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분쟁으로서 2003년 발생한 이라크전쟁은 세계 미디어의 취재대상이 되었다. 한국은 이라크전의 전쟁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한 국가가 되었다.
중동언론에 대한 국내 언론의 관심도 ...
국제적 분쟁으로서 2003년 발생한 이라크전쟁은 세계 미디어의 취재대상이 되었다. 한국은 이라크전의 전쟁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한 국가가 되었다.
중동언론에 대한 국내 언론의 관심도 매우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언론들은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그 지역의 언론보도나 직접취재방식을 취하기보다는 서구 통신사와 미국 내 유수 언론사 보도를 단순히 번역하여 보도하는 등 서구 언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아랍지역의 언론들에 대한 학술적 연구도 거의 전무한 상태라 볼 수 있다. 최근,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 방송 등이 이라크전의 중요한 뉴스공급원으로 주목받으며 중동지역 언론들에 대한 관심은 증대되었지만, 이에 대한 분석이나 연구는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연구 상황을 고려하여 전쟁 당사국이 아니면서도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이라크 전에 개입하고 있는 한국을 아랍 주요 국가의 일간 신문들이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실제 아랍어로 발간되는 아랍신문들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라크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아랍국가들 중 이라크에 상대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국가들인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레바논의 주요 일간지의 보도내용을 분석하였다. 이라크 전 이후부터 한국의 추가 파병 및 자이툰 부대의 활동이 본격화된 시점까지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2003년 3월 20일부터 2004년 12월31일까지- 아랍 신문에 보도된 한국관련 기사를 집중분석함으로써, 아랍 일간지들이 한국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고 그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분석기간과 분석신문수를 고려하여 볼 때 아랍신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부족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한국 언론들이 아랍지역에 대해 매우 적은 관심을 보이는 것과 유사하다. 특히, 이라크전에 한국이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랍 일간신문들은 파병 한국군의 군사적/비군사적 활동, 이라크전 관련 국내 여론 등에 ‘최소한’의 관심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아랍 신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 부재는 교류 역사, 무역규모를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둘째, 아랍 일간지들이 가장 많이 다루는 한국관련 뉴스는 <외교 및 국제관계>, <경제>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 일간지들은 <외교 및 국제관계>분야를 41%, <경제>분야를 15.3% 다루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라크전과 관련한 한국뉴스(8.6%)보다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 일간신문들은 특히 북핵을 둘러싼 6자회담 이슈와 남․북간 외교/ 관계/ 문제(탈북자 문제 포함)와 관련된 이슈를 중점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북한과 한국간의 특수적 관계에 의해 발생하는 국제적/외교적 이슈들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셋째, 아랍 일간신문들은 한국관련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주로 한국의 정부관료(대통령 및 대변인 포함)와 같은 공식적 정보원을 통해 획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아랍국가의 공식적/비공식적 정보원보다는 미국/북한/일본/중국의 공식적 정보원으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획득하여 한국관련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넷째, 한국관련 기사를 제공받는 출처는 서방통신사/신문/방송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 일간 신문들의 한국뉴스는 한국 언론/통신사보다 서방의 통신/언론사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언론들이 아랍에 대한 뉴스를 주로 서방의 유수한 통신사, 미국 언론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아랍 일간 신문들이 한국에 대한 뉴스를 서방의 통신사나 언론에 의존하고 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섯째, 아랍 일간 신문들의 한국보도는 약 90%에 가까운 기사가 중립적이고, 일화적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관련 보도는 심층적, 분석적이라기보다는 표면적, 이벤트 중심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긍정적 또는 부정적 방향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중립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