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학계에서는 할리우드가 셰익스피어까지 대중화하고 그 대중화가 젊은 세대와 필수 불가결한 관계로 설정됨에 따라 셰익스피어 학자들이 MTV를 비롯한 영상매체를 읽으며 문화 연구에 치중, 그 여파로 학문이 급속도로 통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의 연 ...
최근 미국 학계에서는 할리우드가 셰익스피어까지 대중화하고 그 대중화가 젊은 세대와 필수 불가결한 관계로 설정됨에 따라 셰익스피어 학자들이 MTV를 비롯한 영상매체를 읽으며 문화 연구에 치중, 그 여파로 학문이 급속도로 통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의 연구는 고전적 셰익스피어와 실험적 셰익스피어와 같이 일반 관객은 물론 영문학도들조차 무관심한 셰익스피어 영상에 국한되고 있으며(예: Shakespeare, the Movie: Popularizing the Plays on Film, Tv, Video, and Dvd, 1997/Shakespeare, the Movie II: Popularizing the Plays on Film, Tv, Video, and Dvd, 2003/Shakespeare and Modern Popular Culture, 2002/Shakespeare After Mass Media, 2002), 본 연구와 맥을 같이하는 연구도 그 접근방식을 거의 전적으로 퀴어 이론(queer theory)에 의존하고 있어(예: Burt, Richard. Unspeakable ShaXXXspeares: Queer Theory and American Kiddie Culture, 1998)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결론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 영문학계의 셰익스피어 영상 연구는 아직도 고전 셰익스피어에 국한된 수준이며 최근 영상 분석과 영상을 이용한 셰익스피어 교수법에 관한 논문과 발표도 늘어가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대부분 교재 활용 역시 고전적 셰익스피어와 일부 실험적 셰익스피어에 국한되고 있다. 본 연구 활용의 정당성은 이스라엘 학자 하나 스코린브(Hanna Scolinv)의 교수법에 근거한다. 롤랑 바르뜨(Roland Barthes)를 인용하며 텍스트의 확장을 두 가지 측면에서 논하는 스코린브는 바르뜨의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은 텍스트가 이전의 텍스트에만 영향을 받는다는 전통적 개념을 뒤집어 과거의 텍스트도 그 이후의 텍스트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 그로 인하여 셰익스피어 텍스트도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견지에서 논의 될 수 있다는 점을 논한다. 또한 상호텍스트성이 매체간의 경계를 넘어서기 때문에 다른 미디어에서 생산해낸 작품, 예를 들면 미술작품, 음악, 영상, 연극등도 문자 텍스트와 관련하여 읽혀 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스코린브가 언급한 두 가지 특징을 셰익스피어 영상으로 확대하면 모든 셰익스피어 영화는 엄밀한 의미에서 ‘각색’이기에, 원본에 충실하다고 하는 고전과 실험적 셰익스피어(spoofs, offshoots, parodies and adaptations) 영상은 물론 의도적으로 셰익스피어를 언급하지 않고 도용된 영상도 상호텍스트로서 당당하게 자리 매김을 할 수 있음은 자명하다. 바르뜨의 상호텍스트성을 좀 더 급진적으로 확대한 미쉘 리파테르(Michael Riffaterre)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연한 연상 작용에 의한 상호텍스트성은 전적으로 주관적이고, 사적인 창조성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분명 더 흥미진진하게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최근 한국 영문과 학생들 다수가 이미 관람한 <햄릿> 도용 영상도 상호텍스트로서 적극적 활용이 가능하다. 최근 몇몇 저명 셰익스피어 학자들이 <크라잉 게임>에서 <십이야>(Twelfth Night)를, <벅시>(Bugsy, 1991)에서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를 읽고 있고, 케네스 브라나의 <헨리 5세>(Henry V)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Clint Eastwood)의 <더티 하리>(Dirty Harry, 1971)를, 오 제이 심슨 (O. J. Simpson)의 재판에서 <오델로>(Othello)를 보고 있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한국의 영문학자들은 아직도 이러한 미국의 학문 경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는 않고 있다. 이런 이유와 더불어 교수법 자체가 기성세대와 다른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는 청년문화와 불가분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 본 논문의 활용도는 각별할 것으로 사려 된다. 활자가 영상으로 대치되고, 전통적인 문학적 접근 방식이 영상적 접근 방식으로 전환되어 감에 따라 위기감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성세대의 인식의 패러다임을 젊은 세대에게서 똑같이 기대한다는 것만큼의 시대착오적 발상도 없다는 것이 본 논문의 논지이기 때문이다.