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常變通攷』는 東巖 柳長源(1724~1796)이『家禮』의 체제에 따라 常禮와 變禮에 관한 제설을 참조하여 편찬한 예서이다. 동암이 60세 되던 1783년에 완성하여 스승인 大山 李象靖(1711~1781)에게 질정을 받으려고 했으나, 대산이 세상을 떠난 뒤여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동암 자신도 더 이상을 ...
『常變通攷』는 東巖 柳長源(1724~1796)이『家禮』의 체제에 따라 常禮와 變禮에 관한 제설을 참조하여 편찬한 예서이다. 동암이 60세 되던 1783년에 완성하여 스승인 大山 李象靖(1711~1781)에게 질정을 받으려고 했으나, 대산이 세상을 떠난 뒤여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동암 자신도 더 이상을 손을 대지 못한 채 그대로 상자 속에 간직하게 되었다. 그 뒤 『상변통고』의 간행사업은 동암의 從子인 壺谷 柳範休(1744~1823)의 지휘아래 大埜 柳健休(1768~1834), 好古窩 柳徽文(1773~1832), 壽靜齋 柳鼎文(1782~1839), 定齋 柳致明(1777~1861) 등이 상호 토론을 거쳐 교정을 보아 10년 만에 일을 마치게 되고, 마지막에 대산의 손자인 所庵 李秉遠(1774~1840)의 對勘을 거쳐 30권 16책으로 출판하였다.
『상변통고』의 전체 구성을 살펴보면, 總目에는 凡例, 引用書目, 先儒姓氏, 家禮序, 伊川禮序, 禮總論, 目錄 등을 싣고 있으며, 권1에서 권4까지는 通禮, 권5는 관례, 권6은 혼례, 권7에서 권22까지는 상례, 권23에서 권25까지는 제례, 권26은 鄕禮, 권27은 學校禮, 권28은 國恤禮(臣民儀), 권29와 30은 家禮考疑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상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상변통고』는『가례』의 편차 항목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면서도『가례』보다 훨씬 더 상세하고 자세하다는 점이다. 이는 未成의『가례』를 보완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상례와 변례에 대한 절목을 최대한 집성하여 현실에서의 올바른 行禮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상변통고』는『가례』의 구성 체계를 넘어서서 향례, 학교례, 방국례에 이르기까지 범위를 확대하여 정립한 예서라고 할 수 있다. 셋째,『상변통고』는 우리나라에 四禮중심의『가례』가 들어온 이래 예학의 발전에 힘입어 18세기에 새로운 방법적 접근으로 예서편찬의 선편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넷째,『상변통고』의 인용서목에는 漢唐이전의 서적이 70여종, 송대의 서적이 약 60여종, 우리나라 서적이 50여 종으로 총 236권이 수록되어 있는데, 한․당 이전의 고례와 훈고학적 성과를 폭넓게 수용하고 있다. 또한 학설이 소개된 학자는 한당송의 학자 70인, 우리나라 학자 26인 등 선유 105인으로 예학의 대가들이 거의 망라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예학가로서는 영남남인은 물론, 서인 노론계와 소론의 대표적 예설까지 수록하고 있다. 이는 한마디로 영남예학의 학문적 전통위에 당색에 구애받지 않고 당대까지의 예설을 집성했다는 것이다.
동암의 예설은『가례』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고례와 시례인 속례, 그리고『가례의절』를 중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예설의 전체적인 체제와 규모는『예기』昏義에서 언급했듯이, 관혼상제의 四禮와 향례, 학교례, 방국례를 함께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면 누구나 행해야 하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상례는 물론, 과거와 다르게 변화하는 당금의 상황에만 특수하게 적용될 수 있거나 그 상황에서 요청되는 변례를 최대한 수집하고 정리하여 집성하고자 하였다. 이는 시의에 적합한 예제를 변통하여 강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상변통고』는『가례』에 대한 보완과 고례의 연구 및 경전과 제가 제유의 학설을 종합하여 상례와 변례에 관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목록을 제시한 예서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점이다. 둘째, 퇴계이하 학봉, 대산 등으로 이어지는 영남예학의 학통을 계승 발전시킨 예서로서 평가될 수 있다. 이 계통의 학풍은 주자의 예학을 존중하면서도 주자『가례』의 보완과 극복을 과제로 삼고 있으며, 아울러 철저한 고증학적 방법을 통해서 정확하고 주밀한 예설과 예론을 확정해가는 전통이 있다는 점이다. 셋째,『상변통고』는 비록 상례와 변례를 함께 수록하여 行禮의 효율성을 높이는 실용적 목적을 지닌다고 하더라도, 당대까지 축적된 예학적 업적들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한 점에서 그 학문적 가치가 매우 높은 예서라고 할 수 있다.
본 과제의 연구에는 조선후기 예학을 대표적 저작의 하나인 동암 유장원의 상변통고 30권 16책을 국역 주석 과제로 수행되었다. 이 작업은 2004년 9월부터 시작하여 2006년 8월까지 2년이 소요되었으며, 공동연구원 3인, 전임연구원 2인, 보조연구원 5인이 동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