일한 학교를 다닌 고3의 점수를 비교하는 것이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학생은 부모 소득, 부모 학력 등 가정 배경이 동질적이고 따라서 이들 간 비교는 편의를 유발하지 않는다. 한편, 수능 시험은 11월 둘째 주 목요일로 시험 날짜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를 미리 예측하고 농도가 낮은 날에 시험을 치르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의 대학입학시험인 SAT는 이런 것이 가능한데,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농도가 낮은 날(월)을 시험 날로 선택하면 미세먼지 영향은 과대추정된다.
본 연구는 2009-2015년 데이터를 분석한다. 미세먼지 데이터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데이터다. 에어코리아는 2000-2015년 전국 93개 시군의 공기 중 유해물질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여기에는 pm10은 물론 일산화탄소(CO), 아황산가스(SO2), 일산화질소(NO), 오존(O3)의 정보가 담겨있다. 데이터가 날짜별 시간별로 제공되기 때문에 수능 당일 각 과목의 시험 시간에 미세먼지 농도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Ebenstein et al. (2016)의 경우 시간 단위 미세먼지 농도를 사용하지 않고 일 단위 농도를 사용했는데 이 점에서 본 연구가 진일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회귀분석 시 시험 당일 날씨도 통제하는데 날씨 데이터는 기상청 자료개방포털 데이터를 사용한다. 본 데이터에는 각 시군의 기온, 습도, 강수량 등의 날씨 정보가 담겨 있다. 날씨 데이터 역시 날짜별 시간별로 제공되기 때문에 시험 시간 중 날씨를 알 수 있다. 수능 시험 데이터는 교육부 EDSS(에듀 데이터 서비스) 데이터를 활용한다. EDSS는 2009-2015년에 치러진 수능 시험의 개인별 점수를 제공한다. 시험 응시자의 50%인 약 30만 명의 시험 점수가 매년 공개되므로 해당 데이터에는 약 200만 명의 시험 점수가 담겨있다. 시험 점수는 물론 시군구 단위의 학교 위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데이터, 날씨 데이터와 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회귀 분석에 사용된 샘플의 크기가 Ebenstein et al. (2016)는 약 40만 명이나 본 연구는 이보다 훨씬 큰데 이 역시 기존 연구 대비 진일보한 점이다.
본 연구에서 추정하는 회귀식은 아래와 같다. 하첨자 i, s, c, t는 각각 학생, 학교, 시군, 수능 시험 연도다.
A(isct) = β(0) + β(1)PM(ct) + X(ct)B + α(s) + γ(t) + ε(isct) (1)
종속변수 A는 수능 시험 표준점수로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점수가 각각 사용된다. PM은 수능 시험이 치러진 시각의 pm10 농도다. 언어영역은 시험일 오전 9시, 수리, 외국어 영역은 오전 11시, 오후 2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사용된다. 벡터 X는 시험 시각의 기온, 습도, 일산화탄소 등의 기타 유해물질 변수를 포함한다. α, γ, ε는 각각 학교 고정효과, 연도 고정효과, 잔차항이다.
회귀식에서 관심계수는 β1인데 값이 (-)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때 시험 점수가 하락하고 (+)이면 상승하는 것이다. 학교 고정효과를 통제함으로써 시험 점수는 동일한 학교를 다닌 학생(학교 선후배)끼리 비교한다. 지역이 서로 다른 학생 간 점수를 비교하면 학생들의 점수 차이가 미세먼지 농도 차이로 인한 것인지 부모 소득 등 지역 특성 차이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본 연구는 미세먼지의 영향이 성별, 학업성적별로 다른지도 분석한다. 또한 시험 당일의 오염정도뿐 아니라 시험 90일 전부터 시험 전날까지의 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도 살펴본다. 미세먼지의 영향이 노출 즉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시간을 두고 서서히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