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대화 자료에 나타난 국어 사물 개념의 은유적 확장을 다룸으로써 국어 사용자의 은유적 개념화 방식을 기술하고 이를 통해 국어 사용자의 개념 구조와 인지과정을 밝히고자 하였다. 사물 은유는 개념적으로 가장 기초적인 존재론적 은유인데, 사물의 다양한 국 ...
이 연구는 대화 자료에 나타난 국어 사물 개념의 은유적 확장을 다룸으로써 국어 사용자의 은유적 개념화 방식을 기술하고 이를 통해 국어 사용자의 개념 구조와 인지과정을 밝히고자 하였다. 사물 은유는 개념적으로 가장 기초적인 존재론적 은유인데, 사물의 다양한 국면을 통해 우리의 물리적․신체적 경험을 바탕으로 활발한 은유적 확장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이미 고체, 액체 등의 다양한 사물의 상태를 보거나 만지거나 느끼면서 경험하였고, 음식물이나 그릇과 같이 더 구체화된 사물도 직접 경험하였다. 이와 같은 사물에 대한 경험 내용은 우리의 인지 속에 자리 잡혀 있으며, 우리는 이와 같은 사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다른 개념을 이해하는 데 사용한다. 따라서 사물 개념에 기초한 은유적 개념화 방식은 가장 기본적인 개념화 방식으로서 우리의 인지과정에 실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사물 은유를 사물의 일반적인 특성과 관련지을 수 있는 [사물], 그리고 사물의 상태인 [고체], [액체]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폈다. 이 개념에 기초한 은유적 개념화 방식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료를 통해 사물 개념은 사건이나 행위에 관련되는 거의 모든 종류의 개념의 근원영역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구체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사물 은유는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개념화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사물 은유가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인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화 방식임을 알 수 있다.
둘째, [사물] 개념을 통한 은유적 개념화의 양상으로는, 손으로 만지거나 행위 대상으로 다룰 수 있다는 사물의 일반적인 속성에 근거하여, 사물의 [수량], [무게], [온도], [명도], [밀도] 등의 관점에서 은유적으로 개념화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료를 통해 사건이나 행위의 크고 작은 정도를 [수량]으로, 중요성이나 신중함의 정도를 [무게]로, 활성화의 정도를 [온도]로, 좋고 나쁜 정도를 [명도]로, 충실한 정도를 [밀도] 등으로 인지하는 것과 같은 패턴이 발견되었다. 사건이나 행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더 구체적인 방식으로 활용되는 근원영역 개념으로 [음식물]이 나타났다.
셋째, [고체] 상태를 통한 은유적 개념화의 양상으로는, 손에 쥐거나 손에 쥐고 조작할 수 있다는 속성에 근거하여, 고체 사물의 [크기], [모양], [질감] 관점에서 은유적으로 개념화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건이나 행위에 들어가는 힘의 정도와 관련하여 고체 사물의 [크기]로, 어떠한 성격이나 면모를 사물의 [모양]이나 [질감]으로 인지하는 방식이 관찰되었다. 또한 [그릇], [끈], [짐], [천] 등과 같이 더 구체화된 은유적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넷째, [액체] 상태를 통한 은유적 개념화를 살핀 결과, 사물의 [액체] 상태는 액체의 특성상 사건의 유동적인 상태, 행동주의 의지가 많이 개입하지 않는 상태를 개념화하는 데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이 연구에서 다루는 자료에는 사물의 또 다른 상태인 [기체] 개념에 기초한 은유적 개념화 과정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기체 상태가 형체가 없어 보이지도 않고 손에 만져지지도 않는다는 속성 때문에 구체성이 떨어지므로 추상적인 다른 개념을 이해하는 근원영역 개념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내용을 살피면서 말뭉치 자료에서 나타나는 사물 은유의 양상을 빈도나 경향성으로 나타내지 못한 것은 이 연구의 한계성으로 지적된다. 사물 개념을 통한 은유적 개념화가 한국어 사용자의 기본 개념 체계로서의 논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빈도 조사와 같은 실증적 검토가 보강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