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과 중국의 동물우언 자료를 정리 제시하고, 양국 동물우언의 상호 관련성을 검토하며, 양국 동물우언을 토대로 한국과 중국에서의 동물상징에 대하여 고찰하고, 양국 동물우언의 특징을 구명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Ⅱ장에서는 우선 한중 우언에 ...
본 연구는 한국과 중국의 동물우언 자료를 정리 제시하고, 양국 동물우언의 상호 관련성을 검토하며, 양국 동물우언을 토대로 한국과 중국에서의 동물상징에 대하여 고찰하고, 양국 동물우언의 특징을 구명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Ⅱ장에서는 우선 한중 우언에 대한 연구사를 검토하였다. 중문학계의 연구가 거시적 차원에서 중국 우언과 한국 우언의 특징이나 역사적 전개과정을 논의하는 데 치중해 왔다면, 국문학계에서는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미시적 차원에서의 접근을 추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거시적 측면에서 양국 동물우언의 특징을 검토하고, 미시적 측면에서는 양국 우언의 상호 영향관계 및 동물우언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상징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Ⅲ장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동물우언 목록을 제시하였다. 중국의 동물우언은 기존의 논의와는 달리 그 수량이 결코 적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169편의 자료를 선별 제시하였다. 한편 <龜兎之說>로부터 시작되는 한국의 동물우언 자료는 187편을 제시하였다.
Ⅳ장에서는 한중 동물우언의 상호 관련성을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검토하였다. 기존 연구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柳宗元(998~1061)의 <臨江之麋>와 奇遵(1492~1521)의 <畜獐說>, 宋祁(998~1061)의 <雁奴>와 崔演(1503~1549)의 <雁奴說>, <<啓顔錄>>의 <刺猬與橡斗>와 한국의 구전설화 <밤나무에 절하는 호랑이>, <<笑府>>의 <蝙蝠>과 <<旬五志>>의 <蝙蝠之役>, <<奇聞>>의 <蝙蝠不參> 등을 소개함으로써 한중 우언의 긴밀한 관련성을 재확인하면서 기존의 논의를 보완하였다. 한중 동물우언의 상호 관련성은 국가와 국가 사이에 있었던 수수 관계의 차원을 넘어 문명권 전체의 차원에서 자유롭게 用事함으로써 문명권의 문화 창조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식이었다고 보았다.
Ⅴ장에서는 개와 쥐, 고양이, 호랑이, 말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의 동물상징에 대해 검토하였다. ‘개’는 충직한 동물로 관념되어 왔으나, 현자나 충직한 신하를 헐뜯고 몰아내려는 소인배 혹은 무능하고 간악한 신하, 나아가 군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인재의 진출을 가로막은 채 권력을 농단하는 否定的 權臣을 상징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눈앞의 이익을 다투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속물적 존재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한편 ‘쥐’는 나라의 뿌리를 흔드는 부패한 관료 내지 권력에 기생하면서 백성들의 고혈을 착취하는 자들을 상징하였다. ‘늙은 쥐’는 정치적 경륜이나 삶의 지혜를 갖춘 존재를 상징했다. 그런가 하면 ‘고양이’는 쥐로 상징되는 소인무뢰배들을 징치하고 내쫓는 군자를 상징하였다. 그러나 고양이는 쥐를 잡기는커녕 도리어 병아리를 잡아먹거나 쥐들과 야합하여 더 큰 소란을 일으키기고, 사람을 속이기까지 하는 등 그 교활함이 강조되었다. ‘호랑이’는 인재를 정확하게 판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군주, 실상을 바로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통치자를 상징하였다. 때로는 인간 보편 내지 인류 문명의 본질이나 그 이면의 문제를 꿰뚫어보는 절대자로 기능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말’은 인재의 상징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늙은 말’은 삶의 지혜나 정치사회적 경륜을 갖춘 인물을 상징하였다.
Ⅵ장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동물우언의 특징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첫째, 중국의 동물우언이 哲理寓言과 歷史寓言, 諷刺寓言, 滑稽寓言 등 여러 영역을 두루 포괄하고 있다면, 한국의 동물우언은 勸戒寓言과 諷刺寓言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중국의 동물우언이 시대에 따라 특정 유형이나 사조에 편중되었던 반면, 한국의 동물우언은 권계우언과 풍자우언이 통시대적으로 일관되게 창작 유통되었다. 둘째, 중국의 우언들이 짤막한 형상을 통한 우의의 전달에 치중하는 반면, 한국의 우언은 우의의 전달 뿐 아니라 서사적 형상화에 성공한 작품들이 많다. 이는 중국의 동물우언이 대부분 독립된 한 편의 글로서 창작 유통되기보다는 완성된 글 가운데 일부분으로서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던 데 비하여, 한국의 동물우언은 그 자체가 한 편의 완성된 글로서 창작 소통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보다 많은 자료를 통한 논의의 확대와 일반화를 통해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 다루어진 개와 쥐, 고양이, 호랑이, 말 외에도 더 많은 동물들에 대한 동물상징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한중 우언의 상호 관련성에 대한 논의 역시 더욱 면밀한 자료 검토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나아가 한국과 중국의 동물우언에 대한 비교 연구를 넘어 일본이나 월남, 인도 등 한문문명권 또는 아시아의 동물우언에 대한 일반론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