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과제는, 중세를 중심으로 한일 양국의 예능사 비교를 통해, 이제까지 일본의 예능발달사에 비해 우리의 그것은 비교적 하위에 머물렀다고 하는 논의에서 벗어나, 한국의 경우 樂을 중심으로 한 발전이, 일본의 경우 劇을 중심으로 한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새로운 기 ...
본 과제는, 중세를 중심으로 한일 양국의 예능사 비교를 통해, 이제까지 일본의 예능발달사에 비해 우리의 그것은 비교적 하위에 머물렀다고 하는 논의에서 벗어나, 한국의 경우 樂을 중심으로 한 발전이, 일본의 경우 劇을 중심으로 한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뿐 아니라, 樂과 劇이라고 하는 차이를 양산하게 된 원인을 사회적인 측면에서 고찰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일본은 중세에 들어오면서부터 새로운 희곡의 창작과 예술론의 대두, 전문 배우와 연출가의 등장 등, 能를 중심으로 근대적인 의미에서의 무대술을 완성해 간다. 이에 반해 한국은 연등회와 팔관회라고 하는 국가적인 수준에서의 행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통해 무대에 올려 졌던 산대잡극과 가무백희는 희곡이나 예술론이 선행되지 못한 민속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고려의 예능이 전체적으로 발달을 이루지 못한 채, 민속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을까 고려에 있어 예능을 세분화 한 樂, 戲, 劇 중, 樂, 다시 말해, 「呈才」는 민속성의 탈피는 물론 새로운 악곡의 창작 등, 최고의 수준으로 성장 발전, 중세 예능의 중심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외형적인 비교를 통해 한일 양국의 예능 발전사를 논하기보다는, 樂, 戱, 劇이라고 하는 세분화된 영역별 비교를 통해, 예능 발전사의 하나의 분기점이 된 중세에 있어 일본의 경우 「劇」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경우 「楽」을 중심으로 한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비교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중세, 한국에 있어서는 樂이, 일본에 있어서는 劇이 발달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한국의 경우 빈번한 외세와의 전란 및 정치적 이념의 변화가 있었으며, 종교적인 측면에서는 불교가 현세적 이익에 치중, 문화 발전에 있어서의 철학적 바탕을 제공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문화인, 즉 다시 말해 문화를 향유하는 측에 있어서는 그 취향이 민속적인 것에 머물러 있었고 문화를 창출해 내는 측 또한 신분 등의 사회적인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반해 일본의 경우 불교가 문화 발전에 깊은 철학적 토대를 제공하는 등, 한국과는 전혀 다른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차이로 인해 한일 양국의 예능 발전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