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주로 홍콩 반환과 관련하여 최근 홍콩문학이 어떤 변화를 보였으며,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 외에 인적 문화적 네트워크로서의 중국의 문학 내에서 홍콩문학이 장차 어떠한 진전을 보일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
▪ 이 글은 주로 홍콩 반환과 관련하여 최근 홍콩문학이 어떤 변화를 보였으며,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 외에 인적 문화적 네트워크로서의 중국의 문학 내에서 홍콩문학이 장차 어떠한 진전을 보일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 홍콩 반환이 가시화한 이래 홍콩문학은 홍콩의 정체성 찾기와 부여에 노력해왔는데, 1997년 홍콩 반환 이후에는 주로 홍콩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다룸으로써 그러한 정체성 탐구와 추구를 내면화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현대적 대도시 자체가 가져오는 소외 현상으로서의 ‘失城’을 표현하는 작품이 더 많아지고, 도시 남녀간의 각양각색의 애정 이야기가 대폭 늘어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계급, 여성, 후식민지적 문제 및 사회적 관심이 재부각되고 있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겠다. 요컨대 정체성 추구의 초조한 심리에서 다소 벗어나서 다양한 예술적 탐색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 홍콩 반환 전 활성화되기 시작한 각종 문학단체의 활동, 문학지 및 문학서의 출판, 문학상과 문학행사의 거행은 홍콩 반환 후에도 여전히 성황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문학활동에는 문학가들의 노력, 각 집단의 이면적 의도, 홍콩정부의 행정적 지원 등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그 중 장려금 지원을 위주로 하는 홍콩정부의 행정적 지원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원 불균형 현상, 문학의 자체 생존력 상실, 문학의 행정 예속 가능성 등 부정적인 면도 적지 않다. 그런 반면 홍콩문학의 사회적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출판과 판매가 악화되고 있고, 문예 부간의 폐간 등 문학 활동의 주요 근거지가 사라지고 있으며, 기대했던 인터넷문학 역시 열기가 쇠퇴하고 있다. 또 일상적인 구두어와 문장상의 서면어의 괴리, 다양하고 깊이있는 삶의 경험 부족 등 홍콩의 특수한 사회적 환경 등으로 인해 우수한 작가의 배출이 쉽지 않다. 결국 표면적으로는 문학활동이 상당히 활발하지만 이면적으로는 그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이 양자에는 홍콩 반환이 각각 일정한 영향을 주고 있다. ▪ 홍콩 반환 이후 홍콩의 대중문학과 엄숙문학이 상호 접근하고 있다. 중국 대륙에서는 주로 구세의 사회 문학, 문인 전통의 자유주의 문학이 서로 경쟁하며 발전해왔다고 한다면, 홍콩에서는 주로 오락 통속의 유행문학, 모더니즘적 도시 감성 문학 이 서로 영향을 주며 이어져왔다. 이 점에서 홍콩문학은 은연중에 중국대륙문학과의 상대적인 차별성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엄숙문학과 대중문학이 서로 소통하는 홍콩 특유의 칼럼산문은 퇴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그 숫자도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문학적 성격 역시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 홍콩 반환을 계기로 홍콩문학에 대한 소개와 연구가 늘어났고, 그 결과 홍콩문학이 중국문학 내에서 중국대륙문학이나 타이완문학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문학적 성취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홍콩 반환 이후 홍콩문학의 지위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홍콩문학의 대륙 진출은 여의치 않은데 반해 상대적으로 중국대륙문학의 홍콩 진출은 활발하다. 대륙적 시스템 도입에 의한 인한 무형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으며, 홍콩 내부적으로는 우수한 작가의 배출이 쉽지 않은데다가 기존 작가의 도전성이나 적극성도 부족하다. 장차 홍콩문학이 중국의 한 지역문학으로 추락하게 될 우려가 없지 않은 것이다. ▪ 홍콩 반환으로 인해 홍콩문학은 일시적 요동도 있었고 부분적 변화도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변화는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문학 내에서의 홍콩문학의 지위는 대단히 유동적이다. 홍콩 반환은 영상문화 및 인터넷문화의 일반화와 더불어 홍콩문학에 대해 지속적이면서도 심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만일 홍콩이 앞으로도 자신의 사회 시스템을 유지해나가면서 적극적으로 정체성에 대한 탐구와 추구를 계속해나간다면, 홍콩문학 역시 전과 다름없이 중국문학의 한 갈래이면서도 중국대륙문학과는 구별되는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