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동아시아 저승문화의 기원과 형성에 대한 세계사적 고찰
지금까지의 한국과 동아시아의 저승세계에 대한 연구는 지역학적 범위에 국한되어 있었다. 즉 다른 문화권과의 상호 교섭 및 융합에 대한 연구 방향은 배제되어 있었고 동아시아의 유교, 불교, 도교 및 한국의 ...
① 동아시아 저승문화의 기원과 형성에 대한 세계사적 고찰
지금까지의 한국과 동아시아의 저승세계에 대한 연구는 지역학적 범위에 국한되어 있었다. 즉 다른 문화권과의 상호 교섭 및 융합에 대한 연구 방향은 배제되어 있었고 동아시아의 유교, 불교, 도교 및 한국의 무속 신앙에 나타난 저승관에 대한 분석과 비교의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동아시아의 지역적 국한성을 벗어나, 불교적 내세관이 바탕이 되어 형성된 지옥과 윤회론적 사후세계관의 기원과 형성에 대한 자료를 집성하고, 이를 다시 지역적 시대적 변천과정에 맞게 다시 재분류 및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인도적 세계관이 중국에 전래되는 과정에 나타난 경유지역의 이(異)문화적 융합 요소를 규명하고, 다시 사후 세계를 생전 현세의 연속으로 이해하는 일원적 세계관을 가진 중국과 한국이 불교 및 인도의 사후세계관을 어떻게 변용시켜 수용했는지를 분석하고 규명하여 보고자 한다.
② 실크로드를 통해 형성된 ‘동아시아 집단 무의식의 하이브리드 성격 분석의 분석과 집성’
불교의 수용으로 본격적인 사후세계 및 저승세계에 대한 신앙적 무의식의 틀을 구축한 동아시아의 사후세계에는 불교가 경유한 실크로드 각 지역의 문명권, 즉 페르시아와 티벳, 중앙아시아의 융합된 신앙과 사상이 수용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남단 바이칼호에서 기원하는 샤머니즘적 계통의 한국 무격(巫覡)신앙의 저승세계 원형(原形)은 이와 또 다른 계통학적 성격을 가진다.
이에 본 연구는 유-불-도 통합의 동아시아 사후 저승세계의 하이브리드적 제 성격을 계통적 흐름에 따라 자료를 집성하고 이를 분석, 분류, 정립하며, 이것이 다시 한국 무속의 샤머니즘과 어떻게 상호 융합하였는지에 대한 토대 기초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③ 지역학적, 비교문화적, 사상교섭사적 방법으로 접근하는 한국과 동아시아 ‘사후세계’에 대한 분석
불교를 매개로 하는 중국과 인도의 이문화적 교섭과 이 과정에서 융합된 실크로드 지역의 고유 사상과 종교, 그리고 바이칼호에서 기원한 샤머니즘의 한 계통인 한국 무격신앙과의 결합을 통하여 형성된 한국과 동아시아의 사후세계에 대한 연구 토대 구축은 기존의 연구 영역이나 방법과 다른, 전혀 새로운 연구 범위와 방식을 요구한다. 지역별, 문명별, 종교별 저승세계의 원형(原形)을 자료 집성을 통하여 정리 분석하는 것을 넘어, 상호 교섭 및 융합의 결과들을 문헌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물론, 이와 같은 융합을 통하여 새롭게 형성되는 사상과 관념에 대한 성격 분석 등 새로운 연구범위와 방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연구 범위 및 방법의 필요성에 따라, 저승관련 1차 문헌의 집성 및 분석과 상호 교섭, 융합에 대한 연구 분석, 해당 자료의 분석 및 분류, 그리고 이런 융합과 회통으로 인하여 출현하는 새로운 문화철학적 사상과 관념에 대한 성격 규명을 진행하여 보고자 한다.
④ 이문화의 교섭과 융합의 산물로서의 ‘저승세계’가 가지는 ‘전통’의 세계사적 성격 규명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에서 전 세계의 다양한 이념 사이의 충돌이 문명 간의 갈등으로 비춰지지만 결국엔 종교 간 충돌의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한다.
하지만 한국과 동아시아의 사후 저승세계의 형성과정은 문명의 충돌이 아닌, 융합과 교섭의 관점에서 분석되어지고 연구되어야 하는 독창적 연구시각이 전제되어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융합과 교섭은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하이브리드의 교잡성과 변태성이 가지는 새로운 창조의 모태가 된다.
이것은 다시 우리의 집단 무의식에 내재된 사후세계가 분명 고유의 동아시아의 ‘전통’임에도 그 기원은 매우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한 아이러니성을 가진다. 따라서 이와 같은 연구 주제와 연구방법은 기존 동아시아 ‘전통’의 개념과 의미, 그리고 역사적 기원을 넘어 새로운 관점에서 동아시아 문화와 사상, 그리고 종교와 신앙을 규명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